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1대 총선은 선거제도 개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정치권은 지난 연말 소수 정당에게 원내 진출 문턱을 낮춘다며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 개혁은 제대로 출발도 하지 못한 채, 곧 좌초했습니다.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여야가 총선 직전 위성 정당을 급조했기 때문입니다.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꼼수로 우리 정치사에 기록된 장면입니다.
위성정당 창당 이후 선거일까지 언론은 급조된 비례대표 전용 정당의 폐해를 꾸준히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서 위성정당들이 해산되자, 관련 보도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위성정당이 선거제도, 나아가 정치사에 어떤 부정적 영향과 부작용을 끼쳤는지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위성정당 해산 이후에 주목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꾸준한 추적 보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논의 끝에 급조된 정당들이 이 막대한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썼을지, 부당하게 집행한 내역은 없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세금도둑 잡아라’와 협업을 통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창당 뒤 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모(母) 정당에 흡수 통합된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 ‘선거 재테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각 정당은 선거가 있는 해에 ‘재테크’에 나섭니다. 모두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데, 이 두 위성정당에도 국민 세금 206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먼저 회계 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총선 직후, 각 정당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회계자료를 제출하게 돼 있는데, 지난 5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이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정당 회계 자료를 분석하기 시작했고, 과도하거나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지출 내역을 선별했습니다. 다만 이 자료엔 총액 단위로 기재돼 있어 누가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선 다시 발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지난 6월 초 처음 중앙선관위를 직접 방문해 회계 자료에 첨부된 영수증 등을 열람했습니다. 이 지출 증빙 자료는 3개월이 지나면 아무도 볼 수 없게 돼 있어 서둘러야 했습니다. 한 차례 열람으로는 충분치 않아, 6월 말 다시 한 번 정보공개 열람을 진행했습니다. 두 위성정당은 물론 모(母) 정당의 선거 회계 자료까지 비교하며 부적절한 사용 내역을 추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납득하기 어려운 사용 내역을 다수 확인했습니다. 먼저 미래한국당은 공천관리위원들에게 활동비를 ‘펑펑’ 지급했습니다. 특히, 미래한국당 1차 공천관리위원회는 미래통합당과의 공천 갈등 끝에 20일 만에 총사퇴했는데도, 1인당 천만 원 안팎의 활동비를 받아갔습니다. 2차 공천관리위원회 역시 회의를 딱 3차례만 열고 위원장은 5백만 원, 위원들은 3백만 원씩 챙겼습니다. 다른 정당과 비교해 봐도 많게는 10배 이상 많은 액수였습니다. 정당 마음대로 쓴 이같은 활동비 지급 내역, 당사자들에게 직접 따져 물었습니다. 당시 회계 담당자와 당직자는 물론 당 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접촉했는데, 서로 책임을 미룰 뿐이었습니다. 다양한 취재원을 접촉한 결과, 당내에서도 과도한 활동비 지급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미래한국당은 선거 기간 미래통합당에서 파견된 당직자들에게 선거 격려금 등 명목으로 팀장급 당직자에게 3천만 원 안팎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중소기업 1년 연봉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공동대표들은 월급은 물론 활동비도 책정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회계 자료는 달랐습니다. 두 공동대표에게 각각 700만 원씩 자문료 명목의 돈이 지급됐다고 기재돼 있었는데, 당사자들은 사비로 충당한 창당 비용을 돌려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당시 당직자는 급여로 지급한 것이라며, 뒤늦게 선관위에 착오임을 인정하고 ‘회의 수당과 활동비’로 수정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초 취재 착수 시점에 의혹을 품었던 ‘선거 재테크’는 결과적으로 ‘팩트’였습니다. 여기엔 제도적 맹점도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세금으로 선거보조금을 주고도 또다시 선거비용 실비 보전 명목으로 또 세금을 지급하고 있는 겁니다. 모두 206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이들 두 위성정당은 해산하면서 수십억 원을 남겨 모(母) 정당에 넘겨준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 과정에 당시 위성정당 관계자는 물론 활동비나 급여를 받은 주요 당직자, 당 대표 등을 광범위하게 접촉했습니다. 크로스 체크를 통해 ‘팩트’로 확인된 내용은 기사에 담되, 불확실한 정보는 과감하게 걸러냈습니다. 특히 당시 회계에 관여한 담당자들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는데, 이들이 현직인 점을 등을 고려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먼저 취재진에 연락을 해 온 제보자는 없었습니다. 다만 취재 과정에 위성정당의 회계 관련 의사결정에 관여했던 인물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했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취재 활동은 먼저 회계 자료 분석을 선행한 뒤, 부적절한 지출 내역이 의심되는 부분에 대해 실무자, 의사 결정자를 직접 접촉해 현장 취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다양한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부 경험이 있는 취재기자들의 취재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접촉 범위를 넓혔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매 선거 때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각 정당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지합니다. 대부분 언론이 이를 근거로 각 정당의 보조금 수입 내역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도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KBS의 이번 보도는 거기에서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꼼수’로 급조된 위성정당의 선거 회계자료를 발빠르게 전수 분석하고, 이들 정당의 부적절한 선거보조금 집행 내역을 최초 문제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세금으로 정당에 선거보조금을 주는 건, 정당 정치를 활성화하고 혼탁한 선거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나, 두 위성정당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주먹구구식 회계 처리와 근거가 불투명한 인건비·활동비 지급 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를 공동기획한 시민단체 ‘세금도둑 잡아라’ 역시 위성정당 회계 내역을 인터넷에 공개(https://sedojab.tistory.com/160) 하고. 선거보조금 이중 지원 문제 등에 대해서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켰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 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고,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태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해 민형사상 고소 고발 등의 신청 내역은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