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O)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3월9일 "로보트가 밥을 먹나,월세를 내나.울산은 끝인 기라"
2 3월9일 "킹산직?끝났어요…주식이 답이죠"현대차MZ들의'각자도생'
3 3월12일 "해고했으면 큰일 날 뻔"…'띨띨한' AI에 놀란 갑의 고백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2026에서 자연스럽게 짐을 옮기는 모습 등을 보여주자 국내에서는 환호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들도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혁신’에 따른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시각에서 작성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노조가 소식지에 ‘노사 합의 없이는 로봇을 한 대도 들여올 수 없다’는 한 줄을 담은 것을 두고 비판적인 반응과 보도가 줄이었습니다. 혁신 기업과 기득권 노조의 싸움으로 프레임이 짜인 겁니다.
한국일보의 특별기획 시리즈 ‘그림자 전쟁 : AI의 직업침탈기’(총 4화, 번외편 포함 기사 8편·본 시리즈는 2026년 3월 9일~3월 19일 보도)는 ‘이 문제를 납작한 선악구도로만 볼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에 더해 올해는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을 꺾으며 특이점의 전조가 도래했음을 알린지 10년 되는 해이고, AI와 로봇이 각 산업 현장에 투입돼 신규 채용이 급감하는 등 인간과 기계의 경쟁이 본격화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특별기획팀은 진짜 현장 이야기를 듣기 위해 현대차 공장 6개가 있는 울산을 중심으로 현장 취재했고 AI·노동 전문가 다수와 인터뷰했습니다.
1화 <울산 할매와 로봇>(온라인 기준 기사 두 편)에서는 현대차 공장이 있는 울산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생산직 중산층의 도시’ 울산이 아틀라스 소식이 알려진 이후 어떻게 공포에 잠식당하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줬습니다. 특히 현대차 공장 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지역 자영업자 △협력업체 임직원 등 현대차와 운명공동체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자세히 듣고 전했습니다. 또 세대별 인식차를 확인하고자 현대차의 40~50대 중견 노동자뿐 아니라 20~30대 청년 노동자도 여럿 인터뷰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현대차 정규직 직원보다 주변 상인과 협력업체 노동자가 아틀라스의 등장을 더 큰 위협으로 느낀다는 점 △사람 노동자가 공장을 떠난다면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며 이는 울산뿐 아니라 전국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로봇의 등장 이후 세대 간 인식과 대응 방식의 차이점 등을 구체적으로 취재·보도했습니다.
2화 <깡통 AI의 탄생>(기사 한 편)에서는 AI를 미리 겪은 콜센터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콜센터 노동자 6명 등을 심층 인터뷰해 노동자 몰래 AI를 도입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난맥상을 깊이있게 보도했습니다. 수년 전 금융사와 공공기관 여러 곳이 고객센터에 AI를 도입하면서 현장 노동자들과 사전 협의는커녕 도입 사실 조차 알리지 않은 탓에 현장을 모르는 ‘헛똑똑이’ AI가 만들어졌고,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한 고객이 인간 상담사와 통화하기 위해 여러 번 전화를 걸고 불만을 토로하는 현상을 △상담사의 증언 △고객의 경험담 △기자의 체험을 통해 다각도로 전달했습니다. 기업의 효율 추구를 위한 AI 전환이 결국 품질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가 볼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또 AI로 인력을 대체하려던 기업의 전략이 결국 인간의 손을 더욱 필요하게 했다는 역설을 강조했습니다. 콜센터를 장기간 연구한 학자들을 인터뷰해 ‘AI 디스토피아’가 전 산업군으로 번지지 않으려면 기술 개발과 도입과정에 현장 의견을 필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3화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기사 한 편)에서는 ‘AI 시대에 직장에서 누가 살아남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이를 위해 나름의 생존법을 발견한 직장인 5명과 취업 준비생 3명, AI·노동 전문가 5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정된 직무 틀을 깨고 자신의 역할을 확장할 것 △감독형 중간 관리자 대신 플레잉 코치형 리더가 될 것 △정해진 정답을 맞히는 시험 공부보다 AI를 활용해 성과를 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 등의 생존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AI가 ‘자발적 과로’의 시대를 열 것이라는 문제제기도 해 장시간 노동 가능성을 경계해야 함을 짚었습니다.
