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ㅇ), ⑤ 기타(심층기획)
# "나는 도둑이 아닙니다"
반 평생을 마트 매대에서 일했다는 계산원은 울분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도둑이 아니다. 그는 긴 시간 홈플러스에서 일하며 매일 같이 퇴근길 가방 검사를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남자 보안직원에게 여성용품을 보이는 일이 수치스러워 이중 삼중 비닐을 씌우고, 소지품 검사를 피하려 손바닥만 한 파우치를 들고 출근해도 그마저 열어 보여달라는 마트. 마트 노동자로 일하는 기간 그는 직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지품 검사에 불만을 품은 동료들과 함께 회사 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직원들을 믿어달라, 소지품 검사를 중단해달라. 회사 측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회사의 규칙이니 이를 따를 수 없으면 그만두라고.
우리는 쉽게 헌법을 논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이 갖는 기본적인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때로 무척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지점에서의 낭패감, 울분은 우리 사회의 여전한 숙제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생활의 플러스'를 슬로건으로 내건 홈플러스는, 우리 생활 깊숙이 큰 부분을 공유해오고 있는 이 대기업은, 그러나 내부 구성원들의 인권, 사생활의 자유,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말살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요, 이웃인 그들의 절규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 60일의 기다림
문제는 현장을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대기업을 상대로 진실을 채증하고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매일 같이 이뤄지는 가방 검사의 현장을 목도하기 위해 지역 홈플러스를 매일 저녁 배회했습니다. 제보자는 물론, 노조를 통해 여러 마트 근무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퇴근길 경로와 가방 검사 절차를 들었습니다. 직원 전용 통로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일이었기에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까지 두 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침내 확보한 가방 검사의 현장은 참담했습니다. 어머니뻘 마트 노동자들은 당연한 일이라는 듯 자신의 가방 속을 보안 직원에게 열어 보이고, 퇴근 시간 직원들이 몰리면 자신의 가방 속을 보여주기 위해 직원들은 일렬로 줄을 섰습니다. 직장동료의 가방 속을 들여다 보는 일도, 열어 보여주는 일도 무척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 같은 풍경. 이 '평범한 인권 말살의 현장'은 취재와 별개로 무척 오랜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 구조 요청이 빗발치다
첫 보도는 가방 검사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냈습니다. 제보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우리 지점에도 몇 년째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어요' '가방 검사를 하기 싫다고 했다가 문제 직원으로 낙인 찍혔어요' '검사를 거부하는 직원들은 CCTV로 감시 당해요' 온갖 믿을 수 없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홈플러스는 가방 검사에 대해 '문제 없다' '당연한 절차'라고 답했지만, 마트 노동자들은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기사가 나간 이후 곳곳에서 울분과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보도가 이어지기까지, 구석구석에서 목소리를 내준 마트 노동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생활의 플러스가 되니까, 홈플러스. 해맑은 CM송으로 우리 일상 깊숙이 함께 해온 대기업의 이면에는 마트 노동자들의 눈물과 좌절이 배어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일체의 이해관계 등이 없음을 밝히며, 직접 현장 취재하였습니다.
다른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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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7월 인터넷 매체(한경닷컴)서 1차례 ‘직장내 괴롭힘’ 측면으로 다룬 바 있음
# 명백한 ‘인권 침해’
첫 보도 이후 취재진은 인권위에 공식 질의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백한 인권 침해 행위라고 답했습니다. 헌법 제 17조 개인의 사생활, 즉 프라이버시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겁니다. 문제 상황이 발생하거나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외적인 소지품 검사는 가능하나, 조직이나 기관이 구성원들을 상대로 일괄적인 가방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 실제로 학교나 병원 등에서 소지품 검사를 진행한 것에 관련해 인권 침해로 시정 권고가 나간 사례도 확인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후속보도를 통해 뉴스로 전달했습니다.
# 유통업계들의 약속을 받다
기사는 홈플러스 점포들에 국한됐지만, 사실은 유통업계 일체의 문제는 아닐까 했습니다. 수 년 전 이마트 또한 직원들을 상대로 한 소지품 검사가 논란이 되면서 공식적으로 소지품 검사 중단을 선포한 바 있었고, 다른 중대형 유통업체들도 자유로울 수 있는 처지는 아닙니다.
취재를 진행하며 이마트를 비롯한 중.대형 유통업체에 복수 응답을 요청했습니다. 마트노조의 도움을 구해 실제 내부 소지품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했습니다. 몇몇 점포의 증언이 있었고, 보도와 별개로 검사 중단을 확답 받았습니다. 이마트 역시 보도 이후 내부 현황 일체를 재확인하고, 직원 인권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타산지석. 비가 온 뒤에 우리 사회의 땅은 조금씩 굳어지고 있습니다.
# 국정감사 도마에 오르다
기사 송출 이후 몇몇 의원실의 문의가 있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가 있었습니다. 노동부 장관은 문제 사안에 대해서 실태 파악에 착수하고 문제를 살피겠노라 답변했습니다. 직원들을 상대로 한 일괄적인 소지품 검사는 인권 침해의 가능성이 언제나 수반된다며 사실상 마트 측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마트 노동자의 갈 곳 없던 설움이, 노동당국의 수장의 확답을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 팔짱 끼던 대형마트, 결국 "중단하겠습니다"
첫 보도 이후에도 홈플러스는 '문제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후속 보도가 이어졌고, 노동청은 근로감독 계획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홈플러스의 변화가 감지된 건 이때였습니다.
