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⑤(뉴스 기획)
[취재 계기]
2019년 7월 일본의 對 한국 무역 규제가 시작됐다. 이른바 한·일 경제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시기, kbc광주방송은 일본의 역사왜곡 소재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호남 지역 고대유적을 집중 보도했다.
사실 이번 취재는 급하게 기획한 게 아니었다. 출품 대표자는 과거 조선시대 3대 민간정원 중 하나인 ‘담양 소쇄원’의 엉터리 보수 논란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이후 주말이면 지역 문화재를 답사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 과정 속에서 해당 유적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겼고, 본격적으로 취재를 착수하게 됐다.
[일본에 가려 소외된 채 ‘방치·훼손’]
유적지 관리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내부가 훤히 노출된 채 아슬아슬 겨우 형태만 유지된 고분부터 유적지 위에 누군가 묘를 조성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고분들은 모두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유적인데 이 정도로 방치되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후 지역 학자들을 찾아가 이유를 물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고분들이 일본의 역사왜곡 소재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했다.(리포트① 참고) 그러면서 아직 연구가 100% 진행되진 않았지만, 일본의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할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남 고대유적 비밀을 추적]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일본이 해당 유적들을 어떻게 역사 왜곡 소재로 활용하고 있고, 연구 성과가 정말 이를 반박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日학자들이 포함된 관련 연구자 30여 명의 논문 100여 편을 취재진이 직접 분석했다. 일본 학자들에게도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교차 검증을 수없이 반복했고 이를 시청자들께 있는 그대로 보여드렸다.
[고분뿐 아니라 ‘구석기 유적도..’]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남 고대유적은 ‘고분’뿐만이 아니었다. 구석기 유적도 마찬가지였다.(리포트④) 동아시아 구석기 역사를 이해하는 주요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역사교과서에서는 지도에서조차 표기가 안 된 경우가 많았다. 더 큰 문제는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 유적 곳곳이 사라지고 있단 점도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됐다. 취재진이 무분별한 태양광 개발의 문제점을 살펴본 이유다.
[보도를 이어간 이유..]
사실 이번 보도는 총 5번의 리포트로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뉴스가 나가고 지역 학계와 정치권이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결국 행정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현재 아베 정권의 수출 규제로 촉발한 한·일 경제 전쟁은 장기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최근 조국 전 민정수석과 서울대 이영훈 명예교수의 논쟁이 주목을 끌 만큼, 한·일 역사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kbc광주방송의 이번 보도는 일본에 가려진 채 방치된 호남 지역 고대유적의 실태를 살펴봤다. 그러면서 역사왜곡 소재로 호남 고대유적을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했다. 더불어 왜 이런 주장이 학계에서는 허구로 보고 있는지 그 근거를 광주·전남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보도⑥ 기자수첩 참고 )
무분별한 개발과 허술한 행정으로 훼손되고 있는 문제점도 함께 다뤘다. 이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를 취재해 보도했고 학계와 정치권의 대책 촉구와 함께 행정 당국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보도⑧ 참고)
이 과정에서 kbc는 정확한 학술적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관련 연구자 30여 명의 논문 100여 편을 분석했다. 편향된 내용을 전달하지 않기 위해 교차 검증을 계속 반복했다. 또한 국내 역사교과서와 일본 교과서를 입수해 직접 분석하는 노력도 진행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kbc광주방송에서 이번에 다룬 내용들은 방송, 특히 뉴스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으며 신문에서는 학자(교수) 기고 형태가 많았다. 하지만 다수의 취재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보도된 게 아니다보니, 다양한 주장을 균형 있게 다룬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기획보도가 앞으로 하나의 참고문헌(Reference)이 되어 타사의 보도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kbc광주방송의 이번 보도 과정에서 언론의 ‘공적인 역할’에 집중했다. 곳곳에서 말없이 신음하고 있는 지역 유적들의 실태와 역사적 의미를 시청자들께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감시견 역할도 잊지 않았다.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문제 해결을 이끌어냈다.
이번 보도는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됐다. 취재진 또한 수많은 논문을 공부하고 교차 검증을 면밀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역 학계와 정치권이 kbc가 제기한 문제를 공유했다. 이들의 대책 마련을 촉구가 이어졌고 결국 행정당국의 개선도 이끌어낼 수 있었다.
kbc의 이번 보도는 시대를 ‘기록’하는 방송의 공적 역할에도 충실했다. 호남 지역 유적지들의 실태를 드론 촬영 등을 통해 기록했다. 보도 내용을 교육 자료로 쓰고 싶다는 문의도 잇따랐다. 조선대학교 박물관을 비롯해 관련 학계의 영상 제공 요청이 있었고 kbc는 이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처럼 kbc의 이번 보도는 좋은 교육 자료로 남는 동시에 앞으로의 향후 타사 등의 보도에서도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호남 고대유적들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소외되고 방치됐다. 이번 기획보도는 그동안 방송에서 잘 다루지 않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 문제를 시청자들과 함께 살펴보고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주제뿐 아니라 보도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였습니다. 먼저 기존 보도 방식의 틀을 깨도록 노력했다. 지역 방송뉴스에서는 앵커멘트에서 보통 두 문장 정도를 쓴다. 하지만 kbc는 이번에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전달력을 높이려 스튜디오의 대형 DLP 화면을 적극 활용해 다소 긴 앵커멘트를 선보였습니다. 개별 뉴스의 전체 길이도 기존 1분 40초 길이의 짧은 뉴스 대신, 한 번에 길게는 6분 30초가 넘는 리포트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의 노력도 돋보였다. 호남 지역 유적지 곳곳을 누비며 드론 촬영 등 역사적 기록을 남기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수의 국내외 학자들을 상대로 학술적 내용을 검증하며, 상당한 양의 논문 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연구 성과를 시청자들께 전달했다. 이번 보도를 준비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취재진의 열정을 높이 평가한다.
6. 기타 고려사항
반론신청을 비롯한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이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