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올해 1월 “팝펀딩이 수상하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팝펀딩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직접 회사를 방문해 “이곳이 바로 금융 혁신”이라며 극찬한 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취재에 착수하고 다시 놀랐습니다. 은 위원장이 기업 현장을 방문하기 전날 금융감독원이 팝펀딩 검사에 착수했고 사기 혐의를 발견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고 팝펀딩의 투자 상품은 증권사 등에서 버젓이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팝펀딩은 ‘P2P(개인 간) 금융’, ‘동산 담보 대출’, ‘사모펀드’라는 정부의 3대 금융 활성화 정책에 부합하는 투자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5000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금융 혁신’의 가면 아래 감춰진 실체는 가짜 대출 상품이었습니다. 기존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숨기고 허위로 신규 투자를 받아서 투자금을 돌려막았던 겁니다.
저는 금감원과 검찰 출입 기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팝펀딩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등 한 달여간의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올해 2월 12일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단독]P2P 대출 사기 금융위도 몰랐다’ 기사를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이달의 기자상 후보작으로 제출한 지난 7월 2일 ‘[단독]팝펀딩 사모펀드 투자금 85% 날렸다..실사결과 통지’ 보도는 올해 2월 첫 보도 이후 5개월 동안 취재를 계속하며 팝펀딩 사기사건을 연속 보도한 연장선에 있습니다.
지난 2월 첫 보도 이후에도 3월 2일 ‘팝펀딩 투자금 70억원 추가 상환 연기..투자자 '발 동동'’, ‘4월 21일 ‘[단독]'보유현금 84만원'..P2P 사기의혹 팝펀딩, 회계감사 '퇴짜’’, 5월 20일 ‘350억 환매 연기..팝펀딩 투자자, 금감원에 조사 촉구’ 기사 등을 다른 언론사보다 선제적으로 보도하며 팝펀딩 사건을 금융 당국과 자본시장의 주요 이슈로 만들었습니다.
또 7월 2일 단독 보도 이후에도 ‘[단독]한국 사모펀드 사기에 외국인도 당했다’, ‘혁신금융에서 사기로..사모펀드는 그들의 먹잇감이었다’ 등을 후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시장 감시와 팩트 확인을 계속하며 긴 호흡으로 팝펀딩 투자 피해자와 증권사, 금감원, 검찰 등 관계기관을 취재한 결과입니다.
팝펀딩 본사를 찾아가 신현욱 팝펀딩 대표와 인터뷰한 언론사도 본지가 유일합니다. 신 대표의 해명은 기사에 반영해 취재원의 반론권을 보장했습니다.
팝펀딩의 투자 사기사건은 금융 산업의 혁신과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이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팝펀딩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투자자를 위한 경종은 전혀 울리지 않았습니다.
팝펀딩은 P2P 대출 상품을 사모펀드로 포장해 투자 한도 규제를 회피했습니다. 그 결과 개인 투자자에게 법상 한도보다 5배 넘게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또 동산 담보 대출은 재고 실사와 검증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사기 대출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동산 담보 대출과 P2P 대출은 현 정부 들어 금융시장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정부가 앞장서서 규제를 풀고 취급을 장려한 금융 상품입니다. 사모펀드는 모험자본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에 따라 역대 정부가 한결 같이 시장 육성과 정책적 지원을 해왔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뒤늦게 “팝펀딩 회사를 방문한 것은 단순한 실수”라며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해명했습니다. 정부 정책에 허점이 없었는지 되돌아보기보다 책임을 모면하려는 공직자의 처신을 고려하면 본지 보도가 없었을 경우 팝펀딩의 사기는 계속 은폐된 채 더 큰 피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팝펀딩 사기사건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해 시장의 주목을 덜 받다가 최근 들어 금융시장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극찬했던 혁신 기업이 외려 허술한 제도를 이용해 대규모 투자 피해를 초래한 사례라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팝펀딩 사건은 P2P 금융과 동산 담보 대출, 사모펀드 정책이 모두 맞물려 그 구조와 내용이 복잡합니다. 