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2006년 5월 평택미군기지 이전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는 ‘여명의 황새울’ 작전을 감행했습니다. 경인일보는 고덕지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겠다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서 법원에 생활대책대상자 지위를 인정 받으려고 소송을 제기하는 평택 대추리 원주민들의 삶을 재조명했습니다. ‘15년째 마르지 않는 '평택 대추리의 눈물' 연속보도는 지난 5월11일부터 2달여 이어진 경인일보 단독보도입니다.
지난 5월 회사 선배로부터 대봉투에 담긴 서류뭉치를 넘겨받았습니다. 대추리 원주민들이 노무현 정부 국방부로부터 약속 받은 ‘안정된 이주정착을 위한 평택 이주민 지원방안’과 서울행정법원에 낸 주한미군시설사업으로 인한 생활대책대상자 지위 인정 소송 판결문이었습니다.
원주민들은 국방부장관과 한국토지공사(현 LH)와의 행정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그러나 LH는 대추리 경작자들에게 약속한 상업용지 위치선택우선권을 차치하고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개발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인일보는 행정대집행 이후 15년간 평택 인근에 거주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약속을 기다리며 소송을 진행 중인 대추리 원주민들의 삶을 재조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들에게 부여된 상가주택(이주자택지 필지)를 둘러싸고 원주민과 이 상가주택 용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리고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매수인들 간의 소송전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경인일보는 ‘15년째 마르지 않는 대추리 원주민의 눈물’(5월11일자 1면 보도)을 여명의 황새울 작전 과정에서 국가폭력에 희생된 사람들 뿐 아니라 농지를 잃고 다른 생계를 찾아가는 농민들의 삶을 행정대집행 15년이 지난 시점에 다뤘습니다.
정부가 약속한 8평(26.4㎡) 상업용지 공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평택 고덕지구의 상업용지 분양에서 배제돼 행정대집행 20년이 자닌 2025년에야 고덕지구 3단계 완공 과정에서 본인 소유의 토지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평택미군기지 이전 부지 원주민들의 경우 LH와 국방부장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수급대상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하고 있었기 때문에 LH와 문재인 정부가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원주민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이유는 2005년 6월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실 주한미군대책기획단이 ‘안정된 이주정착을 위한 평택 이주민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평택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서 경작을 하던 사람들에게 근린상업용지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소할 것을 기대하고 원주민들은 배제 당한 상업용지 공급 또는 상업용지 공급에 상응하는 정부 대책을 촉구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시 협의 과정에 원주민이 주한미군대책기획단과 먼저 협의를 할 경우 8평을 공급하고, 협의를 하지 않을 경우 6평을 공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협의 유무에 따른 차별적인 특별지원대책은 위헌 소지가 있었습니다. 당시 국방부도 차별적으로 시행할 경우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수의 로펌들도 협의한 사람으로 한정해 차별을 두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합리적 차별과 거리가 멀어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경인일보는 위헌 소지가 있는 국가 정책을 재조명해 향후 협의와 비협의로 갈라치기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대추리 원주민들의 사례를 통해 조명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대추리 사태 이후 원주민들이 국가 상대 행정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는 기사는 많았습니다. 지난 1월19일 연합뉴스의 <법원 “평택 미군기지 이주민, 보상받을 상가 위치 우선 선택”> 기사를 시작으로 TBS와 YTN, 경인일보, 한국일보, 경기방송, 노컷뉴스, 경기신문, 공감신문, BBS news 등이 보도했습니다.
경인일보는 당시 판결 이후 원주민들의 다른 행정소송 승소 소식을 전하며 국책 사업의 그림자를 들췄습니다. 경인일보가 이번 연속 보도 기사에서 다룬 행정소송은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가 판결한 수급대상자 지위 확인 소송이었습니다. 이 소송에서도 원주민으로 구성된 원고가 국가를 상대로 승소했습니다.
이후 경인일보는 대추리 원주민들 뿐 아니라 평택미군기지 이전 사업으로 진행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개발 사업에서 불거진 원주민들과 이주자택지 매수인들 사이의 소송전을 샅샅이 들여다봤습니다.
당시 대추리에 주소지를 뒀던 원주민들은 이주자택지의 상가주택 또는 단독주택 분양권을 부여 받았습니다. 지지부진한 고덕지구 개발 사업을 기다리다 못해 고기 값에 분양권을 넘긴 원주민부터 개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뒤 8억원에 이주자택지 분양권을 팔아 넘긴 원주민까지 여러 양상이 있었습니다.