4화 <공생의 조건>에서는 노동 정책 등의 최고위 의사결정권자 2명을 인터뷰해 시민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했습니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불확실한 미래’의 해법을 위해선 다양한 주체가 모인 사회적 대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을 때 경제공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토대로 AI를 노동자의 조력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특별기획팀은 본 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후속보도를 통해 AI와 노동의 문제를 계속 추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후속 보도에서는 AI가 관리자가 되면서 노동자가 겪게 된 문제를 다뤘습니다. AI로부터 일감을 배정받는 배달노동자 이야기와 AI에게 업무 방식은 물론 업무 평가까지 통제 받는 IT기업 아마존 사례 등을 담았습니다. 인간성이 결여된 채 오직 숫자와 데이터로 노동자를 통제 및 감독하는 AI의 문제점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설문 등 통계 자료를 통해 객관성을 뒷받침 했고 AI에 대한 근로기준 및 산업안전 감독 시행 등 기존에 없던 대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일회성 기획이 아닌 장기 과제로 후속 기사를 계속해서 보도할 계획입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한국일보의 <그림자 전쟁 : AI의 직업 침탈기>는 관점의 전환과 논의의 확장, 취재의 치열성, 콘텐츠 전달 방식에서 여러 장점이 있다고 자평합니다.
(1)관점의 전환 : 기술혁신 대신 노동을 중심에 두다
현대차 노조의 입장은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이라는 비난까지 받았습니다. AI 혁신은 미래 먹거리나 주식 등과 연동돼 해석될 뿐 ‘노동자’를 중심에 둔 보도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소외된 혁신은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이 사람(노동자) 관점에서 보도함으로써 과속을 막는 브레이크 역할도 해야 ‘정의로운 전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본 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시민들에게 다른 시선에서 AI 전환을 살펴볼 계기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규직에 비해 고용안정성이 약한 하청·촉탁직 등 취약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듣고 보도해 이들의 이야기를 공론장에 올렸습니다.
또, 본 시리즈는 아틀라스를 둘러싼 논쟁 촉발 이후 현대차 노동자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직접 취재해 전한 최초의 보도이자 가장 깊이 있는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울산의 현대차 공장 앞을 지키며 노동자들을 직접 만났고 내부 사정에 밝은 현대차 노동자 4명과 집담회도 열었습니다.
또 AI와 로봇 도입의 여파가 공장 담장 안만 머물지 않고 지역 사회 전체에 급격히 퍼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로봇이 택시를 타나, 원룸 월세를 내기를 하나. 사람이 떠나면 울산 경제는 끝장난 것”이라는 울산 택시 기사의 걱정은 무척 상징적입니다.
(2)현장에 진짜 이야기가 있다 : 발품팔이 저널리즘
사측이나 노조 홍보 조직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실제 현장의 정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일보 기자들이 울산을 중심으로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취재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저널리즘 원칙 중 하나인 ‘치열성’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1화에서는 한국일보 기자 3명은 2월 10일부터 3월 3일 사이 총 6일간 울산 전역을 종일 누비며 현대차·협력업체 임직원, 자영업자, 대학생 등 모두 46명을 만났습니다.
특히 상황을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취재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고용 형태로는 △직영 정규직 직원 9명(노조원 6명·비노조원 3명) △하청업체 소속 파견 직원 3명을 인터뷰했습니다. 특정 연령대에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20대 3명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을 만났습니다. 또, 울산 효문공단에서는 현대차 부품 협력 업체 임직원 9명과 대형 화물트럭 기사 2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대차 직원들이 소비하는 상권(양정동·명촌동)에선 식당·편의점·부동산·미용실·당구장 등 자영업자 11명을 만났습니다. 울산대에선 공대 재학생·졸업생 5명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울산시청 관계자 2명과 AI·노동·산업공학 분야 전문가 5명과는 전화 인터뷰했습니다.
