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또 스토킹 참극…소환 불응 부실 수사를 짚다
지난달 14일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20대 여성이 칼에 질려 숨졌습니다. 타사의 보도가 시작됐고, KBS 취재팀도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피해자는 한때 사실혼 관계였던 김훈에게 가정폭력을 당해 신고했었고, 김훈을 여러 차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인물이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이 사건은 예고된 범죄에 가까웠습니다. 김훈은 경찰 소환에 한 달 가까이 불응했지만, 경찰의 강제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피해자는 퇴근길 직장 앞에서 살해당했습니다. KBS는 경찰이 김훈의 소환 불응에도 한 달간 손 놓고 있는 사이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취재 내용을 종합해, 첫 단독 보도<[단독] 전자발찌 스토킹범 '소환 불응' 한달 냅둬…결국 직장 앞 범행>를 시작했습니다. 사건 발생 이튿날의 일입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3월15일21시20분 [단독]전자발찌 스토킹범'소환 불응'한달 냅둬…결국 직장 앞 범행
2 3월21일06시59분 [단독]김훈에‘보복살인’혐의 적용 검토…“위치추적 앱 봤다”신고에도 기다린 경찰
3 3월23일21시30분 [단독] ‘맞춤형 순찰’ 50일 중28일만…또‘스토킹 살인’부실 대응
추가 보도는URL파일에 별도 기재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머리 숙인 경찰, 그리고 감찰 착수
KBS 단독 보도 이튿날, 경찰은 이례적으로 백브리핑을 엽니다. 이 자리에 선 경기북부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안타까운 사건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또 “더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김훈의 소환 불응에도 손을 놓고 있던 점, 김훈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사과했습니다. 또, 이 지적을 수용하며 관련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개시했고, 현재 전방위적인 감찰이 진행 중입니다.
‘보복 살인죄’ 적용…그 시작엔 KBS 보도
KBS 취재진은 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을 활용해 김훈의 과거 사건 판결문을 수집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김훈을 꾸준히 변호해 온 변호인을 찾아냈습니다. 김훈의 변호인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의원실 등의 조력을 통해, 김훈이 지난해 5월 피해자를 상해 입힌 혐의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특히 피해자는 4월 1일 해당 재판에 증인으로 설 예정이기도 했습니다.
피해자가 증인으로 설 예정이란 점, 피해자가 수차례 스토킹 신고를 한 점 등을 바탕으로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일반 살인죄’가 아닌 ‘보복 살인죄’ 적용이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최소 징역 10년형 이상인 보복 살인 혐의는 일반 살인죄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경찰 수사팀에도 확인해보니, 경찰 또한 김훈에 대한 보복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었습니다. 이를 종합해 <[단독] ‘스토킹 살해’ 김훈에 “보복살인 혐의 검토”…교도소 이송>를 보도했습니다. 보도 사흘 뒤, 김훈은 실제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가해자는 누구인가’에 집중하다
KBS는 피의자 김훈에 집중했습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범죄 전력을 가졌는지에 천착했습니다. 이 살인이 우발적인 살인이 아닌 계획된 치밀한 범행이며, 그가 사회로부터 긴 기간 격리가 필요한 인물임을 밝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수집한 김훈의 과거 판결문을 바탕으로, 그가 2016년 전자발찌를 찬 채 출소한 뒤에도 끊임 없이 법원이 부과한 특별준수사항을 위반한 사실을 기사로 지적했습니다. 또, 피해자에게 지난해 5월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공소장을 단독 입수해, 피해자의 헤어지자는 요구에 김훈이 피해자를 구타하고 흉기로 위협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로 전했습니다. 김훈은 준법 의식이 없고, 과도한 폭력성을 띤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경찰 대응이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점을 보도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부실 또 부실…살인은 ‘경찰 대응 실패’의 결과
KBS 취재진은 피해자의 신고 기록도 입수했습니다. 살인 사건 발생 3주 전인 지난 2월 21일, 피해자는 경찰에 “김훈이 차 밑에 위치추적 태그를 2개 붙여놨다”며 “실시간 위치 앱을 직접 (지인에게) 보여줬다”고 상세히 신고한 내용을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구체적인 신고에도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김훈의 지문이 남아있는지, 위치 추적 장치가 실제 작동하는 것인지 국과수 감정 결과만 기다렸고, 그 사이 결국 피해자는 살해됐다는 사실을 보도로 고발했습니다.