'외부의 지적이 잇따르며 내부적으로 진행돼왔던 직원 소지품 검사 일체를 중단한다.' 홈플러스의 공식 해명이었습니다. 곧장 내부망을 통해 홈플러스 전 점포 보안 담당자들에게 공지가 내려졌고, 퇴근길 소지품 검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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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보한 영상으로 첫 보도와 후속 취재 진행한 바 타매체 기사 없음
4. 사회에 끼친 영향
홈플러스는 내부 공지를 통해 전 점포 소지품 검사 중단을 밝혔고, 어려움을 겪은 내부 직원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직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마트는 보도 이후 일부 점포에서 개별적인 비위 사항이 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역시 직원들의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홈플러스노조와 마트노조는 보도 이후 관련한 신고 사례와 유사 현장이 있는지를 다시 한번 살피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방 검사가 중단되는지, 다른 형태의 인권 유린이 벌어지지는 않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끝까지 취재해 변화에 함께 동행하겠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연속 보도는 유통 대기업인 홈플러스가 내부 직원들을 관리함에 있어 헌법상 기본권을 무시하고 버젓이 인권 말살 행위를 해왔다는 사실을 짚어내고, 내부적인 공감대와 함께 안팎의 자정 노력을 이끌어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취업규칙에 소지품 검사를 명시해 직원들에게 가방 검사를 강요해왔던 것에 대해 홈플러스가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며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문제 상황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답변으로 기관의 변화를 이끌어냄과 함께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현안으로 제시되며 사회적인 공감을 일으켰고, 노동부 장관의 실태 파악과 관리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여 근본적인 체제 개선에 대한 사회와 각계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사내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해 보도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와 관련한 외부 지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0회 전체 총평
제35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많은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지금까지 많이 알려졌지만 국민의 관점에서 현장을 취재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해당 사안을 새로운 어젠다로 만들려고 노력한 보도가 많았다는 점이다.
국민일보의 <엄마·아빠, 저는 왜 같이 죽어야 하나요> 기획은 일가족 사망사건의 특성에 주목한 기사였다. 부모와 자녀의 단순한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살하는 사례를 피해자 전수조사, 수사자료 및 판결문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자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돋보였다. 사건 자체는 개별 사례로, 또 단편적으로 계속 보도됐는데 취재팀은 부모의 자녀살해라는 불편한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죽음 부른 통증 주사>가 수상했다. 일상적 의료행위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고인데도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제보자를 통해 자료를 입수하고, 피해자와 의료진을 인터뷰하면서 실상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주사와 관련한 의료과실 역시 언론이 스트레이트 위주로 계속 보도했던 문제인데, 당국이 소극적이고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발뺌하는 부분까지 파고드는 추적 정신을 수상작이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가까운 시설 놓고 수백km ‘원정 검사’ 이뤄진 배경>이다. 기사는 경기도의 방역 실무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위해 차로 4시간 이상 떨어진 경북 김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를 오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ASF 발병중심지역에도 정밀검사 시설이 있지만 정부가 확진권한을 주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점을 전에도 논의했다가 지금까지 넘겼다는 점을 연속보도로 드러내 정부와 지방의 방역 협력체계를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가 선정됐다. 부마민주항쟁의 원인과 진행과정, 그리고 역사적 의미는 관심을 많이 끌지 못했던 사안이다. 항쟁 이후에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 암살, 12·12군사쿠데타, 광주민주화운동에 가려진 측면이 있다. 취재팀은 항쟁 참여자를 심층 인터뷰해서 역사의 현장을 재구성하고 진상규명 및 보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국군기무사령부의 기밀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지역지가 항쟁 40주년을 맞아 입체적으로 다뤘지만 아쉬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심사과정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항쟁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있었을지 모른다는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사실이 아니라 ‘설(說)’을 다시 소개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사망 및 실종자가 있다면 가족을 찾아가서 확인하는 식으로, 다시 말해 사관의 눈으로 진실을 드러내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후속취재가 필요하다고 일부 심사위원은 제언했다. 반면 가해자들의 양심선언이나 고백이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피해자 중심의 보도를 이어가면서 역사적 진실을 찾아가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장기요양기관…폐업의 비밀>은 요양기관이 법망을 어떻게 피하며 편법으로 운영되는지를 정밀하게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 KBS광주 취재팀은 사업자가 3년마다 받는 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폐업을 하고 가족 등 다른 사람을 내세워 문을 열었다가 평가기간이 다가오면 다시 폐업하는 실태를 드러냈다. 이런 과정에서 요양보호사 등 직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퇴직 처리가 되어 퇴직금이나 장기근속수당, 연차수당이 줄어드는 피해를 봤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들어선 지 오래됐다는 점에서 복지시설 실태를 점검하여 제도개선을 유도하는 일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에 속한다. 상당수 요양기관이 중소도시에 있으므로 이번과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역 언론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