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 취재(0)
금융·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6월 9일자와 6월 15일자에 연속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5월 말 금융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기획 취재를 하던 중 금융·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두 가지 제보를 접했습니다. 하나는 싱가포르 사설 보안업체가 국내 고객들의 유출된 카드정보가 다크웹에서 불법 거래되는 사실을 파악해 우리 금융당국에 통보했는데, 금융당국은 해외 보안업체가 불법 거래 사실을 파악하는 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1.5테라바이트(TB) 분량의 금융·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5TB는 실로 엄청난 분량이라 깜짝 놀랐고, 대규모 정보 유출이 발생했는데도 경찰과 금융당국이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두 건에 대해 동시에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고객들의 카드정보 다크웹 불법 거래는 여신금융협회, 금융권(카드사, 은행), 금융감독원 등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을 했습니다.
1.5TB 분량의 금융·개인정보 유출 사건 취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경찰, 금융감독원, 금융권(카드사, 은행)을 대상으로 취재에 착수, 2주 넘게 크로스 체크를 하며 사실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1차적으로 경찰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 사이 시중은행 해킹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의 추가 범행과 공범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피의자가 국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카드가맹점 포스단말기, 멤버십가맹점 등을 해킹해 빼낸 카드 정보와 카드 비밀번호, 은행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금융·개인 정보가 담겨 있는 1.5TB 분량의 외장하드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다음으론 금융·개인 정보 유출 사건 사상 역대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왜 경찰과 금감원은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추적했습니다. 취재 결과 경찰은 올 3월 초 금감원에 유출 정보를 모두 줄 테니 카드사별 분류를 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압수물은 경찰이 먼저 분석을 한 뒤 데이터를 넘겨주는 게 수순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습니다. 두 기관이 협조를 해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시급히 해야 할 사안인데도, 경찰은 금감원이 수사 협조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금감원은 경찰이 수사 기본도 모른 채 민감한 자료를 통째로 넘기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었습니다. 두 기관의 핑퐁게임에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서둘러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판단, 크로스 체크를 통해 파악한 취재 내용을 보도하게 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해킹을 통한 금융·개인정보 유출은 취재가 쉽지 않습니다. 관련 기관들이 쉬쉬하기 때문입니다. 본지가 2009년 포스단말기 해킹을 통한 카드정보 유출을 처음 취재했을 때도 금융감독원, 카드사들은 유출 사실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취재가 어려운 이런 상황을 끈질긴 취재와 발로 뛰는 노력으로 타개했습니다. 하나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금감원, 경찰, 카드사, 여신금융협회, 금융보안원 등 관계 기관들을 여러 번 크로스 체크하고, 관련된 사람들 만났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 이후 반향은 컸습니다. 국내 고객들의 카드정보 다크웹 불법 거래는 6월 9일자 보도 이후 세계일보, 국민일보, 한국경제, MBC 등에서 인용 보도했습니다.
1.5TB 분량의 금융·개인정보 유출은 더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6월 14일 오후 가판에 기사가 보도된 이후 통신사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본지 인용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15일자 보도가 나간 이후엔 경향신문, 세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한겨레, KBS, MBC, JTBC, 채널A, MBN 등 신문·방송·온라인매체에서 인용 보도를 했습니다. 이후 경찰과 금감원 수사 공조부터 카드사들의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까지 후속으로 다루었습니다.
