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박종철이 죽어 나갔던 그 방에, ‘여성 고문 피해자들’이 있었다 – 보도 제작 경위
시대의 변곡점엔 언제나 ‘상징’이 된 죽음이 있습니다. 1987년, 민주주의 역사의 급류 속엔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십대 청년, ‘박종철’과 ‘이한열’이 있었습니다. 매해 그들이 떠난 날이 돌아오면, 우리는 어김없이 오직 ‘그들만을’ 기억하곤 했습니다. 여전히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산 자’들까지 헤아리는 것보단, 영원히 과거 속에 남겨진 이들을 그리워하며 기리는 것이 더 손쉬웠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33년이 지났습니다. ‘남겨진’ 박종철들, ‘소리 없이 사라진’ 이한열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6·10 민주항쟁 33주년을 앞두고 저희는 궁금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껏 한 번도 가시화된 적 없었던 운동권 여성들의 삶이 궁금했습니다. 그간 오로지 남성의 목소리로만 기록돼 온 고문 피해의 역사를 여성의 목소리로 다시 써보자는 취지로 한국일보 뷰엔(view&)팀은 남영동의 ‘여성 고문 피해자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저희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통해 ‘2019 남영동 대공분실 고문 피해자 인터뷰 녹취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그간 언론에 나서 공개적으로 진술하지 않았던 20인 가량의 피해자들의 구술사를 기록한 희귀 자료였습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7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시기에 남영동 대공분실을 거쳐 갔던 여성 피해자 세 분을 추려냈습니다.
인터뷰는 6월 10일 민주항쟁 기념일을 약 한 달 여정도 앞두고 여유 있게 진행했습니다. 고문 피해 경험 뿐 아니라 남영동 이전과 이후의 삶 전체에 대해 묻는 심층 인터뷰 방식을 택했습니다. 고문 경험이 피해자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자세하게 추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모든 취재는 사전에 기사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 상태에서 진행했으며, 인터뷰 도중 피해자들이 심하게 눈물을 흘리거나 말을 잇지 못하는 등의 트라우마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했습니다. 또한 인터뷰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외상 상태를 고려해 남영동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했으며, 추후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해 남영동 대공분실 5층 조사실을 함께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현장 동행 취재를 통해 보다 생생한 증언을 추가로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 여성 고문 피해자 인터뷰와 함께 진행한 ‘남영동 대공분실 360도뷰 인터랙티브’ 보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2번 항목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습니다.
◆ ‘국가 폭력’, 아직도 ‘발견’되어야 할 역사 – 보도 내용
여러 차례에 걸친 끈질긴 설득 끝에 카메라 앞에 모실 수 있었던 박미옥(64), 유숙열(67), 황정옥(56)선생님은 1979년부터 1987년까지 각기 다른 시기에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 피해를 당한 ‘여성 노동운동가’였습니다. 유숙열 선생님을 제외한 나머지 두 분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론에 나서 자신의 피해 경험에 대해 증언을 하신 바 없었습니다. 대다수의 여성 피해자들이 그러하듯, 이들은 30년이 넘는 시간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며 살아왔습니다. 하루아침에 세상을 등진 희생자들에 비하면 자신이 당한 피해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제때 매듭짓지 못한 시간들은 마음 곳곳에 어지러운 흔적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들 모두에게 남영동 대공분실은 ‘아직 종결되지 않은 비극의 무대’였던 셈입니다.
