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7편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방석집 심사 논…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방석집 심사 논란 등 검증
MBC 정영훈 기자
김인철 교수가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학자로서 김 후보자의 윤리 의식과 교육관, 그리고 가족이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검증하기로 했습니다. 오래전에 작성한 논문들이 많아 접근조차 쉽지 않았지만 국회의원실과의 공조를 통해 논문들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제자 논문을 그대로 짜깁기한 것으로 의심되는 논문을 찾아냈습니다. 학자들이 보는 표절의 잣대는 다를 수 있기에 여러 대학 교수들의 자문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해당 제자가 최근 출간한 책을 확인했더니 다소 충격적인 목차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방석집에서의 논문 심사>. 김 후보자가 표절한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이 논문의 심사를 ‘방석집’이라 불리는 곳에서 아가씨, 마담과 함께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는 특히 이 심사를 김 후보자가 승인했다고 적었고, 김 후보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여러 차례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 나라의 교육부 수장이 될 사람이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도 모자라 논문 심사까지 부적절한 곳에서, 부적절한 방식으로 한 것입니다.
숱한 의혹에도 물러서지 않던 김 후보자는 MBC의 보도 바로 다음날 아침, 지명 20일 만에 “모두 제 불찰”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수위 내부의 한 취재원은 기자에게 “MBC의 보도가 팩트고 해명해봐야 구차했다”며 사퇴에 이르게 된 이유를 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서동용 의원실, 그리고 제가 강하고 곧게 나아갈 수 있도록 나침반이 돼 주셨던 양효경 부장님과 임소정 데스크에 감사를 전합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딸 논문 대필 등 허위 스펙 의혹 …
한동훈 법무부장관 딸 논문 대필 등 허위 스펙 의혹
한겨레신문 배지현 기자
선후배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검증보도는 늘 맨땅에 헤딩입니다. 어디에 어떻게 머리를 박아야 할지 거기서 뭐가 나올지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장관 검증은 가장 힘든 취재 중 하나였습니다. 청문자료에서 어떠한 단서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딸이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짧은 기간 다수의 책과 논문을 쓴 사실과 한국쓰리엠으로부터 부모찬스로 연계 복지관에 노트북을 기부한 의혹을 밝혀냈습니다. 케냐 대필 작가의 진술을 이끌어내고 미국입시 전문컨설턴트인 이모가 딸과 조카들을 비슷한 패턴으로 준비시켰던 사실 또한 보도했습니다. 미국유학 전문입시는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한겨레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기획도 연재하며 문제 제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해명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취재가 진행되는 중간마다 한 장관의 입장을 확인하며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한 장관은 보도 당일 저를 포함한 기자들을 고소했습니다. 함께 팔로우하는 언론사도 적었으며 고소에 조사 하나하나까지 긴장해야 했습니다. 정말 팀이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든 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도 편하게 눈 붙이지 못하고 후배들의 취재를 하나하나 직접 챙기신 정환봉 선배, 김가윤·장예지·이지혜 기자가 발로 뛰지 않았다면 연속 보도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끝까지 지지해주신 국장께도 감사드립니다. 한 장관의 지난 검찰 사직인사를 잠시 빌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직업윤리를 믿으며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취재하겠습니다.
창신동 모자 사건 채널A
창신동 모자 사건
채널A 전민영 기자
무너져 내린 싱크대, 곰팡이와 쓰레기로 가득한 집. 고립된 삶을 그대로 담은 모습이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탈락”이란 사실을 취재진이 납득할 수 없던 이유입니다. 분노가 끝없는 질문을 만들어냈습니다. 어쩌다 이들이 방치됐는가, 그토록 외쳤던 ‘사각지대 발굴’은 어디에 닿은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주 간 창신동을 매일 같이 찾았습니다.
인기척 없는 집의 현관을 두드릴 때마다 후각을 곤두세웠습니다. 혹여나 방치된 죽음을 놓칠까 한 집 한 집 모든 힘을 쏟아 방문했습니다. 위급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구급차에 실려 간 겁니다. 그의 아들은 심한 지적 장애를 앓고 있었고, 집 안은 심한 악취로 가득했습니다. “남일 같지 않다”라는 주민들의 말을 온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팀을 이끌어준 선배의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수도사업소 공무원은 ‘창신동 모자’ 집에서 물이 새 수도 요금이 치솟아 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저희 기자들도 우리사회 누수가 있는 곳을 찾겠습니다. 구멍 뚫린 곳이 어디인지, 막을 방법이 있는지 그리고 그 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 나서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북한 코로나19 중대 비상 사태 관련 YTN
북한 코로나19 중대 비상 사태 관련
YTN 강성웅 기자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궁금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남북한 관련 기사를 왜 일본이나 서양 언론사들이 앞서가는 경우가 많은가 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사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에서 취재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 이유를 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로이터나, 교도, NHK 등은 우리나라 언론사보다 특파원 수가 훨씬 많다. 아마 2~3배는 될 것이다. 이들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취재 경력도 길다. 10년은 보통이다. 교도통신은 평양지국장이라는 직함도 있다. 인원도 많고 전문성도 높은데 기사를 선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북한 관련 취재에서 한 번이라도 외국 언론사를 앞서보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을 가지게 됐다. 마침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 나는 북한의 공식 발표일 이전에 평양에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듣게 돼 조금 미리 관심을 가지게 됐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것도 북한 전문 유료 영어 매체가 비교적 일찍 파악하고 있었다. 다행히 나는 운이 좋아 후속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몇 건의 앞선 보도를 하게 된 것뿐이다. 민족의 생사가 걸린 한반도 문제를 더 잘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 여전히 남에게 미룰 수 없는 나의 숙제다.
