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0)
'잊힌 군인들 국민방위군의 일기 단독 발굴·기획보도'는 한국전쟁에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역사와 후손들로부터 기억 받지 못한 국민방위군을 재조명 할 수 있는 당시의 일기를 단독 발굴해 기획 보도한 기사들입니다. 본보 보도를 통해 국민방위군을 기록한 최초의 사료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지역사인 경기도사(史)에 국민방위군이 기록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기사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국민방위군 피해자·유족의 조직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는 지난 6월 유일한 사료인 국민방위군 일기를 발굴해 소개한 기획보도와 7월에 이르러 경기도사 포함·경기도의회의 진상촉구 입장 표명·피해자 모임 본격화 등의 파급효과를 담은 후속 기사로 구성됐습니다.
지난 5월 취재 과정에서 우연히 "6·25 참전 경험을 담은 수기가 있다"란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에 기사화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해 "그럼 그 일기를 한 번 보자"는데까지 나아갔습니다. 단순히 참전용사의 일기인 줄로만 생각했던 일기는 한국전쟁의 예비군으로 수 만 명의 희생자를 낳은 '국민방위군'의 일기였습니다.
"국민방위군?" 학창시절 들어본 적 없었던,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포털에 검색해보니 짤막한 백과사전 설명만 노출됐습니다. 일기를 입수한 그날부터. 퇴근 후 밤에는 한자병기로 쓰인 일기를 현대어로 번역하는 한편 낮에는 국민방위군을 연구한 자료를 찾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1950년 12월 23일부터 1951년 3월 10일까지 총 76차례 쓰인 일기를 읽는데 꼬박 보름이 걸렸습니다. 일기에는 그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국민방위군의 참상이 생생히 기록돼 있었습니다.
국민방위군은 60만명 정도가 소집돼 남하하는 과정에서 최소 수 만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이지만 교과서에조차 기록되지 않은 사건입니다. 역사학자들은 '사료가 없다'는 걸 그 이유로 꼽습니다. 현재 인천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이동한 분의 기록이 유일한데, 산길이나 비포장도로를 이동하는 중의 아사·실족사·병사 등 대부분 피해가 발생한 육지로 이동한 국민방위군의 기록은 전무합니다. 저희가 발굴한 고 유정수씨의 일기가 바로 유일한 육지 이동 국민방위군의 기록입니다.
기획보도는 화성에서 경상도 청도로 이동한 유정수씨의 일기 내용을 소개하고 왜 국민방위군이 잊힌 군인들이 됐는지를 조명했습니다. 다시 역사에 이분들을 기록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했고, 지역사인 경기도사에 지금이라도 국민방위군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후속기사에 담았습니다. 남아 있는 국민방위군 유족들을 찾게 됐고, 그분들과 고인이 되신 국민방위군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사를 접한 강원도의 국민방위군 후손으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고, 생존해 있는 국민방위군으로부터 새로운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7월 들어 경기도의회가 국민방위군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경기도사 편찬위원회 측으로부터 "도민의 기록인 고 유정수씨의 일기를 비롯해 도내 각처에서 소집된 국민방위군의 기록을 내년 편찬할 경기도사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식의견을 전달받기도 했습니다. 경기도의회는 국민방위군 진상 규명과 기록 활동을 위한 조례를 준비 중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특별한 익명의 취재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취재과정에서 만나게 된 제보자는 지난 2010년 돌아가신 아버님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 이 일기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취재는 국민방위군의 참고자료가 없는 탓에 모두 기자의 직접 취재로 진행됐습니다. 옥편을 찾아 76편의 일기를 모두 현대어로 번역했고, 당시 문화를 되짚어볼 수 있는 부분을 조명해 문화사(史)적인 의미를 부각했습니다. 기사의 유일한 레퍼런스는 진실과화해위원회의 조사 결과였습니다. 성남 소재 국가기록원에서 진실화해위의 원본 자료를 열람하고 기사 작성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조사서에 일관되게 국민방위군은 기억하고 되돌아봐야 할 참상이지만, 사료가 없고 증언만 있어 조사에 난항을 겪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늦었지만 진실화해위 조사가 종료된 지 10년여 만에 발굴한 고 유정수씨의 일기가 바로 그 사료였습니다. 진실화해위 자료에 나타난 10여명의 진실규명 대상자와 모두 접촉했고, 이들로부터 "진실화해위가 진상규명 결론을 내렸지만 보훈처로부터 국가유공자는 물론 참전 사실도 인정받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역시도 증명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국민방위군은 이승만 정권이 이 사건을 덮은 70년 전도 그렇고 지금도 조명을 받지 못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비극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전쟁 당시를 기록한 국민방위군의 일기를 기사화 한 선행 보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민방위군 자체가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았던 희소한 주제이고, 보도가 됐다하더라도 진실화해위의 활동 경과가 단편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쳤습니다. 천주교 정진석 주교 등 국민방위군에 동원됐던 유명인의 인터뷰를 통해 단편 사실이 세상에 전달됐을 뿐입니다. 인천 거주 생존 국민방위군이 자신이 인천에서 배편으로 제주도의 훈련소로 이동한 사실을 기록한 일기가 있으나 이는 해상루트여서 피해의 주 원인이었던 육상이동 경로가 담겨있지 않습니다.
