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분 1초. 말 그대로 ‘촌각’을 다투는 방역 시스템이 허술했습니다.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안일했습니다. 나아가 중앙-지방 간 협력은 없었습니다. 과거의 교훈도 잊은 채 말입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에서 드러난 ‘원정 검사’, 즉 확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발병 중심지였던 경기지역으로부터 경북 김천까지 수백㎞를 오가야 했던 문제는 단순히 국내 체계의 ‘미완성’으로 보기엔 영 찜찜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인천일보의 <[단독] 돼지열병 판정, 수원 놔두고 경북서 왜 하나>를 비롯한 갖가지 단독 취재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했고, 조사하면 할수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의 행동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보도 이후 사회에 큰 반향이 일어났습니다. 방역 현장에서의 개선 요구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는 올해 안으로 개선 작업을 벌이겠다고 본보에게 답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본보가 문제 지적부터 해결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지역사회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에 대해 10월 18일부터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등 타 매체 반향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서 드러난 방역 시스템의 ‘허점’
2019년 9월 17일,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동 소재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됐습니다. 국내 첫 발병이었습니다. 그 이후 경기도 연천, 김포 등 일대에 발병이 줄을 잇습니다.
곳곳에서 “돼지가 이상하다”는 등의 신고가 잇따랐고, 방역당국은 발이 보이지 않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집니다. 전염병을 검사할 곳이 너무나도 멀었던 것입니다.
돼지열병은 구제역이나 조류독감(AI) 감염병과 달리 각 지자체 시험소가 음성인지 양성인지 결론 내는 즉, '확진 판정' 권한이 없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유일한 판정 기관이었습니다.
검역본부가 위치한 곳은 경북 김천. 발병지인 경기지역과는 수백㎞ 떨어졌고, 4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시가 급한데, ‘의심신고’를 받은 방역관이 ‘시료(혈액) 채취’ 뒤 원정을 떠납니다. 결국 길게는 하루가 지나야 ‘확진결과’가 나옵니다.
차가 막히면 발을 동동 구릅니다. 헬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대수가 부족해 만만치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몇몇 매체가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지방의 방역 시스템 한계’를 내세우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매체들도 마찬가지로 이 내용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기자는 방역 현장에서 한 관계자에게 충격적인 말을 듣습니다. “경기도에도 검사 시설이 있는데, 정부가 허가를 안 해줘서 못 쓰고 있어요. 이게 말이나 되는 건지 원...”
이런 위험한 시국에, 단순히 허가 때문에, 정밀검사를 할 수 있어도 못했다는 이야기, 믿기 어렵지만 취재 결과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생물안전등급(Biological Safety Level) '레벨3' 시설을 2기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도, 어느 매체도 이번 사태에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는 현재 최종적으로 확진 판정을 내리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실험실, 'BL3'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조류독감(AI)’과 ‘구제역’ 진단까지만 활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돼 있어 아프리카돼지열병에는 운용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파주 지역을 놓고 이동 거리를 비교하면 경북 김천보다 200㎞ 가까이 가깝습니다. 시간으로는 교통정보 예측상 편도 2시간 가까이 줄어듭니다.
▲원정 검사,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방관’한 정부
취재 과정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니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 드러납니다. 경기도 안에 있는 ASF 정밀검사 시설을 사용하자는 논의, 사실 ASF가 국내에 없었던 지난해 이뤄진 바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중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시·도 방역 관계자들을 소집해 긴급 간담회를 열었는데, 당시 “지자체 시험소의 BL3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 등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됐습니다. 의견을 낸 방역 관계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단연 ‘신속한 대응’을 꼽았습니다. 이에 검역본부는 의견을 취합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과정을 살펴보니, 구두로 내용만 오가고 특별한 노력이 없었습니다. 실제 선행돼야 할 조건인 관련 고시나 훈련 개정에 대해 준비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ASF가 국내에 유입되기 전이었습니다. 만약 방역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기관이 서둘러 반영했다면, 현재 경북 김천으로 오가야 하는 원정 검사는 충분히 해결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류독감(AI), 구제역 교훈도 사라져
조류인플루엔자로도 불리는 AI와 구제역은 이번 ASF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치명적인 동물 감염병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ASF와 달리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가 정밀 검사, 즉 ‘확진 판정’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게 처음부터 그랬던 게 아닙니다. 애초 두 감염병도 현재 ASF 방역체계와 똑같이 농림축산검역본부만 확진에 대한 권한을 쥐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바뀐 걸까요?