피해자가 요청한 순찰도 부실했습니다. 경찰의 피해자 주변 순찰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요청한 ‘맞춤형 순찰’이 이뤄진 건 50여일 중 28일에 불과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 1월 말 김훈을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며, 경찰에 하루 두 번 순찰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요청 2주 뒤인 2월 4일부터 순찰을 시작합니다. 2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일주일 동안은 아예 순찰이 이뤄지지도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KBS가 단독 보도를 한 이후 경찰은 “순찰 개시가 늦어진 이유, 누락된 이유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할서였던 경기 구리경찰서장도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습니다.
KBS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반복해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위험 신호도 분명했습니다. 그럼에도 김훈의 범행을 막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강력범죄로 치부하기보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시스템이 만든 결과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취재진은 이런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부실한 대응 시스템’에 주목해 고발하고자 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특별히 기사에 익명 취재원이 등장한 바 없습니다. 의원실에서 자료를 받은 경우, 해당 의원실을 명시해 자료의 투명성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살인 사건 발생 당일, 발생 관련 선행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후 YTN, 동아일보, 채널A 등에서도 단독 선행 보도 등도 있었습니다. KBS의 ‘보복 살인’ 혐의 적용 보도 이후, 타사에서 해당 내용을 이어 보도했으며, 김훈 송치 당시에도 보복 살인 혐의가 적용된 바 있습니다.
*선행보도
<연합>[1보]남양주 길거리서 전자발찌 대상자, 여성 살해 후 도주)
https://www.yna.co.kr/view/AKR20260314026500060?input=1195m
6. 사회에 끼친 영향
경찰의 긴급조치가 미흡한 틈을 타, 또 한 명의 스토킹 피해자가 숨졌습니다. KBS를 비롯한 많은 언론들의 질타가 이어졌고, 지난달 31일 스토킹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접근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피해자가 보호조치를 요청했음에도 경찰이나 검찰의 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피해자가 90일 이내에 직접 법원에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한 겁니다. 또, 법원의 이런 명령을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형 등에 처할 수 있는 처벌 규정도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KBS 뿐만 아니라 많은 기자들이 지적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과 사내 윤리 기준을 지켜 취재, 제작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7회 전체 총평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86편이 경쟁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어수선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써내려간 수작이 많아 심사위원의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깊었다.
다수의 출품작이 접수돼 경쟁이 뜨거웠던 취재보도1부문은 JTBC의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년 필리핀 감옥에 있던 박왕열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고, 이 보도에 따라 범죄자 인도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제 마약 조직에 대한 까다로운 취재 여건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취재한 기자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넌 남자도 아냐”라며 송환된 박왕열이 공항에서 기자를 향해 외친 영상은 ‘언론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이 다수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KBS제주의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법원 판결문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류다. 법원의 늑장 송달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판사가 판결문 원본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해당 판사의 사건 6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으며 그로 인해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경종을 울려 법원행정처가 대책 마련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SBS Biz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내건 조건 등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서민 주거 환경의 보호망인 보증보험의 사각지대를 파헤쳐 ‘서민의 울림’이 느껴졌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일반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지만 서민의 힘으로는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대학이 각종 평가의 지표가 되는 순위를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를 악용하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이 같은 대학 순위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취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로 지적된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학내 논의를 시작하는 등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울림’도 상당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의 <아들의 첫 출근> 보도는 기자의 발품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수작이다. 일하다 사망한 사회 초년생 행적을 추적해 1년9개월여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이끌어 냈고, 부검 과정의 허술한 시스템과 정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는 등 보도의 완성도도 높았고,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충분한 보도였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의 절규> 보도는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심층기획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잔해물 재조사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피해자 유해와 유류품 등 관리의 허술함을 극명하게 시각화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간 현장 기자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고, ‘현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