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 경위
(1) 유엔사 문제를 집중 조명한 7건 기획보도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우리나라의 안보와 군사주권, 한반도 평화 등과 밀접히 연관된 이슈이자 분단과 전쟁의 현대사가 압축된 기구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육로로 방문하는 것을 유엔사가 거부한다면, 육로방북이 무산되는 것이고, 이를 다른 사법적 절차로 구제할 수 없다”고 질의할 정도로 그 권한은 막강합니다. 한국전쟁 중 이양돼 주한미군이 행사하던 전시작전권을 우리군이 환수하는 전작권 전환이 몇 차례 연기 끝에 본격 추진되면서 유엔사위 권한과 위상, 유사시 역할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 외에 언론을 통해 독자 및 대중에게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한 보도는 극히 적었습니다. 이로 인해 중요성은 높으나 상대적으로 국민의 관심과 이해는 적은 영역으로 남았습니다. 이번 보도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라는 국면에 즈음해 유엔사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기획물이었습니다. 유엔사의 역사적 기원, 권한과 위상, 법적 문제, 주한미군 및 일본 자위대와의 관계, 전시작전권 전환의 유의점 등에 대해 자세히 다뤘습니다. 특히 독자들의 접근을 위해 가독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이로 인해 관련 보도로서는 상당히 많은 독자들이 접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리 정부의 관련 정보 비공개라는 밀실 행태는 언론의 접근을 막아 국민의 알권리와 투명한 공론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었습니다. 이에 맞서 역사 문헌, 외국 자료를 충실히 취재함은 물론 전두환 정권 초기에 발간한 ‘한미 각서’를 발굴해 최초 공개했습니다. 유엔사 법적 문제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인터뷰로 기획을 마무리해 보도의 객관성과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아래 제목의 목록으로 다양한 측면을 아우른 보도의 완결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획①] 한국에 있는 유엔군사령부가 유엔 소속이 아니라고?
[기획②] 철도운행도, 남북교류도 승인받고 하라는 무소불위 유엔사
[기획③ 단독] “일본의 유엔사 참가 불가” 정부 해명, 근거도 없고 미국 규정과도 어긋나
[기획④] 유엔사의 ‘전작권 행사’ 가능성 확인, 국방부는 관련 문서 모두 ‘비공개’
[기획⑤ 단독] “유엔사는 미국의 군사기구” 3년 전 시인했던 국방부, 뒤늦게 말 바꿔
[기획⑥최초공개] 비공개라던 ‘한미 각서’ 전두환 정권이 이미 공표했다... ‘전작권 환수’ 의구심 커져
[기획⑦] 이장희 교수 “미·일, 유엔사 통한 자위대 한반도 개입 계획 이미 갖춰”
(2) 세 건의 단독보도
이번 보도에는 세 건의 단독보도가 있었습니다.
[기획③ 단독] “일본의 유엔사 참가 불가” 정부 해명, 근거도 없고 미국 규정과도 어긋나
“일본은 한국전쟁 참전국이 아니라서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는 우리 국방부의 해명이 실제 유엔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과 다른, 즉 근거가 없는 우리 정부의 주장이라는 점을 보도한 입니다.
유엔사 전력제공국이 고정불변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달리, 한국전쟁 이후 탈퇴하거나 가입한 나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 역시 “전력제공국 개념을 두고 한미 당국 간에 이견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향후 미국의 입장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는 점을 사전에 경고한 것이고, 우리 정부가 ‘자위대 참여 불가’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선제적이고 치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습니다.
[기획⑤ 단독] “유엔사는 미국의 군사기구” 3년 전 시인했던 국방부, 뒤늦게 말 바꿔
유엔사가 유엔 안보리 산하에 설치된 독립적 기구라는 인식이 우리나라에 많이 번져 있으나 이는 유엔 안보리나 사무총장도 부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설치 당시와 상황이 달라지고, 애초부터 지금까지 법적 지위와 권한 범위가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방부가 3년 전 주한미군 관련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답변에서 “주한유엔군사령부는 미국의 군사 기구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보공개법이 정한 정보공개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실을 확인, 보도했습니다.
보도 후 국방부는 “사실관계를 알아보겠다”며 답변을 피했으나, 다른 군 관계자는 “주한유엔사는 엄밀하게 말하면, 미 합참의장의 지시를 받는 미국 군사 기구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기획⑥최초공개] 비공개라던 ‘한미 각서’ 전두환 정권이 이미 공표했다... ‘전작권 환수’ 의구심 커져
전시작전권이 어떤 내용으로 주한미군에게 계속 이양돼 있는 것인지 그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해당 문서를 기밀이라며 비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사주권이 어떤 형태로 이양돼 있는지가 명확히 드러나야 어떻게 환수할 수 있는지, 예상되는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발굴 최초보도인 이 기사를 통해 1981년에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첫 ‘국방조약집(1부)’를 발굴해 ‘한미 교환각서’를 처음 공개됐습니다. 해당 각서에서 “동 약정은 한미연합군사령관이 미군 4성 장군으로서 국제연합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는 동안 효력을 갖는 것으로 이해함을 통보한다”라는 조항을 확인했습니다. 이 조항은 이후 전작권 전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전작권 전환 절차와 내용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해당 내용의 함의 역시 부연, 분석해 보도했습니다.
