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상사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한 여성이 제보를 해왔습니다. 직접 만난 여성은 어렵게 피해 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지난 3년간 지속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었지만 여성은 회사가 아닌 경찰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회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말, 한 상사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회사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건 2차 피해였습니다. 취재진은 일회성 성폭력 사건을 넘어 폐쇄적인 남성위주의 기업 문화가 지배하는 대기업에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로 판단해 취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 포스코 직장 상사 4명이 20대 여직원 성폭력 가해 (6.20)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다니는 20대 여성 직원이 지속적인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며 직장 상사 4명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한 선임은 피해 여성에게 뇌진탕에 이르는 심각한 폭력과 성폭력을 가했고, 입사 후 3년 동안 사내에서, 또 회식 자리에서 다른 선임들의 성추행이 이어졌다고 피해 여성은 말했습니다.
심각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포스코는 경찰 조사를 지켜보겠다며 유보적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직장내 성희롱 사건을 인지하면 사측이 즉시 조사에 나서야 하는 기본적인 규정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들도 가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장난이었다고 답했습니다.
#2 [단독] "성추행 목격" 동료 증언 나와‥“폐쇄적인 포스코 문화 바뀌어야” (6.21)
증인이 나타났습니다. 같은 부서 한 남성 선임이 직접 증언에 나섰습니다. 선임은 상사의 성추행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선임은 직접 임원들에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이메일까지 보냈지만 답장은 없었습니다.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다이어리 기록과 녹취록 등 피해 여성의 주장을 입증할 여러 정황 증거들이 나왔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3 포스코, 사내 성폭력에 거듭된 묵인·방관‥사택 위아래 층에 방치 (6.23)
포스코의 방관 속에 심각한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집에 찾아와 성폭력을 가한 남성 선임과 여전히 같은 건물 위아래 층에 살고 있었습니다. 두 집은 모두 포스코가 제공한 사택이었습니다. 포스코는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2주 가까이 분리 조치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2차 피해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피해 여성은 앞서 지난해 발생한 성희롱 사건 신고 이후 험담과 직장내 따돌림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여성은 요청 끝에 부서를 이동했지만 두 달여 만에 원래 부서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고위직인 포항제철소 부소장이 찾아와 돌아가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부서 책임자가 MBC 보도가 나가기 직전 피해 여성에게 보도에 대해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성폭력 사건 보도의 파장이 커지면서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던 포스코는 뒤늦게 부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직접 사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 [단독] 포스코 앞에서는 사과‥뒤에서는 “원하는 게 뭐냐?” (6.25)
6월 24일 포스코의 사과문이 발표된 시각, 피해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전달 받았는지 물었습니다. 뜻밖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여성은 ‘너무 무섭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포항제철소 부소장과 그룹장이 집 앞까지 찾아온 것입니다. 이들은 피해 여성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걸어 ‘원하는 게 뭐냐’며 만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여성의 동의 없이 가족에게까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명백한 2차 가해가 벌어진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 취재진이 찾아낸 CCTV 영상에는 여성의 집 앞을 서성이는 임원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5 [단독] 포스코 '2차 가해' 녹취파일엔? ‥고용노동부 조사 착수 (6.27)
포스코는 피해 여성의 원부서 복귀에 대해 계속해서 여성이 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여성이 제공한 녹취 파일에는 부소장이 이동을 지시했으며, 부서 책임자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사항을 포함해 사측이 피해자 보호 의무와 2차 피해 방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해 직권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6 포스코 고위직 임원 6명 '징계'‥뒤늦은 사태 수습 (6.28)
포스코가 대표이사 부회장 등 임원 6명을 징계했습니다.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징계 대상에는 피해 여성의 집 앞에 찾아가 2차 피해를 유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부소장과 그룹장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며 2차 피해를 유발한 포스코가 거센 여론에 떠밀려 뒤늦은 조치에 나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사건의 특성상 증언을 한 동료 직원의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MBC는 피해 여성의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첫 보도 당일 한 시간 전 매일신문의 보도가 있었지만 피해 여성의 인터뷰 등 구체적인 정황을 담은 기사는 처음이었습니다.
MBC 보도 이후 중앙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한겨레, 경향신문, KBS, JTBC 등 여러 언론매체가 관련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6월 20일 첫 방송된 리포트 ‘포스코 직장상사 4명이 20대 여직원 성폭력’은 유튜브 조회수 217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피해 여성에게 공감하고 포스코의 문제를 지적하는 1만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보도 이후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해 직권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던 포스코는 첫 보도 나흘 만에 내부 조사에 착수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계속된 2차 가해 문제를 지적한 MBC 보도 이후에는 사내 성폭력 문제에 대비한 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포스코 부회장과 포항제철소장을 비롯한 관련 고위직 임원 6명을 징계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MBC는 포스코라는 대기업에서 일어난 사내 성폭력에 대한 6번의 연속 보도를 통해, 포스코가 사내 성폭력 문제를 대하는 낮은 인식 수준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충실히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또 녹취 파일과 CCTV, 피해 여성의 기록 등 여러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사건의 실체와 사측의 2차 가해를 사실적으로 보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의 직권 조사와 포스코의 사내 사과, 쇄신안, 임원과 가해직원 징계 조치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취재진은 성폭력이라는 사건의 자극적인 내용을 자제하고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보도는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역시 ‘성폭력 사건을 선정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보도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침에 입각한 보도를 통해 또 다른 2차 피해를 방지하고 근본적인 사측의 문제에 대한 공감 여론을 형성했습니다.
