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또 대장동이야?" 네, 또 대장동입니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린지 10개월이 흘렀고, 대장동 5인방(유동규·김만배·남욱·정영학·정민용)은 재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수사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 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검찰이 매머드급 전담 수사팀까지 꾸려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는데도 그 흔한 '수사결과 브리핑' 한 번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깜깜이였던 겁니다.
우리는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무엇을 규명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CBS노컷뉴스 법조팀이 이번 취재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2. 보도제작경위
우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모든 것을 원점에 두고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대장동 업자들과 검찰, 사건 관계인들을 다시 일일이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된 사안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찾아가 만나고 전화했습니다.
그러던 중 선뜻 믿기 어려운 제보 한통을 받았습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9대 총선 당시 선거에 출마한 이화영 전 민주당 의원의 선거자금 용도로 8천만원을 썼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는 겁니다. 이화영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의 결정권자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부지사로 영입한 측근 중의 측근입니다. 그런 인물의 선거 운동을 대장동 업자가 도왔다면, 그 자체로 사업 진행의 공정성이 의심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나아가 검찰이 이런 진술을 확보해놓고도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부실·소극수사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끈질긴 취재 끝에 김씨가 검찰에서 관련 내용을 실제로 진술한 사실을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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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의 최종 승인권을 가진 사람은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그런데도 그간 검찰이 이재명 의원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는 사실은 알려진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끈질긴 취재 끝에 검찰 수사팀이 이미 지난해 말쯤 이 의원을 대장동 사업의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하고, 관련자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장동 업자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시킨 정민용 변호사와 관련된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정 변호사가 검찰 조사에서 대장동 관련 주요 문건을 이재명 의원에게 직접 보고하고 결재를 받았다고 말한 겁니다. 이렇듯 수사팀은 여러 이해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해놓고도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일정을 이유로 이 의원을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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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민용 검찰조사서 "대장동 문건, 李에 직접 보고·결재 받아"https://www.nocutnews.co.kr/news/5772416
개발이익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장동 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돈 아닐까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업자들은 회삿돈 수백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곶감 빼 먹듯 빌리고 또 갚았습니다. 이 중 상당액이 어디로 향해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전혀 규명되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우리가 대장동 사업의 자금 흐름에 집중한 이유입니다.
금융당국의 자금추적 자료를 어렵게 확보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대장동 사업을 두고 얽히고설킨 돈의 흐름을 쫓았습니다. 취재 결과, 김만배씨가 이런 저런 이유로 빼돌린 회삿돈은 473억원에 달했습니다. 이 중 137억원을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에게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돈은 이 전 대표와 김씨가 함께 사용했는데, 어디에 어떻게 얼마를 썼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130억원이 넘는 큰 돈이 현금이나 수표로 사용된 뒤 흔적도 없이 마치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 겁니다.
김씨가 빌린 돈의 일부는 명동의 불법 환전상 계좌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렇게 꼬리표가 지워진 돈은 확인된 것만 17억원에 이릅니다. 김씨는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라진 돈은 또 있습니다. 김씨가 대여금 중 14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겁니다. 이 시기 김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공무원 접대에 돈이 많이 들어 힘들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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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이어가던 중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대장동 사업 자금을 쫓다보면 쌍방울그룹과의 연관성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겁니다. 쌍방울은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중심에 있는 기업입니다. 김만배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화천대유와 쌍방울 사이 자금 흐름을 두고 그간 여러 의혹이 제기됐는데, CBS노컷뉴스의 취재로 두 사람의 관계가 당사자 입을 통해 처음 세상에 드러난 겁니다.
우리는 김만배씨가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이 화천대유 측에서 빌렸던 100억원을 대신 갚아준 사실도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그 인척이 빌린 100억원 중 일부가 김성태 전 회장 측의 페이퍼컴퍼니로 흘러간 정황까지 파악했습니다. 현재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은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흐름도 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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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장동의 ‘검은돈’을 둘러싼 업자들의 내부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미 갈등은 고소전으로 번졌습니다.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돈 120억원을 받은 정재창씨의 공갈 혐의를 경찰이 수사 중이고,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이기성씨로부터 100억원을 챙긴 토목업자 나모 씨도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이었습니다.
