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취재는 지난 5월 30일 회사에 접수된 제보로 시작됐다. 연합뉴스의 선행기사를 보고 연락했다는 제보자는 "사업으로 알게 된 지인 중 한명이 한명숙 사건의 핵심 증인인 한만호 씨와 친했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며 "그가 당시 검찰로부터 증언 협조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제보자가 말한 K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는 뉴스타파가 그즈음 보도했던 한명숙 사건의 검찰 측 증인 수감자 3명과 결이 달랐다.
김승훈, 한은상, 최형락 등 3명의 증인은 1년에 수십 차례씩 검사실을 드나든 기록이 있었다. 이들은 동료 수감자들의 동향을 상시로 보고하면서 검찰의 관리를 받아온 이른바 '빨대'로 의심되는 인물들로, 검찰이 한만호 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K씨는 검사실 출정기록이 연간 1~2회에 불과했던 평범한 수감자였다. 그는 한명숙 사건이 불거지기 한참 전 한만호 씨가 미결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한방에서 반년 가까이 함께 생활했는데, 나이가 비슷하고 주거지가 일산으로 같아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고 했다. 한명숙 불법정치자금 수사는 한만호 씨가 기결수로 통영교도소로 이감된 지 20여일 만에 검찰에 의해 다시 서울교도소로 다시 불려 올라온 이후 본격화됐는데, 한만호 씨가 주로 재이감 후 관계를 맺게 된 다른 3명의 증인과는 관계의 성격이 달랐다. 실제로 K씨는 알려지지 않은 한만호 씨의 내밀한 사생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이는 현재 남아 있는 판결문과 관련 기록들을 통해 진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K씨와의 인터뷰는 정치적 사건인 한명숙 사건을 관행화된 검찰 '출정조사'의 폐해라는 관점에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연합뉴스는 K씨의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한명숙 사건과 관련한 좀 더 정확한 진상과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추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다. 3회에 걸친 오프라인 인터뷰와 수차례의 전화 통화, 자체 신원 확인 등을 통해서 취재진은 K씨의 주장 중 상당수가 신뢰할만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우선 당시 검찰이 K씨 본인에게 별건 기소 압박과 재심 회유를 해가며 "한만호 씨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직접 돈을 줬다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는 허위 증언을 강요했다는 그의 생생한 주장은 의미가 컸다. 한명숙 사건 수사나 재판에 관여하지 않은 데다 검찰과의 자의 입장에서 검찰의 증언조작 의혹의 유착 관계도 없어 비교적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제3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K씨의 진술은 한명숙 사건 재판부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한만호의 진술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되짚어볼 계기와 근거도 제공했다. 한명숙의 비서인 김문숙의 배달사고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모든 내용은 6월 7일 송고한 ["검사가 증언 강요했다"…한명숙 사건 또 압박수사 의혹], ["한명숙 아닌 비서진에 많은 돈 줬다" 전언…재조사 요구 커질 듯] 2개 기사에 담겼다.
그러나 한명숙 사건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은 기사가 송고되고 난 뒤 4시간여만에 "K씨는 조사한 사실조차 없다"며 보도 내용을 통째로 부인했다. 이 같은 검찰의 대응은 기사의 반향을 제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당수 온라인 매체가 추종 보도를 했으며, 서울신문과 세계일보는 8일 자 조간신문 지면에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취재진은 기사 송고 전 자체 확인 과정을 거쳐 K씨의 진술을 검증한 터라 검찰의 일방적 부인은 수상한 점이 많다고 판단했다. 최초 보도 이튿날 취재진은 K씨와 함께 서울 동부구치소를 방문해 한명숙 사건 당시 K씨의 출정기록 열람 신청을 했다. K씨는 신청 다음 날 출정기록 파일을 받아볼 수 있었다. 출정기록을 살펴보니 K씨가 2011년 2월 당시 한명숙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실 1128호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한 사실이 없다는 한명숙 수사팀의 해명이 거짓으로 확인된 것이다. 후속 기사를 송고하기 전 수사팀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해명을 요청했지만, 그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결국 후속 기사는 6월 10일 [한명숙 사건 증언 강요 의혹에 검찰 수사팀 '거짓 해명' 논란] 제목으로 송고됐고 그제야 수사팀은 소환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K씨 소환에 대한 아무런 자료를 찾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소환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 소환 조사 때 진술조서를 남기도록 한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한명숙 수사팀의 거짓 해명이 논란이 되면서 한명숙 사건에 관여한 다른 수감자들의 증언 강요,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가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우려와 관심도 커졌다.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진정을 접수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기사를 쓴 연합뉴스 기자에게 먼저 연락을 해와 기사 작성 경위를 물어보기도 했다.
