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2014년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 논란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개인 자산이 전무해 횡령 혐의 등에 대한 벌금 254억원을 납부할 수 없다는 허 전 회장의 주장을 법원이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물론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을 찾기 위한 노력이 없던 건 아닙니다. 이를 위해 검찰과 국세청, 세관, 광주광역시 등은 긴밀하게 공조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허 전 회장의 재산 은닉 의혹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개인 자산이 없다던 허 전 회장이 벌금을 완납한 뒤 뉴질랜드에서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채 호화생활을 해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허 전 회장은 현재 뉴질랜드에서 대주건설의 후신격인 KCN건설을 운영하며 ‘대주 피오레’ 브랜드를 앞세워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자금 출처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사저널은 최근 허 전 회장이 대주그룹 공중분해 전 계열사들에 남은 자금을 비자금화해 숨겼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곧바로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대주그룹의 근거지인 광주광역시와 서울·경기 일대를 오가며 다양한 취재원을 만났습니다. 과거 허 전 회장의 측근이었던 인사와 허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 관여했던 수사기관 관계자, 대주그룹의 공중분해로 피해를 본 하청업체 대표들, 대주 피오레 분양 피해자들 등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증언과 문건들을 바탕으로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을 조성한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차명회사인 코너스톤홀딩스에 대주그룹 계열사들의 채권을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사저널은 특히 코너스톤홀딩스 등으로 흘러간 전체 채권 중 1400억원 가량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채권을 통한 비자금 조성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방식이었습니다. 대주그룹이 연쇄부도를 앞두고 있었다는 특수성이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채권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숨겨진 자산입니다. 각 기관의 은닉재산 찾기 노력이 사실상 허사로 돌아간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입니다.
허 전 회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들은 결코 지나간 일이 아닙니다. 상기 방식으로 대주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이 빼돌려지면서 하청업체들이 지급받지 못한 채권 규모는 약 4500억원에 달합니다. 수백 명에 달하는 대주 피오레 아파트 분양 피해자들도 같은 이유로 여전히 분양대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하청업체와 분양 피해자들은 지금까지도 허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피해 보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허 전 회장 본인의 사건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그는 2019년 대주그룹 계열사이던 대한화재보험(현 롯데손해보험) 차명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허 전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은닉재산으로 생활하며 첫 재판이 열린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 7번째 공판까지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취재 과정을 직접 진행했습니다. 제보자와의 이해관계를 포함해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동안 허 전 회장의 재산 은닉 가능성에 대한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허 전 회장 은닉재산의 조성 방식과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파헤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시사저널의 보도 이후 복수의 사정기관에서 기사 내용의 사실확인 및 관련 자료를 요청해왔습니다. 수사 기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시사저널이 제기한 허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의 공소시효는 약 2년 가량 남아있다고 합니다. 만일 수사가 이뤄져 횡령 자금이 환수될 경우 하청업체와 분양 피해자 등은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기사 보도 전 경제팀장과 편집위원, 편집국장 등의 교차 검증까지 마쳤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등 기타 고려사항은 없습니다.
취재후기
(382회)‘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채권 횡령 의혹
시사저널 송응철 기자
궁금했습니다. 개인 자산이 한 푼도 없다는 이유로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을 자처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지금까지도 뉴질랜드에서 호화생활을 해올 수 있던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였습니다. 허 전 회장이 대주그룹을 공중분해하고, 전 계열사들에 남은 자금을 비자금화했다는 제보는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게 해줬습니다.