구타와 고문은 남녀를 가리지 않았지만, 노골적이고 모욕적인 성희롱은 오직 ‘여자’라는 이유로 난무했습니다. 저희는 남영동의 역사를 ‘여성’, ‘약자’, 운동권 내의 ‘소수자’의 목소리로 새롭게 복원해냈습니다. 구치소에 모인 수십, 수백 명의 운동권 여성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함께 일어섰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황정옥 선생님의 입을 빌려 새롭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그 구치소에 모였던 수 백 명의 여자들이 누구였는지,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1987년은 여전히 ‘발견되어야’할 역사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국가가 자행한 폭력의 진상을 캐는 작업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문 경찰 이근안의 얼굴을 생각하면, 피부와 뼈마디 깊숙이 새겨진 그 날의 두려움이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도저히 무뎌지지 않는 상처도 있는 것’이라 말합니다. 너무 많은 이들이 ‘과거는 과거로 남기라’고 ‘이제 그만 용서할 때도 되지 않았으냐’고 묻고 있지만, 이들에게 현대사의 비극은 ‘아직도 극복 중’인 셈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죽은 자’는 있으나, ‘죽인 자’는 없는 모순된 시간 위에 서 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현직 대통령, 최초로 남영동 방문한 6·10...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특집 기사 발행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남영동을 방문한 지난 6월 10일, 한국일보는 국내 일간지 중 유일하게 ‘6.10 민주항쟁’ 특집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였던 ‘여성 고문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영상으로 출고했으며, 80년대 남영동의 모습을 ‘360⁰뷰 VR’로 구현한 ▶인터랙티브 페이지도 함께 오픈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저희는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0일 남영동에서 열린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기사 출고 시점을 대통령 방문 시점으로 맞췄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 콘텐츠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유통되는 시대인 만큼, PV(Page View)는 콘텐츠의 영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입니다. 기사는 7월 3일 기준 ‘다음’과 ‘네이버’등의 포털에서 20만 회 이상의 PV를 기록하며 널리 소비되었습니다. 기사와 함께 공개된 여성 고문피해자 3인의 증언과 모습을 담은 약 20분 분량의 ‘다큐 영상’의 반응도 폭발적이었습니다. 영상은 한국일보 공식 페이스북에서만 15만 회, 유튜브에서는 9.8천 회, 누적 조회수 16만 회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 국내 언론사 최초 ‘VR’ 인터랙티브 – 80년대 고문시설을 2020년 웹 공간에 구현하다
저희 ‘뷰엔(View&)’팀은 여성 고문피해자 인터뷰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언론 최초 ‘360⁰뷰 VR 인터랙티브’에 도전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공간인 ‘80년대 남영동 대공분실’을 360⁰ 카메라로 담아 웹페이지에 3D로 재현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시민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남영동’이라는 공간을 “디테일하게 되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심층인터뷰와는 ‘별도로’ 기획되었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2018년부터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재조성되어, 현재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박종철 열사가 고문 도중 숨진 509호 조사실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공간의 유래와 의미, 면면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남영동 고문피해자이자 현재 민주인권기념관 관리소장인 유동우씨와 동행해 현장을 미리 답사했으며, 공간의 면면과 얽힌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을 치밀하게 취재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재조합해 ‘피해자들이 직접 경험했던 30년 전 남영동 대공분실’을 웹상에 구현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전면과 후면 렌즈로 앞·뒤·양옆·위·아래의 모습을 한꺼번에 담아 ‘3D’입체 이미지로 재구성해주는 특수 장비(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저희는 총 2주에 걸쳐 7층 규모 남영동 대공분실의 곳곳을 촬영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취재용 DSLR 카메라뿐 아니라 드론과 휴대용 짐벌 등 여러 장비를 이용해 다양하게 촬영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플랫폼 개발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최대한 당시의 모습과 가깝게 공간을 재현하기 위한 특수효과를 고안했으며, ▶사용자들이 직접 마우스로 드래그하며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현했고 ▶직접 사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공간 곳곳에 ‘스토리’를 녹여냈습니다. 폭이 좁은 창문의 비밀부터, 조사실 내 욕조에 얽힌 비화까지 취재를 통해 밝혀낸 공간의 이모저모를 인터랙티브 페이지 내에 공들여 반영했으며, 직접 인터뷰한 고문 피해자들의 육성을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 삽입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구 대공분실)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폐쇄되어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장기 개보수 공사를 거치기 때문에 약 2년 이상 시민들과 만날 수 없는 여건에 처해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일보가 제작한 ‘남영동 대공분실 360⁰뷰 VR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민주시민 교육을 위한 ‘온라인 견학 페이지’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해당 인터랙티브 페이지의 PV는 3.3만뷰로 한국일보에서 발행한 인터랙티브 기사의 PV의 수치를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숫자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한 ‘여성 고문 피해자’들을 심층 인터뷰한 기사는 없었으며, 남영동 대공분실의 공간적 의미에 대해 설명한 기사 또한 없습니다. 타보도 표절여부 해당 사항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개최된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6월 10일 당일 ‘남영동 대공분실’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실시간 뉴스토픽에 올랐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의 유래와 역사, 또 이곳에서 고문을 당했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낸 기사와 영상,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대통령의 방문과 맞물려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80년대 남영동 대공분실을 웹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업계 내의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뷰엔(View&)’팀의 새로운 시도는 업계 내의 주목을 받아 6월 24일자 기자협회보에 소개되었습니다.
