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3월 2일 자정이 가까워진 시각. 경인일보 사회교욱부 소속 사건팀 기자들은 수원시 장안구에서 발달장애인(다운증후군)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가, 아들을 살해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즉각 취재에 나선 저희는 자정이 넘긴 시간까지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를 돌며 실제로 부모가 장애인 아들을 살해한 것인지 확인하는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이튿날 오전 6시41분 “수원서 ‘장애인 아들 살해’ 40대 여성 경찰에 붙잡혀”라는 제목의 사건 기사를 단독 보도하였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저희는 경찰 취재를 바탕으로 단독 보도를 한 이후 곧장 현장 취재에 나섰습니다. 홀로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웠다는 것, 반지하 주택에서 살고 있다는 것,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했다는 것. 경찰에 파악한 내용만으로도 엄마가 짊어진 돌봄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모자가 살던 집 주위를 훑었습니다. 모자가 살던 반지하 주택의 집주인과 인근 과일가게, 미용실 등 비극의 당사자들을 기억하고 있을 만한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들 모자를 제대로 기억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사회와 고립된 삶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나이로 9살 아들이 숨진 날은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었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했던 아들은 1년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습니다. 아들은 그러나 학교 전산에도 ‘장애인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9년 동안 유치원이나 기타 교육기관 등을 다녀본 적 없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돌봄에만 의지한 채 살아온 것입니다. 경인일보는 이런 사정을 담아 ‘장애인 등록도 안 됐고... 학교도, 이웃도 몰랐다’(3월4일 5면)는 기사를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시흥에서도 엄마의 손에 발달장애인 20대 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 사건은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두 사건은 모두 발달장애인 자녀를 엄마 ‘혼자’ 키우고 있던 가정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두 가정 모두 경제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수원의 가정은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타며 생계를 겨우 유지했고, 비슷한 처지였던 시흥 가정은 엄마가 작은 화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탓에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엄마는 암 투병까지 하며 건강 상태 역시 좋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경인일보는 이 같은 세부 내용을 더해 ‘현실의 낭떠러지에서...아이를 포기한 엄마들’(3월7일 7면)이라는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저희는 공통점이 많은 두 사건을 접하며 ‘돌봄 책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가 목숨을 잃은 사건만 26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측이 언론 등에 알려진 사건만 집계한 것일 뿐, 수면 아래 가라앉은 비극은 이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저희는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 눈을 돌렸습니다. 두 사건을 접한 다른 부모들은 ‘분노’했습니다. 이와 함께 부모들이 짊어지고 있는 돌봄 부담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죽음보다 버거웠던 책임...“장애인도 살 수 있었다”(3월9일 5면)’
경인일보 사건팀 기자들은 시야를 조금 더 넓히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통계에서 볼 수 있듯 발달장애인 10명 중 7명은 ‘부모’의 지원을 주로 받습니다. 자립생활이 가능한 발달장애인은 10% 남짓이기 떄문에 기본적으로 부모들의 돌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발달장애인 가정이 겪는 어려움의 본질을 정확히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저희는 여러 단체에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 섭외를 요청했고, 마침내 고양시에 거주 중인 한 가정이 저희의 취재 요청을 승낙했습니다.
해당 가정의 자택에서 엄마 정미경씨와 발달장애인 김도현씨를 만났습니다. 이들의 저녁 일과를 직접 관찰하며 발달장애 가정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엄마 정미경씨가 경인일보 취재에 응한 이유였습니다. 그는 보여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정된 공간만 오가는 발달장애인들의 생활 패턴 탓에 아들이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간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들 모자의 삶을 통해 발달장애인 가정이 원치 않는 격리 혹은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사회적 지원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손잡아 주지 않아도... 엄마와 아들은 함께 자라고 있었다’(3월18일 1·5면)
경인일보는 지금도 수원·시흥 관련 사건들을 취재하는 동시에 주간보호센터 수용 인원 부족 등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꾸준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단순 사건 기사에 그치지 않고,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보도하며 비극적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알리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보도한 내용은 모두 현장 취재를 기반으로 했으며,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달 3일 경인일보의 ‘수원 발달장애 자녀 살해’ 사건 단독 보도 이후 7일 현재까지 관련 보도가 계속 이어질 만큼 많은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에 국한한 보도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 개편 등 경인일보가 선행 보도한 기사와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도 보도되었습니다.
