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ㅇ),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저 많은 백신 아까워서 어쩌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을 취재할 때입니다. 전국적으로 오미크론이 확산하기 시작하더니 광주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도 속속 집단감염이 발생했습니다. 백신을 다 맞았는데도 돌파 감염이 된 건지 묻는 질문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병원에 백신은 많은데 맞을 사람이 없어 곧 버려야 할 상황이라는 겁니다. 백신을 맞으려고 예약 전쟁을 치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백신이 남아돈다니. 그 귀한 백신이 왜 애물단지가 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다른 병원도 백신이 남아도는지 확인했습니다. 광주 시내 지도를 펼쳐 최근 두 달 사이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시설들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전화를 걸었습니다. 몇 명분의 백신을 받았고, 또 실제 접종에 사용한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거의 다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말만 하곤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지자체와 정부의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였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계속해 병원 관계자들을 설득했습니다.
십여 번의 실패 끝에 몇 군데서 실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50여 명분의 백신을 받았지만, 한 달 사이 2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쏟아져나와 손도 못 대고 전부 보건소로 돌려보냈다는 병원도 있었습니다.
보건소에 물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나 지자체 관계자들은 “3차 때까지는 이렇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3차 백신 역시 요양병원·시설 대상자와 면역 저하자 등을 상대로 먼저 접종이 시작됐는데, 당시에는 꼼꼼한 수요조사가 뒷받침됐다고 말했습니다. 3차 접종 전엔 모든 환자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수요조사를 하느라 애를 먹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4차 백신 물량 배부는 이전과 달랐습니다. 구체적인 수요조사 없이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4차 백신 접종에 대비해 병원 자체적으로 수요조사를 미리 해놓았는데, 이 결과를 지자체에 제출하기도 전에 백신이 도착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질병청은 수요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질병청은 전국 요양병원·시설 내 3차 접종 완료자 수만 보고 수량을 측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차 접종 완료자가 모두 4차 백신을 맞을 거라 가정하고 백신을 구입해 배부한 겁니다. 오미크론 확산세를 빨리 잠재우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세는 잡지 못했고 수십만 명분의 백신은 결국 버려졌습니다. 정확한 예측과 준비가 있었다면 국민의 세금을 아낄 수 있었을 겁니다. 백신 대량 폐기처분 사태를 ‘착오’라는 단순한 해명으로 갈음할 수 없다고 생각해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버려진 백신의 양조차 정확히 밝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우선 광주·전남 지역에서 몇 개의 백신이 버려졌는지는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후 질병청은 한 달 사이 21만 명 분량의 백신이 폐기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질병청은 지난해, 11월 초까지 약 106만회분의 백신이 폐기됐다고 밝히며 “앞으로 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 만에 다시 수십만 개의 백신이 버려진 겁니다.
취재팀은 백신이 버려지는 현실과 원인을 세 개의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단독] 남아도는 4차 백신.. 수 십만 명분 폐기 불가피 (03.21)
2. 이번 주 내 백신 폐기 수순.. "질병청 예측 빗나가" (03.22)
3. 광주 요양병원·요양시설 4차 백신 10개 중 4개 폐기 (03.30)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취재원에게 동의를 구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제보에서 시작한 취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인터뷰 섭외가 어려웠습니다. 취재원들은 보건당국에 눈치가 보인다며 익명 보장을 요구했고, 취재원 보호를 위해 기사에선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KBC의 단독 보도 이후 많은 매체들이 관련 내용을 인용하거나, 이를 주제로 후속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모두의 관심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던 4차 백신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겁니다. 다른 지역 언론사에선 해당 지역 내 4차 백신 접종률을 각자 취재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요양 병원·시설 집단감염 확산에 4차 접종용 백신 대량 폐기(3.22)
[뉴시스] 요양병원용 4차 백신, 유통기한 쫓겨 대량 폐기 위기(3.22)
[MBC] 요양병원용 4차 백신 대량 폐기 위기..집단감염 확산 탓(3.22)
[헤럴드경제] 요양 병원·시설 집단감염 확산…4차 접종용 백신 대량 폐기(3.22)
[뉴스1] 광주 4차 백신 접종률 35%…1만여명분 다음주 폐기(3.22)
[경향신문] 오미크론 확산에 백신 대량 폐기 위기···질병청, 잔여 백신 유통지침 변경(3.22)
[세계일보] 광주, 요양병원 집단 감염 확산…백신 유통기한 쫓겨 대량 폐기 위기(3.22)
[연합뉴스TV] 요양병원 집단감염에 코로나 백신 대량 폐기 전망(3.22)
[KBS]“요양병원·시설 4차 백신 절반 정도 폐기”(3.23)
5. 사회에 끼친 영향
먼저 질병관리청이 대응에 나섰습니다. 4차 백신의 폐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같은 시·군·구 안에서만 백신 물량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지침을 바꿔, 같은 도 내라면 어디든 물량 이동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4차 백신 초도물량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대로 전국 폐기량을 집계해 발표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질병청은 유효기간 만료 이후 전국에서 보고되는 4차 백신 폐기량을 정리해 공식 발표했습니다. 결국 전체 초도물량 43만 3천 회 분 가운데 49%에 달하는 21만 3천 회 분이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C 보도 뒤, 4차 접종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지자체 내에서 4차 백신 폐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광주시는 폐기량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백신 물량을 다른 구로 돌리거나, 면역 저하자 등 다른 접종 대상자들에게 4차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했습니다. 실제 2월 21일부터 3월 20일까지 광주에서 4차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5,8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180여 명을 기록했는데, KBC 취재와 보도가 시작된 이후인 3월 21일부터 23일 사이 4차 백신을 맞은 사람은 1,300명이 넘었습니다. 하루 평균 400명이 넘는 수였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을 숙지하고 취재, 보도 과정에서 이를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취재와 보도에 대해 이의제기,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9회 전체 총평
제379회(202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9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3월 심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지내는 보호아동대상이 생애주기별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서울신문 보도는 전국 곳곳의 보육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육보호사, 보호아동, 보호종료아동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해 전국 보육원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아동이 마주하는 현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분석,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는 등 보육시설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려 10편의 작품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G1의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1 보도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전횡을 고발함으로써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사회 진행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해 퇴출 조합원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발생 사건에서 저축은행의 부실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지적한 경인일보의 <모아저축은행, 58억 새는 동안 내부 감시 작동 안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직원의 단순 일탈 행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 저축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고 후속보도를 이끌어 냄으로써 이른바 제2금융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언론이 해야 할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편의 작품이 출품돼 그 중 100여년 넘게 잠들어 있던 제천 지역 국악단체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중도일보의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중도일보 보도는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청풍승계’라는 국악관현악단의 존재를 조명했다. 이는 1926년 창단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오케스트라 ‘중앙악우회’보다 33년 앞선 것이며 국내 공식 최초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관현악단(1965년)’보다 72년이나 빠른 것이다. 특히 청풍승계의 실체가 수몰지역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후손들의 구술 증언을 토대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50여명이 넘는 취재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128년 전 국내 최초 국악단의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출중한 작품 3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시립박물관 없는 낙후된 문화 도시로 27년간 방치된 대구시의 현주소를 심도 깊게 조명한 TBC의 <역사에 손놓은 대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문화재 취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일념으로 대구시 정보공개 자료와 국가기록원 자료 등 A4 20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분석했으며 발품을 들여 학계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다각적이고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