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024년10월21일 기억의 조각들로 여전한 아픔을 마주한다
2 2026년2월12일 인현동 희생자, 26년 만에‘낙인’뗀다
3 2026년3월30일 명예 회복 이어…인현동 참사‘공적 추모 제도화’눈앞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3월26일 인천 중구의회 본회의에서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개정 사항은 사상자 보상 범위에서 제외 대상으로 규정된 ‘종업원’ 문구를 삭제한 게 전부였습니다. 해당 조례는 2000년 1월15일 제정됐습니다. ‘종업원’이라는 세 글자를 지우기까지 26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1999년 10월30일 인천 최대 번화가였던 동인천, 중구 인현동 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57명이 숨지고, 80명이 다친 ‘인현동 화재 참사’입니다. 당시 희생자 가운데 56명은 청소년이었습니다. 고 이지혜(당시 17세) 학생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똑같은 학생 신분으로,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날, 똑같은 사고를 당한 아이인데 왜 우리 아이만 이렇게 억울하고 원통한 죽음을 당해야만 합니까?”
지난해 8월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조례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이지혜 학생 어머니 김영순씨는 “피해자인 우리 아이가 가해자가 돼버렸기에 아이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엄마가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인현동 참사 당시 “아르바이트 알아보러 간다”며 화재 현장에 향했던 고 이지혜 학생은 ‘종업원’으로 분류됐고, 희생자가 아닌 ‘가해자’라는 굴레에 갇혀 있었습니다.
▲“똑같은 사고를 당한 아이인데”…25년의 ‘가해자’ 굴레
희생자로 인정되지 않았던 고 이지혜 학생 사연은 2019년 10월 인천일보가 보도한 <인현동 화재 참사 20주기, 다시 쓰는 기록> 기사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참사 발생 이후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유가족 가슴에만 묻혀 있었던 겁니다. 당시 인천일보는 유가족협의회를 통해 “인천이 싫어졌다”며 경남 김해로 떠난 고 이지혜 학생 어머니 김영순씨를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유가족협의회로부터 인천시·중구 등을 상대로 ‘재해 사망 보상금 청구’ 소송이 시작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 이지혜 학생에 대한 소송은 단순히 보상 문제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희생자로 기억되지 못한 채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으려는 시도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인천일보 취재진은 2024년 4월부터 석 달여에 걸쳐 변론과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인천지법 방청석에서 재판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1심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단시간 근로자”라는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존 조례는 “실화자와 가해자이거나 그 종업원과 건물주”를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습니다.
1심 선고 이후에도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그해 10월 김해 유가족 자택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참사 당시 가족들이 고 이지혜 학생의 아르바이트 여부를 몰랐던 정황을 파악했고,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러 간다는 연락만 받았다는 지인 구술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종업원이라는 사실관계조차 불분명했고, 종업원이라고 해도 화재 책임이 없는 사상자까지 보상 대상에서 일괄 제외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2024년 10월21일자 - 멍에 쓰고 사그라든 딸…엄마는 법원으로 향했다>
유가족협의회가 보관하고 있던 당시 행정 문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천일보 취재진은 고 이지혜 학생에 대한 보상 심의가 ‘보류’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2000년 2월16일 중구 보상심의위원회는 “추후 방화 가담 및 종업원 여부에 관한 법정 증빙서류 확보 후 보상금 지급을 결정”한다며 보류 의결했습니다. 희생자 인정 대상에서 배제를 결정한 행정기관마저 종업원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던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참사 직후부터 2024년 1심 소송에 이르기까지 인천시와 중구는 고 이지혜 학생이 종업원이기 때문에 보상에서 ‘제외’됐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당시 보상심의위 회의록은 인천일보 보도로 처음 공개됐습니다. <2024년 10월24일자 - 뒤집힌 희생자 명단…유족, 기록을 들추다>
인천일보 취재진은 20여년이 지나 다시 시작된 법정 다툼을 현장 취재한 기록과 행정 문서,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기를 맞은 2024년 10월 <잃어버린 명예> 제목으로 기사를 연재했습니다. 특히 불법 영업과 공직 비리 등이 드러난 당시 참사와 유가족이 살아가는 오늘을 내러티브 방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잃어버린 명예> 연재 과정에서 진행됐던 25주기 추모 행사에는 역대 인천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유정복 시장이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인천시장이 지난날 참사를 외면하는 것이 맞는지에 스스로 답하고자 25년 만에 이 자리에 섰다. 인현동 화재 참사는 불법과 탈법, 공권력의 부패가 결합한 부끄럽고도 참담한 우리의 민낯이었다”며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명예 회복’부터 ‘2차 피해’까지…재난 행정 이면 추적
인현동 화재 참사는 25주기를 기점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항소심을 준비하던 유가족들은 지난해 8월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재난피해자권리센터 등과 기자회견을 열어 고 이지혜 학생 사연을 공론화하는 데 나섰습니다. 쟁점은 종업원을 배제한 조례 개정, 궁극적으로는 ‘명예 회복’이었습니다.
