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사람은 숨지고 있는데 곡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겨레>의 ‘코로나로 빼앗긴 삶’ 기획은 이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이들은 7월 6일 기준 2만4583명에 달합니다. 특히 보도를 시작하기 직전 달인 지난 4월 6564명, 지난 3월 8172명의 사망자가 집중됐습니다.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제대로 된 의료조처를 받지 못한 취약계층, 백신 부작용으로 숨진 사람, 방역 상황으로 과로를 겪다 사망한 공공인력과 의료진 등을 포함하면 팬데믹으로 숨진 이는 더 많을 것입니다.
2년이 넘게 반복되는 ‘하루 사망자 ○명’ 의 숫자들. 사망자 ‘1’ 마다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일이었지만, 팬데믹은 되돌아볼 겨를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급작스러운 재난 상황에 숨진 이들을 충분히 ‘애도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한겨레>취재팀은 늦었지만 ‘사회적 장례’를 치루기로 했습니다. 5월16일부터 6월27일까지 매주 월요일 1면과 2개면을 할애해 7회에 걸쳐 ‘코로나로 빼앗긴 삶’을 조명했습니다. 먼저 애도는 정확한 진실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봤습니다. 정부는 국외와 견주어 낮은 치명률(0.13%)과 적은 사망자 수로 ‘케이(K)방역’의 성과를 냈다고 밝혀왔습니다. 국외에 비해 사정이 낫다고 해도, 우리는 2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어떻게 숨졌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셋 중 한 명은 시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과정을 거쳐 요양원·요양시설에서 숨졌는데, 이들과 그 가족을 취재했습니다. 감염병 위기에 취약한 장애인·이주민·기타 취약계층 환자 등도 어떻게 희생됐는지 짚어봤습니다. 또한 의료진·방역 인력의 과로사도 담았습니다. 사망한 뒤 남겨진 사람들이 감내해야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의 치료비, 사망 책임 인정 문제 ‘선 화장 후 장례’의 현실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희생을 드러내고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촛불을 드는 애도의 자리와 시간을 마련하려는 기획입니다. 이 슬픔을 함께 대면하고 기록해, 코로나로 빼앗긴 삶을 검은 숫자로만 남기지 않으려고 기사를 썼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수많은 거절 끝에 완성한 100명이 넘는 인터뷰 기록
관건은 섭외였습니다. 코로나19로 황망하게 떠나보낸 유족들과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듣는 일은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취재팀은 코로나19 사망자 유족 커뮤니티에 취재의사를 전하고, 인터뷰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등 기존에 취재했던 이들을 통해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또 각 지역의 시민단체를 통해서도 인터뷰 대상자를 소개받았습니다. 많은 사망자 유족을 접촉했지만, 10명 안팎으로 거절의사를 밝힌 분들도 있었습니다. 최대한 가능한 인터뷰 대상자 유족을 수소문 했습니다. 고인의 가족·지인들은 “힘들지만 ‘의료체계의 허점’을 조명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중증 장애인 사망자의 가족 안영일씨)며 취재에 응해주셨습니다.
결국 취재를 시작한 4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취재팀은 20명 이상의 사망자에 대한 유족, 지인들, 의료진 수십명을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중 기사에 우리 사회 의료체계의 허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9명의 사망자에 대한 유족·지인 등 20여명의 인터뷰가 담겼습니다. 또한 제도적 허점을 조명하는 일에도 많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정부 관계자·전문가 30여명에게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00명이 넘는 인물을 대면·전화 인터뷰(기사에 50여명 반영)했고 이를 보도하게 됐습니다. 이밖에도 <한겨레>에 코로나로 잃은 지인을 그리워하며 사연을 보낸 시민도 30명입니다.