노동자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측의 반론도 듣고 기사에 반영해 균형잡힌 시선으로 사안을 다루려 했습니다. 현대차 측에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와 우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를 보내 충분한 시간을 준 뒤 답변을 받아 기사에 주석 그래픽 형태로 반영했습니다. 한국일보는 기사에 ‘어떻게 취재했나’라는 박스 기사를 넣어 취재 과정을 투명하고 상세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2화도 기자들은 발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은 콜센터 노동자 6명과 이 직무를 연구한 학자 4명, 'AI 상담 서비스' 도입 업체 관계자 3명, 고객 2명 등 모두 15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콜센터 상담노동자는 3년차부터 20년차까지 다양한 연차를 섭외해 서울과 대전 등을 오가며 만났습니다. 자칫 특정 인물만 겪은 사례를 업계에 만연한 일로 일반화하지 않도록 교차검증했습니다. 업무시간에 전화 등 유선 인터뷰가 어려운 콜센터 노동 환경을 고려해 현직 상담사 인터뷰는 퇴근 시간에 맞춰 일터까지 찾아가 진행했습니다. 이런 취재 과정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AI 상담사를 경험한 시민은 20대 여성 사회초년생과 60대 은퇴 남성을 섭외해 연령과 사회적 배경을 초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AI 상담사를 도입한 사측 입장(KB국민은행, 국세청)도 충실히 담았습니다.
이후로도 ‘발 냄새’ 나는 취재는 이어졌습니다. 3화에서는 직장인 5명과 취업 준비생 3명, 전문가 5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단순히 현장 상황을 전화로 듣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만나 챗GPT 등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모습과 달라진 업무환경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4화에선 국내외 연구논문과 보고서를 10여건을 집중 분석한 뒤 전문가들의 첨언을 받아 현실성 있고 깊이 있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5화에서도 거리의 배달노동자들을 서울과 경기 일산 등지에서 만나 AI가 콜을 배정하는 과정과 현실적 고충을 깊이 있게 들었습니다.
(3)실명 보도의 힘 :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다
한국일보 특별취재팀은 저널리즘 원칙을 충실히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현장 취재를 고집한 것 외에도 실명 보도 원칙을 지킨 게 대표적입니다. 기사에서 밝혔듯 취재팀은 실명 표기를 원칙으로 하되 신원이 특정돼 불이익이 우려되는 이들만 익명 처리했습니다. 실명 공개를 꺼리는 국내 현실 앞에서 기자들은 집요하게 취재원들을 설득해 자신의 이름을 드러낼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1~3회에 등장하는 실명 취재원 비율은 51.2%였습니다. 회사 소속이라 신원 공개 시 불이익 받을 가능성이 있는 노동자 취재원이 많았음에도 최대한 실명 보도를 위한 노력을 해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4)다채로운 보도 방법으로 수용도를 높이다
본 시리즈 중 1~2화는 내러티브(이야기체) 스타일로 쓰였습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기술 혁신과 노동이라는 주제를 평범한 인물의 이야기를 입구 삼아 풀어냄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취재원을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내러티브 스타일로 기사를 쓰려면 취재원과 래포(상호신뢰)를 쌓아야 하기에 수차례 만나 마음을 여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믿음을 얻은 뒤 취재원과 많게는 수차례, 몇 시간씩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화의 주인공이었던 현대차 공장 인근 백반집 주인 주정희(80)씨와는 모두 4차례 만나 삶의 회고를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콜센터 직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2화는 <“AI세요? 사람이세요?" 요즘 콜센터 전화할 때마다 묻는 질문>이라는 제목의 8분 분량의 영상 콘텐츠로도 제작했습니다. 노동자와 고객의 음성을 통해 AI가 초래한 문제를 시민들이 더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현직 현대차 노동자들과 현대차 협력업체, 상인 등 지역사회, 사회초년생과 취업준비생까지 AI와 관련된 당사자들을 종합적으로 심층 취재한 최초의 보도입니다. 노동부 장관, 경사노위위원장 등 정책 결정자들도 기획을 통해 처음으로 AI 관련 의견을 밝혔습니다. AI 보도 방향을 단순한 노사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타 매체에 미친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양대노총은 “꼭 필요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공통된 평가를 전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에서는 단체채팅방을 통해 기사가 공유됐으며 울산 지역 사회와 정가에서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한 울산시장 예비후보자가 페이스북에 기사 1화를 공유하며 ‘기계가 아닌 사람이 중심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으며, 울산 지역구 현직 국회의원실에서도 향후 연재물을 주의깊게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사는 정책 수립 기초 자료가 됐습니다. 김지형 경사노위원장은 “기사에 비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며 해법을 고민하겠다. 많은 인사이트를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본 시리즈를 “한국일보의 ‘간접고용의 지옥도’ 시리즈 이후의 최대 역작”이라고 평가하며 ‘AI의 일자리 대체 문제가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다’고 공감했습니다. 