☞ 관련기사 : [단독]경찰, 대장동 토목업체 대표 나모씨 공갈·협박 혐의 수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3660232?sid=102
검찰은 최근 인사를 통해 대장동 수사팀을 재정비했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니 '제대로' 시작도 못한 대장동 수사가 이번 CBS노컷뉴스 취재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시작하는 대장동 수사, 그 시즌2가 이번에는 재차 '깜깜이 수사'가 되지 않도록 CBS노컷뉴스는 계속해서 감시와 견제를 이어갈 것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익명 취재원은 없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마주친 모든 제보자와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CBS노컷뉴스 단독보도 이후 이재명 의원이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조선일보와 한겨레 등 주요 신문사는 물론 KBS, JTBC, MBN, 채널에이 등 방송사에서도 관련 추종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신문>
-이재명 “대장동은 정치보복”… 與 “文 적폐청산은 뭐였나”(조선)
-檢 ‘대장동 배임’ 수사에…이재명 “정치보복, 사법살인 기도”(동아)
-“의원 선거운동에 8000만원 썼다” 김만배 진술에도 수사 진행 안해(조선)
-성남시 ‘윗선 수사’ 매듭?…검찰, 수사팀 재편하고 ‘대장동 시즌2’(한겨레)
-대장동 ‘100억 공갈’ 토목업체 대표 구속영장 검토(서울)
-'대장동 의혹' 檢수사 한창 때에도 김만배-쌍방울 측 30억 거래(한국)
<방송>
-이재명 “내가 대장동 피의자? 검찰 이용한 정치 보복 시작”(KBS)
-이재명 "김만배에 욕 들어가며 성남이익 챙긴 게 배임인가"(MBC)
-‘대장동 피의자’ 이재명…“검찰 이용한 정치보복” 반발(채널에이)
-대장동 수사 본격화에…이재명 "사법살인 기도 중단하라"(JTBC)
-대장동수사팀, 이재명 '배임 피의자' 적시…"정치 보복 수사"(MBN)
5. 사회에 끼친 영향
화천대유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이자 본질은 결국 돈입니다. 이번 CBS노컷뉴스 보도로 화천대유에서 빠져나간 범죄수익의 실체가 일정 부분 드러났다고 자부합니다. 우리는 이번 보도가 새롭게 꾸려진 검찰 수사팀이 앞으로 대장동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데 필요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평가합니다. 앞으로도 CBS 법조팀은 대장동 의혹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관련 검찰 수사를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깊게 주시하며 감시하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전 과정에서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이후 관련자들로부터 어떠한 항의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반론요청, 정정보도 청구는 없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당사자의 해명과 반론을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2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총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6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 사회부 정영철·김재완·이은지 기자, 정치부 김광일 기자의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렌터카 매입 등 정치자금 유용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CBS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관용차로 사용하던 렌터카를 정치자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정치자금의 사용 목적과 금액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검토하고 문제점을 포착하여 정황을 드러낼 때까지 끈질기게 취재한 노력의 결과로 보이며, 후보자의 도덕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수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은 10개 출품작 모두가 우수했기에 특히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열띤 논의 끝에 발굴 특종이라는 측면이 돋보인 시사저널 디지털취재본부 송응철 기자의 <‘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채권 횡령 의혹> 보도와 한국일보 경제부 이대혁·김정현·강유빈 기자의 <‘동학개미운동’ 존리 불법투자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시사저널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조성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했다. 특히 부실채권을 차명회사에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취재력이 뛰어난 우수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는 ‘동학개미운동의 멘토’로 유명했던 금융인 존리 대표의 불법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최초 보도 이후 들어온 익명의 짧은 제보를 바탕으로 얼개를 맞춰 팩트를 확인하고 추가 보도를 이어가 유명 금융인의 민낯을 드러내고 사의 표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11개의 출품작 중에서 한국일보 사회부 조소진·이정원 기자의 <비뚤어진 욕망, 아이비 캐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학생의 미국 우수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른바 ‘스펙공동체’ 관련 보도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한국일보의 보도는 그야말로 발로 뛰는 보도였으며, 구체성이 돋보이는 보도였다. 입시 비리 논란이 불거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와 어바인, 제주와 송도의 국제학교, 압구정의 유학원과 미국 대입 컨설팅 학원을 한 달 동안 집중 취재해 미국에 진출한 ‘압구정식 사교육’의 실체를 보여줬다. 특히 유명 글로벌 입시 컨설팅 회사의 구체적 컨설팅 항목과 비용을 자세히 공개하는 등 보도 내용의 구체성 역시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8개 출품작 중에서 뉴스타파 탐사1팀 임선응 기자, 영상취재팀 신영철 기자의 <‘무법지대’ 법원> 보도가 선정됐다.
뉴스타파는 전국 81개 법원과 법원 부속기관의 가구 구매 내역을 전수 조사하여 법원의 위법 및 탈법, 편법 행위를 고발했다. 작은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며 구조적인 탈법 위법 행위에 천착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은 취재의 치열성과 더불어 부적절한 관행을 집요한 취재로 밝혀내는 등 완성도 높은 보도물을 내놓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포항MBC 보도부 박성아 기자, 영상미디어부 박주원 기자의 <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포항MBC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0대 직원이 직장 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이전에도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2차 피해 방치 및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서 집요한 취재를 이어 나갔다. 사안의 중요성과 보도 이후 파급력을 감안할 때, 포항MBC의 최초 보도의 가치는 매우 높으며, 이 사안이 묻히지 않게 함께 보도한 여러 언론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총 8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NN 경남본부 김민욱·정기형·황보람·안명환·정창욱 기자의 <영업비밀에 가려진 화학물질 독성> 보도가 선정되었다. 지난 2월, 경남 창원 소재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 16명이 급성 간 중독에 걸렸고, 며칠 뒤 김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흥알앤티에서도 13명이 급성 중독에 걸렸다. 중독사고 발생 직후에는 여러 언론이 ‘중대재해법 첫 직업성 질병’이라며 주목했으나, 단발성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사안을 기획보도로 확장해 기업의 화학물질 정보에 대한 비공개 문제, 업체와 고용노동부의 미흡한 후속 조치 등을 지적한 KNN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사진보도 부문에서는 누리호가 도약하는 순간을 담은 서울경제신문 사진부 오승현 기자의 <우주 독립의 날>이 선정되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진 취재를 허가한 장소가 발사대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곳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진이 주는 생생함과 감동은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