(3) 공정한 한미관계를 위해, 끝까지 보도
유엔사 체제는 한국전쟁과 함께 시작된 우리 현대사의 비극적 단면을 드러냅니다. 나아가 전작권 전환과 한반도 평화 체제 수립을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내용이 안보, 기밀, 비공개라는 이름으로 묶여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 중요한 문제를 그간 우리 언론이 독자들에게 충실히 보도하지 못한 점에 대해 함께 반성합니다. 유엔사 보도는 결국 한미관계를 호혜평등한 관계로 만들자는 취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가치인 ‘공정’이 사회 내부만이 아니라 국가 간, 즉 국제사회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출품자는 이번 기획보도 이전부터 오랜 기간 유엔사 및 한미관계를 천착해왔음은 물론, 기획보도 이후에도 묵묵히 독자들에게 진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기획보도 직후에도 다음과 같은 단독보도를 했습니다.
[단독] 주한미군사령관, 한국과 미국서 전혀 다른 ‘유엔사 역할’ 발언 드러나(2019.10. 18) https://www.vop.co.kr/A00001442066.html
앞으로도 계속 공정한 한미관계를 위한 보도에 정진하겠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관련 보도에 등장하는 취재원, 제보자, 공직자와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대부분 한미 양국 정부와 군의 공식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했고, 양국의 여러 공직자와 관계자를 인터뷰했습니다.
기타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후속 보도는 없었습니다. 다만 유엔사 관련 보도가 비슷한 시기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슈화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전작권 전환에서 우리 정부와 사회가 준비할 사항 중 핵심이라 할 유엔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무조건적인 한미동맹 절대화나 추상적인 주한미군 철수 주장 대신 유엔사의 위상, 권한 문제 및 전작권 전환 법적 해결 과제 등의 공론화에 기여했습니다.
5. 자체 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민중의소리 내부 기사작성 준칙,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취재와 관련 외부 지원은 없었으며, 당사자의 입장‧반론을 보도에 충실히 반영하였습니다.
보도와 관련한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0회 전체 총평
제35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많은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지금까지 많이 알려졌지만 국민의 관점에서 현장을 취재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해당 사안을 새로운 어젠다로 만들려고 노력한 보도가 많았다는 점이다.
국민일보의 <엄마·아빠, 저는 왜 같이 죽어야 하나요> 기획은 일가족 사망사건의 특성에 주목한 기사였다. 부모와 자녀의 단순한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살하는 사례를 피해자 전수조사, 수사자료 및 판결문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자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돋보였다. 사건 자체는 개별 사례로, 또 단편적으로 계속 보도됐는데 취재팀은 부모의 자녀살해라는 불편한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죽음 부른 통증 주사>가 수상했다. 일상적 의료행위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고인데도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제보자를 통해 자료를 입수하고, 피해자와 의료진을 인터뷰하면서 실상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주사와 관련한 의료과실 역시 언론이 스트레이트 위주로 계속 보도했던 문제인데, 당국이 소극적이고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발뺌하는 부분까지 파고드는 추적 정신을 수상작이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가까운 시설 놓고 수백km ‘원정 검사’ 이뤄진 배경>이다. 기사는 경기도의 방역 실무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위해 차로 4시간 이상 떨어진 경북 김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를 오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ASF 발병중심지역에도 정밀검사 시설이 있지만 정부가 확진권한을 주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점을 전에도 논의했다가 지금까지 넘겼다는 점을 연속보도로 드러내 정부와 지방의 방역 협력체계를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가 선정됐다. 부마민주항쟁의 원인과 진행과정, 그리고 역사적 의미는 관심을 많이 끌지 못했던 사안이다. 항쟁 이후에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 암살, 12·12군사쿠데타, 광주민주화운동에 가려진 측면이 있다. 취재팀은 항쟁 참여자를 심층 인터뷰해서 역사의 현장을 재구성하고 진상규명 및 보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국군기무사령부의 기밀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지역지가 항쟁 40주년을 맞아 입체적으로 다뤘지만 아쉬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심사과정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항쟁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있었을지 모른다는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사실이 아니라 ‘설(說)’을 다시 소개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사망 및 실종자가 있다면 가족을 찾아가서 확인하는 식으로, 다시 말해 사관의 눈으로 진실을 드러내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후속취재가 필요하다고 일부 심사위원은 제언했다. 반면 가해자들의 양심선언이나 고백이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피해자 중심의 보도를 이어가면서 역사적 진실을 찾아가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장기요양기관…폐업의 비밀>은 요양기관이 법망을 어떻게 피하며 편법으로 운영되는지를 정밀하게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 KBS광주 취재팀은 사업자가 3년마다 받는 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폐업을 하고 가족 등 다른 사람을 내세워 문을 열었다가 평가기간이 다가오면 다시 폐업하는 실태를 드러냈다. 이런 과정에서 요양보호사 등 직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퇴직 처리가 되어 퇴직금이나 장기근속수당, 연차수당이 줄어드는 피해를 봤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들어선 지 오래됐다는 점에서 복지시설 실태를 점검하여 제도개선을 유도하는 일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에 속한다. 상당수 요양기관이 중소도시에 있으므로 이번과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역 언론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