피해 여성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기업 내 성폭력 근절과 잘못된 기업문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 보도라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82회)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 포항MBC
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포항MBC 박성아 기자
회사의 방관 속에 한 여성이 수년간 성폭력에 노출됐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참담한 민낯이었습니다. 포스코는 부랴부랴 사과문을 냈습니다. 하지만 사과문이 발표된 시각, 정작 피해 여성은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고위직 관계자들이 집 앞에 찾아와 ‘원하는 게 뭐냐’고 물은 겁니다.
여성이 원하는 것. 회사 측은 난제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정답은 단순했습니다. 여성은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폐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는 결국 쇄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성 윤리 위반 제로 회사’를 만들겠다며 사내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사건 초기의 미온적인 태도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포스코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는 더 지켜볼 일입니다.
이번 보도는 전적으로 여성의 용기와 의지가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거대 기업에 맞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여성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올바르게 개선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2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총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6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 사회부 정영철·김재완·이은지 기자, 정치부 김광일 기자의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렌터카 매입 등 정치자금 유용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CBS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관용차로 사용하던 렌터카를 정치자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정치자금의 사용 목적과 금액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검토하고 문제점을 포착하여 정황을 드러낼 때까지 끈질기게 취재한 노력의 결과로 보이며, 후보자의 도덕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수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은 10개 출품작 모두가 우수했기에 특히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열띤 논의 끝에 발굴 특종이라는 측면이 돋보인 시사저널 디지털취재본부 송응철 기자의 <‘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채권 횡령 의혹> 보도와 한국일보 경제부 이대혁·김정현·강유빈 기자의 <‘동학개미운동’ 존리 불법투자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시사저널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조성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했다. 특히 부실채권을 차명회사에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취재력이 뛰어난 우수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는 ‘동학개미운동의 멘토’로 유명했던 금융인 존리 대표의 불법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최초 보도 이후 들어온 익명의 짧은 제보를 바탕으로 얼개를 맞춰 팩트를 확인하고 추가 보도를 이어가 유명 금융인의 민낯을 드러내고 사의 표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11개의 출품작 중에서 한국일보 사회부 조소진·이정원 기자의 <비뚤어진 욕망, 아이비 캐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학생의 미국 우수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른바 ‘스펙공동체’ 관련 보도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한국일보의 보도는 그야말로 발로 뛰는 보도였으며, 구체성이 돋보이는 보도였다. 입시 비리 논란이 불거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와 어바인, 제주와 송도의 국제학교, 압구정의 유학원과 미국 대입 컨설팅 학원을 한 달 동안 집중 취재해 미국에 진출한 ‘압구정식 사교육’의 실체를 보여줬다. 특히 유명 글로벌 입시 컨설팅 회사의 구체적 컨설팅 항목과 비용을 자세히 공개하는 등 보도 내용의 구체성 역시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8개 출품작 중에서 뉴스타파 탐사1팀 임선응 기자, 영상취재팀 신영철 기자의 <‘무법지대’ 법원> 보도가 선정됐다.
뉴스타파는 전국 81개 법원과 법원 부속기관의 가구 구매 내역을 전수 조사하여 법원의 위법 및 탈법, 편법 행위를 고발했다. 작은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며 구조적인 탈법 위법 행위에 천착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은 취재의 치열성과 더불어 부적절한 관행을 집요한 취재로 밝혀내는 등 완성도 높은 보도물을 내놓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포항MBC 보도부 박성아 기자, 영상미디어부 박주원 기자의 <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포항MBC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0대 직원이 직장 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이전에도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2차 피해 방치 및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서 집요한 취재를 이어 나갔다. 사안의 중요성과 보도 이후 파급력을 감안할 때, 포항MBC의 최초 보도의 가치는 매우 높으며, 이 사안이 묻히지 않게 함께 보도한 여러 언론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총 8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NN 경남본부 김민욱·정기형·황보람·안명환·정창욱 기자의 <영업비밀에 가려진 화학물질 독성> 보도가 선정되었다. 지난 2월, 경남 창원 소재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 16명이 급성 간 중독에 걸렸고, 며칠 뒤 김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흥알앤티에서도 13명이 급성 중독에 걸렸다. 중독사고 발생 직후에는 여러 언론이 ‘중대재해법 첫 직업성 질병’이라며 주목했으나, 단발성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사안을 기획보도로 확장해 기업의 화학물질 정보에 대한 비공개 문제, 업체와 고용노동부의 미흡한 후속 조치 등을 지적한 KNN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사진보도 부문에서는 누리호가 도약하는 순간을 담은 서울경제신문 사진부 오승현 기자의 <우주 독립의 날>이 선정되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진 취재를 허가한 장소가 발사대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곳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진이 주는 생생함과 감동은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