(▶▶기자협회보 6월 24일자 기사 링크 http://journalist.or.kr/m/m_article.html?no=47843)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시리즈 기획물 취재 시 저희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사내에서도 월간 특종상 후보로 출품될 예정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58회 전체 총평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63편이 출품돼 1, 2차 심사를 거쳐 14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이 중 7개 부문에서 각 1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최종심사에 오른 4편의 보도 중 TV조선의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유족 “前 소속팀에서 가혹행위”> 보도가 선정됐다. 특종 보도의 가치뿐 아니라 문체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가능케 한 입체적인 후속 보도로 완결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TV조선의 보도는 다수의 선행 보도에서 나타난 정형화된 체육계 폭력문화와는 다른 양상의 범죄형 폭력행태 실상을 보여준 한편 선수의 호소를 외면한 정부와 관계 당국의 직무유기를 고발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정부가 깔아준 다주택 꽃길> 기사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정파적인 관점을 벗어나, 정부의 임대사업자 지원정책의 부작용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취재를 통해 있는 그대로 보여 준 보도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과정에서 임대사업자 지원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에 확인하기 힘든 누적된 부작용과 폐해를 서울 강남, 강북의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서 유의미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대한민국 데프블라인드 리포트>는 시각과 청각 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자들에 대한 전례 없는 집중기획보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소수인 탓에 복지정책과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의 고통을 이중통역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 취재진의 노고가 돋보였다. 해외 특수교육 사례를 취재해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전향적인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할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수작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다.
JTBC의 <‘덕분에’ 지키는 방역전선···의료현장의 그늘’>은 코로나 방역전선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떠받들면서도, 차별적인 수당 지급으로 상처를 주는 정부와 지자체 등 행정당국의 위선적인 부실 행정을 끈질기게 비판해 문제 해결의 결실을 맺은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TJB대전방송의 <여행용 가방 학대 사망 9살 아동>이 선정됐다. 꾸준한 후속보도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으면 진상 규명이 늦어졌거나 묻힐 수도 있었던 잔혹한 범죄의 전모를 밝혀낸 기자의 집념과 열정을 심사위원 모두 공감하고 지지했다. 지역 내 편의점을 활용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대안을 실행한 점은 금상첨화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민 없는 농업법인, 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 역시 심층보도의 전형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농업과 농민 문제가 언론의 관심영역에서 점점 소외되는 사이에 총체적인 부조리 상태에 빠진 농업과 농민 정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취재진의 집중력이 주목받았다. 농업과 농민을 위한 국가 예산을 지역 건설업자와 자녀들이 편취한 한 농업법인의 사례로 농업정책 전반에 대해 경종을 울린 묵직한 보도였다.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전문보도부문 사진보도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은 북한이 예고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현장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의 집념과 사건 발생 시점의 절묘한 조합으로 건져 낸 특종에 심사위원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가 배포한 폭파현장 사진으로 인해 특종의 반향이 축소됐지만, 이 또한 체제의 선전사진과 기자의 보도사진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