수사팀의 거짓 해명이 논란이 된 다음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대검 수사 인력을 증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위증교사 진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 차원이라는 검찰 발표와 달리 윤 총장의 지시는 총장 측근인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을 통해 한명숙 사건 조사를 신속히 무마해 축소하려는 꼼수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결국 연합뉴스 연속보도와 이 같은 지시는 대검 감찰부 조사를 직접 지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하는 불씨가 됐다.
연합뉴스는 이 과정에서 ['한명숙 사건' 증언자들, 검찰 금조부 '935호'에도 줄줄이 소환](6월18일자), [검찰 '빨대수사' 논란…"수사 정보수집" vs "위험한 관행"](6월29일자) 등 출정 조사 관행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연달아 내보냈다. 이들 기사에 대해서도 검찰과 한명숙 수사팀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함으로써 의혹을 키웠다.
이들 기사의 파급력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소셜미디어(SNS) 인용과 국회에서의 관련 질의를 통해 더욱 확대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 질의 과정에서 출정조사 문제점을 지적한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이 언급되자 "당연히 조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보도가 정책 의제를 설정하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연합뉴스의 보도는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검찰 출정조사 관행의 문제에 대한 정치권과 사회 관심을 환기하고, 검찰과 한명숙 수사팀의 은폐 시도 속에서도 대검 감찰부의 위증 교사 진정 조사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한명숙 사건 관련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인터뷰는 익명 처리됐다. 개인이 신원 노출을 꺼리고 있었고 실명이 부각될 이유도 찾기 어려웠다. 비록 K씨가 익명으로 인터뷰를 했지만 본인 발언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K씨는 인터뷰 기사 송고 이후 진상 파악을 위한 서울중앙지검 조사에 충실히 응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K씨 인터뷰는 연합뉴스가 최초 보도한 것이며 선행보도는 없다. 인터뷰 기사는 검찰의 전면 부인에도 서울신문과 세계일보가 다음날 지면에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한명숙 사건 수감자들이 금융조세조사부 등 다른 부서에서도 줄줄이 소환됐다는 기사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급됐고 이 내용은 조선일보 20일 자 조간 기사에 반영됐다. 위증 교사 의혹을 주장한 다른 수감자의 인터뷰는 뉴스타파, KBS가 보도한 바 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최근 다시 주목받는 한명숙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은 1심 재판이 시작되고 10년, 대법원판결이 나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는 고도의 정치적 사건이다. 이 사건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이자 시대적 과제인 '검찰개혁'의 핵심을 건드린다는 데 있다.
한명숙 사건은 유죄 확정판결이 난 사건 내용을 둘러싼 논란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개혁 과제인 검찰의 왜곡된 수사 관행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중형을 선고받거나 중형이 예상되는 수감자나 피의자의 약점을 이용해 압박, 회유함으로써 검찰이 표적으로 삼은 다른 사건 피의자를 옭아맬 유리한 정보와 진술을 얻어내는 이른바 '타건 압박수사'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검찰의 이 같은 수사 관행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곤궁한 처지의 수감자들을 검사실로 소환하는 출정조사를 통해 압박, 회유함으로써 검찰의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수사 관행을 법조계에선 '빨대수사'라 칭하기도 한다.
연합뉴스가 K씨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보도한 기사들은 한명숙 사건을 검찰의 왜곡된 수사 관행의 폐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는 여태껏 조명받지 못한 검찰 출정조사를 개선 과제로 부각했다.
