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 3일 오후 5시께 경인일보 사회교육부 사건팀은 안산에서 20대 후반 발달장애인 형제를 홀로 돌보던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지난 3월 수원과 시흥에서 발달장애인 자녀가 엄마의 손에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지 3개월 만에 또 한 번의 비극이 경기도에서 재연된 것이다.
수원에서 8살 다운증후군 아들을 엄마가 살해한 사건을 단독보도했던 사건팀은 그간 발달장애인이 속한 가정의 온전한 삶을 위해, 이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와 비극을 멈출 대책 등을 지근거리에서 꾸준하게 보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발달장애인 가정의 비극을 마주한 사건팀 기자들의 마음도 한없이 무거웠다.
잇딴 죽음 앞에 주저앉을 순 없었다. 안산에서 발생한 부모의 안타까운 죽음을 단독보도한 사건팀은 단순 사건 기사에 머무르지 않고, 이 가정의 지난 날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안산, 수원, 시흥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정의 사연은 매우 유사했다. 한부모가정, 경제적 어려움, 돌봄 부담 등 비극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주위 환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건팀은 지난 4개월 동안 죽음을 멈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기사에 담았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3월 2일 수원과 시흥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홀로 돌보던 엄마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원에서 벌어진 사건의 정보를 당일 입수한 사건팀은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를 돌며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일에 곧바로 착수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취재 끝에 이튿날 오전 8살 발달장애인 아들이 엄마의 손에 숨진 사실을 가장 먼저 이 사회에 알렸다.
단신으로 처리하고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두 모자는 수원시 장안구의 한 반지하 방에 살고 있었다. 즉시 주소지로 찾아가 인근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행하게도 주민들은 두 모자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사회적 관계가 모두 끊겨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건 당일 8살 아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뒀다. 그러나 학교는 아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다른 교육기관을 다녔다면 교육청 전산에 등록이 되었겠지만, 아들은 오직 엄마의 돌봄에만 의존한 채 세상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같은 날 시흥에선 20대 지적장애인 딸을 살해한 엄마가 경찰에 자수했다. 수원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 엄마 역시 장애가 있는 딸을 홀로 돌보는 한부모가정의 가장이었다. 게다가 말기 갑상선암 투병으로, 본인의 건강 또한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가 경영하던 화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사정도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건팀은 자녀를 살해한 이들을 ‘비정한 엄마’로만 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발달장애인 가정이 속한 지역사회와 국가의 책임은 없는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어졌다. 한국사회는 발달장애인의 소식을 비극적인 사건으로만 접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발달장애인 가정의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와 국가의 책임을 부르짖고 있었다. 수원, 시흥 사건 발생 6일 만인 8일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 부모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부모의 잘못된 선택을 책망하면서도 “이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게 누구냐”고 물었다. 당사자와 부모들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목청을 높였다.
지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들의 외침을 전한 사건팀은 발달장애인 가정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역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만, 그 존재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달장애인 가정의 모습과 바람을 전해야겠다고 판단했다. 고양시의 한 가정집에서 발달장애인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엄마를 만나,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 봤다. 고립처럼 느껴지는 보호, 평범한 삶, 따뜻한 시선, 자립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등 발달장애인 가정이 느끼는 어려움과 소망 등 속 깊은 이야기를 보도할 수 있었다.
