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지난해 10월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직전에 터졌던 2,200여 명 식중독 사태에 대하 관심을 가졌습니다. 당시 정부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고, 합동 발표까지 하며 사태는 일단락된 듯 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풀무원 푸드머스가 김앤장을 선임했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사법처리를 빠져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12월까지 식약처의 수사담당자들과 통화를 하였지만, 검찰에서 이것저것 보완지시가 많아 아직 송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약처가 풀무원 푸드머스는 물론 하청업체 두 곳을 기소의견 송치한 뒤 사태가 급반전됐습니다. 서부지검이 푸드머스는 불기소 처분한 겁니다. 하청업체 두 곳 역시 식중독균이 나온 혐의와 관련해서는 불기소 처리했고, 세균 수 초과만 기소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검찰의 판단에 행정처분을 예고했던 지자체들도 당황한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영업장 폐쇄 등의 강력 처분을 내리려고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단독 리포트를 썼습니다. 당시 상황을 가감없이 전달했습니다. 식약처와는 180도 달랐던 검찰의 판단을 리포트했습니다.
이후 푸드머스는 아예 재판에서 제외됐고, 1심에서 하청업체 두 곳은 법정구속됐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판결했습니다. 판결을 통해 어느정도 사법처리는 정상화된 듯 했는데, 문제는 푸드머스였습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낸터라 관할 지자체인 용인시청은 행정처분을 어떻게 내려야 할지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용인시청인 영업정지 3개월에 준하는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겁니다. 영업정지 3개월이 마땅한 벌이라면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하면 그만인데, 용인시청은 굳이 유통전문판매업이 과징금 제외대상이 아니라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식품 제조 또는 가공업은 영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해놓았습니다. 공무원들이 이를 과징금으로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겁니다. 그런데 유통전문판매업은 예외였습니다. 굳이 이 근거를 들어 과징금 처분을 해준 용인시청은 이 조치에 대해 설명하면서 처벌을 받는 푸드머스도 과징금 처분을 원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역시 두 번째 단독 리포트로 당시 상황을 가감없이 전달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들 공개를 꺼려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식약처는 기소의견 송치한 내용을 공개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근거 역시 관련 법조항만 공개했고 이외에는 함구했습니다. 검찰과도 앞으로 계속 공조해야 하는데, 각을 세울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어렵사리 기소의견 송치한 내용을 받아들었고, 이후에는 검찰의 비협조와 싸워야 했습니다. 결국 지자체를 통해 불기소 처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불기소 처리한 근거를 들어야 했는데, 이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고양시청 공무원이 다행히 검찰에 관련 서류를 요청해 받아놓은 게 있어 직접 찾아가 사진도 찍지 못하고 눈으로 읽고 손으로 적어와야 했습니다. 이후 1심 판결문은 공개됐고, 많은 매체들이 이 판결결과에 관심을 갖고 달려들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용인시청의 행정처분은 또 묻힐 뻔했습니다. 용인시청은 푸드머스에 대한 행정처분 결과를 금요일 오후 늦게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이를 놓쳤다면 보도는 한참 늦어질 뻔했지만, 매일 전화를 걸어 확인했고 풀무원의 반응을 들은 뒤 바로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2,200여 명이 식중독에 걸린 대규모 식중독 사태였습니다. 정부는 합동조사에 나섰고 브리핑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처리는 깜깜이였습니다. 다들 잊을 때쯤 많은 돈을 써 법무법인을 고용해 빠져나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한걸까요. 그래서 기자라는 직업이 있구나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선행보도는 풀무원이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다는, 식약처의 기소의견 송치 내용을 담지 않은 더벨의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 타 매체 반향은 에듀인뉴스, 대한급식신문, 베타뉴스, 메디컬투데이가 제 단독 기사 내용을 뒤이어 보도했고,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서 유감 표명에 나서면서 후속 기사가 이어졌습니다. 한국일보, 헤럴드경제가 1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 정치하는 엄마들, 소비자와 함께 등 시민 단체에서 해당 보도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풀무원 측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어떠한 이의 제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기사가 나가지 않게 해달라며 선처만 부탁했을 뿐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