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비닐봉투를 삼키고 죽어간 바다거북, 플라스틱 그물에 목이 졸려 고통스러워하는 물범의 모습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사용하고 버린 일회용 플라스틱이 해양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나아가 지구 환경을 점차 파괴시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한 장면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본 것은 빙산의 일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1년 반 가까이 해양수산부를 출입하며 해양 생태계 실태에 관심을 가져온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상괭이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현실과 바다에 버려진 어구에 해양 생물들이 걸리고 갇혀 죽어가는 이른바 유령 어업 문제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실태에서 한 걸음 나아가 관심은 '정책'으로 옮겨갔습니다.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어떤 정책이 수립돼 있고, 어떻게 이행 중이며,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를 하나하나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항만국 조치 협정'에 대한 내용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멸종위기종을 남획하는 행위를 비롯한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69개 나라가 맺은 국제 약속인데, 이 협정이 국내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협정 원문을 비롯해 국내에 마련된 이행 고시 등을 살펴보니, 항만국 조치 협정의 취지는 불법 어업이 확인됐거나 합리적 의심이 되는 어선들의 입항을 막아 불법 조업을 퇴출시키기로 한 국제 공동 행동이었습니다.
협정의 주문 내용은 두 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불법 조업이 확인된 어선은 입항을 전면 금지하라. 둘째는 불법 조업이 강하게 의심되는 고위험 어선은 검문검색을 거쳐 불법 어획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입항을 허용하라.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 보니, 우리 정부가 이 공동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들을 발견했습니다. 사실상 협정 위반에 해당되는 내용들도 확인됐습니다.
<불법 선박 중간 기착지 된 국내 항만 연속 보도>는 우리 정부가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국제 협정을 맺고도 실상은 겉핥기식 이행에 그치고 있는 실태와 그 이유를 파헤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에 착수한 뒤 먼저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입항을 제한하고 있는 불법·고위험 어선이 국내 항만에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선박 입출항 및 검문검색 기록, 국제수산기구의 불법 어선 목록, 불법 어선에 승선했었던 인도네시아 어선원들의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이들 불법·고위험 어선들의 국내 입출항 내역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특히 고위험 어선의 경우 다소 광범위하고 모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국제사회 기준을 적용해 제한적인 범위만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항만국 조치 협정 선도국인 미국과 EU가 입항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파나마, 시에라리온, 키리바시 소속 어선들이 해당됐습니다.
고위험 어선은 원천적으로 입항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불법 어획물 선적 여부를 걸러내야 할 검문검색 없이 통과한 비율이 전체의 90%에 가까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이런 검문검색의 공백을 틈타 많은 불법 조업 어선들이 출입했을 가능성을 불법 어획물(상어 지느러미)을 싣고 부산항에 입항했었다는 인도네시아 선원의 증언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이들 어선의 입항 내역이 대부분 과거의 상황이라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취재진은 직접 외국 어선들이 입항하는 부산항을 찾아가 현재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이곳에서 항만국 조치 협정이 요구하는 내실 있는 항만 검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도에서는 한 사람의 목소리만을 담았지만, 현장 취재에서는 복수의 작업자에게 단속 관련 질의를 했고, 유사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런 빈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항만 검색을 담당하는 해수부의 느슨한 감시 태세를 지적했습니다. 또, 해수부가 자화자찬해 온 선박 검색 실적의 이면을 확인해 검문검색이 얼마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왔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찾아봤습니다. 우리 항만 당국의 정보력이 취약한 데는 부족한 인력 문제도 한몫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이 부분을 먼저 손볼 수 있도록 제시했습니다.
전달 기법에도 많은 고민을 담았습니다. 자칫 어렵고 복잡해 시청자들을 오히려 헷갈리게 할지 모를 내용을 쉽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구성으로 상어 지느러미를 자르고 몸통은 버리는 불법 조업 촬영 장면을 도입부에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정적 보도를 피하고자 살아 있는 상어의 지느러미를 잘라내는 잔인한 장면은 과감히 걷어냈습니다.
뒤이어 보도한 <中 어선 ‘인력시장’으로 활용된 부산항>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이동 장면과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우리 부산항이 중국 어선의 불법 고용 행위에 이용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자칫 우리와는 관련 없는 다른 나라의 불법 실태만 비추고 끝나지 않도록, 우리 항만에 대한 방치가 곧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불법 노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해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및 반향 없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3월 16일과 3월 19일 <뉴스9>을 통해 국내 항만에 드나드는 불법 어선 실태와 중국 어선들의 불법 고용 실태를 각각 보도했고, 보다 자세한 취재 과정을 담은 디지털 텍스트 기사도 출고했습니다.
이 기사들은 20만 회(KBS 홈페이지/네이버/다음/유튜브 합산)에 가까운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고, 총 700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샥스핀에 쓰기 위해 상어가 얼마나 잔인한 방식으로 희생되는지 알게 됐다는 반응과 생태계 파괴는 곧 우리의 피해라며 불법 조업 근절을 촉구하는 등 환경 문제에 대한 높은 감수성이 두드러진 댓글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당국의 허술한 조치에 대해 분노하는 글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보도를 동력 삼아 국내외에서 관련 캠페인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환경단체 환경정의재단(EJF)은 즉각 항만국 조치 협정의 각국 이행 여부를 보다 세밀하게 감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국내 환경단체인 시민환경연구소 역시 해수부 측에 항만국조치협정 이행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보도 직후 해수부 역시 즉각 원양산업과, 국제협력총괄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담당자들을 소집해 항만국 조치 협정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내부 협의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외 NGO 단체들과 대면 회의를 열고 제언 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특히 기사에서도 지적했듯이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교육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예산 확보에 나서는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환경 문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다양한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환경 뉴스가 언제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그 자체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데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KBS의 <불법 선박 중간 기착지 된 국내 항만 연속 보도>는 항만이라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낯설고,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을 배경으로 해양 환경이 직면한 문제를 풀어낸 참신한 보도였다고 생각됩니다.
KBS 취재팀은 특히 우리 정부의 허술한 항만 관리가 불법 조업 어선들이 발붙일 자리를 만들어주고,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 들리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환경 문제를 추적하고 감시해 수면 위로 끌어올려 해결 방안을 찾도록 촉구한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인류 공동의 수산 자원을 고갈시키고, 해양 생물들의 멸종을 부추기는 불법 어선들에게 국내 항만이 만만한 기착지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단순히 전해 들은 이야기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정보가 일반에게 극히 제한적으로 공개된 탓에 행정기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어렵게 확인한 내용 등을 일일이 대조해가며 사실관계를 가려냈습니다. 또, 출처를 밝힐 수 있는 정확한 사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장도 뛰어 들어갔습니다. 하루에 적게는 수십 척, 많게는 수백 척의 외국 원양어선들이 들어오는 부산항 감천부두를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우리 항만 관리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주무 부처와 일부 관계기관만 알 수 있었던 내밀한 정보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언론이 수행해야 할 감시 기능을 보다 내실있게 이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보람된 것은 취재 기자로서 시민단체를 통해 처음 항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보도 이후 항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곳이 해양 환경에 그리고 인류에 어떤 영향을 주는 곳인지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기점이자 종점으로써 항만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이들의 눈과 귀로부터 먼 곳에 있습니다. 자주 찾아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허술한 단속 실태를 고발한 이 보도가 우리 항만 관리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아쇠가 됐기를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