취재 결과, 허 전 회장이 차명회사에 대주그룹 계열사들의 채권을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채권을 통한 비자금 조성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방식입니다. 채권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실체 파악이 어려운 숨겨진 자산입니다.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을 찾기 위한 검찰과 국세청, 세관, 광주광역시 등의 공조 노력 대부분이 허사로 돌아간 배경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허 전 회장의 일탈 행위로 인한 피해는 대주그룹 하청업체들과 대주 피오레 분양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계열사에 남은 자금이 없어 공사대금과 분양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하청업체와 분양자들은 지금까지도 허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이들이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82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총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7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6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CBS 사회부 정영철·김재완·이은지 기자, 정치부 김광일 기자의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렌터카 매입 등 정치자금 유용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CBS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관용차로 사용하던 렌터카를 정치자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정치자금의 사용 목적과 금액을 확인하며 꼼꼼하게 검토하고 문제점을 포착하여 정황을 드러낼 때까지 끈질기게 취재한 노력의 결과로 보이며, 후보자의 도덕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수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은 10개 출품작 모두가 우수했기에 특히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열띤 논의 끝에 발굴 특종이라는 측면이 돋보인 시사저널 디지털취재본부 송응철 기자의 <‘황제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1400억원대 채권 횡령 의혹> 보도와 한국일보 경제부 이대혁·김정현·강유빈 기자의 <‘동학개미운동’ 존리 불법투자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시사저널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은닉재산 조성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했다. 특히 부실채권을 차명회사에 헐값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취재력이 뛰어난 우수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는 ‘동학개미운동의 멘토’로 유명했던 금융인 존리 대표의 불법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최초 보도 이후 들어온 익명의 짧은 제보를 바탕으로 얼개를 맞춰 팩트를 확인하고 추가 보도를 이어가 유명 금융인의 민낯을 드러내고 사의 표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11개의 출품작 중에서 한국일보 사회부 조소진·이정원 기자의 <비뚤어진 욕망, 아이비 캐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학생의 미국 우수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른바 ‘스펙공동체’ 관련 보도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한국일보의 보도는 그야말로 발로 뛰는 보도였으며, 구체성이 돋보이는 보도였다. 입시 비리 논란이 불거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와 어바인, 제주와 송도의 국제학교, 압구정의 유학원과 미국 대입 컨설팅 학원을 한 달 동안 집중 취재해 미국에 진출한 ‘압구정식 사교육’의 실체를 보여줬다. 특히 유명 글로벌 입시 컨설팅 회사의 구체적 컨설팅 항목과 비용을 자세히 공개하는 등 보도 내용의 구체성 역시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8개 출품작 중에서 뉴스타파 탐사1팀 임선응 기자, 영상취재팀 신영철 기자의 <‘무법지대’ 법원> 보도가 선정됐다.
뉴스타파는 전국 81개 법원과 법원 부속기관의 가구 구매 내역을 전수 조사하여 법원의 위법 및 탈법, 편법 행위를 고발했다. 작은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며 구조적인 탈법 위법 행위에 천착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은 취재의 치열성과 더불어 부적절한 관행을 집요한 취재로 밝혀내는 등 완성도 높은 보도물을 내놓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6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포항MBC 보도부 박성아 기자, 영상미디어부 박주원 기자의 <포스코 성폭력 및 2차 피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포항MBC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0대 직원이 직장 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이전에도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보도했다. 또한 최초 보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2차 피해 방치 및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서 집요한 취재를 이어 나갔다. 사안의 중요성과 보도 이후 파급력을 감안할 때, 포항MBC의 최초 보도의 가치는 매우 높으며, 이 사안이 묻히지 않게 함께 보도한 여러 언론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총 8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NN 경남본부 김민욱·정기형·황보람·안명환·정창욱 기자의 <영업비밀에 가려진 화학물질 독성> 보도가 선정되었다. 지난 2월, 경남 창원 소재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 16명이 급성 간 중독에 걸렸고, 며칠 뒤 김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흥알앤티에서도 13명이 급성 중독에 걸렸다. 중독사고 발생 직후에는 여러 언론이 ‘중대재해법 첫 직업성 질병’이라며 주목했으나, 단발성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사안을 기획보도로 확장해 기업의 화학물질 정보에 대한 비공개 문제, 업체와 고용노동부의 미흡한 후속 조치 등을 지적한 KNN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사진보도 부문에서는 누리호가 도약하는 순간을 담은 서울경제신문 사진부 오승현 기자의 <우주 독립의 날>이 선정되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진 취재를 허가한 장소가 발사대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곳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진이 주는 생생함과 감동은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