소개된 애도의 사연…독자·시민이 만들어낸 추모공간
“엄마,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없던 바보라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 시시티브이(CCTV) 면회조차도 못 해, 영상통화도 못 해서 힘도 못 실어주고 가시는 마지막 길, 수의도 못 입혀드리고, 많은 고통의 흔적 남은 병원복 입고 가게 해서 미안해.”(방아무개씨 사연, 6월 7일자 신문 9면)
한겨레 취재팀은 기획 ‘코로나로 빼앗긴 삶’ 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사망자의 가족, 이웃, 지인들들로부터 고인을 기리는 편지와 사연을 접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입니다.
6월7일자 <“항상 곁에 있을 줄…늦었지만 사랑합니다”>(1면), <혼자 얼마나 외로웠을까…그날이 한으로 남았습니다>(8~9면)신문에도 이를 실었습니다. 가슴 아픈 코로나19 사망자의 부고와 편지가 신문에 실렸습니다.
또한 <한겨레> 기자들은 온라인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추모소 ‘애도’(www.hani.co.kr/interactive/mourning)를 열었습니다. 총 4가지의 형태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2020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일일 발생 현황 및 누적 사망자의 그래프, 지역별, 연령별, 성별 코로나19 사망자의 발생 현황을 시각화했습니다.
취재보도준칙 기준에 따라 검증 거친 기사들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익명 취재는 사망자 유족 등이 신상노출을 꺼리는 경우 등에 제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익명 취재원에 대해서는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 <한겨레> 취재보도준칙에 의거해 편집과정에서 엄격히 검증됐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이 기사는 제보가 아닌 취재 대상에 대한 긴 시간의 설득과 참여요청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제보된 사례에 있어서도, 제보자와 취재진은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기사는 100여 건 이상의 대면·전화·서면 인터뷰로 완성됐습니다. 8명의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취재에 나섰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취재진은 100여명이 넘는 인터뷰를 했고, 타 매체 보다 독보적인 심층취재를 통해 ‘코로나19 사망’의 과정과 실태, 의료체계의 허점을 재구성했습니다. 타 매체의 보도에 이 기사에 인용된 일부 유족, 전문가 등의 코멘트가 실리기도 했지만, 이처럼 코로나19 사망과 관련해 많은 이들을 만나 심층 취재한 결과물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독보적인 콘텐츠입니다. 애도를 위한 ‘사회적 장례’를 시도하고, 이를 위한 ‘추모 사연 소개’와 ‘추모공간’을 기획한 언론 또한 처음입니다.
이번 기획은 자체적으로 사례와 데이터를 생산·수집한 기획물이었기에 타사가 이를 인용보도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애도’의 아이디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2만건의 헌화...우리에겐 애도가 필요했다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사회적 장례에 유족과 네티즌이 참여했습니다. <한겨레> 취재진 인터뷰한 9명과는 별개로 별개로 32명의 코로나19 유가족들이 사연을 보내왔습니다. <한겨레>가 연 ‘애도’ 온라인 추모소에는 2만 건이 넘게 헌화됐습니다.
질병관리청 “유가족에 대한 애도가 부족했다...사망자가 숫자로만 기록되지 않게할 것”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9일 신임 백경란 청장이 향후 방역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코로나19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가 부족했다”며 “코로나19로 고인이 된 2만4000여명이 숫자로만 기록되지 않도록 방역당국이 더 철저한 분석으로 미래를 대비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한겨레신문 ‘코로나로 빼앗긴 삶’ 기획 보도 이후 정책 방향에 언급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담은 기사. 코로나 전담 병원 문제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이 보도를 두고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사내 열린편집위원들이 이렇게 평했습니다.
이 보도는 편집국 내 여러 부서 기자·디지털 기획자의 협업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취재기자 9명, 사진기자 4명, 디지털 기획자·개발자 3명 등 18명이 협업한 결과물입니다. 기획상·디지털 기획상으로 사내 포상도 예정된 상태입니다.
“애도는 오늘 울고 있는 너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내일 울고 있을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애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 빼앗긴 삶’은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글로 끝납니다. 재난 사망자에 대한 기록은 언론이 고인을 애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또한 책무입니다. 일상으로 회복이 서서히 진행되는 지금, ‘미래를 위한 애도’는 늦었지만 우리가 나누어야 할 이야기였습니다.
