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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 후보작 제347회 · 2019년 7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2

범죄소년, 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

아시아경제 사회부 경찰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 기획 2017년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강릉 여고생 폭행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에 이어 지난해 관악산 여고생 집단폭행사건, 올해 광주 10대 집단폭행 등 청소년범죄의 심각성이 부각되는 사건들이 매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여론은 곧장 ‘소년법’을 겨냥했습니다. 청소년들은 더 이상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 성인에 준해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주된 주장이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문을 열고 처음으로 20만명이 넘게 참여했던 청원이 바로 ‘소년법 폐지’였고, 이후에도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청소년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면 엄벌주의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교화‧재활을 막고 재범의 늪에 빠지게 만들 우려도 큽니다. ‘범죄소년’이라는 낙인이 평생 간다면 청소년들은 범죄를 저지른 뒤 사회로 돌아올 수 없게 되고, 더욱 범죄의 수렁에 빠지게 만들 뿐입니다. 이는 청소년범죄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대책은 될 수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사회부 경찰팀의 취재는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처벌 강화가 실제 청소년범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 우리나라의 범죄소년 교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봤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 유일의 소년교도소인 김천소년교도소를 직접 찾아 수용소년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소년원에서 나와 사회복귀를 준비 중인 소년들이 모인 ‘YES센터’ 등 국내 다수의 기관‧관계자‧전문가들과 만났습니다. 취재팀은 이곳에서 실제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의 재사회화 의지와 ‘평범한 삶’에 대한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제 소년범 엄벌 기조를 20년째 유지 중인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처벌강화가 범죄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1997년 초등생 2명이 잔혹하게 살해된 일명 ‘고베 사건’ 이후 처벌연령 하향‧형량 강화 등 엄벌주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유의미한 소년범죄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처벌강화와 범죄감소 간 인과관계가 없는 만큼 범죄로 빠질 환경을 차단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소년법의 방향과 소년범 관련 정책‧행정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할까요. 세계 최초로 소년법을 만든 영국과 소년범 재사회화 시스템으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소년범 최후의 보루라 하는 ‘로이스빌 주립 소년원’을 비롯해 현지 소년원에 직접 들어가 수용소년을 만나고 교화 프로그램을 심층적으로 확인했습니다. 특히 살인 등 중범죄, 마약‧정신질환 범죄 등 재범률이 매우 높은 소년범들이 로이스빌 출소 후 재범률이 60% 떨어진다는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그 배경에는 사회 적응을 위해 최대한 울타리 바깥과 유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로이스빌만의 철학이 있었습니다. 통제‧억압을 통한 강압적 교화가 답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또 문제아 낙인보다 재사회화를 우선시한 영국 소년범죄대응팀은 영국의 연간 소년범을 24만명 줄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소년범 수를 크게 줄인 영국과 미국의 공통점은 바로 ‘처벌강화’가 아닌 ‘맞춤형 교화‧재사회화’에 있었습니다. ‘다이버전’이 대표적인 제도입니다. 형사처벌 이전에 경범죄라면 교화를 우선하고, 성격과 범죄성향을 고려해 지역사회와 협업해 재사회화를 추진하는 시스템입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소년범 시스템은 형사절차에서부터 이른바 ‘컵라면 재판’이라 불리는 짧은 소년재판, 만성적인 관리인력 부족, 체계적인 교화 시스템 미흡 등 상당부분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소년범이 줄어들 것이라 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취재팀은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유럽 최초의 범죄학연구소인 케임브리지대 범죄학연구소와의 대담을 가졌고, ‘호통판사’로 유명한 소년범의 대부 천종호 판사와의 장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범죄에 노출되고 재범으로 이어지는 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9회에 걸친 아시아경제 경찰팀의 기획보도는 먼저 소년범죄에 대한 심층적 접근을 목표로 했습니다. 범죄통계 등 단순 수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 소년교도소‧소년원에 수용 중인 소년범 10여명과 만나 ‘왜 범죄에 이르게 됐는지’를 파악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또 소년원을 나와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소년들, 성인이 돼 새 삶을 살고 있는 소년원 출신자들까지 함께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신원 보호와 ‘낙인’을 우려해 인터뷰한 소년범들은 모두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취재기조는 해외 취재에서도 유지됐습니다.