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10년 전 있었던 이른바 ‘한명숙 사건’은 <뉴스타파>에서 故 한만호 씨의 비망록을 공개하면서 최근 다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물론 한만호 비망록은 당시 법원에 이미 제출된 증거물 가운데 하나인 것은 맞지만, 어찌됐건 대중들에게 그 내용이 소상히 소개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만호 씨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검증’ 부분이었습니다. 한만호 씨 스스로 검찰 수사에서의 진술과 법정에서의 진술이 180도 달라진 상황이었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기 때문에 한명숙 사건의 관계자들은 정교한 교차 검증과 균형 잡힌 취재가 요망됐습니다.
특히 한만호 씨가 수감 생활을 할 당시 동료 재소자들이었던 ‘수감자 3인방’에 대해선 더욱더 세밀한 검증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수감자들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격하자는 게 아니라, 한만호 씨가 이미 숨진데다가 또렷한 물증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주장이 과연 신뢰할 만한 것인지 언론의 합리적 점검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KBS는 한명숙 정치자금 사건과 사실상 무관한 수감자 3인방 각각의 별도 혐의와 죄목에 대해선 기사에서 언급하지 않았고, 이들을 칭할 때도 가급적 ‘죄수’보다는 ‘재소자’ 또는 ‘수감자’로 표현했습니다.)
취재진은 언론사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이들 3인방 모두를 만나 인터뷰했고, 잠깐 동안의 접견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만나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했습니다. ①현재도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한 모 씨의 경우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법조전문기자가 2시간 동안 교도소에서 인터뷰를 했고, ②재소자 최 모 씨 역시 구치소에서 두 차례 5시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변호사가 아니면 딱 10분만 접견할 수 있습니다. ③10년 전 출소한 뒤 사업을 하고 있는 김 씨의 경우 3차례 만나 6시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3인방 검증 인터뷰는 언론사 가운데 유일합니다. 고 한만호 씨의 육성 인터뷰 또한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KBS만 확보한 것입니다.
취재진은 이를 통해 이들 주장이 어떤 부분에서 일치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엇갈리는지를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했고, 단순 전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들 주장이 어떤 측면에서 신뢰가 가고 어떤 측면에서 의심할 부분이 있는지, 이들 주장을 사실로 전제했을 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을 하나하나 종합적으로 짚었습니다.
저희 취재진 역시 ‘검찰 개혁’의 시대적 당위성에는 공감하고 있고, 만약 한명숙 전 총리 수사 과정에서 위법적 행태가 있었다면 검찰이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것이 한 전 총리 재심 청구로 연결될 여지가 있다면 그렇게 진행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검찰 수사 행태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궁극적으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취재 역시 더욱 상세하고 입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시 대법관 전원에게 유죄 판결을 받은 ‘문제의 3억 원’(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자금 수표 1억 원의 출처와, 한 전 총리 측근이 한만호 씨에게 돌려준 2억 원)에 대해서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사건 실체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특정 수감자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여선 안 되고, 이들 모두가 절반의 진실과 절반의 거짓을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재진의 일련의 보도는 이런 접근방식을 일관되게 유지한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취재진은 <뉴스9>과 <시사기획 창> 등을 통해서 이번 취재물을 선보였습니다. 고 한만호 씨의 얼굴과 육성은 언론에서 처음 소개되는 것이었기에 대부분의 언론이 KBS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한명숙 사건이 언론에서 다시 불거지기 전부터 이미 수감자 최 모 씨가 검찰 수사 행태를 비판하는 취지로 법무부에 진정서를 넣었다는 내용을 단독으로 확인해 보도했고, 이는 대다수 언론의 법조 기사에서 발생 뉴스로 여러 차례 인용 보도되었습니다. 취재진이 5년 전 수감자 최 씨를 별개의 사건으로 취재한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 단독으로 접촉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처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수감자 김 모 씨의 경우, 현재 수감자가 아닌 일반 시민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더욱 상세한 이야기를 취재진에게 털어놓았는데, 김 씨는 자신의 발언이 진보 진영 또는 보수 진영 모두에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싫다며 KBS 취재진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씨 말을 요약하면 △검찰의 위증교사는 없었지만 부당한 행태는 많았다, △한만호가 한명숙을 직접 만나 돈을 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등입니다. 이 역시 타 언론사의 인용이 잇따랐고, 취재진은 이들 수감자 3인방의 엇갈린 진술을 짧은 방송 시간에서만 다루기에는 아쉽다는 판단 아래 디지털 텍스트 기사로도 자세히 해설했습니다.
(해당 디지털 기사 주소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63801 )
4. 사회에 끼친 영향
현재 대검과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각각 다르게 진행 중이며, 취재진은 이 대목과 관련해서도 후속 보도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윤리강령기준 특이사항 없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언론중재위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8회 전체 총평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63편이 출품돼 1, 2차 심사를 거쳐 14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이 중 7개 부문에서 각 1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최종심사에 오른 4편의 보도 중 TV조선의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유족 “前 소속팀에서 가혹행위”> 보도가 선정됐다. 특종 보도의 가치뿐 아니라 문체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가능케 한 입체적인 후속 보도로 완결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TV조선의 보도는 다수의 선행 보도에서 나타난 정형화된 체육계 폭력문화와는 다른 양상의 범죄형 폭력행태 실상을 보여준 한편 선수의 호소를 외면한 정부와 관계 당국의 직무유기를 고발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정부가 깔아준 다주택 꽃길> 기사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정파적인 관점을 벗어나, 정부의 임대사업자 지원정책의 부작용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취재를 통해 있는 그대로 보여 준 보도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과정에서 임대사업자 지원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에 확인하기 힘든 누적된 부작용과 폐해를 서울 강남, 강북의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서 유의미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대한민국 데프블라인드 리포트>는 시각과 청각 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자들에 대한 전례 없는 집중기획보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소수인 탓에 복지정책과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의 고통을 이중통역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 취재진의 노고가 돋보였다. 해외 특수교육 사례를 취재해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전향적인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할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수작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다.
JTBC의 <‘덕분에’ 지키는 방역전선···의료현장의 그늘’>은 코로나 방역전선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떠받들면서도, 차별적인 수당 지급으로 상처를 주는 정부와 지자체 등 행정당국의 위선적인 부실 행정을 끈질기게 비판해 문제 해결의 결실을 맺은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TJB대전방송의 <여행용 가방 학대 사망 9살 아동>이 선정됐다. 꾸준한 후속보도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으면 진상 규명이 늦어졌거나 묻힐 수도 있었던 잔혹한 범죄의 전모를 밝혀낸 기자의 집념과 열정을 심사위원 모두 공감하고 지지했다. 지역 내 편의점을 활용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대안을 실행한 점은 금상첨화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민 없는 농업법인, 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 역시 심층보도의 전형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농업과 농민 문제가 언론의 관심영역에서 점점 소외되는 사이에 총체적인 부조리 상태에 빠진 농업과 농민 정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취재진의 집중력이 주목받았다. 농업과 농민을 위한 국가 예산을 지역 건설업자와 자녀들이 편취한 한 농업법인의 사례로 농업정책 전반에 대해 경종을 울린 묵직한 보도였다.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전문보도부문 사진보도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은 북한이 예고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현장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의 집념과 사건 발생 시점의 절묘한 조합으로 건져 낸 특종에 심사위원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가 배포한 폭파현장 사진으로 인해 특종의 반향이 축소됐지만, 이 또한 체제의 선전사진과 기자의 보도사진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