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 착수 및 보도제작 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취재]
올해 7월 13일 오후 늦은시각 이름 모를 독자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지금 인천 서구 곳곳에서 수돗물에 살아있는 유충이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짧은 문장과 함께 사진 1장이 전부인 제보였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샤워기 필터 사진 속에서 유충 3마리가 보였습니다.
수돗물에 벌레가 섞여 나온다는 제보가 선뜻 믿기지 않아 먼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연락을 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 대부분이 자리를 비운 퇴근 시간대여서 취재가 쉽지 않았습니다. 상수도본부 당직실 근무자는 급수부에, 급수부 당직자는 서부수도사업소에 알아보라며 회피했습니다. 두 부서가 서로 답변을 떠넘기는 사이 취재기자의 휴대 전화번호를 몇 번이나 남겼지만 돌아오는 연락은 없었습니다. 서구 관할인 서부수도사업소에도 직접 문의해 전화번호를 남겼으나 담당 직원과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담당 팀장까지 민원 현장에 나가있어 지금 연락이 안 된다"는 말에 이번 사안이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시간 넘게 밤까지 이어진 시도 끝에 서부수도사업소 한 간부와 연락이 닿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쉽게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최초 민원 접수 날짜와 전체 민원 건수를 집요하게 물었고, 닷새 전부터 인천시 서구 일대에서 "수돗물에 유충이 보인다"는 신고가 10건이나 잇따랐던 사실을 겨우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간부는 "기사가 나가면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며 "기사를 내보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또 정수장 자체 문제가 아닌 외부 유입에 의해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며 사안을 축소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추가 취재를 거쳐 민원 현장 10곳 중 일부에서는 살아있는 유충이 수돗물에서 발견된 곳도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파악했습니다. 당일 오후 9시 21분 <작년 붉은물 사태 벌어진 인천…이번엔 "수돗물에 유충">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수돗물 유충' 사태를 알린 첫 보도였습니다.
[4일간 '쉬쉬'하며 사태 축소하려던 상수도 당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은 7월 9일 인천 서구 왕길동 한 빌라에서 처음 신고됐습니다. 그러나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다가 7월 13일 연합뉴스의 첫 보도가 나오자 다음날 오전 뒤늦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그동안 민원 접수 현황 등을 밝혔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조차도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야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유충 발생 사실을 처음 보고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이 참석하는 긴급상황 점검 회의는 민원 신고 접수 닷새 만에 열렸습니다.
인천시는 유충의 종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며 서구 일대 3만6천가구에 수돗물의 직접 음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서구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교 39곳의 급식 중단도 늦어졌습니다.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인천 서구는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 사태가 처음 시작돼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입니다. 당시 서구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된 26만1천세대, 63만5천명이 붉은 수돗물 피해를 봤습니다.
인천시는 이후 유사 사례를 막겠다며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공공재인 수돗물에서 1년 만에 재차 문제가 발생한 것은 간과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도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인천시가 후속 조치를 할 것 같았습니다.
만약 연합뉴스의 첫 보도가 없었더라면 정수장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상수도관을 타고 가정집까지 흘러간 초유의 '사태'가 빌라 화장실에서 우연히 유충이 발견된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끈질긴 보도에 긴급 점검…국무총리도 사과]
인천시는 사태 초기 '여름철 기온 상승 시 물탱크나 싱크대와 같은 고인 물이 있는 곳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정수장에는 문제가 없다며 외부 유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안을 축소하려던 인천시는 연합뉴스 보도 후에야 전문가들과 함께 합동정밀조사단을 꾸리고 사태 파악과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주민 목소리를 담아 물탱크를 거치지 않고 직수 공급을 받는 빌라에서 집중적으로 신고가 발생한 점을 후속 보도했습니다. 상수도본부는 민원 신고 이후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정수 처리공정으로 전환한 이유 등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하지 않다가 연합뉴스 취재 후 결국 고도정수처리시설 중 하나인 '활성탄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생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인천시가 1년 전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고도 관련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많은 예산을 들이고도 상수도 행정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 점 등도 가장 먼저 보도했습니다.