취재 도중에 수년이 지난 뒤 원주민들이 과거 자신들의 불법 전매를 자인하며 매수인(건축주이자 현 토지 소유자)을 상대로 매매계약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소송의 근원은 대법원 판결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7년 10월 고덕지구 원주민이 매수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소유권이전등기 이전에 택지 전매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하며 그 이전에 전매 행위가 있었다면 매수인과의 계약도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의 이 판례는 원주민보다 매수인들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판결이었습니다. 원주민과 함께 LH를 찾아 이주자택지 토지매매계약을 했는데도 그 이전에 분양권을 전매한 전적이 있다면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 이후 경기남부 평택지원 뿐 아니라 고양시 향동, 하남시 위례, 수원·용인 광교신도시, 성남 판교신도시 등 이주자택지를 둘러싸고 매수인들 사이에 매매계약 무효 확인 소송 공포가 휘몰아쳤습니다. 매수인들은 원주민들의 선량한 소송을 기대했지만, 기획 소송 변호사와 맺은 계약이 의뢰인에게 불리하고 돈 몇푼 얻고자 하는 원주민들의 욕망 때문에 매수인들의 재산권을 대법원 판례를 기초로 침해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주자택지 소송전 관련해서는 브릿지경제와 TV조선 기획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브릿지경제는 ‘들불처럼 번지는 이주자택지 분양권 딱지 무효소송’(6월20일)을 보도했으며 TV조선은 <LH·국토부, '딱지' 불법거래 대책 모색…"선의 매수자 구제안 검토">, <원주민 몰래 소송도…소송·갈등 부추기는 부동산 브로커>, <무더기 소송 휘말린 '분양권 딱지' 매수자…건물 헐고 쫓겨날 판>으로 연속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평택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경작지를 소유했던 농민을 생활대책대상자라고 부릅니다. 이들 중 절반가량은 여전히 상업용지를 분양받지 못했고 30%가량은 후세대의 이익을 기대하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LH는 고덕지구 준공 이전 상업용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사망한 원주민의 경우 상속절차를 통해 분양권을 후손이 가져갈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뒀습니다.
쇠고기 몇근 값에 이주자택지 분양권을 팔아넘긴 원주민이 현재 공급토지 소유자들에게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LH 뿐 아니라 각지에서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지역도시공사에서 분양권 전매를 주의해야 한다는 안내문을 발송했습니다.
LH는 지난달 이주자택지 전매 관련 유의사항 안내문을 발송하며 택지개발촉진법이 정한 전매금지규정과 벌칙을 담아 불법 전매시 사업시행자가 택지공급 당시 가액과 은행법에 따른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을 더한 금액을 지급하고 해당 택지를 환매할 수 있으며 불법 전매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또 원주민이 매수인을 상대로 매매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 소송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해는 안내문(6월18일자 7면 보도_원주민 소송전 확산 평택 고덕 LH 주의안내문)을 보냈습니다.
경인일보는 원주민들이 이 소송을 제기하는 근본적인 원인과 함께 매수인들이 겪는 재산권 침해에 대해 균형있게 다뤘습니다. 원주민들은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생계형으로 전매를 했습니다. 매수인들은 수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매입한 택지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 이전에 근원적인 문제는 국책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은 국가 폭력이 있었습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지역사회에 남긴 상흔은 사회 분야 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 더 깊었습니다. 행정대집행 당시에 다친 원주민은 여전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판정을 받고 병원에 다닙니다. 원주민들에게 약속한 생활대책과 이주대책이 대규모 개발사업 일정에 맞춰지면서 미뤄지자 먼저 분양을 받은 원주민들은 금융비용에 시달리고 이를 견디지 못해 분양권을 전매한 원주민은 범법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 놓였을 뿐 아니라 소송전이 불거지면서 지역 건설경기 침체에 금융기관의 대출 경색까지 이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교통부는 전국 신도시로 원주민과 매수인 간의 소송전이 불붙자 택지개발촉진법을 손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을 보면 택지를 공급 받은 자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기 전까지 택지를 공급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전매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습니다.
