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
1. 반복된 사고와 조직적 은폐
정부와 자치단체로부터 7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조성하는 원주기업도시 공장 신축현장에서 처음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4월입니다. 철재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인부 10명이 추락해 다쳤습니다. 이후 해당 현장은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구조 보강을 거쳐, 지난 6월 말부터 공사가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은 공사 재개 일주일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고 이후 공사 진행 상황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인부들로부터 콘크리트 타설 중에 옥상 바닥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해 공사를 중단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이라면 구조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하자를 의미하는 겁니다.
취재팀은 사실 확인을 위해 시공사와 발주처 관계자를 만났지만,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런 일 자체가 없었다는 겁니다. 공사 현장의 감독과 관리 책임을 맡은 감리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장은 절대 보여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긴급하게 원주지방국토청과 원주시청 담당 부서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다음날, 관계 공무원들은 현장 긴급 점검을 벌였고, 결국 옥상부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다가 옥상 바닥이 8cm 정도 내려앉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시공사와 감리는 본인들도 지금에서야 그런 사실을 알았고, 공사를 중단한 건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변명했습니다. 불과 두 달 전 대형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공사를 재개하자마자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신고도 하지 않고 사실을 덮기에만 급급한 겁니다. 해당 현장에는 또다시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종합적인 구조 안전 진단이 진행됐습니다.
2. 계속해서 드러나는 불법과 구조 결함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해당 공사 현장의 구조 결함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최초 원주시에 3층으로 공장 건립을 허가받고, 이후 불법으로 5층으로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업체는 이후 공사 중지 명령 기간 동안 5층으로 설계를 변경해 원주시로부터 다시 5층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설계 검토나 구조 안전 확인은 생략됐습니다.
특히, 바닥 처짐 현상이 발생한 옥상 층 외에도 옥상 층의 다른 구간과 4층 바닥에서도 심각한 구조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옥상부에서 바닥 부분 처짐 현상이 발생한 이후, 시공사와 감리는 자체적으로 구조 점검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로 부실시공이 확인된 겁니다. 특히, 4층 바닥부의 경우, 공사가 완료된 이후 무거운 설비가 위치할 자리인데,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는 문제가 없더라도, 설비의 하중의 더해질 경우 붕괴 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장이 다 지어지고 근로자들이 근무를 하는 동안 건물이 붕괴될 수 있었던 겁니다.
3. 불법 비상주 감리 계약
공사현장은 불법과 부실시공이 난무했지만, 이를 감독하고 관리해야 할 감리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주지방국토청의 지난 4월 최초 붕괴사고 조사 보고서를 보면, 사고 당시 상주감리는 병원에 가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감리업체 허가기관인 서울시는 ‘상주감리원의 현장 이탈’을 이유로 해당 감리업체에 영업정지 1개월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현장에는 상주감리 자체가 없었습니다. 공사 시작 전, 발주처와 감리업체가 비상주감리 계약을 맺은 겁니다. 5,000㎡ 이상 공사 현장에는 상주감리를 둬야 한다는 건축법을 위반한 겁니다.
특히, 이런 내용의 계약서는 지난 4월 사고 발생 당시 원주지방국토청에 제출됐지만, 원주국토청은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업체의 말만 믿고 현장 조사도 벌이지 않았습니다. 업체는 이런 허점을 이용해 실제로 근무도 하지 않았으면서, 원래는 근무를 했는데 사고 당시에만 잠시 자리를 비운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제출했던 겁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본 보도는 취재팀이 대형사고 발생 이후 공사 현장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취재를 하는 도중 확인한 사실들로, 모두가 현장과 관계 기관 취재를 통해 얻은 결과물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 4월 최초 붕괴 사고 발생 당시에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해당 사안을 보도했지만, 공사 재개 이후 발생한 불법과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어느 매체도 보도한 바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원주시는 해당 공사현장의 불법과 부실시공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곧바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후 국가 공인 기관과 함께 강도 높은 구조 안전 진단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상주감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해당 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서울시에 추가로 처분을 의뢰할 계획임을 밝혀왔습니다.
원주경찰서도 원주시로부터 고발장을 접수 받고, 지난 4월 발생한 사고와 취재팀이 추가로 보도한 내용에 대해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현행법은 공사현장의 불법과 부실시공을 엄히 다루고 있습니다. 공사 현장의 안전은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당 시공사와 감리는 이미 대형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또다시 불법과 부실시공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했습니다.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불법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고 이후에는 해당 사안에 대한 취재에 무관심한 다른 언론과 달리, 공사 재개 이후 현장 관리 여부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확인해 불법을 파헤친 추적보도의 전형이라고 판단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언론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관련자들의 이의 제기,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7회 전체 총평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가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끈질긴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대법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게 한 점, 독자와의 크라우딩 취재를 통해 위장회사를 밝혀내고 입찰비리 내용과 규모도 확인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북(北) 반입 여러 차례 지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이 한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일본의 의혹 제기를 검증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우면서 동시에 국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직접 전수 분석함으로써 한일 양국 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의 와중에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도리어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은 폭염이 계절적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열사병으로 불리는 온열질환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밝혀준 의미있는 기획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온열질환과 관련된 피해자의 유족, 응급실 의사, 119 구급대원, 보건학자, 지자체 담당자 등을 현장 취재한 데 이어 보건의료, 기상, 공공정책 등 폭염 대응의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사례 취재를 더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꼼꼼하고 정교하게 기획취재의 틀과 내용을 알차게 짜나간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채널A의 <‘한보’ 일가 해외도피·재산은닉 추적>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사태의 장본인인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일가가 21년 만에 체포·압송되는 과정과 함께, 7000억 원대로 추징되는 해외 은닉자금의 향방 및 정 씨 일가의 도피생활 전반을 파헤치는 의미있는 심층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도피생활과 은닉자금을 파헤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취재와 다수의 단독보도를 통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함께 조세정의 실현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경찰 수사 체계 바꾼 고유정 부실수사> 보도가 선정됐다. 초기 경찰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시신 유기는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2개월 이상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하며 부실수사를 지적했고, 현행 수사체계로는 부실수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도출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인권 보호와 2차피해 방지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경찰청이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게 한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고유정 악마만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유족의 2차피해와 가짜뉴스 양산을 막기 위해 고심하며 범행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고, 이를 통해 경찰이 수사방식에 대한 개선에 나서게 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