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조6000억원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는 수천 명의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한 초대형 사모펀드 비위 사건입니다. 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자금으로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2018년 말부터 각종 횡령과 배임 사건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스타모빌리티의 실소유주가 돼 각종 사기성 투자를 감행합니다. 라임사태는 결국 지난해 7월 처음 세간에 알려졌고, 김 전 회장은 그 뒤로도 버젓이 활개를 쳤지만 올해 5월이 돼서야 경찰에 체포됩니다.
큰 재난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취재의 시발점이었습니다. 하인리히의 ‘1:29:300’의 법칙은 작은 조짐이라도 미리 방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말합니다. 그러나 당국의 직무유기로 상황을 키웠다면 이는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가 됩니다.
세계일보는 라임사태 등에서 불거진 각종 무자본 인수합병(M&A) 사건들을 취재하는 도중, 한 제보자로부터 지난해 있었던 허위공시 및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고발장을 입수하게 됐습니다. 이 고발장에는 ‘피고발인 김봉현(범죄주도자)’라는 이름 석자가 명확히 기재돼 있었습니다.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된 시기는 라임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3월, 제때 수사에 착수했다면 심각한 사태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라임사태 확산의 뒤편에 놓인 당국의 부실수사, 절대로 지나쳐선 안 될 진실을 포착한 겁니다.
고발장 내용은 고스란히 걷잡을 수 없는 라임사태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김 전 회장이 라임사태 때 저질렀던 방식과 유사한 무자본 M&A를 시도하면서 허위공시와 주가조작을 저질러 왔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이미 자본시장업계에서 범죄로 의심할 만한 일들을 벌여 온 셈입니다. 검찰은 그러나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이 고발장을 약 1년간 뭉갭니다. 장기미제사건으로 분류된 이 사건을 검찰이 다시 들춘 건 올해 2월 말입니다. 이미 김 전 회장이 라임사태의 주범으로 부각된 이후였습니다.
검찰은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서 자료를 확보하며 수사를 진행하다 돌연 지난 4월 사건을 각하시켜버립니다. 관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다시 수사 중이고, 라임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선상에도 놓여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이 사건 하나를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찰이 수사를 뭉갠 배경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천착했습니다.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해법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법무부와 검찰에는 각종 문제가 산적해 있음을 낱낱이 파헤쳤습니다. 사법 당국은 고소고발 사건 수사력을 강화하겠다며 검찰 형사부를 늘린다고 선언만 했을 뿐, 구호에 그쳤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형사부에 검사와 수사관이 몇 명인지 현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형사건에 검사들을 집중시킨 탓에 민생 사건이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검찰 조직의 구조적 문제도 짚었습니다. 일례로 김 전 회장의 고발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 배당됐고, 합수단의 ‘핵심 자원’이던 한문혁 검사가 맡았습니다. 한 검사는 그러나 사모펀드 의혹 등 ‘조국 사태’의 여파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파견되는 등 본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정황을 취재했습니다. 잘나가는 합수단의 에이스 검사조차 대형사건 파견이라는 검찰의 오랜 관행에 묶여있었고, 결국 검찰 조직의 쇄신만이 ‘민생 돌봄’의 열쇠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일선 검찰청 형사부를 지휘 및 감독하는 대검 형사부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 등보다 규모가 현저히 적다는 것도 지적했습니다. 대검 형사부가 조직 규모를 늘려달라며 소요정원신청서를 제출해왔지만 정부에서는 정부에서 번번이 이를 반려했다는 점도 알렸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내내 ‘모르쇠’로 일관해왔던 서울남부지검은 보도가 나온 뒤 앞뒤가 맞지 않는 입장을 내놓기 급급했습니다. 한 차례 수정을 거치는 등 입장문을 두 번 발표합니다. 피고발인으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수사 착수가 1년이나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또 “처음에는 범죄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각하 처분이 됐다”고 말을 바꿉니다.
이는 검찰이 수사 지연의 정당성을 애써 변명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각하 처분을 했으나 범죄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었던 정황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검찰의 문제를 담아 시리즈 보도 후 칼럼으로 담았습니다. 이후에도 남부지검은 수사가 지연된 이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검찰은 이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의 입장문 수정 해프닝에 이은 자체 진상조사는 향후 부실 수사를 미연에 방지할 단초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관련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보도가 이뤄진 후 남부지검에서 입장이 나오자 뉴시스 등 통신사에서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일부 경제지 등에서는 올 초 폐지된 남부지검 합수단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다루면서 제2의 라임사태가 일어나 선 안 된다는 경각심을 검찰 조직에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치권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특별위원회가 해당 사건으로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다수 언론이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한 겁니다.
특위는 기자회견에서 “라임사태의 핵심 관련자인 김봉현 역시 지난 해 3월 검찰에 고발되었으나 검찰은 1년간 사건을 방치했다. 라임 역시 그때 정상적인 수사, 정상적인 점검을 했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통합당은 당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동원해 검찰로부터 분명한 답을 들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등 통신사와 일간지, 방송사 등에서 보도했습니다.
향후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 라임 수사 지연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진상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건 이면에 가린 검찰의 ‘민낯’이 드러나고, 검찰조직의 각성과 민생 사건을 한 번 더 돌아오게 만드는 보도로 작용했음을 자부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검찰이 라임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사 자체를 미뤄왔다는 것을 세간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검찰의 구조적, 인력적 문제와 대형사건을 중시하는 관행 등이 결국 다수의 서민들이 피해를 입은 민생 사건을 놓쳤다는 것입니다. 현 정부는 민생 사건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해왔고, 실제 일선 검찰청의 형사부를 늘리는 등 표면적인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내실 있는 형사부 강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검찰 스스로 민생사건 수사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되고, 검찰 외부인 정부와 정당, 국민들이 이를 주시할 수 있게끔 해 검찰개혁이 실제 국민을 위한 개혁이 되도록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