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1월, 성폭력 피해여성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언론을 통해 공론화하고 싶어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1급 중증장애인인 이 여성은 장애인 인권운동 활동가이고 가해자 2명 역시 장애인인권 운동가라고 했다. 가해자 1명은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비장애인으로 인권뿐 아니라 탈핵 운동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스타 활동가이고, 또 다른 1명은 국내 장애인 인권운동계의 대부로 알려진 인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피해사실이 공론화 되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사실상 일해오던 장애인 단체에서 해고됐지만 가해자들은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2차 가해도 심각해 피해자가 자해시도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부산장애인단체(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내부에서 문제해결을 시도했지만 2차 가해만 심해졌고, 전국단위 연대단체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대응이 더디다며, 이래저래 지친 피해자가 언론보도를 원한다는 전언이었다. 가해자 2명의 신상, 그리고 그들이 장애인 인권 운동계에 미치는 영향력, 그리고 그들이 몸담고 일해 온 단체명을 들었을 때 피해자가 겪었을, 지금도 겪고 있을 고통이 눈에 선했다. 취재 과정 역시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으로 널리 알려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역조직이다. 인권감수성이 누구보다 민감해야 할 이들의 외부로 보여지는 장애인 인권운동에만 힘을 쏟고, 뒤로는 자신들보다 더 약자인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착취를 해 온 것이었다.)
일단 피해자를 만나 피해사실에 대한 증언을 들었고 언론보도에 대한 당사자의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가해자들의 강제추행은 수년간 지속돼 왔고, 목격자도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피해자의 호소를 귀담아 듣지 않았고, 모른 척 했고 문제제기를 한 이후에는 피해자가 오히려 해고를 당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돼 왔음을 피해자는 한마디 한마디 힘들게 증언했다.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다 공개하겠다는 굳은 의지도 여러차례 밝혔다.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짐작되는 많은 장애인 활동가들이 입을 닫거나,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한 반면, 가해현장을 목격하고 피해자와 연대하며 함께 싸워나간 부산장애인부모회 관계자들 역시 자신들의 얼굴을 드러내 놓고 실명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피해자의 증언과 증거자료들을 확보한 뒤, 가해자 이모씨에 대한 사전취재를 진행했다. 그가 출연한
수많은 방송다큐멘터리(그 중엔 내가 몸담고 있는 부산MBC가 만든 다큐멘터리도 있었다.)를 모두 모니터했고, 그가 자신의 아들 이름을 내걸고 쓴 책도 읽었다. 노동현장, 탈핵운동 현장에서의 가해자의 신문/방송 인터뷰도 모두 찾아보았다. 지방선거 출마 당시 ‘장애인 인권운동, 환경운동에 헌신하겠다.’는 그의 언론보도 인터뷰도 확보했다. 가해자의 영향력은 장애인 인권운동, 환경운동, 탈핵운동 등 장르를 넘나들었고, 항상 발달장애인 아들과 함께 투쟁현장에 나타나는 그는 전국구 유명 스타였다. 피해자를 성추행한 날에도 자신의 SNS에는 피해자의 상황을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취재과정에서 내가 알게 된 그는 대중과 카메라 앞에선 인권*환경운동에 헌신했지만, 카메라 밖에선 같은 기간 오랫동안 피해자를 성추행한 성 범죄자였고 그런 이중적인 모습을 확인했고 이를 기사에 반영됐다.
변모씨에 대한 사전조사에서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국내 장애인 운동계의 대부로 꼽힐 뿐 아니라, 국내를 넘어 아시아지역 장애인 관련단체 대표를 맡는 등 국제적인 활동도 해 왔다는 것, 국내 장애인 관련 주요 정책 과정에도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 온 ‘큰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가해자 두 사람에 대한 취재가 쉽지 않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도 취재에 절대 협조해 주지 않을 거라는 게 사전취재 과정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었고 실제로 그랬다. 두 사람에 대한 사전취재를 진행할수록 피해자가 겪었을 불안과 고통이 가슴에 와 닿았다.
