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n번방 사건의 빈틈 - 디지털 성착취 범죄의 근본 원인 ‘일반인 수요범죄’】
한겨레 법조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가장 보통의 재판>이라는 제목으로 일반인의 형사사건을 방청하고 기록하는 기획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법원에서 열리는 수많은 재판 중 유명인이 관여된 소수의 재판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가장 보통의 재판>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평범한 이들의 재판을 통해 그 안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과 한국 사회의 현실을 읽어내 보고자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수시로 일반인의 형사재판을 보던 가운데 지난해 12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법정에 선 피고인들의 재판을 연이어 접했습니다. 처음엔 많고 많은 성폭력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했고, 솔직히 큰 관심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혐의를 들어보니 “n번방에서 성착취물을 다운받거나 구매해 소지했던 피고인”들이었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방청했을 당시는 조주빈과 문형욱 등 n번방 주범 일당의 형사재판은 대법원 선고까지 끝난 시점이었습니다. 대법원 선고로 n번방 사건은 일단락됐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언론은 디지털 성착취 범죄 보도도 일부 주범들에게만 관심을 보일 뿐, 피해자를 영원한 고통에 빠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인 ‘성착취물 수요자’들은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주빈이 아닌 n번방 가담자들’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n번방의 일반인 피고인들은 어떤 형태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사법부는 이들에게 어떤 정도로 처벌을 하고 있는지, n번방 사건 이전부터 시민사회가 성폭력 재판의 문제로 지적해온 점들은 보완이 됐는지….
일산에 위치한 대법원 법원도서관을 찾아가 관련 판결문을 뒤졌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의 활동가들에게 형사 절차가 작동하는 실태를 들었습니다. 이런 취재 내용을 종합해 보고하니, 데스크에서는 ‘판결문 전수조사’로 기사의 볼륨을 키워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디지털 성착취 범죄와 관련한 통계나 단발성 사례 기사는 꾸준히 보도됐지만, n번방의 일반인 피고인들을 따로 떼어서 범죄의 양태와 형량 등을 종합해 분석한 자료는 언론사, 법조계, 시민사회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n번방과 박사방을 비롯한 130개의 텔레그램 성착취방에 있었던 수많은 일반인 피고인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던 ‘빈틈’이었습니다.
전수조사 취재가 결정된 뒤, 지난 2~3월에 걸쳐 사전 취재와 n번방 관련 판결문을 전수 확보했습니다. 법원도서관에서 ‘n번방’과 ‘박사방’을 키워드로 검색해 추출된 형사 판결문 400여건을 모두 확보했고, 이 중에서 상급심이 진행 중이거나 당사자의 비공개 신청으로 접근이 불가한 사건을 제외하고 1심 판결문 366건(2022년 3월 기준)을 추렸습니다. 1심 판결로 추린 이유는 1심 판결문은 해당 사건에 대한 첫 번째 사법적 판단이라는 의미가 있고, 항소․상고심이 진행되지 않고 1심으로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도 많아 가장 많은 사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범위라고 판단해서 입니다. 모든 판결문을 살펴보고 각 사건의 범죄사실과 적용 법조, 양형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 통계 수치 등을 냈습니다. 이 결과를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 △일반인 피고인들에게 선고된 선고형의 비율과 범죄의 유형, 평균 형량 등 양적 분석 △재판부가 밝힌 양형상의 가중․감경 사유를 중심으로 한 질적 분석 △제도상의 공백 등 개선이 필요한 점을 기사로 짚었습니다.
분석 기사 보도 이후에는 사법부 내 판결 당사자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성폭력 사건 재판 경험이 많은 현직 부장판사 3명을 만나 <한겨레> 전수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과 n번방 사건 전후로 디지털 성착취 사건을 대하는 법원의 분위기와 판사들의 태도는 어떤지, 앞으로 메워가야 할 형사사법 시스템 상의 빈틈은 무엇인지 추가로 취재해 후속 기사까지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디지털 성착취물 소지 혐의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피고인들과 이들의 범죄사실이 기사에 나옵니다. 디지털 성착취 범죄의 실태를 알리는 취지에서 혐의와 선고형, 양형이유 등은 기사에 반영했지만, ‘일반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실명과 얼굴 사진 등을 당사자 의사에 반해 보도하지 않는다’는 <한겨레미디어 범죄수사 및 재판 취재보도 시행세칙>에 따라 피고인의 실명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후속으로 보도한 현직 부장판사 3명의 좌담 기사는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내부자로서 느끼는 사법부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n번방 사건 이후 강화된 디지털 성착취 범죄 엄벌 기조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처벌 강화’ 등 변화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부자로서 미리 경고한 것인데, 이같은 의견은 보도의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한겨레 취재보도준칙>(실명이 드러나면 취재원이 각종 위해나 불이익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그 불이익과 위험이 실명 보도의 공익적 가치보다 높을 경우, 익명으로 보도할 수 있다)에 따라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그 외 취재원들은 모두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제보 받은 사건이 아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취재기자가 직접 현장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표절여부 : 해당 없음. <한겨레> 보도 전에 n번방의 일반인 가담자들을 들여다 본 선행보도나 연구 자료는 없었습니다.
