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똑같은 CCTV, 같은 모델명…다른 원산지?
다른 사안을 취재 중에, 군에 납품되는 중국산 CCTV가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설마 했습니다. 시험 삼아 KC인증 기관에 등록된 모델명을 들여다본 결과, 우리 군 사업에 납품될 CCTV의 모델명과 똑같은 제품이 중국산으로 등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형도 모델명도 똑같은 제품이 원산지만 다르게 등록이 될 수 있었던 배경과 원인이 궁금해졌습니다. ‘군에 납품하기 위해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킨 건 아닐까?’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로 인해 안보 구멍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해당 업체 “중국산 부품 등 조립하면 ‘국산 인정’은 관행”...육군은 관련 사실 몰라
솔직히 처음에는 'CCTV에 중국산 부품을 썼다 한들 큰 문제가 될까?'라는 생각도 들어 단순히 원산지를 속이고 둔갑시켰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국방 전문가들을 취재해보니 답변은 달랐습니다. 미국과 치열한 정보 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제품을 안보에 사용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고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되는 설비에 이른바 '백도어'라고 불리는 숨겨진 통로를 설치할 경우 해킹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 만든 군수 물품을 쓸 경우에는 반드시 제품 하나하나 뜯어보고 검사해야 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방 관련 설비에는 중국산을 안 쓰는 게 맞다고도 조언했습니다. 특히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납품할 경우, 둔갑 자체보다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게 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사업을 주관한 육군의 CCTV 업체 선정 과정을 다시 살폈습니다. 최종 완성품이 국내 공장에서 조립됐다는, 업체가 제출한 서류 몇 장이 CCTV 원산지를 국산으로 판단한 근거의 전부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와 소프트웨어 등 CCTV에 들어갈 핵심 장비가 어느 나라 제품인지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습니다. 선정된 업체는 이런 허술한 절차를 악용했습니다. 국산을 주장하던 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제품 사진과 도면, 공장 사진 등 취재 내용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부품을 사와 조립하면 국산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며, 카메라 본체와 펜틸트 같은 이른바 ‘껍데기’ 부품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이고 핵심부품은 다른 나라 제품이어서 큰 문제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육군은 선정된 업체의 CCTV에 중국산 부품이 들어간 사실을 몰랐지만, 설사 중국 부품을 썼다고 하더라도 납품 절차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문제가 발견됐으니 조사에 착수해야 했지만, 군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사업이 계속 진행돼 CCTV 215대는 곧 우리나라 해안과 강안의 경계를 담당할 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마침 국감을 앞둔 시점이어서 국회를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에,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실에 취재 내용을 공유하고 문제를 알렸습니다. 하 의원은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YTN 기사를 자료 삼아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해강안 사업'에 들어갈 CCTV 부품에 중국산이 쓰였는지 몰랐다며, 바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 ‘설마’로 시작한 취재...한 달 조사 끝에 중국발 ‘백도어’ 발견
한 달간의 조사 결과, CCTV 215대에 들어간 카메라 프로그램에 중국발 악성코드 통로가 발견됐습니다. 중국산 프로그램에 정체불명의 IP가 설치됐던 건데, 조사해보니 중국발 악성코드를 실어나르는 용도로 사용된 IP였습니다. 이를 심은 건 다름 아닌 YTN이 첫 보도에서 실제 생산업체라는 의혹을 제기했던 바로 그 중국 제조업체로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국방 기밀이 실시간 중국에 흘러 들어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 문제의 심각성에도 국방부는 CCTV 사용 시 국방 내부망만 쓰기 때문에, 외부망에 의한 해킹 가능성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실제 국방부는 'CCTV에 들어가는 핵심부품과 프로그램은 중국산'이라는 ‘안지사’ 조사와는 정반대의 결론을 감찰 결과라고 내놓았습니다. 취재진은 국방부의 감찰 보고서를 확보해 문제를 축소하려는 국방부의 안일한 태도까지 지적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관련 선행보도 및 표절 등은 없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이 안보지원사령부 조사 결과를 가지고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하 의원은 군 감시 장비에 CCTV에 악성코드가 발견된 건 처음이며,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사건으로 보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KBS, MBC, SBS와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주요 매체는 일제히 관련 소식을 알렸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군 당국은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안지사'는 먼저 문제의 '해강안 사업'과 연계된 '항포구 사업'에 들어갈 CCTV에 대해도 중국산 IP가 있는지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국산으로 받아들였던 군 감시 장비에 대해서 전면 재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확인 결과 실제로 내년도 예산 안에 우리 군 감시 장비 속에 있는 중국발 악성코드 확인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고, 의결까지 마쳤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를 철저히 지켰습니다. 시청자가 선정한 ‘좋은 기사’에 뽑혔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문제가 터진 뒤, 원인을 분석해 지적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기 전에 예민한 감각으로 선제적으로 결함을 진단해, 대형 사건 자체를 막는 것 또한 사회가 언론에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시청자들도 "CCTV가 실전 배치되기 전 군 당국에 경종을 울려, 대형 이슈를 예방한 점" 등을 높게 평가해 해당 뉴스를 YTN 시청자가 직접 뽑은 좋은 뉴스로 선정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