피해자의 증언을 확보한 뒤 만난 가해자 이모씨는 인터뷰의 상당시간을 자신과 피해자와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할애하며, 피해자가 먼저 스킨십을 요구해 왔다고 반복해 말했다. 장애인 단체 내부에서도 ‘성추행이 아니라고 문제없다’고 결론 난 사안이라고 했다. 또 다른 가해자 변모 전 대표는 자신은 도의적 책임을 다했고, 가해 사실도 없다고 했다. 변씨는 취재 거부의사를 밝힌 짧은 통화를 마지막으로 후속취재가 진행될 때도 기자와의 연락을 거부했다. 장애인 인권운동계의 거물 두 사람에 대한 취재와 보도가 이어지자, 주변 2차 가해자들도 소위 잠수를 탔다. 사무실로 찾아가 취재목적을 밝히며 연락처를 남기고 연락을 요구해도 무응답이었고, 취재기자의 연락처가 서로 공유가 되었는지, 어느 누구도 문자와 전화 등 기자의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결론적으로 이모씨가 이번 취재 과정에서 기자의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한 유일한 가해자가 되었다.)
두 차례의 TV 리포트(전국 방송)와 한 차례의 심층보도가 나간 뒤에도 우려했던 대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계속됐다. 피해자와 주변 조력자들은 가해자들의 처지를 걱정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먹이며 기자의 보도가 심하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피해자를 걱정하는 척 하며 가해자에 대한 고소 역시 무리라는 취지의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다. 피해자의 문제제기로 가해자들만 억울하게 됐다는 장애인 단체 내부의 잘못된 인식이 1차 보도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그럴 경우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져 첫 심층보도 2주 뒤, 부산장애인차별철폐 연대단체들의 이중성을 고발한 후속보도를 하기도 했다.
첫 보도가 나간 이후 언론들도 잇따라 부산경찰청발로 ‘장애인 인권운동가의 여성장애인 성추행’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의 특성상 경찰 정보 이상의 후속보도는 타 언론들로서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보도 이후 이모씨에 대한 경찰수사도 급물살을 타 첫 보도 이후 한 달여 뒤, 가해자 이씨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이씨가 위원장을 맡고 있던 부산 모 기초자치단체에는 시민들의 항의가 폭주해, 이씨는 위원장직에서 해촉됐다. 또 보도 이후 피해자는 변모 전 대표도 경찰에 고소해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국의 여성, 인권단체, 장애인 관련단체 등 70여개 단체는 첫 보도 이후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공동대책위는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처벌, 2차 가해 중단을 촉구하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숨은 피해자가 있는지 전국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고, 2차 가해 후 무책임하게 단체를 탈퇴한 부산 장애인 단체들에 대해서도 조사 및 처벌을 하겠다고 했고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대를 온전히 바친 투쟁현장에서 상처만 남은 피해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애인인권투쟁현장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을 위한 투쟁을 하며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위해 노력중이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 해당 사항 없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해당 사항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모든 취재 과정을 직접 현장 취재함
④ 기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 체크)
- 선행보도 : 없음
- 타 매체의 반향 : 제보로 시작된 이번 보도의 특성상 타 매체의 보도는 많지 않았다.
다만 단독 1보 보도 이후 경찰 수사 진행상황, 공동대책위의 기자회견등을 전하는 일부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연합뉴스 :부산 장애인 인권운동가, 장애여성 성추행 혐의 조사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4161600051
부산 장애인 인권운동가, 중증 장애 여성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2021510275660292
부산 장애인 인권운동가, 장애여성 성추행 혐의 경찰 조사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0215MW075125712368
부산 장애인 인권운동가, 장애여성 성추행 혐의로 피소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21512003256702#0DKU
중증 장애인 성추행 혐의’ 부산 장애인 인권운동가, 검찰에 불구속 송치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2022416450659341
장애인인권운동가의 여성 장애인 성추행 의혹…"엄벌·피해자 보호 촉구"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221_0001766733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관련보도 댓글 창에는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이어졌다.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용기를 내 줘서 고맙다고도 했다.
보도 이후 전국 7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꾸려진 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자 지지 성명을 내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뜻을 모으겠다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번 사건을 명확히 <성차별적인 권력관계로 인한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했다. 또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부산장차연)를 사고지역으로 선포하고 후속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전국14개 연대조직에 대한 성평등, 성희롱 사건 전수조사에 나섰고, 성평등 교육을 실시한 뒤 무책임한 방식으로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탈퇴한 개별단위에 대해서도 엄중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에 위배되는 바가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 피신청 등 해당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