플라스틱의 나라, 고장난 EPR 한국일보
플라스틱의 나라, 고장난 EPR
한국일보 신혜정 기자
지난해 플라스틱 폐기물과 재활용 문제를 파헤치는 기획을 연재했다. 매 회 다른 종류의 포장 쓰레기를 다뤘지만, 해법은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됐다. 대체 EPR제도가 얼마나 망가졌길래 재활용시장 참여자 모두가 불만인 것일까. 기획은 이 질문에서 시작됐다.
EPR제도가 생산자에게 지우는 책임, 즉 분담금이 매우 적다는 것에서부터 취재를 해나갔다.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기업의 분담금은 포장폐기물 1kg당 평균 약 152원에 불과했고, 기업 매출의 0.1%도 되지 않았다. 이는 재활용의 각 단계에 필요한 기초 인건비를 채우기에도 태부족이다. 그나마 이 부족한 돈도 유관단체 내 환경부 낙하산의 성과급으로 돌아갔다. 반면 재활용 처리의 최전선에 있는 공공자원순환센터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정책의 맹점을 파헤치는 기사는 꼭 필요하지만 지루하기 쉽다.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사진에 공을 들였다. 투명페트병 26개와 150원, 즉 1kg의 플라스틱에 비해 한없이 적은 분담금을 비교한 사진은 이렇게 나왔다.
이번 기획은 EPR제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화두를 던진 첫 시도다. 십수년 묵은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건 결국 환경부의 손에 달려있다. 아무도 취재하지 않은 복잡한 구조를 더듬어가면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많다. 그 때마다 팀원들을 잡아주신 어젠다기획부 이진희 부장께 감사를 전한다.
허위 면허로 수당까지…도공 부정수당 편취 고발 K…
허위 면허로 수당까지…도공 부정수당 편취 고발
KBS춘천 이청초 기자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이 집단으로 소형건설기계 면허를 허위로 따고, 이를 근거로 매달 부정하게 수당을 챙겨왔다는 제보는 놀라웠습니다. 100명 이상 가담했다는 것도, 대표적인 공기업에서 지금까지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도 상상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공직사회에서 수당은 사실상 급여에 해당하는 만큼, 제보가 사실이라면 이는 공적 자금의 횡령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비리의 실체는 발품을 판 끝에 비리에 가담한 학원 원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한국도로공사도 잘못을 털어놓았습니다.
보도 이후, 행정당국과 한국도로공사는 후속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공공기관의 수당 늘리기’에 대한 반성입니다. 공사 직원들이나 공무원들은 관련법에 따라 직업과 급여의 안정성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당은 사실상 급여 인상의 효과를 가져 옵니다. 한번 지급하면 퇴직할 때까지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이는 “수당 하나쯤이야...”라는 인식이 막대한 공적 자금 투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수당에 대해 더 파헤쳐볼 생각입니다.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또 다른 부정과 비리는 없었는지 따져볼 계획입니다. 취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토종 물고기까지 씨 말리는 민물가마우지 “보호냐,…
토종 물고기까지 씨 말리는 민물가마우지 “보호냐, 퇴치냐”
쿠키뉴스 곽경근 기자
“최근 들어 민물가마우지(이하 가마우지)가 안정화 되고 있어요.” “가마우지 피해가 심해 더 이상 어업활동이 힘들어요.” 조류학자들은 가마우지 피해가 줄어들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어민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니 누구 말이 옳을까? 당연히 기자 입장에서는 취재감이다. 그렇지 않아도 수년전부터 가마우지의 급속한 개체 수 증가에 관심이 많았던 터이다. 일단 조류전문가, 생태사진가, 피해 현장의 어민과 주민, 관련 지자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사전 취재를 마쳤다. 가마우지가 번식을 시작한 지난 4월초부터 초망원렌즈에서 드론까지 장비를 갖추고 취재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그들의 번식력은 무서울 정도로 왕성했고 번식지는 가는 곳마다 배설물로 눈 덮인 겨울왕국이었다. 실제 어민들의 어망은 비어있었고 상수원 보호구역 내 가마우지 서식지는 큰비에 하천의 오염이 걱정될 정도였다. 가마우지가 하천의 중상류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우리 고유 보호종까지 마구 먹어치우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유해조수로 지정한다 해도 번식력이 뛰어나 개체 수 조절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댐을 건설하고 4대강 사업, 꾸준한 치어방류 등 인간이 이들에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했는데 이제 와서는 개체 수 조절을 걱정해야하니 아이러니다. 장소 안내와 드론 촬영에서 인터뷰까지 도와준 왕보현, 용환국 후배와 황병설 국장, 엉성한 영상들을 모아 집중도 높은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해준 정혜미 PD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