경인일보는 이외에도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 가정의 문제가 공론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의 사연을 전했다. 교육판 지면에 학생들에게 토론을 제안하고, 당사자 기고를 받아 보다 솔직한 속내를 전하도록 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일 안산에서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홀로 키우던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발달장애인 가정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던 시점이었다. 안산 사건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건팀은 안산에서 발생한 사건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긴급 신호라고 여겼다. 관련 사건을 최초 보도한 사건팀은 당일 곧장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가정이 겪은 어려움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반드시 들어야만 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가족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로부터 남성이 평소 겪은 어려움을 전해듣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기사화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언론사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안산 사건 이후 지역사회가 나서기 시작했다. 사건팀은 유일한 보호자를 잃은 형제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보호자 없이도 지역사회에 제대로 정착한다면 ‘자녀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망’이라던 부모들의 걱정은 한시름 덜 수 있고, 반복되는 비극도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장례식장 취재를 통해 인연을 맺은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안산시는 정부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24시간 지원’을 시비로 충당하며 형제를 도왔고, 지역 장애인단체는 민간영역의 ‘사례지원팀’을 꾸려 형제를 지원했다. 지역사회의 역할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발달장애인 가정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지역 취약계층에 반찬봉사를 하고,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여러 단체의 활동 또한 집중 조명했다. 지역신문이기에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이었다.
이후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안산을 찾아 발달장애인 가정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경기도는 발달장애인 가정을 위한 ‘돌봄동행 지원’ 대책을 내놨다. 지역사회의 움직임은 경기도를 넘어 마침내 국회를 움직였다. 국회의원 170여명은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결의안’을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의원이 동참한 결의안이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현장 취재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했다.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수원과 안산 사건을 단독보도한 이후 지역·중앙언론 구분 없이 후속보도가 쏟아지며 전국이 관심을 갖는 사안으로 확산했다. 지금까지도 발달장애인 관련 기사에 경기도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회자되고 있다.
<리스트>
1.mbc-입학식날 엄마 손에 숨진 장애아들‥말기암 엄마는 딸 살해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46782_35744.html
2.연합뉴스-생활고 시달리다 장애인 자녀 살해한 친모들 잇따라 체포
https://www.yna.co.kr/view/AKR20220303084651061?input=1195m
3.sbs-초등학교 입학식 날 장애 아들 살해한 친모, 왜 그랬나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04137&plink=ORI&cooper=NAVER
4.mbc-경기 안산 20대 발달장애 형제 홀로 키우던 60대 남성 극단적 선택
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375352_35673.html
5.경기일보-안산 장애인 관련 단체, “발달장애인 가족참사 대책 마련을”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20607580109
외 다수.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인일보의 보도는 정부, 국회, 경기도, 안산시,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와 성찰로 이어졌다. 우선 정부는 6월16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에 24시간 돌봄 사업 등 발달장애인 지원안을 포함했다. 국회는 7월6일 국회의원 170여 명이 참여한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결의안’을 발의했다.
6월16일 수원·시흥·안산 사건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을 약속했고, 실제로 6월30일 경기도지사직 인수위는 ‘24시간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 등 추진 계획을 밝혔다. 안산시는 보호자를 잃은 발달장애인 형제에게 시비로 ‘24시간 지원’을 제공했고, 지역사회는 시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자체 조직을 구성해 현재까지 형제의 자립을 돕고 있다.
