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2015년 찾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길가에 주차된 테슬라 차량 한 대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자율주행’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전기차가 벌써 이국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한참 동안 차 앞을 서성거렸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우리 도로에서도 테슬라 차량이 상당수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자동차 시장도 ‘혁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자꾸만 이상한 얘기들이 들려왔습니다. ‘자율주행’을 내세우며 차량을 팔고 있는데 주행 중 안전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여기에다 ‘조립 상태가 엉망이다’ ‘차를 받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받고 나면 품질이 실망스럽다’ ‘AS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들도 들려왔습니다.
자동차 커뮤니티와 테슬라 이용자 카페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논란은 번지고 있는데, 정작 이를 정면으로 다룬 언론 기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혁신의 이면’을 파헤쳐보기로 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7월 11일(토) KBS 1TV ‘시사기획창’을 통해 한 시간 분량으로 방송됐습니다. 취재진은 ‘사람과 차량의 안전’에 주목했습니다. 테슬라의 혁신성을 높이 사는 사람들은 테슬라 차량이 ‘바퀴 달린 아이폰’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아이폰은 꺼지면 전화가 안될 뿐이지만, 자동차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는 곧바로 주위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실제 사고가 났거나 사고가 날 뻔했던 운전자들의 경험담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류’나 ‘문제’라고 성급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도로 주행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들에 대해 테슬라 운전자뿐 아니라 다른 차량의 운전자들도 함께 알아야 하고, 그래야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테슬라 차량을 소유한 모든 운전자를 만나진 못했지만, 최대한 많은 경험담을 듣고 실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검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 명의 차주를 섭외해 각각 하루씩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산업도로, 국도 등을 다니며 5대의 카메라로 주행 전 과정을 동시 촬영했습니다. 취재진도 5일간 테슬라 차량을 빌려 직접 운전하며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경험해 봤습니다. 이 가운데 두 차례는 자동차학과 교수들을 동승시켜 현상에 대한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고속도로에 일어난 사고의 경우 직접 사고 현장을 찾아가고 차량의 상태를 살피는 한편, 9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을 열어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고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앞서 미국에서는 테슬라 차량이 흰색 트레일러를 들이받는 두 번의 사고로 두 명의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취재가 진행 중이던 6월 초 대만에서도 테슬라 차량이 전복된 트레일러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과연 테슬라 차량이 흰색 물체나 정지된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는지, 고속도로에 놓인 물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대규모 주행시험장을 빌려 트레일러 크기의 흰색 스티로폼을 설치하고 40km/h, 60km/h. 80km/h로 각각 나눠서 실험을 했습니다. 이 과정 또한 차량 외부에 설치된 5대의 카메라와 차량 내부에 설치된 2대의 카메라로 동시 촬영했습니다. 물론 제한된 조건에서 실험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아직은 완전하지 못한’ 자율주행의 실체를 보여주고,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덧붙여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을 강조하는 홍보 전략을 펴고 있고, 이런 모습이 미국과 독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독일 뮌헨고등법원은 테슬라측에 ‘오토파일럿’이라는 명칭을 쓰지 말라고 판결했습니다. 테슬라는 국내 안전기준을 넘어서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도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이 허용되는 것이 바로 한미FTA의 맹점 때문이라는 점도 취재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주변에 알려지기 싫다며 익명 보도를 요청한 ‘모델X 차주’ 외 다른 분들은 모두 동의를 얻어 실명 인터뷰를 했고, 이를 통해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제보가 아닌 직접 인지를 바탕으로 취재했습니다. 여러 차주들에게 또다른 차주를 소개받았고, 일부 차주는 기사와 유튜브 등을 보고 직접 연락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직접 찍은 영상을 위주로 보도했고, 차주들의 경험담에 대해선 당시 찍은 영상과 녹음파일을 따로 요청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검증에 힘썼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시사기획창 <테슬라, 베타버전의 질주> 프로그램은 7월 11일 오후 8시 KBS 1TV를 통해 한 시간 동안 방송됐습니다. 본방송 이틀 전인 9일 시 뉴스>를 통해 조향 기능과 조립불량 문제를 짚는 뉴스 아이템을 보도했고, 10일에도 시 뉴스>를 통해 불완전한 제동 기능을 지적하는 뉴스 아이템을 내보냈습니다.
