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0)
언제부터인가 적잖은 언론에서 ‘산업재해’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어보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단발적 사건사고 성격으로 문제를 접근하거나 ▲또는 기획보도를 하더라도 불과 며칠 동안의 연속 보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방송의 장르적 특성에서 빚어지는 한계일 것입니다. 그러나 일터에서 죽는 문제는 이렇게 일회성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KBS 보도국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연중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목요일 <뉴스 9>에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별도 타이틀을 갖는 코너를 만들어 산업재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방식입니다. 일터에서 중대재해로 숨지는 사람 수가 1년에 (질병과 사고 포함) 2천 명 수준입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는 메인 앵커가 ‘이번주에는 도대체 몇 명이 일터에서 생을 마감했는가’를 매주 있는 그대로 전합니다. ‘잔인한 현황판’이라고 해야 할까요. 몇 명이 죽었고, 어떤 원인으로 죽었는가를 ‘서늘하지만’ 있는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사회부 이슈팀이 준비한 단독성 기획 기사들은 이 코너에서 꾸준하게 리포트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매주 1~2꼭지 이상씩 단독기획성 리포트를 전해왔는데, 사실 매주 산업재해만을 주제로 한 아이템을 발굴해 제작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템 부족’ 문제가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 ‘이주의 산재 사망자’를 매주 전달해주는 <일하다 죽지 않게> 특유의 형식은 설령 리포트 아이템이 부족한 상황에 봉착하더라도 해당 주간의 산재 사망자 현황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산업재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컨대 ‘아젠다 키핑’을 할 수 있는 적절한 형식인 셈입니다.
취재진은 ‘노동건강연대’ 등 산업재해 전문 단체들과 공동기획으로 그동안 적잖은 단독성 기획물을 선보여 왔습니다. 주요 보도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9년 동안의 중대재해 8천여 건을 전수 분석해 ‘죽은 자리에서 또 죽는 사업장’이 어딘지 간추리고 상위 사업장을 실명 공개했습니다. 말하자면 ‘죽음의 일터’인 셈입니다. 그러나 노동부의 대책은 판박이처럼 동어반복되고 있다는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판결문을 전수 분석해 피고인 천여 명 가운데 실질적 처벌을 받은 사람은 2% 미만에 불과하다는, ‘솜방망이 처벌’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져도 유가족들은 원인과 경위를 파악하는 데 매우 힘들다는 현실을 사례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산재사망이 역대 최저라지만 하청업체, 영세업체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 공장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신청하고 싶어도 사측의 압박과 종용으로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위와 같은 요지들을 단지 수치와 데이터만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국 각지 사업장을 취재진이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현장성 있게 담아냈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는 올 연말까지 연중 기획으로 매주 목요일 <뉴스9>에서 시청자들을 찾아갈 계획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 보도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삼성전자 공장의 ‘산재 신청 눈치보기’ 보도의 경우, 삼성전자 출신의 여당 의원이 KBS 보도를 인용하며 삼성의 반성과 탈바꿈을 촉구했고, 보도 이후 해당 사업장에서는 기존의 관행을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사측의 공식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보도 직후 노동조합 측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현역 국회의원들과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삼성전자 산재 은폐 의혹 관련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산재 은폐 관행에 대한 근절 방안을 논의하고 사측의 전향된 태도를 요구했습니다.
KBS 보도에 대한 노동·시민단체들의 성명과 호평이 잇따랐습니다. 특히 목요일마다 <9시 뉴스>에서 정기적으로 산재 현황을 전하는 ‘지속성’ 측면을 높게 평가해 주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