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ㅇ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시작된 취재였습니다. 제주에 살면서 가장 불편했던 게 바로 ‘추가 배송비’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할 때마다 건건이 추가 배송비를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만 불편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적게는 3천 원, 많게는 십 수만 원씩 건건이 내야 하는 추가 배송비 때문에 온라인에서 결제를 망설이는 제주도민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고 온라인 시장이 커졌다지만, 역으로 제주도민들의 불편함은 덩달아 늘고 있었던 겁니다.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치킨마저 배송비 때문에 비싸게 먹어야 할 정도로, 추가 배송비는 제주도민들 일상에 스며든 문제였습니다. 한 해 제주도민들이 추가 배송비로 직접 부담하는 비용만 600억 원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추가 배송비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불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심도 있게 취재한 보도를 찾아보긴 어려웠고, 정치권의 노력 또한 미적지근했습니다. 마침 제주도민들이 직접 추가 배송비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취지의 주민 조례안이 제주도의회에 제출됐습니다. 이때 맞춰 ‘추가 배송비’ 문제를 공론화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였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일상 곳곳에 스민 ‘추가 배송비’ 문제
취재 과정에서 족히 마흔 명 넘는 제주도민들과 전화로, 면대면으로 만났습니다. 제주에 사는 평범한 주민으로서, 또는 자영업자로서 추가 배송비 때문에 어떤 점이 불편한지 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가 배송비의 심각성을 전달할 좋은 사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생일 선물을 받고도 5만 원 넘는 추가 배송비를 냈다거나, 가구 값의 절반을 배송비로 지불한 사례를 생생하게 기사에 담았습니다.
제주도민들의 ‘진짜 불만’이 무엇인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추가 배송비를 내야 한다는 그 자체보다, 판매자마다 추가 배송비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똑같은 제품이어도 판매자마다 추가 배송비가 제각각인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단계적으로 파헤쳐보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육지에서 제주로 제품이 배송되는 과정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배나 비행기를 타고 오기 때문에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카메라에 담은 지역 언론은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제품을 실은 화물차가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항에 도착해, 제주 각 지역으로 배달하는 과정을 뒤따라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똑같은 과정을 거쳐 제품이 배송되는데도, 왜 배송비가 제각각인지 그 이유를 판매자들 목소리로 기사에 담았습니다.
■ 택배업계 반발에 정부 난색까지…전문가와 해법 모색
그동안 정치권이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 기울여야 하는 노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추가 배송비 문제는 지자체 노력만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지만, 택배업계 반발과 지역 형평성 문제로 중앙부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자칫 솔루션 저널리즘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문제 제기에 그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취재진은 물류업계 전문가들과 각계 교수, 시민단체와 머리를 맞대, 지금 시점에서 제주도가 모색할 수 있는 해법을 하나씩 찾아 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회에 제출된 주민 조례안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추가 배송비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겠다며 도민들이 제출한 조례안이라는 데 의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은 도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조례안에 대한 의견과 6월 지방선거 전 통과 가능성을 물었습니다. 이 보도는 조례안에 대한 찬반을 떠나 지역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도의원들에게 추가 배송비 문제에 고민할 계기를 제공하는 한편, 도의회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나오는 취재원 19명 중 익명 취재원은 3명입니다. 1명은 맥도날드 직원, 나머지 2명은 전자상거래 업체 판매자입니다.
맥도날드 직원에겐 부득이하게 기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제주에서만 햄버거가 비싼 이유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 직원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업체 판매자들에겐 기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왜 업체마다 추가 배송비가 제각각인지를 물었습니다. 한 판매자는 추가 배송비로 이윤을 남긴다는 핵심 증언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공식 인터뷰에 거부감을 보여, 부득이하게 익명 처리해 기사에 활용했습니다. 다른 판매자는 납품 업체들이 많아 실명 인터뷰는 부담스럽다며,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를 허락했습니다. 대신 음성 변조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편, 취재진은 기사에 나오는 모든 취재원에게 취재 의도와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기사에 언급되는 택배 업체들부터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까지 모두 연락해 이들 입장을 충분히 들었고, 필요할 경우 그 입장을 기사에 실었습니다. 일례로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치킨 가격도 제주가 더 비싸다’는 문장을 쓰면서도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 3곳에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이들 입장을 기사에 충분히 반영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가 배송비에 대한 보도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가 매년 발표하는 추가 배송비 실태 보고서 내용을 정리하는 수준이거나, ‘추가 배송비 부담이 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은 계류 중이다’는 내용에 그쳤습니다. 추가 배송비 부담 실태를 짚어본 뒤, 육지에서 제주로 제품이 배송되는 과정을 현장 취재하고, 정치권이 기울인 노력들을 살펴보는 한편 앞으로의 해결책까지 제시한 보도는 이번이 유일합니다.
덕분에 연속보도 이후, 관련 논의도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연속보도가 나간 뒤,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일부 후보들은 추가 배송비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주민 조례안을 제출한 정당과 시민단체에서도 보도 이후 추가 배송비 토론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6월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추가 배송비 문제에 대한 입장을 요청해 공약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KBS 보도를 직접 인용한 타사 보도는 없지만, 이처럼 지방선거 후보자들 공약과 제주도의 후속 조치로 관련 보도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연속보도 이후, 제주도는 보도 내용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KBS 보도대로, 정부가 관련 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추가 배송비 내용이 반영되도록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취재진에 알려왔습니다.
추가 배송비 문제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할 지역 주요 현안에 새로 포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지난 5일, 추가 배송비 문제를 제주 주요 현안에 포함해 인수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6일 시도지사 간담회에선 대통령 당선인에게 직접 국정 과제에 포함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지역 주요 언론들에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추가 배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배 업계와 중앙정부까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습니다.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지자체가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만 봉우리를 하나씩 넘을 수 있는 만큼, 취재진은 앞으로도 이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취재할 예정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진은 한국기자협회의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