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2022년 3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과 함께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장례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전국의 화장장에서 화장이 지체 됐고, 곳곳에서 8일장까지 치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연일 장례 대란과 사망자 폭증에 대해 취재하고 다루었습니다. 그러던 3월 25일, 제보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제보자는 “경기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 안치실에 밖에 나와 있는 시신 여러 구가 부패했는지 냄새가 너무 심해 입관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했습니다. “저희 부모라고 생각하니 이건 아닌 거 같아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상 시신은 화장장으로 옮겨지기 전 장례식장 안치실에 있는 저온 냉장고에서 보관되는데, 냉장고가 다 차서 들어가지 못한 시신이 상온에서 부패한 ‘정황’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제보 내용은 그러나 ‘사실’로 단정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거나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을 찾았습니다.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안치실 사정을 알려면, 내부 증언과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었습니다. 기약 없는 ‘현장 박치기’가 시작됐습니다. 여러 날 장례식장 주변을 서성이며 드나드는 관계자들을 붙잡고 물었습니다. 예상보다 안치실 상황에 대해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나는 모르는 일”이란 통상적인 응답만큼이나 “언젠가는 터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반응이 여럿 돌아온 겁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에 응한 이들은 장례식장 측이 섬유탈취제를 뿌려 시신이 부패한 냄새를 지웠다고 했습니다. 시신 방치 사실을 유가족이 알지 못 하도록 입막음을 했단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증언뿐만 아니라,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시신 모습이 담긴 사진도 여러 장 받았습니다. 사진을 넘겨준 이는 “(장례식장 측)만행의 정도가 심해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밝힐 수 있을까 해서 촬영해뒀다”고 했습니다. 사진 속 일부는 그저 며칠 상온에 방치돼 부패한 거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해 보였습니다.
취재 하루 전날인 3월 24일 저녁, 구청에서 현장 점검을 다녀간 점도 알게 됐습니다. 담당자들이 안치실에도 들어가 점검했단 겁니다. 상온에 방치된 10구가 넘는 시신이 든 관이 걸리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한 관계자는 “당시 구청 직원들이 ‘빈 관이다’, ‘내일 나갈 관이다’라는 말만 믿고 그냥 돌아갔다”고 분개했습니다.
장례식장 측이 시신을 상온에 방치한 게 여러 증언과 증거로 확인되자, 3월 28일 구청과 시청에 알렸습니다. 이날 낮 구청 직원들은 다시 현장 점검을 나와 시신 13구가 10도 이상의 상온에 방치된 점을 확인했습니다. 안치실 온도를 4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시신의 위생 관리 기준 위반으로 과태료도 물렸습니다. 이날 저녁 <SBS 8뉴스>에서 장례식장의 시신 방치 실태가 전파를 탔습니다. SBS는 계속 사안을 예의주시하는 과정에서 업체 측이 밤사이 시신이 든 관들을 차량에 옮겨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다음 날인 3월 29일 아침에도 구청과 시청 직원들은 다시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안치실에 있던 13구의 시신은 자취를 감춘 채였습니다. 업체 측은 “13구의 시신이 이미 발인과 화장 절차를 거쳐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구청 직원들은 이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13구의 시신이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면 응당 남았을 서류를 확인하는 노력은 들이지 않았습니다.
구청은 심지어 이날 오후엔 “언론 보도를 통해 적발된 장례식장에서 시신 13구를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는 취지의 보도 자료까지 내려 했습니다. 보도 자료가 배포되기 직전, SBS가 “주차장에 있는 차량에 시신 여러 구가 놓여있으니 다시 나가보라”고 알리면서 배포는 무산됐습니다. SBS는 세 번째로 이뤄진 점검 현장을 지켰다가 당일 저녁 적발 내용을 후속 보도했습니다.
SBS는 비양심적인 하나의 장례식장 업체 사례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런 사례가 가능하도록 한 배경이었던 구조적인 문제에도 주목했습니다. “저온 안치 냉장고가 부족한 장례식장은 많고, 알게 모르게 조금씩은 시신을 상온에 방치하는 일이 있을 것”이란 현장 목소리를 여러 장례지도사의 입을 빌려 전했습니다. 궁극적으론 화장장과 안치 시설 여력을 늘려야한다고도 주문했습니다.
관련 법상 모호한 안치실 관리 규정도 지적했습니다. 시신을 영상 4도 이하로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안치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어 적발을 하더라도 처분이 쉽지 않은 현실을 조명했습니다. 시신을 상온에 방치하더라도 시정 명령이나 과태료 등 처분이 주요하게 이뤄지는 점도 꼬집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복수의 제보자들은 요청에 따라 신원 보호 차원에서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사망자 폭증에 따른 장례 대란은 문제가 불거진 뒤 여러 언론에서 조명했습니다. 기사에서 다룬 해당 장례식장에 대한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3월 29일과 30일 보도가 나간 뒤 통신과 방송, 지면에서 해당 장례식장의 적발 내용이 잇따라 보도되었습니다. 보도 첫날 연합뉴스 등 통신사가 곧바로 받았고, 여러 매체에서 온라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다음 날에는 MBN(3월 30일) 등 방송사 메인뉴스가 조명했습니다. 한국일보(3월 31일), 한겨레(3월 31일) 등은 지면에서 고발 및 적발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전했습니다. 조선일보(4월 1일)는 1면과 12면에서 이 사례를 비중 있게 앞세워 화장장 대란을 소개했고, 같은 날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상황 속 장례와 화장 대란에 대해 개선책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장례식장 사례는 정치권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월 30일 두 번째 보도가 나간 뒤 장례식장 측 만행에 공분이 일었습니다. 특히 시신이 든 관을 차량 뒤편에 눕혀 넣어둔 장면에 분개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덕양구청은 장사법을 어긴 장례식장 측에 과태료 150만 원의 행정 처분을 했고, 고양시청은 공무원을 속이는 등 점검을 방해한 업체 측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수사에 나섰습니다.
연속보도가 나간 직후 보건복지부는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1,135개 장례식장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일주일간 신속히 시신 안치 실태를 점검하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례와 같이 범법 여부가 드러나면 행정 처분과 형사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보건복지부는 4월 6일 보도 자료를 통해 “일부 장례식장에서처럼 고인의 시신을 부적절하게 보관했던 사례가 없도록 전국의 장례식장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법령 등을 정비하여 같은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덕철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자체에 안치 공간 추가 확보 노력을 지속해주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잘못된 사례를 들추는 데 그치지 않고 장사법의 규정상 빈틈 등 구조적인 문제로 사안을 확장해 조명한 결과, 여러 국회 의원실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입법 시도가 이뤄질 걸로 기대됩니다.
보도의 의의는 공분을 일으켜 소극적이었던 지자체의 대응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범법 행위에 대한 수사를 이끈 데 그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재난 상황에서 존엄한 죽음이 얼마나 쉽게 깨어질 수 있는지 인식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큽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 사항 없습니다. 반론권을 보장하려 취재 내용에 대해 장례식장 측 입장을 수차례 구했고,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