또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AI 문제를 다룰 때 반드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연쇄적 파급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습니다. 노동당국 실무자들은 "정책 설계자와 실제 노동자의 인식 간극을 좁혀준 기사"라는 평가를 전했습니다. 노동부 고용 지원 정책 부서에서는 "정책 실무진들이 놓쳤던 노동 현장의 걱정을 알게 된 부분이 많다"며 후속 보도를 응원했습니다. 5화 기사 출고 이후 노동부가 발표한 ‘배달종사자 유해·위험 요인 실태조사 연구’에는 기사에서 다룬 AI로 인한 노동환경 악화 현상이 그대로 담겼고,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입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 윤지영 의원(직장갑질119)은 “아틀라스 도입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고, 노동자뿐 아니라 이용자의 입장까지 AI의 직업 침탈의 현상과 효과, 대응책을 망라한 속시원한 기사“라며 ”언론의 존재 이유를 확인시켜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체 언론윤리강령 등을 충실히 따라 취재, 보도했습니다. 본 보도는 4월 사내 특종상에 출품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 특이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7회 전체 총평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86편이 경쟁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어수선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써내려간 수작이 많아 심사위원의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깊었다.
다수의 출품작이 접수돼 경쟁이 뜨거웠던 취재보도1부문은 JTBC의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년 필리핀 감옥에 있던 박왕열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고, 이 보도에 따라 범죄자 인도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제 마약 조직에 대한 까다로운 취재 여건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취재한 기자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넌 남자도 아냐”라며 송환된 박왕열이 공항에서 기자를 향해 외친 영상은 ‘언론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이 다수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KBS제주의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법원 판결문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류다. 법원의 늑장 송달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판사가 판결문 원본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해당 판사의 사건 6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으며 그로 인해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경종을 울려 법원행정처가 대책 마련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SBS Biz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내건 조건 등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서민 주거 환경의 보호망인 보증보험의 사각지대를 파헤쳐 ‘서민의 울림’이 느껴졌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일반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지만 서민의 힘으로는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대학이 각종 평가의 지표가 되는 순위를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를 악용하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이 같은 대학 순위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취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로 지적된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학내 논의를 시작하는 등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울림’도 상당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의 <아들의 첫 출근> 보도는 기자의 발품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수작이다. 일하다 사망한 사회 초년생 행적을 추적해 1년9개월여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이끌어 냈고, 부검 과정의 허술한 시스템과 정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는 등 보도의 완성도도 높았고,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충분한 보도였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의 절규> 보도는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심층기획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잔해물 재조사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피해자 유해와 유류품 등 관리의 허술함을 극명하게 시각화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간 현장 기자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고, ‘현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