인현동 화재 참사에서 명예 회복은 고 이지혜 학생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회적 참사) 희생자 모욕은 인현동 화재 참사가 시작점이었다”는 지적처럼 피해자들은 참사 직후부터 오랜 세월 동안 ‘2차 피해’에 시달렸습니다. <2025년 7월17일자 - 청와대 초청받지 못한 인현동 참사…재조명 작업 진행 중>
인천일보 취재진은 고 이지혜 학생 사연을 계기로 인현동 화재 참사를 둘러싼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는 논의로 시선을 확장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도 사회적 참사 피해자 권리를 의제로 부각했고, 인천시의회는 ‘인천시 재난 피해자 인권 보장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인천일보가 조례안 검토 단계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전 과정을 보도한 해당 조례는 2차 피해 예방·대응 조치를 규정했습니다. 이는 관련 조례 가운데 전국 최초 사례입니다. <2025년 10월27일자 - 사회적 참사 피해자 인권 보장 ‘첫발’>
피해자 인권을 보장하는 조례가 제정됐지만, 행정은 쉽사리 바뀌지 않았습니다.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26주기 추모식이 열린 이후였던 지난해 11월25일 보상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중구청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습니다. 인천일보 취재진은 기자회견과 씨랜드 화재 유가족이 참여한 1인 시위를 유일하게 현장 취재로 보도하며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자 했습니다. <2025년 12월9일자 - “인현동 화재 피해자 이지혜 학생 명예 회복을”>
끊임없는 문제 제기로 올 초, 변화의 단초가 마련되기 시작했습니다. 인천일보 취재진은 지난 1월 유가족 진정에 대한 인천시 인권위원회 결정문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인권위는 “재판 중인 사안”이라며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도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직업적 지위만을 기준으로 보상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사로부터 26년 만에 고 이지혜 학생의 희생자 인정에 대한 전향적 의견이 나온 셈입니다. <2026년 1월20일자, “중구, 인현동 참사 피해자 기본권 침해”>
그리고 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같은 사안을 놓고 중구에 ‘제도 개선’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인천일보가 최초 공개한 의결서에서 국민권익위는 “민원 신청인 자녀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2월9일자 - 권익위, 인현동 참사 희생자 ‘명예 회복’ 길 터주다>
특히 국민권익위는 “화재 사고에 책임이 없고, 상처를 치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인천일보 취재진은 2000년 2월 중구 보상심의위원회의 “추후 방화 가담 여부 및 종업원 여부에 관한 법적 증빙서류 확보”라는 보류 사유를 검증해 보도했습니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고 이지혜 학생이 화재 발생, 피해 확대와 무관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종업원 여부를 증빙할 서류에 대해 중구는 “정보 부존재”로 답변한 상태였습니다. 고 이지혜 학생에게 화재 사고 책임이 없음을 입증한 셈입니다. 인천일보 취재진이 재난 대응 행정의 오류를 파고든 화재 사고 책임 여부는 재판 과정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던 사안입니다. <2025년 10월31일자 - 끝나지 않은 진실…멈추지 않는 명예 회복 분투>
국민권익위 의결서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김정헌 중구청장은 “고통을 겪어온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오랜 세월 희생자 인정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사과하며 조례 개정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3월26일 중구의회는 의원 7명 전원 발의, 전원 찬성으로 보상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인현동 화재 참사로부터 26년여 만에 고 이지혜 학생은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2026년 3월27일자 - 기억하겠습니다…인현동 ‘희생자’ 이지혜>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참사 전후를 서술한 부분을 제외하고 기사에 등장하는 장면 대다수는 인천일보 취재진이 현장에서 기록한 결과물입니다. 과거 장면 또한 당시 기록물과 구술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유가족과 취재원 발언은 문서와 기록으로 교차 검증했습니다. 구술과 직접 관찰한 대화를 제외한 인용문은 참고 자료를 각주로 달아서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취재원 또한 최대한 실명으로 보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참사 현장 업주 ‘정민하’는 당시 실제로 사용됐던 가명을 기사에 그대로 실었고, 일부 공무원만 익명 처리했습니다. 취재원들과는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종업원’이라는 이유로 참사 보상 대상에서 배제된 고 이지혜 학생 사연은 인천일보가 2019년 10월28일자 <인현동 화재 참사 20주기, 다시 쓰는 기록>에서 최초로 다뤘습니다. 2024년부터 ‘재해 사망 보상금 청구’ 소송으로 시작된 법정 다툼 과정도 인천일보가 유일하게 보도했습니다.
