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최근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발표되어 논란이 인 적이 있다.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보다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빗댄 풍자와 우스갯거리로 소비된 점은 아쉽다. 그만큼 부동산 문제는 풀기 어렵고 이해관계가 복잡다단한 골칫덩이인 모양이다.
KBS부산의 ‘바닷가 고층 주거단지’ 연속보도는 이번 논쟁과 일부 연결돼 있다. 관광특구로 지정돼 개발이 극히 제한된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호텔을 허물고 사실상 아파트인 ‘생활형 숙박시설’이 추진된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공교롭게도 서울의 영업이 잘 안 되는 호텔을 임대 주거단지로 개발한다는 정책이 발표된 것이다. “잠시 머물도록 설계된 호텔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가?” 그리고 “수요가 있다고 해도 주거단지로 무작정 개발해도 되는가?” 두 논란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공공재인 바다와 조망권을 침해해가며 사유지라는 이유로 규제 없이 개발해도 되는 것인지 짚어보고 싶었다. 현행 제도로도 관광 특구의 건축물 건립 제한 높이는 엄격하게 정해져있다. 그러나 각종 인센티브라는 빠져나갈 구멍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사실상 아파트이지만 ‘숙박시설’이어서 각종 심의도 받지 않아도 된다.
‘해운대 바닷가 고층 주거단지’는 오늘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를 압축한 사례다. 각종 비리의 대명사격인 인근의 ‘엘시티’와 무척 닮았다. 바다라는 공공재를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유화하려고 노력한다. 토지 소유주가 의뢰하면 민간 엔지니어링 업체가 ‘고층 건축’을 제한하고 있는 엉성한 제도를 빠져나갈 수 있는 각종 해결책을 만들어준다. 이미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사라졌거나 너무 비싸진 현실에서 아파트인데 ‘이름만 숙박시설’인 생활형 숙박시설을 변칙적으로 지어서 분양하면 된다. 본 연속보도는 해운대그랜드호텔이라는 하나의 사례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사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음을 고발한다. 예상했던 대로 취재진이 해운대 다른 지역으로 시선을 확대해보니 자연경관이 좋은 부산 곳곳에서 이미 각종 탈법과 변칙으로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부동산 제도와 규정은 발 빠른 부동산 업자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실제로 부동산이 ‘황금알이 낳는 거위’가 될수록 편법과 변칙은 횡행하게 된다. 본 취재진은 앞으로도 법과 제도의 허점을 노린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행태를 계속 고발할 것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KBS보도에 등장하는 내부 고발자는 당시 해운대그랜드호텔의 최고위급 간부 출신으로 취재진에 당시 호텔 경영진의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태를 고발했다. 내부 고발자의 고발 내용은 크로스 체크를 통해 모두 사실 여부를 파악했으며 사내 윤리 규정과 법적인 검토를 거쳐 모든 보도내용이 사실에 부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취재대상인 해운대그랜드호텔 전 소유주와 사업 시행사인 MDM, 전 부산시의원 등에 대해서는 대면 혹은 서면, 전화 인터뷰 등으로 취재내용을 충분히 반론을 받았으며 수차례 반론 기회를 보장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본 보도 이전에 인터넷 언론 등에서 해운대그랜드호텔 매각 과정의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여러 건 있었다. 이들 보도는 모두 ‘러시아 마피아’의 호텔 매입 과정의 불법성, 호텔 매각 과정에서 현 정권에 우호적인 회사에 대한 매각 부분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정 사안에 대한 언론의 합리적인 의심은 당연한 권리이나 증거에 기반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 나열에 그쳐 실제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소유주 등이 소송을 제기해 현재 기사가 삭제된 상태다.
KBS부산은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사실 혹은 사실로 믿을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내용만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 마피아’라는 선정적인 주제보다는 지역 언론으로서 지역민들이 앞으로 받을 피해와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중요하게 짚었다. 이슈를 제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론장에서의 열띤 토론을 유도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본 보도는 해운대그랜드호텔 개발이라는 하나의 사례에서 생활형 숙박시설의 문제점과 해운대 관광특구 공익성 확보까지 시선을 확장한 보도다. 심층 TV 보도와 온라인 기사를 통해 본 사안의 심각성이 정치권과 부산시, 시민사회 등에 널리 알려져 국회와 부산시의회에서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시민단체와 각 정당에서는 해운대 해변에 추진 중인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 계획에 대한 반대 성명을 냈다. 부산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3분기 우수 보도 프로그램으로 본 연속보도를 선정했다.
본 보도를 계기로 부산시의회에서는 무분별한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을 막기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회에서는 관광특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 법안이 연내 발의될 예정이다. 건축 허가 권한을 가진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운대 해변 일대 생활형 숙박시설이 난립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자칫 해운대그랜드호텔의 폐업이라는 단순 사건으로 묻힐 수도 있었지만 이슈를 해운대 바닷가 난개발 문제로 확대해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연속보도는 언론윤리강령과 KBS자체 보도강령을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본 연속보도는 보도 당사자의 반론을 충분히 반영했으며 언론중재위원회나 재판에 제소된 사실이 없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