사법부도 발달장애인 가정에 대한 안전망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수원지법은 6월17일 수원 사건의 친모에게 법정권고형량 보다 낮은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피고인과 같은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가 극단적인 결심에 이르기까지 우리 공동체의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작동하고 있었는지 성찰하지 않을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가정의 비극을 멈추는 데 이바지하기 위한 경인일보의 노력은 기자협회보에 소개됐다. 기자협회보 2084호에 실린 ‘단독·속보 아닐지언정...잔잔한 감동 준 기자들’(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1814) 기사는 안산 사건을 지속 보도한 경인일보 사례를 조명하며 ‘지역언론의 존재 이유’라고 평가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지난 3월 수원, 시흥 사건부터 안산 사건에 이르기까지 경인일보는 4개월 간 발달장애인 가정의 비극이 지역사회의 중요 의제로 논의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의 기사를 꾸준히 보도했다. 특히, 지역언론으로서 지역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발달장애인 가정이 지역사회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이는 지자체와 지역사회 등 반향으로 이어졌다. 편집국 내부에선 발달장애인 연속 보도를 우수콘텐츠상으로 선정하고, 외부 독자위원회로부터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 사회 시선에 대해 심층적으로 보도한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2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총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6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 사회부 정영철·김재완·이은지 기자, 정치부 김광일 기자의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렌터카 매입 등 정치자금 유용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CBS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관용차로 사용하던 렌터카를 정치자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정치자금의 사용 목적과 금액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검토하고 문제점을 포착하여 정황을 드러낼 때까지 끈질기게 취재한 노력의 결과로 보이며, 후보자의 도덕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수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은 10개 출품작 모두가 우수했기에 특히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열띤 논의 끝에 발굴 특종이라는 측면이 돋보인 시사저널 디지털취재본부 송응철 기자의 <‘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채권 횡령 의혹> 보도와 한국일보 경제부 이대혁·김정현·강유빈 기자의 <‘동학개미운동’ 존리 불법투자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시사저널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조성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했다. 특히 부실채권을 차명회사에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취재력이 뛰어난 우수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는 ‘동학개미운동의 멘토’로 유명했던 금융인 존리 대표의 불법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최초 보도 이후 들어온 익명의 짧은 제보를 바탕으로 얼개를 맞춰 팩트를 확인하고 추가 보도를 이어가 유명 금융인의 민낯을 드러내고 사의 표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11개의 출품작 중에서 한국일보 사회부 조소진·이정원 기자의 <비뚤어진 욕망, 아이비 캐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학생의 미국 우수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른바 ‘스펙공동체’ 관련 보도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한국일보의 보도는 그야말로 발로 뛰는 보도였으며, 구체성이 돋보이는 보도였다. 입시 비리 논란이 불거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와 어바인, 제주와 송도의 국제학교, 압구정의 유학원과 미국 대입 컨설팅 학원을 한 달 동안 집중 취재해 미국에 진출한 ‘압구정식 사교육’의 실체를 보여줬다. 특히 유명 글로벌 입시 컨설팅 회사의 구체적 컨설팅 항목과 비용을 자세히 공개하는 등 보도 내용의 구체성 역시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8개 출품작 중에서 뉴스타파 탐사1팀 임선응 기자, 영상취재팀 신영철 기자의 <‘무법지대’ 법원> 보도가 선정됐다.
뉴스타파는 전국 81개 법원과 법원 부속기관의 가구 구매 내역을 전수 조사하여 법원의 위법 및 탈법, 편법 행위를 고발했다. 작은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며 구조적인 탈법 위법 행위에 천착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은 취재의 치열성과 더불어 부적절한 관행을 집요한 취재로 밝혀내는 등 완성도 높은 보도물을 내놓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포항MBC 보도부 박성아 기자, 영상미디어부 박주원 기자의 <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포항MBC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0대 직원이 직장 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이전에도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2차 피해 방치 및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서 집요한 취재를 이어 나갔다. 사안의 중요성과 보도 이후 파급력을 감안할 때, 포항MBC의 최초 보도의 가치는 매우 높으며, 이 사안이 묻히지 않게 함께 보도한 여러 언론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총 8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NN 경남본부 김민욱·정기형·황보람·안명환·정창욱 기자의 <영업비밀에 가려진 화학물질 독성> 보도가 선정되었다. 지난 2월, 경남 창원 소재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 16명이 급성 간 중독에 걸렸고, 며칠 뒤 김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흥알앤티에서도 13명이 급성 중독에 걸렸다. 중독사고 발생 직후에는 여러 언론이 ‘중대재해법 첫 직업성 질병’이라며 주목했으나, 단발성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사안을 기획보도로 확장해 기업의 화학물질 정보에 대한 비공개 문제, 업체와 고용노동부의 미흡한 후속 조치 등을 지적한 KNN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사진보도 부문에서는 누리호가 도약하는 순간을 담은 서울경제신문 사진부 오승현 기자의 <우주 독립의 날>이 선정되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진 취재를 허가한 장소가 발사대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곳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진이 주는 생생함과 감동은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