또 국내 상수도분야 전문가들과 일일이 인터뷰를 해 활성탄 여과지 밀폐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세척 주기가 길었던 점 등 이번 사태의 원인인 '관리 부실' 문제를 선제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또 영업에 지장을 받은 소상공인과 필터나 생수 구입으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 주민들의 불만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7월 22일 수돗물 유충 사태가 시작된 인천 공촌정수장을 찾아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고,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상수도 행정에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당정에 안전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사태 2주째를 맞아 현상을 설명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기획 기사 3꼭지를 보도하면서 대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연합뉴스의 기획 기사가 나간 7월 25일 인천 부평정수장을 방문한 뒤 수돗물 유충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연합뉴스는 수돗물 유충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집이나 상인들의 가게에 직접 찾아가 관련 사진과 동영상 등을 받았으며 피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자택을 공개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주민의 경우 직접 촬영한 사진을 제공받았습니다. 최대한 많은 주민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게시글에 연락을 요청하는 글을 남기거나 커뮤니티 운영진에 소개를 부탁해 주민들을 접촉했습니다. 특히 보도 과정에서 과도하게 불안을 조장하지 않도록 단어 선택 등에도 유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취재원의 실명을 사용했으며 일부 이름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 주민은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사태의 원인과 대안을 밝힌 상수도 분야 전문가들은 모두 실명을 밝혔습니다. 최초 제보자와 사진이나 영상을 제공한 주민들은 모두 이번 취재를 통해 처음 알게된 이들이며 보도에 영향을 미칠 이해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연합뉴스의 최초 보도 전까지 타사 보도는 없었습니다. 첫 보도 후 방송사, 신문사, 인터넷 매체 등이 연합뉴스 기사를 사실상 그대로 인용해 후속 보도를 했습니다. 보도 후 이틀째부터 모든 매체가 수돗물 유충과 관련한 보도를 2주일 넘게 이어갔습니다. 연합뉴스가 사태의 원인을 분석하며 상수도 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보도하자 다른 매체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SBS, MBC, KBS 등 공중파 3사는 2주일 넘게 저녁 메인뉴스를 통해 수돗물 유충 사태를 다뤘습니다. YTN, 연합뉴스TV 등 보도전문채널과 JTBC, 채널A, TV조선 등 모든 종편도 수시로 보도했습니다. 많은 인터넷 매체와 지역신문도 이번 사안을 비중 있게 취재했습니다.
<신문보도>
▲ 7월 15일 경향신문 <인천 서구 수돗물, 이번엔 살아있는 유충>
▲ 7월 15일 동아일보 <붉은 수돗물 이어… 인천 서구, 이번엔 벌레 나왔다>
▲ 7월 15일 중앙일보 <붉은 수돗물 나온 인천, 이번엔 벌레 나왔다 … "깔따구 유충 정수장서 유입">
▲ 7월 15일 한국일보 <작년 '붉은 수돗물' 인천 서구, 이번엔 '수돗물 유충'>
▲ 7월 15일 한겨레 <'붉은 수돗물' 인천 서구, 이번엔 '유충'>
▲ 7월 15일 조선일보 <붉은물 나왔던 인천 이번엔 수돗물서 유충>
▲ 7월 15일 세계일보 <인천 서구 수돗물서 유충 발견 유치원·학교 등 39곳 급식 중단>
▲ 7월 15일 서울신문 <대체 왜 이러나… 인천 수돗물서 발견된 유충>
▲ 7월 15일 국민일보 <인천 수돗물 유충 나와 급식 중단> 등
<방송보도>
▲ 7월 14일 MBC <"수돗물에서 꾸물꾸물"…이번엔 '벌레' 왜 이러나>
▲ 7월 14일 SBS <인천 수돗물에서 벌레 '꿈틀'…"정수장 유충이 가정에">
▲ 7월 15일 MBC <'깔따구 수돗물' 강화도까지…"정수장 주변 집단 서식">
▲ 7월 16일 SBS <"물 틀 때마다 벌레" "그 물로 샤워" 불안한 주민들>
▲ 7월 17일 SBS <"벌레 보고 어떻게 씻어요"…불안감에 '생수 목욕'>
▲ 7월 18일 MBC <인천 정수장과 가정집 유충은 같은 종 "수도관 타고 간 듯">
▲ 7월 19일 KBS <인천 부평정수장서도 유충 추정 물체 발견…서울서도 "추정 물체 발견">
▲ 7월 20일 MBC <곳곳에서 "유충이다!"…전국 정수장 긴급 점검>
▲ 7월 20일 SBS <'유충 부화장' 된 정수장 필터…어떻게 이런 일이?>
▲ 7월 20일 KBS <'수돗물 유충' 피해 확산…배수지 등 '정부합동조사 착수'>
▲ 7월 21일 MBC <활성탄이 문제? "선진 기술…후진 관리">
▲ 7월 21일 SBS <활성탄 정수장 7곳서 유충 발견…"일부 관리 부실">
▲ 7월 21일 KBS <20일 넘게 안 한 '정수장 역세척'…'수돗물 유충' 불렀나>
▲ 7월 21일 KBS <[전문가에게 듣는다] 과연 수돗물 안전한가?>
▲ 7월 22일 SBS <주먹구구 활성탄 필터 세척 주기, 유충 사태 키웠다>
▲ 7월 22일 KBS <인천 수돗물유충 신고 800건 넘어…정수장 여과지 세척 주기 길어>
▲ 7월 25일 SBS <끊이지 않는 인천 수돗물 유충…정수장 시설 바꾼다>
▲ 7월 25일 SBS <사과조차 없는 인천시장, 총리 만나선 "지원해 달라"> 등
