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6월말 북한 여권을 소지한 60대 여성이 사전 예고없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이 여성은 출입국 당국으로부터 국적취득 신청을 하라는 안내만 받고 서울의 한 지인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루 뒤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왔지만 북한이탈주민 보호법상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상담만 받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북한 여권으로 입국한 북한 국적자가 서울을 활보하는데 법무부도, 국가정보원도, 경찰도 제지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세상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최초 제보는 ‘북한 여권 소지자가 인천 공항으로 입국했다. 여권은 진본’이란 짤막한 내용이었습니다. 러시아 난민증을 함께 소지했다는 얘기에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난민과, 국적과에 제보의 진위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모두 “처음 들어보는 일” “그게 가능한가”라는 반응 뿐이었습니다. 취재 방향을 경찰 쪽으로 바꿨습니다. 북한 여권 소지자라면 탈북자일 가능성이 있고 보안계에서 관련 사건을 인지했을수 있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 추가 취재를 통해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해당 인물은 북한 국적을 보유한 채 러시아에서 난민 자격으로 생활해 온 60대 여성 조교(朝僑·해외 거주 북한 국적자)였습니다. 경찰서에 북한이탈주민 지원을 문의하려 왔지만 탈북자가 아닌 조교라는 사실이 확인돼 한국 국적 판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안내만 받고 다시 돌아갔다는 겁니다. 궁금증이 더 커졌습니다. ‘북한 여권을 가지고 북한 국적을 가졌는데 탈북자가 아니라고?’ ‘조선족은 알겠는데 조교는 뭐고, 북한 여권을 가진 조교는 국내 입국을 이렇게 쉽게 할수 있는 것인가.’
남은 건 어떻게, 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구조적 허점을 파헤치는 일이었습니다. 사건 자체를 모르겠다는 법무부 담당자들에게 외국 공항에서 북한 여권으로 한국행 비행기표를 발권할 수 있는지, 그 여권으로 국내 공항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면 어떤 절차를 밟는지, 북한 국적자에게 대한민국 국적 판정을 안내하는 경우는 또 뭔지 등을 주변 취재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이 여성이 한국을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로 지정해 비행기표를 발권했고, 이 때문에 ‘항공기 탑승 전 단계’에서 북한 여권 소지자에 대해 ‘사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음에도 이번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만약 북한 여권을 사용한 인물이 탈북자였다면 최소 몇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합동심문조사를 받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여성은 탈북자가 아닌 중국에서 나고 자랐고 성인이 된 뒤 북한 국적을 선택한 조교였기 때문에 통상적인 조사가 생략됐습니다. 헌법과 대법원 판례상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기 때문에, 대공이나 범죄 혐의가 없다면 입국을 막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가 4,5시간의 짧은 조사만을 거친 채 서울로 들어가는 여성에게 아무 제지를 못한 것도 이러한 법적인 사각지대 때문이었습니다.
남북 화해 무드와 별개로 명백히 출입국 관리 허점이 노출된 일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이런 허점을 이용해 북한이 조교를 포섭해 테러 목적으로 침투시키거나, 조교로 신분을 꾸민 간첩을 내려보낼수 있는 구멍이었습니다. 국정원은 “해당 인물이 탈북자에 해당하지 않아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에 통보하고 신병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최근 조교가 탈북자로 위장해 입국한 사례가 많다”고 오히려 하소연했습니다. 이미 신분을 속이고 입국한 조교들이 많다는 사실을 당국이 알고 있으면서도 출입국 관리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국정원도, 법무부도 손을 놓고 있는듯해 보였습니다.
특히 북한 여권 소지자가 국내 공항에 들어오기 전에 사전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음에도 이번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테러를 막기 위해 2015년 도입된 ‘탑승자 사전확인 제도’를 통해 조교나 총련계 재일교포 등 북한 여권으로 오는 항공기 탑승자들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일 경우 법무부가 국가정보원에 통보해 대공 혐의점이나 범죄 혐의 등을 확인하지만 한국을 경유지로 할 경우에는 따로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북한 여권을 가진 조교가 한국을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로 비행기표를 끊는다면 환승구역에서 곧장 입국심사장으로 향해 짧은 조사만 받고 공항은 물론, 국내 깊숙한 곳까지 잠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됐습니다. 단순히 북한 여권으로 한국 공항을 통과할 수 있다는 호기심 차원이 아니라, 허술한 출입국 관리 및 조교들의 체류 관리의 심각성에 공감한 타 매체들이 동아일보 보도를 인용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사항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유지 입국을 통한 북한 여권 소지자의 공항 통과는 공항 출입국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법무부 관계자 발언)로, 해당 조교의 입국경로와 사연, 국정원, 출입국 당국의 조치, 경찰 조사 등에 대해 동아일보가 처음 보도했습니다. 이후 계속된 보도로 이슈가 되면서 거의 모든 매체가 저희 보도를 인용, 분석 보도했습니다. 타 보도를 표절한 적은 없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첨부된 리스트 파일에 기재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교의 출입국 관리 문제와 탑승자 정보 사전 검증 시스템상 허점을 지적한 본보 보도에 법무부는 정책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는 북한 여권 소지자가 국내 입국 뿐 아니라 경유시 출발국 탑승단계부터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철저한 출입국 관리가 되도록 개선하겠다”며 “국내에 체류중인 북한주민도 체류행적 등이 관리되도록 관계기관에 대책마련을 제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법무부가 국내에 체류 중인 북한주민(조교)에 대해서도 체류지, 생활실태 등이 잘 관리될 수 있도록 행안부, 통일부, 국정원, 경찰청 등에 대책마련을 제안할 계획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 등을 준수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