- 타 매체 반향 : <한겨레> 보도 이후 MBC 뉴스데스크와 SBS 8뉴스에서 비슷한 취지의 판결문 분석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MBC/5월24일/[집중취재M] 성착취물 구매자 340명, 한명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
△MBC/5월24일/[집중취재M] '반성' '초범'‥끝 없는 '선처의 이유'
△MBC/5월25일/"'문상' 1만원이면 성착취물 4천여개", '할인 이벤트'까지‥
△MBC/5월25일/17살 피해자 이름 반복검색‥'실검챌린지'도 전원 선처
△SBS/6월7일/[단독] n번방 후 처벌 강화?…"반성" 언급에 90% 감형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대검찰청은 <한겨레> 보도를 계기로 6월7일 전국 일선 검찰청에 △성착취물 소지 사건에 엄정히 대응하고, △피해 영상물 삭제·차단 지원을 강화하라는 등 내용으로 업무지시를 했습니다.
- 추가로 대검은 <한겨레>가 기사에서 짚은 ‘디지털 증거 압수제도 개선 필요성’과 관련해서도 “피해 영상물 보전명령과 사후영장 제도 모두 필요성을 공감하고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별건의 성착취물이 발견된 경우, 유포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증거를 압수할 수 있도록 수사 실무를 개선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별도로 알려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위반사항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1회 전체 총평
제381회(2022년 5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9개 부문에 총 6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18편이 출품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방석집 심사 논란 등 검증>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한동훈 법무부장관 딸 논문 대필 등 허위 스펙 의혹> 보도, 채널A의 <창신동 모자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MBC 보도는 가족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의혹이 불거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부적절한 장소에서 제자의 논문 심사를 진행한 사실을 밝혀내 자진사퇴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딸의 논문 대필 등 허위 스펙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신문의 기사는 조국 전 장관의 경우와 비교되는 관점을 제시한 검증 기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한 장관의 퇴진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한 장관이 앞으로도 주요한 검증 대상이라는 점에서 기사의 가치가 높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숨진 채 발견된 모자의 삶을 추적한 채널A 기사는 저널리즘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이슈를 끈기 있게 파고 든 모범적인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취재가 벽에 부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으며 주민센터와 구청 등 관공서를 상대로 집요하게 사실 확인에 나선 점에서도 뛰어난 기자 정신이 느껴진다는 칭찬이 나왔다. 현장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제도적 모순을 파헤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YTN의 <북한 코로나19 중대 비상사태 관련> 보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록 외신에서 첫 보도가 나온 사안이라도 기자의 집념이 더해지면 차원이 다른 기사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라는 호평이 많았다. 평소 중국 현지 취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없었다면 맺기 어려운 결실이라는 의견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이 모아졌다. 국내 취재원은 물론, 평양 내 대사관들에까지 취재를 시도한 도전정신뿐만 아니라 상당한 반향을 이끌어낸 파급력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보도로 꼽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플라스틱의 나라, 고장난 EPR>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PR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도 훌륭하지만, 이를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전달하는 기법이 탁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용기가 100원짜리 동전과 등가임을 보여주는 사진이 설득력을 더했다는 언급에 대체로 수긍했다. 매체 수가 계속 늘고 비슷한 기사가 쏟아지는 현실에서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간명하게 설명하는 콘텐츠의 가치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공감했다.
총 13편이 출품된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춘천의 <허위 면허로 수당까지…도공 부정수당 편취 고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공공기관 등의 부정 수당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 사안은 수법으로 보나, 해당 기관 내에 만연한 실태로 보나 매우 충격적이라는 코멘트가 잇따랐다. 소형건설기계면허 수당도 의아하지만 면허 취득 과정부터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 취재부터 보도까지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져 시청자의 공분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는 호평이 나왔다. 보도 이후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돼 깔끔한 특종 보도로 판명됐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타 지역이나 다른 공공 기관에서도 은밀히 일어날 수 있어 속보에 대한 기대도 표출됐다.
사진보도부문에선 쿠키뉴스의 <토종 물고기까지 씨 말리는 민물가마우지 “보호냐, 퇴치냐”> 기사가 상을 받게 됐다. 조류와 민물고기 사이에서 벌어지는 생태계 교란 이슈는 여러 가지 환경적 변수가 얽혀있어 글이나 말로 설명하기가 까다로운 사안임에도 쿠키뉴스는 적재적소에 사진을 배치해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견해가 많았다. 나무들이 백화한 사진과 이를 설명한 문구가 조화를 이뤄 이용자 친화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