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v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고용·산업 위기 지역인 군산과 울산 동구의 성장과 위기, 그리고 위기 이후를 세밀하게 담은 기사입니다. 지난 4월부터 전문과 취재와 지역 선정 등 사전 취재 3주, 현장 체류 취재 6주, 기사 작성 3주 이상의 시간을 들인 뒤 내놓았습니다. 효율적이고 빠른 저널리즘이 일반적인 시대에, 느린 취재와 긴 이야기를 선택했습니다.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된 상당한 분량(군산 편 원고지 180매, 울산동구 편 200매)의 기사는 통으로 한 잡지에 한 도시씩(<한겨레 21> 1269호·1271호) 몰아서 편집했습니다. 사진과 그래픽 요소 등을 곁들이고 나니, 잡지 면수로는 군산 편 34쪽, 울산 동구 편 39쪽 분량이 됐습니다. 정보를 빠르게 얻고 제쳐두는 기존 기사 생산과 소비 방식을 넘어서려는 시도입니다. 좀 더 오래 쓰고, 천천히 읽히며 입체적이고 깊은 고민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런 시도를 한 이유는 물론, 두 도시의 위기가 지닌 큰 의미가 사려 깊게 전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 입니다. 각각 30년(군산), 50년(울산 동구)씩 한국지엠과 현대중공업 조선소라는 거대 공장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도시들입니다. 이들 생산 공장을 따라 도시의 풍경과 질서가 만들어졌습니다. 공장이 떠나거나 생산 부진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의지해 온 질서가 한순간 무너졌습니다. 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등 주목할 만한 갈등이 있던 각 시점에 위기 현상을 다룬 기사들이 쏟아졌지만, 도시가 겪는 충격이 이런 단편적인 사건들로 정리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위치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 느끼는 충격의 결이 세밀하고 다양하게 전달돼야 했습니다.
충격의 양상을 입체적으로 담기 위해 군산에서 30명, 울산 동구에서 36명에 이르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취재한 뒤 이들 가운데 일부를 추리고 이들의 상황을 하나의 이야기로 유기적으로 엮어 보도했습니다. 여기에는 공장이 떠나던 시점 정규직, 비정규직, 협력업체로 갈려 있던 노동자들, 또한 직급과 나이별로 각자 다른 처지에 있던 노동자들이 포함됩니다. 공장이 어려움을 겪으며 바로 내쳐지고 필리핀으로 떠난 조선소 하청 노동자, 가족을 두고 온 그리움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된 자동차 공장 노동자 사연이 소개됩니다. 공장 출·퇴근용 이었던 오토바이로 이제는 치킨을 배달하는 실직자, 공장 작업복을 걸치고 에어컨 수리로 기사로 변신한 노동자도 나옵니다. 청소일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이 불안함이 ‘정규직의 배부른 소리’로 들릴까봐 함부로 입에 담지 못하는 자동차 공장 정규직 실직자의 답답함도 담았습니다. 중산층의 상징인 ‘(울산) 동구 아줌마’로 불리다가 남편의 실직 뒤 갑자기 일에 뛰어들며 이를 감추려고 하는 실직자 아내, 유학을 포기한 실직자 자녀, 주로 기댄 소비자(노동자)에 따라 업종별·동네별로 다른 형태의 위기를 겪는 자영업자들, 도시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 몰락을 지켜보게 된 공무원, 도시의 위기를 좀 더 깊은 차원에서 고민하기 시작한 지역학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이들이 도시라는 한 공간 안에 얽힙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본 도시의 충격을 입체적으로 전합니다.
사람과 도시의 상황을 이야기 형태로 읽으며, 독자 입장에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기사의 결론은 열어뒀습니다. 답을 제시하기보다 함께 고민할 지점을 짚는 기사이길 바랐습니다. 고민은 도시를 넘어 제조업 전반의 위기와 연결됩니다. 비용 효율성을 위해 노동 형태를 가르고, 원-하청 구조를 견고히 하고, 수도권 본사와 지역 생산기지를 나누며 성장해 온 한국 제조업 역사, 4차 산업혁명을 앞세워 기존 제조업이 저물어가는 시대와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이 이야기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배치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에 앞서 두 도시의 위기를 대면하기 위한 원칙은 두 가지로 정했습니다. 주제를 미리 정하지 않고 직접 도시에 들어가 천천히 건져낼 것, 사태의 경과를 설명하지 말고 충격 앞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 그리듯 보여줄 것.
이를 위해 군산과 울산 동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동안 단순히 이들의 겪은 일을 듣는 것을 넘어서, 이들의 모습, 충격을 겪던 시점의 느낌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되살려 전해 듣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설명보다 묘사를 위한 취재에 좀 더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소 근처 원룸 주인이 발견해 보관하고 있던 떠나간 하청 노동자의 작업화, 신용카드를 배달하던 하청 노동자 아내가 한 아파트 게시판에서 발견한 관리비 연체 내역 공고문, 한국지엠 공장 폐쇄 당시 공장 내부 풍경 같은 세밀한 묘사는 이런 취재를 통해서 나온 결과물 입니다.
도시 풍경의 변화 역시 좀 더 깊게 들어가 살펴보려고 했습니다. 군산의 산업단지와 도심 지역의 위기는 벌어지는 시점이나 강도 면에서 어떻게 달리 펼쳐졌는지, 중산층 노동자에 기대왔던 울산 동구의 수영장과 헬스장이 몰락하는 모습 등을 생동감 있게 전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취재를 위해, 한 인물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은 길어졌습니다. 6주 동안의 장기 현장 체류 취재가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3시간 이상 한 인물과 한 자리에서 취재를 이어갈 때도 있었고, 실직자의 내면을 좀 더 예민하게 살펴보기 네 차례 이상 공간을 바꿔가며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군산과 울산 동구의 위기(한국지엠 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물적분할 등)를 담은 기사들을 참조했습니다. 다만 공장이 떠난 도시 기획이 이런 표면적인 사건들보다 세부적인 인물의 상황을 이야기 형태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크게 의존한 기사는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기보다, 알려져 있던 사실을 세밀하게 내보이고 질문을 던지는 기사입니다. 이런 특성상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역시 좀 달랐습니다. 군산형 일자리 공론화 과정 중에 자료집에 인용되는 등 주로 도시의 앞날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활용됐습니다.
기사의 표현 방식과 관련해서는 “주간이라는 발간 주기로 볼 때 진행 자체를 상상하기 어려운 작업을 하기로 하신 것에 일단 놀랐다... 우리 언론 구조 상 과연 올드 미디어 관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일 때도 있었지만 ‘공장이 떠난 도시’를 보니 이제 다시 기대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도서출판 부키 박윤우 대표), “공장폐쇄로 인한 근로자의 삶의 변화 뿐 아니라 근로자의 가족, 협력업체, 공무원, 자영업자의 삶까지 확대시킨 것이 좋았다... 제조업으로 지탱되었던 도시들이 이제는 무엇을 의지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독자)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켜 작성됐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을 받지 않은 기사입니다. 보도 이후 반론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