자료 자체가 단독 입수였고 단독 보도였기에 타 매체로서는 원본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입장에서 반향 보도를 펼치기 힘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경기도의회의 진상규명 촉구 등을 도의회 동향으로 보도한 기사는 있습니다.
박옥분 경기도의원, 국민방위군 사건 진상규명 촉구(쿠키뉴스,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007150325)
박옥분 경기도의원, 한국전쟁 참전 국민방위군 사건 진상규명 촉구(서울신문, https://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715500088&wlog_tag3=naver#csidx0ca2a82ccd3ee59bad32d39d543151b)
박옥분 경기도의원, 참전 '국민방위군 사건' 진상규명 촉구(매일일보,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729853) 등입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보도를 통해 경기도의회에서 국민방위군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지역사인 경기도사를 편찬하는 경기도사 편찬위원회는 내년 발간을 목표로 새로 집필하는 경기도사에 고 유정수씨의 일기를 싣고, 국민방위군 내용을 포함시키겠다는 답변을 경인일보에 보내왔습니다. 지난 7월부터 경기도 안양·군포, 강원도 강릉 등에 거주하는 국민방위군 후손들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국민방위군 피해자 모임 결성에 나섰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잊힌 군인들 국민방위군의 일기 단독 발굴·기획' 보도는 한국전쟁 당시 국민방위군이 직접 쓴 일기를 최초로 찾아내 세상에 소개한 기사입니다. 교과서에 기록되지 않은 국민방위군이 겪은 피해가 생생히 기록돼 있습니다.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경기도사에 포함될 수 있게 됐고, 70년 이상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 국민방위군의 명예를 되찾자는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해당 기사는 전문 지식이 없는 기자가 옥편을 뒤져가며 당시 일기를 현대어로 번역하고, 국가가 소유한 공식기록 수 천 페이지를 뒤져 보도에 참고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역사학계에서도 '사료가 없다'는 국민방위군 사건이기 때문에 참조할 만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반드시 이 일을 기록하자는 사관(史官)의 자세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기사에 대한 외부 지원, 반론신청, 언중위 피신청 사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9회 전체 총평
359회 이달의 기자상은 근래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언론사간, 중앙과 중앙,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간 수상 경합이 치열했다. 코로나 2차 팬데믹 조짐과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 잇따른 수도권의 수돗물 파동, 늘 문제로 대두되는 비리 의혹 사건 같은 기본적인 이슈들 외에도 일선 기자들의 이슈에 대한 속보 취재와 언론사로 날아드는 제보들, 신선하면서도 밀도 있는 기획취재까지 더해져 지면과 방송전파를 통해 다뤄지는 기사량이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탓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취재보도와 기획보도 등 이달의 기자상 7개 경쟁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우수작만 13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매달 진행하는 심사지만 이번 심사는 변별력을 드러내기 위해 우수작품을 컷오프시켜야 하는 말 못 할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기자상 심사를 거듭할수록 현장 기자들의 취재 노하우와 역량이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다뤄지는 주제들 또한 사회에 더해주는 유익과 진실추구라는 점에서 우열의 차이가 미미해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그만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역 언론의 전반적 취재역량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취재역량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자상 수상을 확정한 지역 출품작은 ‘수돗물 유충’ 1개 보도물이지만 ‘해군 홋줄사고’나 ‘광주시교육감-한유총 유착’, ‘살아남은 자의 상처’ 등 나머지 작품들도 기사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사용된 취재기법, 사회적 유익 측면에서 수상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의미있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번 회만 놓고 보면 기자상 심사 당일 ‘심사 대상작’으로 확정된 보도물 숫자는 중앙 : 지역의 비율이 58.3% : 41.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열악한 취재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자 처우 등 객관적 취재환경을 고려해볼 때 지역언론이 꾸준히 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높여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몇몇 지역의 출품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보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59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의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의혹>은 편법 증여 의혹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국토부의 형식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지난달 복수 언론사에서 출품된 작품이었고 추가된 팩트가 사모펀드나 이상직 의원의 자녀 골프대회참여 건뿐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기획물들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변화의 증인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이전 보도들과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해녀와 농민, 쪽방촌 주민들처럼 온몸으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온난화의 심각성을 풀어낸 첫 시도였다는 평가가 수상의 동력이 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내일>편은 코로나 시대 시의적절한 아이템으로 커다란 변화 물결로 내몰린 대학의 나아갈 길과 동영상 강의의 허실, 등록금 이슈에 대한 해외 사례 등 교육당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작품이었다.
경제보도부문의 <송추가마골 고기빨래>나 지역취재부문의 <수돗물 유충 사태>는 제보를 제대로 확인 보도하고 1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낸 경우로 사회적 파장이나 취재보도의 완결성 면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는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시 한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과 업체 간의 검은 커넥션을 파헤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까지 지적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