***해당 보도들은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코로나로 빼앗긴 삶’ 기획보도는 외부기관·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보도와 관련한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민·형사 소송도 제기되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2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총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6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 사회부 정영철·김재완·이은지 기자, 정치부 김광일 기자의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렌터카 매입 등 정치자금 유용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CBS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관용차로 사용하던 렌터카를 정치자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정치자금의 사용 목적과 금액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검토하고 문제점을 포착하여 정황을 드러낼 때까지 끈질기게 취재한 노력의 결과로 보이며, 후보자의 도덕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수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은 10개 출품작 모두가 우수했기에 특히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열띤 논의 끝에 발굴 특종이라는 측면이 돋보인 시사저널 디지털취재본부 송응철 기자의 <‘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채권 횡령 의혹> 보도와 한국일보 경제부 이대혁·김정현·강유빈 기자의 <‘동학개미운동’ 존리 불법투자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시사저널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조성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했다. 특히 부실채권을 차명회사에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취재력이 뛰어난 우수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는 ‘동학개미운동의 멘토’로 유명했던 금융인 존리 대표의 불법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최초 보도 이후 들어온 익명의 짧은 제보를 바탕으로 얼개를 맞춰 팩트를 확인하고 추가 보도를 이어가 유명 금융인의 민낯을 드러내고 사의 표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11개의 출품작 중에서 한국일보 사회부 조소진·이정원 기자의 <비뚤어진 욕망, 아이비 캐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학생의 미국 우수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른바 ‘스펙공동체’ 관련 보도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한국일보의 보도는 그야말로 발로 뛰는 보도였으며, 구체성이 돋보이는 보도였다. 입시 비리 논란이 불거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와 어바인, 제주와 송도의 국제학교, 압구정의 유학원과 미국 대입 컨설팅 학원을 한 달 동안 집중 취재해 미국에 진출한 ‘압구정식 사교육’의 실체를 보여줬다. 특히 유명 글로벌 입시 컨설팅 회사의 구체적 컨설팅 항목과 비용을 자세히 공개하는 등 보도 내용의 구체성 역시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8개 출품작 중에서 뉴스타파 탐사1팀 임선응 기자, 영상취재팀 신영철 기자의 <‘무법지대’ 법원> 보도가 선정됐다.
뉴스타파는 전국 81개 법원과 법원 부속기관의 가구 구매 내역을 전수 조사하여 법원의 위법 및 탈법, 편법 행위를 고발했다. 작은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며 구조적인 탈법 위법 행위에 천착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은 취재의 치열성과 더불어 부적절한 관행을 집요한 취재로 밝혀내는 등 완성도 높은 보도물을 내놓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포항MBC 보도부 박성아 기자, 영상미디어부 박주원 기자의 <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포항MBC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0대 직원이 직장 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이전에도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2차 피해 방치 및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서 집요한 취재를 이어 나갔다. 사안의 중요성과 보도 이후 파급력을 감안할 때, 포항MBC의 최초 보도의 가치는 매우 높으며, 이 사안이 묻히지 않게 함께 보도한 여러 언론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총 8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NN 경남본부 김민욱·정기형·황보람·안명환·정창욱 기자의 <영업비밀에 가려진 화학물질 독성> 보도가 선정되었다. 지난 2월, 경남 창원 소재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 16명이 급성 간 중독에 걸렸고, 며칠 뒤 김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흥알앤티에서도 13명이 급성 중독에 걸렸다. 중독사고 발생 직후에는 여러 언론이 ‘중대재해법 첫 직업성 질병’이라며 주목했으나, 단발성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사안을 기획보도로 확장해 기업의 화학물질 정보에 대한 비공개 문제, 업체와 고용노동부의 미흡한 후속 조치 등을 지적한 KNN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사진보도 부문에서는 누리호가 도약하는 순간을 담은 서울경제신문 사진부 오승현 기자의 <우주 독립의 날>이 선정되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진 취재를 허가한 장소가 발사대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곳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진이 주는 생생함과 감동은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