또 금융 당국, 증권시장, IT·핀테크(새로운 금융 서비스) 업계, 검찰 등 서로 다른 출입처가 모두 연관돼 기존 출입처 중심의 취재 환경에서는 깊이 있게 취재하기 어려운 취재의 사각지대에 있기도 합니다. 단발성 보도가 아닌 장기간에 걸친 취재로 이 같은 한계를 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보의 팝펀딩 사기사건 연속 보도는 조명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부합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본보의 지난 7월 2일 ‘[단독]팝펀딩 사모펀드 투자금 85% 날렸다..실사결과 통지’ 보도 직후 한국경제신문(팝펀딩 사모펀드 투자자…원금의 최대 85% 날렸다), 뉴시스(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투자자들, 최대 원금의 85% 날려), 뉴스핌(한국투자證, 환매연기 '팝펀딩' 투자자에 24% 보상안 제시...투자자들 '거부') 등이 추종 보도를 했습니다. 팝펀딩 사모펀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다른 언론사에는 팩트 확인을 해주지 않아 추종 보도가 확산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올해 2월 12일 본지의 팝펀딩 사기사건 첫 보도 이후 최근까지 국내 유력 언론 매체가 보도한 팝펀딩 관련 기사와 방송은 모두 본보 보도의 추종 보도입니다.
중앙일보(올해 2월 12일 금융위 ‘혁신금융’ 홍보한 P2P 업체, 금감원 사기 혐의 수사 의뢰), 연합뉴스(2월 13일 금감원, P2P업체 '팝펀딩' 검찰 수사 의뢰), 경향신문(2월 13일 혁신금융 모범기업 팝펀딩 P2P 사기혐의 수사), KBS(2월 13일 금감원, 사기 혐의 P2P업체 ‘팝펀딩’ 검찰에 수사 의뢰), 매일경제(5월 7일 [기자24시] 부실로 덩치 키운 P2P 금융), 조선일보(6월 11일 금융위원장이 극찬한 신종금융사, 280억대 사고쳤다), 서울신문(6월 12일 혁신이라던 ‘팝펀딩’ 투자금만 800억… 제2 라임 사태 되나), 서울경제(6월 29일 정부가 '혁신금융' 추켜세웠던 '팝펀딩 펀드' 피해자들, 한투 등 검찰 고소), 문화일보(7월 3일 ‘P2P’도 투자경보… 못받은 돈, 3년새 3배로 늘었다) 등이 본보의 팝펀딩 사건 연속 보도를 직접 추종 및 인용 보도한 사례입니다.
본보 보도는 서울경제(2월 12일 ‘[탐사S] 연체율 치솟는 P2P...'제2 라임' 되나‘), 조선일보(7월 15일 ’'개인 간 대출' 판 벌인 금융 플랫폼, 사고나면 나몰라라‘) 등 타 매체가 P2P 투자의 위험성을 기획 보도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20일 P2P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P2P 대출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기며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팝펀딩 사기사건을 계기로 정책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개인의 P2P 투자 한도가 종전으로 절반으로 줄어들고, 투자자 모집과 광고 규제, 공시 의무가 강화됐습니다.
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2일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 분야 전면 점검’ 합동 회의를 열고 P2P 대출과 사모펀드를 4대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국내 모든 P2P 대출 업체는 회계법인으로부터 보유 중인 대출 채권을 감사받은 후 올해 8월 27일까지 금융 당국에 감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팝펀딩처럼 가짜 대출 상품을 통해 투자금을 돌려막기하거나 횡령하는 사례가 있는지 집중 점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금융 당국은 보고서를 분석한 후 부적격 업체를 폐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7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업무보고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팝펀딩 사건으로 인해 이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습니다. 팝펀딩이 과거 ‘문재인 펀드’, ‘박원순 펀드’ 등 친정부 성향의 금융상품을 출시했다는 점 때문에 위원장의 팝펀딩 회사 방문을 놓고 청와대 등 권력기관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본지는 그간 자체 취재를 통해 확인된 사실 외에 팩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여러 의혹은 보도 윤리 차원에서 연속 보도에서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의 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