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0),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남북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문제에 천착하던 차,
지난 7. 27 정전일은 기자에게 또 다른 시간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4. 27 판문점선언과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타던 남북관계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로 소강국면을 맞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정전은 우리 민족과 한반도에 어떤 의미일까. 이런 화두를 부여잡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전문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차, 우리가 한국전쟁과 정전의 역사에 대해 의외로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그 중 하나가 중립국 감독위원회, 특히 북측이 지명한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의 존재였다. 지금은 별 존재감 없이 판문점에서 스위스 스웨덴 장교 몇 명이 오가는 모습. 중립국 감독위원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일 게다. 하지만 중립국 감독위원회는 당초 남과 북이 각각 2개국을 지명해 4개국이 활동했다. 무기와 병력을 늘여 다시 전쟁을 도모하는 건 아닌지를 감시하는 정전협정 감독이 주요 임무였다.
그동안 6. 25 한국전쟁 발발일이나 7. 27 정전일에 즈음해 남측 중립국 대표단인 스위스와 스웨덴 군인들에 대한 보도는 있어왔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인 체코(당시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 대해 다뤄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서둘러 체코와 폴란드 대사관에 연락을 취한 뒤 협조공문을 보냈다. 1990년대 들어 동유럽에 자유화 물결이 일었고, 현재는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도 이들 국가와 수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가. 공문을 보낸 뒤 주한 체코 대사관을 직접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 직후 북측 대표단으로 온 체코 중립국 대표단에 대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상당히 듣게 됐고, 확인해보겠다는 희망 섞인 반응을 얻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국립 영상자료원이라는 기관이 있는데, 당신네도 있을 것 아니냐. 반드시 다양한 형태의 문서와 영상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꼭 찾아봐 달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확히 두 달 뒤, 체코 대사관으로부터 회신이 왔다. “문서는 공개할 수 없지만 이들이 찍은 동영상과 영상을 다량 보관하고 있다. 그것도 컬러상태로...” 방송은 이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정작 난관은 다른 데 있었다. 뜻밖에 양호한 상태의 동영상과 사진자료를 상당수 확보하게 됐지만, 사료가치가 충분한 방송 콘텐츠를 만들려면 양질의 팩트를 함께 담아야 하는데 그럴만한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이다. 체코‧슬로바키아어과가 있는 한국외국어대와 통일연구원 등 자료를 얻을 수 있을만한 곳을 쫓아다녔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도 무용지물이었다. 허공에다 손을 내밀어 자료를 찾는 격이었다. 그렇게 체코와 중립국 한국전쟁 정전 등의 단어를 떠올리며 한국과 체코 두 나라를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조금씩 체코 대표단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남측의 스위스 스웨덴보다도 훨씬 많은 400명의 인력을 중립국 감독위원회 대표단으로 파견했다. 군인뿐만 아니라 외교 정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특별부대 성격이었다. 1953년 8월 1일부터 활동에 들어가 1956년까지 3년 동안 개성에 본부를 두고 남북 각 5개씩 10개 도시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보고했다. 남한에서는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고 심지어 폭탄 테러를 당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그들이 남긴 영상기록에는 한국전쟁 직후 민초들의 고단한 삶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제 그 보도물은 SBS뿐만 아니라 한반도 분단사에 소중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나아가 더 많은 관련 문건과 영상들을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발굴 영상기록은 지난 7월 20일 한국전쟁 정전 66년에 즈음해 기획 보도됐다. 애초 SBS 보도프로그램인 뉴스토리를 통해 방송됐고, 같은 날 밤 8시뉴스를 통해 잇따라 보도돼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분단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문제의식, 긴 시간 끈질긴 발굴과 취재,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조망, 소중한 영상자료 단독 입수 등이 이번 취재 보도가 남긴 성과일 것이다. 최근 열린 시청자위원회에서는 역사를 다시 보게 하는 소중한 기록을 전달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우리 역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정전 이후의 우리 사회상과 문제를 설명해주는 구성으로 정보를 전달해주는 면도 좋았던 시의성 높은 아이템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