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 국민 참여 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 ‘배심원들’에 나오는 명대사다. 그렇다. 형사 절차에서 인권 보호를 위한 기본 원리에는 적법 절차의 원칙과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
하지만 광주 데이트 폭력 사건의 30대 피의자는 긴급체포 이후 구속 기소돼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받기까지 8개월 간 폭행범 취급을 당했다. 피의자는 지난해 10월 28일 새벽 광주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여자친구를 3시간에 걸쳐 감금 폭행했다는 등의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감금과 유사강간, 상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해 징역 4년형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유사강간과 상해, 감금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며 피고인을 석방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경찰 수사과정에서의 강압수사를 인정했다. 검찰과 경찰의 부끄러운 민낯을 지적한 사법부의 판단은 이미 8개월 전 예견돼 있었다. 수사가 착수된 시점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다. 실제 경찰 수사관들이 피의자 진술 청취를 할 때 윗선에서 준 메모지를 건네며 ‘이대로 써. 답 엎어진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대화가 고스란히 담긴 진술녹화실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피의자는 무죄를 주장하며 현장 CCTV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했다. 취재 당시 경찰은 “시간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늘어놨다. 현장 CCTV 확보를 수사의 기본 중 기본으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경찰들이 맞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취재진이 확인한 CCTV에는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오히려 남성을 폭행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CCTV는 은폐됐던 많은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경찰의 부실수사, 편파수사, 강압수사는 물론 윗선 개입 의혹도 CC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사건 현장 상황과 피해자 진술이 전혀 일치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지도, 심지어 피해자에 대한 직접조사도 하지 않았다.
광주 CBS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 충실하지 못했던 수사기관의 미흡한 점을 취재해 보도했다. 수사기관의 수사 과정에서 철저하게 무시된 ‘인권 보호’와 ‘적법 절차 준수’는 피의자든 피해자든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임을 밝히고자 했다. 그래야 제2, 제3의 억울한 피의자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인 30대 피의자의 가족은 피해자와 피의자가 뒤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수 많은 언론사에 제보했지만 ‘데이트 폭행범’이라는 단어에서 모두 고개를 돌렸다.” 경찰도, 검찰도, 언론도 피의자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제보자는 절규했다.
피의자의 입장에서 하는 수사와 취재는 결코 쉽지 않다. 그것도 대통령이 악성범죄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을 주문한 데이트 폭력 사건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특히 피의자와 피해자 간에 얽히고설킨 사건이어서 언론중재위 제소는 물론 각종 민형사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에 어떤 언론도 선뜻 보도하지 못했다.
하지만 CCTV는 경찰의 수사보고서와 전혀 다른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피의자로 몰린 남성이 아니라 피해자라는 여성이 오히려 남성에게 손찌검을 했고, 차량으로 납치됐다는 진술과 달리 여성이 남성을 뒤쫓아가 자발적으로 차에 탔다. 맞아서 멍이 들었다고 제출한 사진은 사건 당일 할로윈데이에 맞춰 분장한 화장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경찰은 현장까지 가서도 CCTV는 확보하지 않고 사진만 한 장 찍은 채 피해 여성이 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한 내용만을 가지고 피해자 직접 조사도 없이 20대 남성을 가해자로 몰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은 왜 피해자의 진술을 의심하지 않았을까? 그 이면에는 폭언, 폭행에 무감각한 수사 관행 그리고 피해 여성의 아버지가 전직 경찰 고위 간부였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광주 CBS는 철저히 외면당한 피의자의 입장에서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탐사하는 데 집중했다. 담당 수사관부터 팀장-서장에 이르기까지 수사 관계자들은 사건에 대해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기자를 ‘애송이’ 취급했다. ‘모든 언론사가 침묵하는데 왜 CBS만 의심하느냐’고 반박했다. 심지어 “왜 다른 기자들과 다른 판단을 하느냐, 기사 당장 내려라. 피해자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유무형의 압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CBS가 광주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 단독 보도한 이후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다양한 매체들의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많은 언론사들이 경찰의 강압수사와 8개월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청년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MBC 실화탐사대와 SBS 모닝와이드 등 다수의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이 사건을 비중있게 다뤘다.
특히 경찰 수사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CCTV 영상은 수 만 명의 독자들이 보고 비판의 댓글을 달았다. 이밖에 다수의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포털 사이트에서도 적지 않은 댓글이 달리면서 사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첨부파일 참조
1) "써준 대로 말해!"… 경찰의 기막힌 조사법(YTN 6.21)
2) 데이트폭력 사건 수사 강압·편파 논란(광주MBC 6.20)
3) 8개월 옥살이 “억울해요”… ‘성폭력’ 무죄로(무등일보 6.17)
4) 당당위 “광주데이트 폭력 조작수사 처벌하라” 광주서 2차 시위(헤럴드경제 7.30)
5) '광주 데이트 폭력' 경찰이 누락한 CCTV, 어머니가 찾았다..."오히려 여성이 폭행"(조선일보 7.4)
6) 마더- 엄마가 구해줄게(MBC 실화탐사대 7.3)
7) 엄마는 왜 거리로 나왔나?(SBS 모닝와이드 7.18)
8) “우리 아들, 성폭행범 아니다” 어머니가 찾아낸 CCTV 속 반전(국민일보 7.4)
9)"데이트폭력 편파 수사" 주장 20대 일부 유죄… 강압수사 드러나(데일리안 6.16)
10) 법원이 강압 수사 지적한 데이트폭력 사건, 경찰 "항소 요청" (연합뉴스 6.16)
11) 어머니가 찾은 CCTV 속 반전…"피해자라던 여친이 때리고 있어"(중앙일보 7.4)
12) 무등의 시각- 더러운 이름, 누명(무등일보 6.21) 등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는 시민단체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는 이번 데이트 폭력 사건과 관련해 서울과 광주에서 2차례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당당위는 이번 데이트 폭력 사건 수사가 강압수사와 조작수사로 점철됐다며 현대 사회에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극악무도한 수사라고 지적했다. 당당위는 이번 사건 수사의 부당함을 많은 시민에게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CBS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재조사에 착수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8월 6일 수사이의심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수사에 과오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위원회는 광주CBS의 보도로 드러난 ‘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몰린 남성의 현장 CCTV 확보 요청을 외면한 점’과 ‘욕설 등을 이용해 강압수사를 한 점’,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남성에 불리하게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경찰의 부실, 편파, 강압수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광주CBS의 보도로 일방적으로 피의자로 몰렸던 20대 청년이 8개월 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부실, 강압, 편파 수사가 이뤄졌던 사실이 밝혀졌고, 심지어 경찰의 조작수사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밖에 다른 언론들이 외면하던 사건을 용기있게 보도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이번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 CCTV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겠다고 판단해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광주CBS는 라디오 방송 외에도 인터넷 노컷뉴스와 유튜브 등을 통해 CCTV 영상을 편집해 보도하면서 입체적으로 사건을 조명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반론과 정정보도 신청 등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