※ 타 매체 반향과 관련해 타사 신문·방송 인용보도가 많아 신문 기사는 연합뉴스의 첫 보도를 토대로 쓴 7월 15일 하루 분만, 방송 기사는 주요 기사 일부만 적시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정집 수돗물에서 벌레나 이물질이 발견된 경우는 과거에도 드물지만 전혀 없던 일은 아닙니다. 주로 여름철 주택 물탱크나 저수조 등을 통해 벌레가 유입된 경우였습니다. 그러나 수돗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수장에서 벌레가 알을 낳아 유충이 배수관을 타고 가정집까지 흘러 들어간 것은 국내에 상수도가 보급된 1908년 이후 112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상수도 분야의 전문가들은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한 탓에 깔따구 유충이 정수장에서 가정집까지 흘러 들어가는 국내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연합뉴스의 첫 보도 이후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도 유충 관련 신고가 잇따랐고, 실제로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인천에서만 257건에 달했습니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연합뉴스의 보도로 이번 사태를 파악했다'고 밝힌 환경부는 전국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춘 정수장 49곳과 전국의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한 정수장 7곳(인천 2곳 포함)에서, 일반 정수장에서는 3곳에서 유충이 발견됐습니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돗물 정수처리 과정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각종 제도를 개선하고 세부 운영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활성탄 여과지 건물에 방충시설을 강화하는 등 상수도 시설 설계기준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위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고도정수처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환경부 산하 지방환경청은 500t 이상 정수장에서 수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시로 점검을 하도록 '수도시설 지도점검'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돗물 민원신고를 할 수 있는 전용 창구를 만드는 등 수돗물 민원 대응 매뉴얼도 개정될 예정입니다.
인천시도 유충이 대량 발견된 서구 공촌정수장을 밀폐형으로 바꾸는 등 고도정수처리시설 구조를 개선했습니다. 또 애플리케이션이나 전화로 신청하면 가정을 방문해 수질 상태를 점검하는 '인천형 워터케어'도 시작했습니다. 정수처리시설에는 식품공장 수준의 위생 상태를 준수하는 '식품경영안전시스템'(ISO 22000)을 내년까지 도입할 계획입니다. 전국 다른 지자체도 유사한 사태를 막겠다며 잇따라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번 보도로 인천뿐 전국 지자체와 전 국민이 수돗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전국 정수장의 관리 실태 전반을 점검해 개선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와 관련해 연합뉴스 내부 우수기사 포상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수돗물 유충’ 보도와 관련해 반론 신청이나 정정보도 요청은 없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신청된 사항도 없습니다.
취재후기
(359회)국내 첫 수돗물 유충 사태 / 연합뉴스
국내 첫 수돗물 유충 사태
손현규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기자
욕실에서 5살 첫째가 물었다. “아빠 치카 물 마셔도 돼?” 아이는 양치 후 입을 헹구고도 수돗물을 머금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안 된다”고 했다. 나조차 수돗물을 작정하고 마셔본 기억이 없었다. 어릴 때 양치를 하다가 수돗물이 식도로 잘못 넘어간 적은 있다. 커서는 매달 돈을 내며 쓰는 정수기가 집에 있는데 굳이 수돗물을 들이켤 이유가 없었다. 내가 하지 않은 행위를 딸에게는 해도 된다고 할 아빠는 없다.
요즘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고도정수 과정을 거친 수돗물은 안전하니 마셔도 된다고 홍보한다. 서울시는 ‘아리수’를, 인천시는 ‘미추홀참물’을, 광주시는 ‘빛여울수’를 ‘병입(甁入) 수돗물’로 생산한다.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만드는 지방자치단체가 전국에 30곳가량이나 된다. 이런 노력에도 주변에서수돗물을 마시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실 정도까지 정수를 바라지 않으니 안심하고 쓸 수 있을 정도만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인천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와 63만5000명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는 샤워기 필터에서 유충이 나왔다. 또 인천이었다. 두 수돗물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상수도 당국의 전문성 부족과 관리 부실이었다.
실제로는 수돗물이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깨끗한데도 반복된 관리 부실로 사람들의 인식이 나빠졌는지도 모른다. 수돗물은 필수 공공재다. 하루만 단수가 돼도 수돗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낀다.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를 보도하면서 생각했다. “수돗물을 마셔도 되냐”고 묻는 딸에게 언젠가 “그럼. 먹어도 되지”라고 말할 날이 올까. 이번 보도가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한 게 아니라 수돗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 부족한 후배를 아껴주시는 회사 선배들께 늘 감사하고, 곰살맞지 않은 선배에게 맞춰주며 같이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