25년 동안 묻혀 있던 고 이지혜 학생의 명예 회복 문제는 인천일보 보도 이후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10여개 매체에서 기사가 나왔습니다. 또한 인천일보가 단독 보도한 국민권익위원회 ‘제도 개선’ 의결은 연합뉴스·KBS·한국일보·한겨레 등 타 매체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잃어버린 명예’ 보도를 시작으로 인현동 화재 참사는 25년 지난 시점에서 재조명됐습니다. 특히 고 이지혜 학생 명예 회복을 이끌어낸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뿐 아니라 인천시의회에서 ‘인천시 인현동 화재 참사 추모와 피해자 지원 조례’, ‘인천시 재난 피해자 인권 보장 조례’가 제정되면서 공적 추모와 피해자 지원, 나아가 재난 피해자 인권 보장 제도화로 이어졌습니다. 사회적 재난에서 피해자가 일정 기간이 지나 명예를 되찾은 것도, 지방정부가 특정 참사에 대한 추모 조례에 더해 인권 보장 조례로 사회적 재난을 아우르는 피해자 회복 체계를 만든 것도 유일무이한 사례라고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평가했습니다. <2026년 4월1일자 - 영원히 기억되는 ‘인현동 참사 추모’…법적 근거 마련>
고 이지혜 학생 명예 회복 움직임은 재판 과정에서 ‘보상 종결’을 고수했던 행정기관 입장 변화로 연결됐습니다. 25주기 추모식에서 처음으로 인천시장이 사과한 데 이어 국민권익위 의결 직후 중구청장도 애도와 위로를 표했습니다. 지난해 26주기 추모식에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고 이지혜 학생은 사고 당일 처음 알바를 하러 갔음에도, 종업원으로 분류돼 보상에서 제외됐다. 국회는 재난 피해자들이 외로운 싸움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영상 추모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달 3일 인천일보 취재진에게 “유족들의 고단한 여정에 따뜻한 동행자가 돼주셨다”며 감사패를 수여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고 이지혜 학생 명예 회복과 피해자 지원 제도화는 기나긴 세월 동안 고통을 견뎌내며 법정 다툼도 마다하지 않았던 유가족 활동 결과물입니다. 지역사회 연대도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잃어버린 명예’로 시작해 2년여에 걸쳐 지속된 인천일보 취재와 보도는 인현동 화재 참사에 대한 뒤늦은 추모를 공론화하면서 재난 행정의 이면을 들추고, 피해자 권리 보장에 기여했다고 자평합니다.
인천일보는 사설에서 “재난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와 공감하는 지역 시민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 그것이 인현동 참사가 지역사회에 주는 교훈”(2025년 10월30일자 ‘인현동 참사 26주기와 시민공동체 회복’), “참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슬픔을 공감하고 피해를 구제하기는커녕 허위 사실과 혐오를 일삼는 것이 전국적인 현상이 되었다. 이제는 그 혐오와 책임 회피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2026년 1월22일자 ‘시 인권위 인현동 참사 각하는 직무유기’)고 강조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보도 당사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잃어버린 명예’ 기사는 2024년 10월 이달의 기자상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바 있습니다. 기존 보도 이후, 인천일보 취재진이 후속 보도를 거듭하는 동안 인천시의회와 중구의회에서 조례가 잇따라 제·개정되면서 피해자 명예 회복과 인현동 화재 참사 지원 제도화가 실현됐습니다. 전체 기사 36건 가운데 기존 출품작에 포함된 기획보도 기사는 9건뿐이고, 나머지 27건은 추가로 취재보도한 기사입니다. 이와 같은 기사 구성을 고려해 지역 취재보도부문으로 변경 출품한다는 점을 참작해주셨으면 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427회 전체 총평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86편이 경쟁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어수선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써내려간 수작이 많아 심사위원의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깊었다.
다수의 출품작이 접수돼 경쟁이 뜨거웠던 취재보도1부문은 JTBC의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년 필리핀 감옥에 있던 박왕열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고, 이 보도에 따라 범죄자 인도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제 마약 조직에 대한 까다로운 취재 여건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취재한 기자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넌 남자도 아냐”라며 송환된 박왕열이 공항에서 기자를 향해 외친 영상은 ‘언론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이 다수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KBS제주의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법원 판결문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류다. 법원의 늑장 송달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판사가 판결문 원본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해당 판사의 사건 6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으며 그로 인해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경종을 울려 법원행정처가 대책 마련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SBS Biz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내건 조건 등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서민 주거 환경의 보호망인 보증보험의 사각지대를 파헤쳐 ‘서민의 울림’이 느껴졌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일반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지만 서민의 힘으로는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대학이 각종 평가의 지표가 되는 순위를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를 악용하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이 같은 대학 순위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취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로 지적된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학내 논의를 시작하는 등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울림’도 상당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의 <아들의 첫 출근> 보도는 기자의 발품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수작이다. 일하다 사망한 사회 초년생 행적을 추적해 1년9개월여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이끌어 냈고, 부검 과정의 허술한 시스템과 정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는 등 보도의 완성도도 높았고,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충분한 보도였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의 절규> 보도는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심층기획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잔해물 재조사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피해자 유해와 유류품 등 관리의 허술함을 극명하게 시각화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간 현장 기자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고, ‘현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