1.세계일보- 초등학교 입학 앞두고… “생활고 탓” 7살 아들 살해한 친모(http://www.segye.com/newsView/20220303507927?OutUrl=naver)
2.연합뉴스- 생활고 시달리다 장애인 자녀 살해한 친모들 잇따라 체포(https://www.yna.co.kr/view/AKR20220303084651061?input=1195m)
3.mbc- "생활고에 지쳐서"‥발달장애 자녀 살해 잇따라(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346848_35752.html)
4.sbs- 생활고 시달리다 7세 장애 아들 살해한 40대 구속영장(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663546&plink=ORI&cooper=NAVER)
5.중부일보- 입학식 날 8세 장애 아들 살해한 40대 구속(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29220)
6.아시아경제- 한 부모 장애 가정서 잇따라 '자식 살해'…비극 막을 방법 없나(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30415102754617)
7.데일리안-장애있는 자식 살해하는 부모들…24시간 지원체계 시급하다(https://www.dailian.co.kr/news/view/1089829/?sc=Naver)
8.mbc-잇단 발달 장애인 가족의 비극‥"사회적 타살"(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348499_35752.html)
9.sbs-초등학교 입학식 날 장애 아들 살해한 친모, 왜 그랬나(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04137&plink=ORI&cooper=NAVER)
10.경기신문-발달장애 8살 아들 살해한 40대 친모, 모든 혐의 인정(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695896)
외 다수.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인일보의 취재와 보도가 사회에 끼친 영향 중 가장 의미있는 건 ‘지역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점입니다. 경인일보는 ‘세상 밖으로’ 나오길 바랐던 발달장애 가정의 첫걸음을 함께 했고, 지역사회에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토론’을 제안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엄마 정미경씨와 발달장애 아들 김도현씨의 꾸밈 없는 모습은 우리 지역 가까이에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살고 있음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엄마 정미경씨는 세계자폐인의 날을 하루 앞둔 4월1일자 경인일보 지면 기고(4월 2일 세계 자폐인의 날… 블루라이트를 켜요)를 통해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지역사회와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경인일보 보도 이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추모제와 결의대회를 잇따라 열며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등 돌봄 체계 개편을 국가와 지역사회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공약집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 체계를 바꾸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건 후보자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녀 살해 사건이 발생한 수원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희겸 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체계 지원 조례’를 약속했고, 안양시장 선거에 출마한 임채호 전 경기도 정무수석은 ‘발달장애인 사회 안전망’ 구축을 약속하는 등 지방선거 주요 공약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경인일보는 ‘엄마뿐인 발달장애인, 엄마 손에 숨지다’ 보도에 앞서 ‘사연에만 매몰한 기사를 쓰지 말자’는 대원칙을 정했습니다. 사연에만 매몰하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보도를 하게 될 수도 있고, 본질이 아닌 사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자녀를 숨지게 한 엄마들에게 면죄부를 주게 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부담은 오직 부모만 짊어지며, 부모의 포기는 곧 생의 마감이라는 비극적인 공식을 깨보자는 문제의식은 확고했습니다.
저희는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다른 부모들의 이야기를 적극 들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녀를 살해한 엄마의 선택을 나무랐지만, 그들의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개인의 일탈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건 관련 보도에 임하는 기자들은 따라서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취재했으며, 기사에 담았습니다. 저희 사건팀은 앞으로도 발달장애 가정의 돌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하며, 이들 가정이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보도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