K씨의 인터뷰 기사는 현재 검찰이 조사 중인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진정에 대한 주요 조사 자료 중 하나다. K씨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서 5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한명숙 수사와 재판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하고 있다. 기사에서 지적한 출정조사 관행의 문제점도 추미애 장관 지시로 조사하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수감자 한은상 씨에 대한 조사도 통상처럼 수감자를 검찰청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라 대검 감찰부가 직접 한 씨가 복역 중인 광주 교도소로 찾아가 진행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의 잇따른 보도로 근거 없이 수감자를 검찰청으로 불러들이는 출정조사의 문제점을 의식한 조치다.
연합뉴스 보도는 아직 물밑에 있던 한명숙 사건 관련 의혹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논점을 구체화함으로써 법무부와 검찰의 현안으로 만들었다. 또한 정치적 쟁점화해 정치권 안팎에서의 논의를 활성화하고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뉴스타파, KBS의 관련 보도와 더불어 연합뉴스 보도로 촉발되고 확대된 사회적 관심과 법무부·검찰 조사는 여전히 의혹에 휩싸인 한명숙 사건에 대한 재수사와 재심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인터뷰와 기사 송고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어긴 사항은 없음.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사항 없으며 관련 언론 중재 신청 사실도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8회 전체 총평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63편이 출품돼 1, 2차 심사를 거쳐 14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이 중 7개 부문에서 각 1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최종심사에 오른 4편의 보도 중 TV조선의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유족 “前 소속팀에서 가혹행위”> 보도가 선정됐다. 특종 보도의 가치뿐 아니라 문체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가능케 한 입체적인 후속 보도로 완결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TV조선의 보도는 다수의 선행 보도에서 나타난 정형화된 체육계 폭력문화와는 다른 양상의 범죄형 폭력행태 실상을 보여준 한편 선수의 호소를 외면한 정부와 관계 당국의 직무유기를 고발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정부가 깔아준 다주택 꽃길> 기사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정파적인 관점을 벗어나, 정부의 임대사업자 지원정책의 부작용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취재를 통해 있는 그대로 보여 준 보도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과정에서 임대사업자 지원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에 확인하기 힘든 누적된 부작용과 폐해를 서울 강남, 강북의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서 유의미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대한민국 데프블라인드 리포트>는 시각과 청각 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자들에 대한 전례 없는 집중기획보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소수인 탓에 복지정책과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의 고통을 이중통역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 취재진의 노고가 돋보였다. 해외 특수교육 사례를 취재해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전향적인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할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수작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다.
JTBC의 <‘덕분에’ 지키는 방역전선···의료현장의 그늘’>은 코로나 방역전선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떠받들면서도, 차별적인 수당 지급으로 상처를 주는 정부와 지자체 등 행정당국의 위선적인 부실 행정을 끈질기게 비판해 문제 해결의 결실을 맺은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TJB대전방송의 <여행용 가방 학대 사망 9살 아동>이 선정됐다. 꾸준한 후속보도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으면 진상 규명이 늦어졌거나 묻힐 수도 있었던 잔혹한 범죄의 전모를 밝혀낸 기자의 집념과 열정을 심사위원 모두 공감하고 지지했다. 지역 내 편의점을 활용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대안을 실행한 점은 금상첨화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민 없는 농업법인, 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 역시 심층보도의 전형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농업과 농민 문제가 언론의 관심영역에서 점점 소외되는 사이에 총체적인 부조리 상태에 빠진 농업과 농민 정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취재진의 집중력이 주목받았다. 농업과 농민을 위한 국가 예산을 지역 건설업자와 자녀들이 편취한 한 농업법인의 사례로 농업정책 전반에 대해 경종을 울린 묵직한 보도였다.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전문보도부문 사진보도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은 북한이 예고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현장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의 집념과 사건 발생 시점의 절묘한 조합으로 건져 낸 특종에 심사위원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가 배포한 폭파현장 사진으로 인해 특종의 반향이 축소됐지만, 이 또한 체제의 선전사진과 기자의 보도사진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