국토부는 ‘택지를 공급 받은 자’라는 조항에 택지를 공급받을 예정인 자를 더해 사업시행자와의 공급 계약 이전에 이뤄진 전매 행위를 차단해 투기를 막고 계약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인일보가 이끌어낸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의 투기와 민사 계약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정부 입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평택 미군기지 이전이 불러온 대추리 원주민들의 아픔과 상처를 취재하는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사회부장이 직접 원주민과 매수인 사이의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평택 현장을 수차례 방문했습니다. 취재기자도 보도의 뉘앙스에 따라 다방면으로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료수집도 쉽지 않았습니다. 판결문 너머의 당사자 주장을 토대로 노무현 정부의 약속을 문재인 정부에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를 이끌어내야 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총 15편의 연속보도가 이뤄졌고, 원고와 피고로 부딪히던 원주민들과 매수인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어떻게 이 전국적인 신도시 이주자택지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사회부장이 여명의 황새울 작전 행정대집행 당시 취재기자였습니다. 퇴약 볕에 대추리 현장을 걸어 들어가면서 겪었던 원주민들의 아픔을 10여년 세월을 뛰어 넘어 후배 기자가 느끼고 기억하고 함께 기록했습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에 따라 아픔을 겪는 지역민과 지역의 현안을 경인일보는 계속해서 보도하겠습니다.
경인일보는 고향을 잃어버린 원주민들과 원주민들로부터 이들의 권리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들인 현 소유자들의 이야기를 균형있게 보도했습니다.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보도를 이어갈 것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어려운 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간 것은 편집국 전체에 귀감이 됐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지난 5월11일 '15년째 마르지 않는 '평택 대추리 원주민의 눈물'' 첫 보도 이후 7월3일 '이주자택지 '불법 사전판매' 차단나선 국토교통부' 보도까지 외부의 지원을 받거나, 반론보도 요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 신청사항이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회차 심사평
제358회 전체 총평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63편이 출품돼 1, 2차 심사를 거쳐 14편이 최종심사에 올랐다. 이 중 7개 부문에서 각 1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최종심사에 오른 4편의 보도 중 TV조선의 <여성 철인3종경기 유망주의 극단적 선택…유족 “前 소속팀에서 가혹행위”> 보도가 선정됐다. 특종 보도의 가치뿐 아니라 문체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가능케 한 입체적인 후속 보도로 완결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TV조선의 보도는 다수의 선행 보도에서 나타난 정형화된 체육계 폭력문화와는 다른 양상의 범죄형 폭력행태 실상을 보여준 한편 선수의 호소를 외면한 정부와 관계 당국의 직무유기를 고발한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정부가 깔아준 다주택 꽃길> 기사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정파적인 관점을 벗어나, 정부의 임대사업자 지원정책의 부작용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취재를 통해 있는 그대로 보여 준 보도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과정에서 임대사업자 지원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에 확인하기 힘든 누적된 부작용과 폐해를 서울 강남, 강북의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서 유의미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대한민국 데프블라인드 리포트>는 시각과 청각 장애를 함께 가진 중복장애자들에 대한 전례 없는 집중기획보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소수인 탓에 복지정책과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의 고통을 이중통역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 취재진의 노고가 돋보였다. 해외 특수교육 사례를 취재해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전향적인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할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수작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다.
JTBC의 <‘덕분에’ 지키는 방역전선···의료현장의 그늘’>은 코로나 방역전선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떠받들면서도, 차별적인 수당 지급으로 상처를 주는 정부와 지자체 등 행정당국의 위선적인 부실 행정을 끈질기게 비판해 문제 해결의 결실을 맺은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TJB대전방송의 <여행용 가방 학대 사망 9살 아동>이 선정됐다. 꾸준한 후속보도를 통해 무심히 지나쳤으면 진상 규명이 늦어졌거나 묻힐 수도 있었던 잔혹한 범죄의 전모를 밝혀낸 기자의 집념과 열정을 심사위원 모두 공감하고 지지했다. 지역 내 편의점을 활용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대안을 실행한 점은 금상첨화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민 없는 농업법인, 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 역시 심층보도의 전형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농업과 농민 문제가 언론의 관심영역에서 점점 소외되는 사이에 총체적인 부조리 상태에 빠진 농업과 농민 정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취재진의 집중력이 주목받았다. 농업과 농민을 위한 국가 예산을 지역 건설업자와 자녀들이 편취한 한 농업법인의 사례로 농업정책 전반에 대해 경종을 울린 묵직한 보도였다. 후속 보도가 기대된다.
전문보도부문 사진보도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은 북한이 예고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현장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의 집념과 사건 발생 시점의 절묘한 조합으로 건져 낸 특종에 심사위원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가 배포한 폭파현장 사진으로 인해 특종의 반향이 축소됐지만, 이 또한 체제의 선전사진과 기자의 보도사진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