방역 현장에서 계속 개선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자 뒤늦게 바꾼 겁니다.
구제역은 2013년 8월, AI는 2015년 3월. 정부가 정밀검사 권한을 지자체에도 이양했습니다. 반면 ASF는 “국내 유입 사례가 없다”는 사유로 이양 항목에서 제외됩니다.
그 뒤에 방역 현장에서 개선 요구가 제기되면, 정부는 “지방은 전문성이 없다”는 취지로 말합니다. 이게 사실일까요? 경기도 방역담당실무자들의 열에 아홉은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완을 해서 대비하는 자세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AI와 구제역 때도 정부가 단번에 권한을 이양하지 않았습니다. 왜 갈등까지 겪어야 뒤늦게 조치를 해야 하는지, 그 실정을 보도를 통해 밝혔습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
경기도는 정부와 ASF 검사권한 이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국정감사에서 직접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도 경기도에 BL3 실험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정밀진단기관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동물위생시험소의 BL3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병에 맞는 허가를 추가하는 동시에 기반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본보에 밝혔습니다. 정밀검사 권한영역을 검역본부로 한정한 '해외 악성가축전염병 방역실시요령' 등 법령 개정이 빠르면 연내에 이뤄집니다. 경기도는 인천일보 보도를 기반으로 방역 체계 개선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전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과거도 그랬고, 이번 ASF때도 그랬습니다. 정부와 경기도, 전문가까지 수차례 의견조사와 토론회 등을 거치며 ‘중앙-지방 방역협력’의 필요성을 밝혀왔다는 등의 보도로 정부 방역시스템의 반성할 점을 도출했습니다.
이번 인천일보의 연속 보도를 통해 △ASF 발병중심지역에도 정밀검사 시설이 있다는 점 △정부는 시설이 있어도 허가하지 않았다는 점 △국내에 ASF가 유입되기 전, 시설을 사용하도록 하자는 논의를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조류독감(AI), 구제역 사태에서 똑같은 일을 겪고도 방치된 점 등이 처음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지자체 시험소 ASF 검사 가능하도록 개선 △지방-정부 간 검사협력을 위한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보도 순서>
1. [단독]돼지열병 판정, 수원 놔두고 경북서 왜 하나
2. [단독]수원 돼지열병 실험실, 허가 논의해놓고 방치
3. [단독]돼지열병은 수원서 검사할 수 있었는데 …
4. [단독]멀리 갈 필요없이…수원서 '돼지열병 검사' 가능해진다
등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으로 취재했고, 수면에 드러나지 않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타 매체 어느 곳도 경기도 안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사 시설이 있다는 점을 보도한 바 없으며, 인천일보 선행보도 이후 국정감사 등에서 조명되자, 중앙 및 지역매체가 다루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타 매체 반향 보도>
오마이뉴스 / 2019. 10. 19 / 돼지열병 검사권한 건의한 경기도... "확진 판정 시간 줄여야“
서울경제 / 2018. 10. 18 / 경기도 “돼지열병 확진권한 달라”정부에 건의···즉각 방역대응 불가능
한국일보 / 2019. 10. 18 / 경기도 “돼지열병 실험실 있어도 권한 없어 확진 판정 못 내려”
경기신문 / 2019. 10. 20 / 경기도 “돼지열병 신속 대응 위해 감염병 확진 권한 달라”
등
4. 사회에 끼친 영향
인천일보 보도 이후 지역사회와 방역계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그동안 정부의 발표나, 중앙을 비롯한 어느 매체에도 ‘지방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검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없었습니다. 이번 돼지열병 사태에서 정밀검사기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있는 경북 김천까지 오가는 내용은 몇몇 매체를 통해 전파됐으나, 내면을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발병 중심지역’인 경기도 안(수원시)에도 돼지열병 검사시설이 존재했고, 인력 등 시스템도 갖췄다. 2시간 가까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었지만, ‘허가’를 못 받았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방치됐습니다. 더욱 깊이 나아가, ‘돼지열병 도래 전 논의를 했다’는 점과 ‘지방이라는 이유로 권한을 넘기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일선 방역 현장에서 개선 요구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경기도는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영상회의에서 ‘검사권한 이양’을 건의하고, 국정감사에서도 요구하는 등 나섰고, 관할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본보에 “연내 중 개선하겠다‘는 취지를 밝히며 개선 작업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정부 기관과 경기도의 입장을 심층적으로 취재하고, 과거와 현재의 방역체계 관련 문서를 확인해 명확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방역 현장에 있는 방역관 등의 의견을 토대로 내용을 확보했고, 경기도 등 기관에 보도사실을 고지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방역 현장의 목소리, 방역체계 역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취재한 사안이며, 반론보도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요구 등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0회 전체 총평
제35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많은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지금까지 많이 알려졌지만 국민의 관점에서 현장을 취재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해당 사안을 새로운 어젠다로 만들려고 노력한 보도가 많았다는 점이다.
