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38개월. 서울동부지검 캐비넷에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잠들어있던 시간입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9월 산업부 국장급 간부가 이전 정부에서 임명한 한국전력 산하 발전사 4곳의 사장에게 사표를 강요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들은 모두 적잖은 임기를 남기고 사임했고, 2019년 1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고발 이후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산업부 국장을 만나 사표 제출을 강요 받았다"는 구체적 진술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별다른 사건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습니다. 붕어빵 사건인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기소되자, 문재인 정부가 이를 수사한 동부지검 수사팀을 전부 인사조치해 뿔뿔이 흩어놓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헌정사상 첫 검사 대통령인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을 승리하고 16일 만에 이 사건을 깨웠습니다. 금요일 산업부를 압수수색하더니 그 다음주 월요일에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산하기관 8곳을 상대로 전방위 압색을 벌였습니다. 이제는 산업부뿐 아니라 국무총리실,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전 부처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검찰의 시간'이 온 겁니다.
CBS 법조팀은 대선 이후 현 정권 수사가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검찰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중, 핵심 취재원으로부터 산업부를 상대로 한 동부지검의 압수수색이 시작됐다는 제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CBS 법조팀은 검찰의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가 다시 급물살을 타는 현상을 충실히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번 수사가 내포하는 정치·사회적 맥락과 의미까지 분석해 전달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3월 25일 동부지검의 산업부 압수수색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했고, 사흘 뒤 28일에는 산업부 내 해외자원개발사업 관련 산하기관 4곳과 한전 자회사 4곳에 대한 강제수사 소식을 발빠르게 취재했습니다. 그 이후 검찰 수사가 산업부 전반으로 확대될뿐 아니라 현직 청와대 경제수석이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당시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기사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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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보도의 파장은 컸습니다. 금요일 오후 이뤄진 보도였지만, 주요 방송사와 종합지 모두 발빠르게 움직여 이 사안을 그날 저녁뉴스와 다음날 신문에서 중요 사안으로 다뤘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곧바로 반응이 터져나왔습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부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진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라며 날선 비판을 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동부지검 압수수색 보고를 받고 ‘참 빠르다’고 생각했다”며 강제수사를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공정도 원칙도 없는 수사기관의 코드 맞추기가 도를 넘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수사 기관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김도읍 의원은 “블랙리스트 수사가 현 정부를 겨냥했다는 것은 거짓선동이고 물타기”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논란은 수사팀 무마 의혹으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블랙리스트 수사를 3년 넘게 뭉갠 것을 두고 ‘범죄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사건을 무마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체적인 검사장 이름까지 거론됐습니다. 관련 감찰이나 별도 수사가 충분히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3년 만에 검찰이 꺼낸 블랙리스트 수사가 현 정권을 겨냥한 표적 수사일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과 동부지검에서 오랫동안 사건이 수사되지 않은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동시에 파고들어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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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도를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동시다발적이고 압축적이고 발빠른 취재가 필요했습니다. 법조계와 검찰, 국회, 산업부, 사정기관 등 여러 취재원을 접촉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모든 과정에서 법조팀과 산업부 출입기자와 데스크 사이 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졌기에 가능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로 직행한 순간, 역설적이게도 그가 평소 강조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 원칙은 불가피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국민들에게 검찰 수사는 더 이상 ‘서초동’의 전유물이 아니고, 검찰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여론의 관심을 감당하며 수사해야 합니다.
검찰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첫 번째 검찰 인사가 이뤄진 뒤 주요 사건 수사가 본격화할 것 같다는 예상을 보란 듯이 깼습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는 전 부처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곧바로 삼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착수했습니다. ‘원칙대로 수사하고 있다’는 검찰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들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산업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CBS의 연속 보도는 정권 교체가 채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처음 손댄 대형 수사를 세상에 알렸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취재 과정에 참여한 모든 기자들이 노컷뉴스 기사와 라디오 방송뉴스를 제작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019년 1월 한국당의 고발장 접수 이후 참고인 조사와 관련된 보도가 당시에 있었지만, 2022년 3월 3년 만의 검찰 수사 재개를 다룬 보도는 CBS가 최초입니다.
CBS가 산업부와 산하기관 압수수색 사실을 보도한 이후 주요 종합신문과 방송, 통신, 인터넷 등의 후속 보도가 연달아 나왔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주요 지면 기사와 사설로 해당 소식을 심도 있게 조명했습니다. KBS와 MBC, SBS 등 지상파는 물론 YTN, JTBC, TV조선 등 대부분 방송도 저녁 뉴스에서 주요 꼭지로 산업부 압수수색을 다뤘습니다.
CBS 첫 보도 이후 이뤄진 타 매체 반향을 주요 보도만 추려 아래와 같이 붙입니다.
▲신문
(한겨레)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 의혹…검찰, 산업부 원전부서 압수수색
(국민일보) 검찰, ‘文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전격 압수수색
(세계일보) 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통상자원부 압수수색
(중앙일보)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 김의겸 “文 겨냥한 것” 비판
(문화일보) 검찰, 탈원전 현 정부 손대나…‘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
(서울신문) 검찰, 산업부 압수수색…‘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3년만에 수면 위로
(조선일보) 검찰, 3년만에야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
(국민일보) 정권교체기, 檢이 움직인다… 현 정권·대기업 겨냥 수사
(한국일보 사설) 원전 수사 재개…여야, 검찰권 행사 자의적 해석 말아야
(국제신문) 검찰 산업부 압수수색… 文 향한 칼 뺐나
(한국경제) 檢, 산업부 압수수색…'탈원전 블랙리스트' 수사
(매일경제) 檢, 산업부 압수수색…'탈원전 블랙리스트' 3년만에 수사
(서울경제) 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통상자원부 원전부 압수수색
▲방송·통신·온라인 등
(연합) 검찰,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종합)
(뉴시스) 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통상자원부 압수수색
(뉴스1) 검찰,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고발 3년만
(KBS) 검찰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3년 만에 압수수색
(MBC) 박범계, 검찰 '산업부 블랙리스트' 압수수색에 "참 빠르네" 비판
(SBS) [단독] 3년 만에 산업부 압수수색…"사퇴 종용 받았다"
(YTN) 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3년 만에 강제수사
(연합뉴스TV) 검찰 '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산업부 압수수색
(JTBC) 검찰, 산업부 압수수색…'블랙리스트' 의혹 3년 만에 수사
(TV조선) 檢, 고발 3년만에 '탈원전 블랙리스트' 산업부 압수수색…왜?
(채널A) ‘블랙리스트 의혹’ 3년 만에…검찰, 산업부 압수수색
5. 사회에 끼친 영향
CBS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압수수색 연속보도’ 이후 검찰과 정치권 등 각계에서는 적잖은 파장이 일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문재인 정부 탄압’이라는 비판과 ‘너무 늦게 시작한 수사’라는 옹호 여론이 앞다퉈 나왔습니다. 일부 주요 언론에서는 블랙리스트 수사를 취재하는 TF까지 꾸려 이번 사안에 대응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정권 이양기에 검찰의 대형 사건 수사가 갖는 의미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방증일 겁니다. CBS 보도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검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권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검찰을 시의 적절하게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 수사가 직면할 딜레마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상징적으로 지적했다고 자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모든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 기준과 CBS 공정보도 윤리를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