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9월 시작된 취재, 두 달 만에 올림픽대로서 출고
산업은행은 지난 9월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을 발표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10개월 만에 코로나19 사태로 산업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인수 무산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새주인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산업은행이 버티기로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보고 산업은행이 ‘플랜B’를 가지고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우건설을 이관하는 등 구조조정 업무를 줄이고 있는 터라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떠안을 가능성은 적었습니다. 산업은행이 먼저 계약 해지를 알린 점, 구조조정 자산을 오래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플랜B’의 주인공을 찾는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마침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국내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대형 항공사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어 일제히 인수를 검토했었습니다. 이들이 실제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은 것은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들로부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만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헤럴드경제 2019.09.25.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해야” 의견에 대형PEF·대기업 이탈)
산업은행 등 채권단, M&A를 위한 주관사·회계법인·법무법인 등 서드파티는 물론 항공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취재 범위를 넓혀가던 중 한 채권단 관계자로부터 정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다수의 취재원으로부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협상 조건, 계약 성사 여부와 정부 승인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계속 귀를 열어두었습니다.
10월 말쯤, 보다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드파티 중 대한항공 측 자문을 맡은 A씨(자문을 맡은 사람이 아주 많지 않은 이상 이 사람은 구체적인 신분이 드러날 수 있음)를 통해 딜 구조 등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발표할 때까지 오프더레코드를 유지해 달라는 부탁에 따라 D-day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1월 12일. 오후 4시쯤 A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올림픽대로를 달리고 있던 저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 기자가 먼저 알고 취재한 것이니 오늘 꼭 쓰세요”라는 용건이었습니다. 길 한가운데 멈춰 서서 쓴 기사는 오후 5시 36분, ‘[단독]대한항공,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원과의 신뢰 지켜
제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대해 처음 팩트를 확인했던 지난 10월 기사를 보도했다면 현재처럼 큰 잡음 없이 M&A를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만약 기사가 일찍 보도됐을 경우 한진그룹은 경영 분쟁을 겪고 있는 3자 연합 등으로부터 가처분신청 외 추가 지분 매입 등 또 다른 공격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취재원과의 신뢰뿐만 아니라 사안의 중요도를 감안해 최대한 약속을 지켜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몇 달의 취재기간동안 더 자세히 이슈를 이해하게 됐으며 더 정확히 팩트 확인도 가능해지는 등 저에게도 기자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합인포맥스와의 경쟁
1분차이로 연합인포맥스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연합인포맥스는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일 예정이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는 제가 11월 13일에 보도한 후속 단독 기사([단독] 빅딜 후 지배구조,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 유력/[단독]대한항공-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인수 놓고 ‘맞손’)와는 다른 내용입니다.
후속 단독 기사에는 ①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발표할 것 ②인수구조는 산업은행→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될 것 ③인수 방식은 구주 활용이 아닌 신주 발행이 될 것 등 자세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타매체 보도 쏟아져
11월 12일 첫 기사가 나간 이후 연합뉴스를 비롯해 경제지, 종합지, 온라인매체 등 대부분의 매체들이 곧바로 후속보도에 나섰습니다. 한국경제,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조간 대부분이 지면에 실었습니다. 경제지는 모두 1면을 장식했고 중앙일보는 2면에 담는 등 종합지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11월 13일 후속 단독 기사가 출고되자 타매체들은 제가 쓴 기사 내용을 다시 받아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경제 등 조간은 11월 14일자 지면에 이 내용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외신까지 보도
실제로 11월 16일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하자 외신들도 관련 내용을 기사로 다뤘습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11월 16일 La compagnie Korean Air va racheter Asiana Airlines pour 1,4 milliard d’euros), 영국 로이터 통신(11월 17일 Korean Air's parent to limit role of founding family in new deal, state bank says), 포르투갈 항공 전문 미디어 AEROIN(11월 16일 Korean Air compra a Asiana Airlines com a ajuda do governo coreano) 등에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 WiT는 제가 쓴 기사를 영어로 번역한 코리아헤럴드의 기사를 인용해 글(11월 18일 Korean Air buys beleaguered Asiana Airlines to become world’s 10th largest airline)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장악
11월 12일 기사가 처음 보도되고 곧바로 온라인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랐습니다. 이후에도 약 1주일간 주요 검색어 자리를 지키는 등 항공업, 경제 분야는 물론 뉴스 전반에서 주요 이슈로 꼽혔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산업은행의 M&A 공식화
실제로 산업은행은 제가 작성한 기사 내용 그대로 11월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산업은행 발표에서 제 기사와 다른 내용은 유상증자 규모(1조5000억원으로 기사화, 실제 8000억원)뿐이고 인수 발표, 인수 주체, 딜 구조 등은 모두 맞았습니다.
*항공업 구조조정, 선택 아닌 필수
산업은행이 이날 예정대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할 수 있던 것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공감대가 일부 형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저는 꽤 긴 시간 취재하며 양사의 M&A가 국가 경제발전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을 얻게 됐고 이 같은 관점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이에 제 기사가 양사의 합병이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는 여론을 조성하는데 일부 기여했다고 항공업계, 재계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IB업계 ‘지지’ 목소리 후속 보도
구조조정·가격인상 등의 우려로 노동조합, 시민단체까지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 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IB업계는 지지 목소리’라는 후속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는 대한항공에, 단거리는 저비용항공사(LCC)에 치여 적자를 겪고 있는 만큼 노선 효율만이 살길이라는 M&A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에 IB업계는 제 기사가 양사의 M&A에 힘을 실어줬다는 호평도 했습니다.
*3자 연합 가처분 신청 기각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PEF 운용사 KCGI 등 3자 연합은 11월 24일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을 금지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반대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12월 1일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등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경영상 목적을 위한 필요한 범위라고 설명하는 등 양사의 M&A에 힘을 보탰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숙지하고 충실히 따랐습니다.
저는 헤럴드경제 11월 포상자로 선정돼 특종상을 받았습니다. 처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기사화한데 이어 구체적인 M&A 일정, 딜 구조 등을 담은 기사를 작성, 이슈를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작성한 3개의 단독 기사는 연일 헤럴드경제의 네이버 조회 수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헤럴드경제 편집국장, 증권부장, 기자협회 지회장 등으로부터 이달의 기자상 공모 제의를 받아 접수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참여한 서드파티,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면세 사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 등 대형 PEF 운용사 등 M&A 업계로부터 사실 보도에 대한 취재력 호평 등을 수차례 받기도 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보도 과정에서 외부의 재정적 지원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반론보도신청 등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