[단독] 테슬라 ‘자율주행’ 믿을 수 있나(7월 9일, KBS 뉴스9)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90794&ref=A
[단독/현장K] 테슬라 제동장치 문제 없나…KBS 실험해보니(7월 10일, KBS 뉴스9)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0867309
본방송 직후부터 테슬라의 판매정책과 AS문제, 자율주행에 대한 ‘과장광고’ 논란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7월 14일 독일 뮌헨고등법원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명칭 사용에 대해 불법이라고 판결하자 이 판결의 배경과 함께 ‘오토파일럿’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들이 함께 나왔습니다.
이후 7월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오토파일럿’에 대한 과장광고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28일엔 국토교통부가 테슬라 차량의 결함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는 속보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매체들이 이 사안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후속 보도>
(7월 13일, 연합뉴스) 보조금 싹쓸이 테슬라, 이번엔 세금 회피유도 '꼼수' 논란
(7월 13일, 중앙일보) 테슬라 옵션 추가 선택 꼼수…대놓고 세금 63만원 안낸다
(7월 13일, SBS) 도로서 부쩍 많이 보이는 '테슬라'…보조금 혜택 때문?
(7월 14일, 경향신문)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 추가 옵션 판매…취득세 누락 ‘꼼수 마케팅’ <별첨1>
(7월 14일, 중앙일보) 색 벗겨지고 조립 엉성, 테슬라 불만 속출 <별첨2>
(7월 15일, 연합뉴스) 독일 법원,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광고에 '허위' 판결
(7월 15일, 한겨레신문) 독일 법원 “테슬라 ‘오토파일럿’ 광고는 허위”
(7월 16일, 조선일보) 운전자가 깜빡이 켜야하는데 자율주행? 테슬라의 허위광고 <별첨3>
(7월 17일, 연합뉴스) 한국서도 테슬라 자율주행 과장광고 논란…시민단체 "조사해야“
(7월 19일, 연합뉴스) 공정위, 테슬라 '자율주행 과장광고' 논란에 내부 검토 착수 <별첨4>
(7월 20일, JTBC) 테슬라 '취득세 회피 옵션' 논란…행안부·국토부는 뒷짐
(7월 26일, 경향신문) 미국산 전기차 테슬라, 올 상반기에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절반 가량 쓸어가
(7월 27일, 동아일보) 전기차 보조금 줬더니… 테슬라만 16배 폭풍성장
(7월 28일, 연합뉴스) 테슬라 모델3 자율주행 문제없나…국토부, 첫 결함조사 착수 <별첨5>
(7월 28일, 중앙일보) 국토부, 테슬라3 첫 결함조사···제동장치 등 문제 확인땐 리콜
(7월 28일, 조선일보) 국토부, 테슬라 '오토파일럿' 결함조사 착수…국내 첫 테슬라 조사
(7월 28일, 한겨레) 국토부 테슬라 ‘모델3’ 결함조사 착수
4.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은 특정 자동차회사를 공격하거나, 해당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들을 폄훼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국내 도로에 1만 대가 넘게 다니는 차량인데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이상한 현상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하루라도 빨리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규제가 ‘혁신’을 막아선 안 되지만, 반대로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직면한 위험을 덮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방송 직후 관계기관들이 곧바로 조치에 나섰습니다.
● 국토교통부 ‘결함 조사’ 착수
국토교통부는 방송이 나간 직후인 7월 15일 자동차 결함 분석 전문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에 결함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특히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조향과 제동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테슬라가 국내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내려진 첫 조치입니다. 결함이 인정되면 리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과장 광고’ 여부 검토
방송 직후 공정위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자율주행이라고 홍보한 것이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6월 17일 취재진이 공정위를 찾아갔을 때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직후 곧바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은 사실은 없습니다. 테슬라측에서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 신청도 없었고,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