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일종의 소년범 전용 ‘청송교도소’라 할 수 있는 미국 ‘로이스빌 주립 소년원’에 국내 언론 중 최초로 현지 취재에 성공했습니다. 내부 프로그램을 직접 보고 수용소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기존의 보도와는 차별화를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 미국의 소년법정에 들어가 ‘컵라면 재판’으로 비판받는 우리나라의 소년재판과 무엇이 다른지, ‘다이버전’을 직접 실행하는 검사와 만나 실제 재범률 감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케임브리지대 범죄학연구소와 인터뷰한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소년법을 만들었고, 이후 수십번을 고쳐 쓰며 소년에게 다가가는 법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케임브리지대 범죄학연구소는 소년법 등 영국 사법정책의 근간을 만드는 연구를 60년째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년법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우리나라에 꼭 맞는 제언이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구체적 교화 프로그램도 제시했습니다. 일본 야치마타 소년원을 현장 방문해 ‘동물 매개 교정 프로그램’을 소개한 것이 그중 하나입니다. 편견 없이 사랑을 주는 동물을 통해 소년범들이 닫혀져 있던 마음을 열고,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사는 삶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줬습니다. 영국에서는 축구‧럭비의 종주국답게 팀스포츠를 통한 협력의 가치 회복, 동기부여를 꾀했습니다. 모두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사회 시스템을 먼저 변화시켜 재범률을 낮춰야 한다.” 말은 쉽지만 격화돼 있는 국내 여론, 국민 법감정에 비춰보면 탄탄한 논리구조 없이는 전개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취재팀은 실제 처벌 강화를 통해 소년범죄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객관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실제 현장의 목소리, 재범률을 낮추는 효과적 시스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중심으로 기획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간 소년범죄와 소년범, 소년법을 다룬 언론 보도는 많았으나 대부분이 단발성 보도에 그쳤고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한 여론 동향을 반영하는 기사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번 아시아경제 경찰팀의 기획보도는 주를 이뤘던 중계식이나 논란을 부추기는 보도에서 벗어나 직접 국내 소년범, 소년보호 기관을 비롯해 해외 관계기관을 만나 심층 취재했습니다. 소년범죄와 관련해 해외 현지 소년교도소‧소년원, 소년법정 등을 직접 취재한 기사는 드물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연재기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는 큰 반향을 얻었습니다. 연재 첫날 게재된 ‘나는 소년 수형자다…소년범의 눈물’ 기사에는 많은 댓글이 달리며 독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후 기사들에도 지속적으로 댓글이 달리며 처벌 강화, 교화 우선을 주장하는 누리꾼들의 열띤 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획보도 이후 소년사법제도 관련 논의도 활발해졌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소년 사법제도와 인권교육’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과 소년사법제도 폐지는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을 도모하는 소년사법제도 목적이 실현돼야 한다”는 명제를 다시금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껏 계속 커져온 소년법 폐지 목소리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반향이 컸습니다. 처음에는 ‘소년범을 옹호하는 것이냐’며 취재기자에 비판 메일을 보내던 독자들도 연재가 진행되면서 ‘생각할 여지가 많다’는 의견을 전해왔습니다. 보도 이후 단순히 소년법을 폐지한다고 청소년범죄를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수 받았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그간 국내 언론은 여론을 따라 소년법 폐지 목소리에 보다 귀기울여 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기획보도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는 기존 소년범을 바라보던 시선과 다르게 접근한 참신성과 국내 언론으로서 접근하기 어려운 해외 현지 소년교도소‧소년법정‧소년원을 직접 현장취재한 점,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한 데 대해 호평했습니다. -아시아경제 지면심의위원회는 “엄벌 위주의 여론이 올바른 것인지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이 담겨 있다”며 “여론에 편승한다면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단순한 결론에 이르지만 꼭 그것만이 해법은 아니라는 점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접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 취재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이 회차 수상작 2019년 7월

제347회(2019년 7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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