보도 당일인 15일엔 시민단체 성명도 잇따랐습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노총, 한국소비자연맹 등 8개 시민단체는 공동 논평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소비자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수사기관과 금융 당국은 조사가 시작된 지 3개월이 돼 감에도 서로 책임을 미룬 채 아직도 정확한 피해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된 지 많은 시간이 지났기에 수사·금융 당국은 정확한 유출 경위와 내용, 예상되는 위험 등을 파악해 해당 정보주체에게 고지해 주는 게 급선무”라고 비판했습니다. 금융정의연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의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유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코로나19처럼 공공문자로 피해 예방을 위한 소비자 유의 사항을 알려주는 등 시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번 보도는 순수 단독 보도로, 본지 보도 전에 보도된 적이 없고, 타사 보도를 표절하지도 않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1.5TB 분량의 금융·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금융위원회와 경찰청, 금융감독원은 본지 보도 당일인 6월 15일 오후 2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개인정보 수사 공조를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찰과 금감원은 적극적인 협력과 공조를 통해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빠른 시일 안에 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앞서 당일 오전엔 민갑룡 경찰청장이 유출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과 “엇갈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유출된 카드 정보와 관련, 3개월 넘게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제자리걸음만 하던 게 본지 보도 이후 6일 만인 21일, 경찰은 금감원 등의 협조를 얻어 유출된 카드정보를 카드사별로 분류한 뒤 각 카드사에 나눠주고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하도록 했습니다. 카드사들은 경찰로부터 받은 유출 정보를 소비자별로 분류, 7월 3일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금감원은 7월 3일 카드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유효기간 경과, 중복 등을 제외하면 약 61만 7000건의 카드 정보가 유출됐고, 이 가운데 최근 3개월 사이 138건이 부정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과 경찰 공조가 늦어졌다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본지 보도는 경찰과 금감원의 협의를 이끌어내 소비자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았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서울신문 심의실은 역대 최대 규모인 1.5TB 분량의 금융·개인정보 유출 특종 보도와 관련, “기자의 취재 노력이 돋보이는 기사다. 이번 사안에서 핵심은 ‘사상 최대 규모인 1.5TB 개인금융정보 유출’이라고 본다. 임팩트가 큰 기사다”라고 평했습니다. 취재팀은 취재 과정에서 서울신문 기자강령과 언론윤리강령에 위배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경찰과 금감원은 1.5TB 외장하드에 담겨 있는 금융·개인정보 가운데 카드정보만 분석,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했습니다. 아직 은행 계좌번호, 카드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은 유출 규모와 피해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지는 끝까지 이 부분을 추적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본지 보도와 관련,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등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8회 전체 총평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63편이 출품돼 1, 2차 심사를 거쳐 14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이 중 7개 부문에서 각 1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최종심사에 오른 4편의 보도 중 TV조선의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유족 “前 소속팀에서 가혹행위”> 보도가 선정됐다. 특종 보도의 가치뿐 아니라 문체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가능케 한 입체적인 후속 보도로 완결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TV조선의 보도는 다수의 선행 보도에서 나타난 정형화된 체육계 폭력문화와는 다른 양상의 범죄형 폭력행태 실상을 보여준 한편 선수의 호소를 외면한 정부와 관계 당국의 직무유기를 고발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정부가 깔아준 다주택 꽃길> 기사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정파적인 관점을 벗어나, 정부의 임대사업자 지원정책의 부작용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취재를 통해 있는 그대로 보여 준 보도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과정에서 임대사업자 지원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에 확인하기 힘든 누적된 부작용과 폐해를 서울 강남, 강북의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서 유의미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대한민국 데프블라인드 리포트>는 시각과 청각 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자들에 대한 전례 없는 집중기획보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소수인 탓에 복지정책과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의 고통을 이중통역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 취재진의 노고가 돋보였다. 해외 특수교육 사례를 취재해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전향적인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할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수작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다.
JTBC의 <‘덕분에’ 지키는 방역전선···의료현장의 그늘’>은 코로나 방역전선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떠받들면서도, 차별적인 수당 지급으로 상처를 주는 정부와 지자체 등 행정당국의 위선적인 부실 행정을 끈질기게 비판해 문제 해결의 결실을 맺은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TJB대전방송의 <여행용 가방 학대 사망 9살 아동>이 선정됐다. 꾸준한 후속보도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으면 진상 규명이 늦어졌거나 묻힐 수도 있었던 잔혹한 범죄의 전모를 밝혀낸 기자의 집념과 열정을 심사위원 모두 공감하고 지지했다. 지역 내 편의점을 활용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대안을 실행한 점은 금상첨화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민 없는 농업법인, 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 역시 심층보도의 전형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농업과 농민 문제가 언론의 관심영역에서 점점 소외되는 사이에 총체적인 부조리 상태에 빠진 농업과 농민 정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취재진의 집중력이 주목받았다. 농업과 농민을 위한 국가 예산을 지역 건설업자와 자녀들이 편취한 한 농업법인의 사례로 농업정책 전반에 대해 경종을 울린 묵직한 보도였다.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전문보도부문 사진보도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은 북한이 예고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현장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의 집념과 사건 발생 시점의 절묘한 조합으로 건져 낸 특종에 심사위원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가 배포한 폭파현장 사진으로 인해 특종의 반향이 축소됐지만, 이 또한 체제의 선전사진과 기자의 보도사진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