국민일보의 <엄마·아빠, 저는 왜 같이 죽어야 하나요> 기획은 일가족 사망사건의 특성에 주목한 기사였다. 부모와 자녀의 단순한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살하는 사례를 피해자 전수조사, 수사자료 및 판결문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자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돋보였다. 사건 자체는 개별 사례로, 또 단편적으로 계속 보도됐는데 취재팀은 부모의 자녀살해라는 불편한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죽음 부른 통증 주사>가 수상했다. 일상적 의료행위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고인데도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제보자를 통해 자료를 입수하고, 피해자와 의료진을 인터뷰하면서 실상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주사와 관련한 의료과실 역시 언론이 스트레이트 위주로 계속 보도했던 문제인데, 당국이 소극적이고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발뺌하는 부분까지 파고드는 추적 정신을 수상작이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가까운 시설 놓고 수백km ‘원정 검사’ 이뤄진 배경>이다. 기사는 경기도의 방역 실무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위해 차로 4시간 이상 떨어진 경북 김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를 오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ASF 발병중심지역에도 정밀검사 시설이 있지만 정부가 확진권한을 주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점을 전에도 논의했다가 지금까지 넘겼다는 점을 연속보도로 드러내 정부와 지방의 방역 협력체계를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가 선정됐다. 부마민주항쟁의 원인과 진행과정, 그리고 역사적 의미는 관심을 많이 끌지 못했던 사안이다. 항쟁 이후에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 암살, 12·12군사쿠데타, 광주민주화운동에 가려진 측면이 있다. 취재팀은 항쟁 참여자를 심층 인터뷰해서 역사의 현장을 재구성하고 진상규명 및 보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국군기무사령부의 기밀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지역지가 항쟁 40주년을 맞아 입체적으로 다뤘지만 아쉬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심사과정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항쟁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있었을지 모른다는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사실이 아니라 ‘설(說)’을 다시 소개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사망 및 실종자가 있다면 가족을 찾아가서 확인하는 식으로, 다시 말해 사관의 눈으로 진실을 드러내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후속취재가 필요하다고 일부 심사위원은 제언했다. 반면 가해자들의 양심선언이나 고백이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피해자 중심의 보도를 이어가면서 역사적 진실을 찾아가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장기요양기관…폐업의 비밀>은 요양기관이 법망을 어떻게 피하며 편법으로 운영되는지를 정밀하게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 KBS광주 취재팀은 사업자가 3년마다 받는 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폐업을 하고 가족 등 다른 사람을 내세워 문을 열었다가 평가기간이 다가오면 다시 폐업하는 실태를 드러냈다. 이런 과정에서 요양보호사 등 직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퇴직 처리가 되어 퇴직금이나 장기근속수당, 연차수당이 줄어드는 피해를 봤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들어선 지 오래됐다는 점에서 복지시설 실태를 점검하여 제도개선을 유도하는 일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에 속한다. 상당수 요양기관이 중소도시에 있으므로 이번과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역 언론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