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전태일이라는 인물이 한국 사회, 특히 수천만 노동자들에게 끼친 영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게일 것입니다. <한겨레> 취재팀은 이 인물의 50주기를 맞아 어떤 기사를 보여줘야할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대어 회의한 결과, 이번 기획기사는 그저 50년 전의 헌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을 넘어, 반세기 뒤에 사는 우리가 지금 전태일 정신을 통해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기사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시작은 공장에서 일감을 찾기 위해 도시로 몰렸던, 전태일과 동시대 사람들의 50년 삶을 되짚어보는 것에서 시작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소외된 노동을 하며 세상의 주인공임에도 주변부에 머물러 있는 이들의 노동과 삶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에 김완, 김민제 기자는 창신동과 보문동 일대를 뒤져 지금도 봉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7~8명 만났습니다. 이 가운데 핵심 고갱이만 뽑아 1부1회 ‘기계처럼 일하는 삶, 우린 아직도 ‘전태일’이다’를 작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특히 전태일기념재단에서 지난 50년 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사진들을 단독 제공해 함께 게재했습니다.
1부2회는 전태일 시대에서 50년이 지난 지금도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는 또 다른 형태의 노동자들이 급증하는 현실을 담았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의 명령에 따라 물건이나 음식을 배송하고, 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전을 대신 해주는 이들이 대표적입니다. 더욱이 이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사장님’(개인사업자)으로 불리다 최근에야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 인정받기 시작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보다도 한걸음 더 법의 보호 밖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선담은, 김민제 기자는 이를 위해 ‘쿠팡플렉스’와 ‘배민커넥트’ 등에서 일하는 디지털 플랫폼 개수 노동자들 7~8명을 만나 이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통해 ‘자유롭게 일한다는데…수수료 몇백원에 끌려다닐 뿐’, ‘가라면 가? 25분 거리를 15분 안에 가라는 ‘AI 사장님’’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는 지난 10~11월의 좋은 기사로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 기획을 1순위로 선정하면서 “특히 플랫폼 노동자들이 인공지능(AI) 지시에 따라 일을 한다는 기사는 스토리텔링이 잘된 기사여서 좋았다”는 심사평을 남겼습니다.
1부3회에서는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팀에 의뢰해 지난 7월부터 출판과 통신판매업, 제조업 공장과 아이티(IT·정보통신) 개발자 직군 등에서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소속 노동자 14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작은 사업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사전에 단독 입수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역시 근로기준법 밖에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등 작은 사업장의 열악한 노동자 문제를 다뤘습니다. 김양진 기자는 이 심층 인터뷰 가운데 일부 인터뷰에 동행했고, 끈질긴 사전 조율 끝에 보고서를 사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게 ‘작지만 가족 같은 회사? 실컷 부려먹고 ‘소모품’ 취급’ 기사 였습니다.
2부에서는 완전히 다른 프레임으로 시각을 달리해 접근해 봤습니다. 전태일 시대인 1970년대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기업과 공장이 몰려 있는 도시로 향했지만, 요즘 청년들은 좁은 취업문 탓에 미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혹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웹툰 작가 같은 콘텐츠 창작자가 되길 꿈꾸며 포털 사이트와 같은 플랫폼을 찾는다는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이에 박준용 기자는 2달 정도 기간 동안 웹툰 작가와 지망생 22명을 섭외해 이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포털 등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축된 웹툰 세계가 어떻게 청년들의 꿈과 노동을 착취하고 있는지를 담아 2020년의 ‘청년 전태일’들의 삶을 3회에 걸쳐 정밀화로 그려냈습니다.
특히 취재팀은 한겨레 디지털뉴스부 테크팀과 협업해 이 3회의 스토리를 ‘프리랜서 웹툰작가의 삶 – 개미지옥’이라는 제목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페이지 http://www.hani.co.kr/interactive/webtoon/ 로 재구성했습니다. 웹툰 작가들의 삶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본 최초의 기획인 이 기사는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인터랙티브 페이지 역시 한겨레 페이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취재팀은 50년에 걸친 통사와 작금의 잔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3부에서 3회에 걸쳐 사회적 대안을 짚으면서 기획을 마무리했습니다. 5명의 기자는 업무를 분담해 노동 안의 대안으로 노동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전태일 3법’의 내용이 무엇인지, 이 역시 단순한 정책 전달 기사가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의 삶을 통해 전태일 3법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형식의 기사를 써서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아울러 노동 밖의 대안으로 기본소득과 기본자산제를 소개해, 한국 사회에서 분야별로 단절되어 있는 사회적 대안의 통섭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구성했습니다.
여러 현안들에 가려 대다수 언론이 전태일 50주기를 그저 행사 기사로 다룰 때, <한겨레>는 석달 넘는 기간 팀을 꾸려 준비한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2020년을 살아내는 ‘청년 전태일’의 현실을 드러내고 그 대안을 모색하려는 고민을 보여줬다고 자부합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에 등장하는 취재원들은 대부분 아예 소속된 회사가 없거나 회사가 있더라도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임시직 혹은 특수고용직으로 일하는 이들이어서 신원이 노출될 경우 회사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있는 관계로 대부분 피치 못하게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은 한겨레만의 기획 기사였기에 다른 매체에서 비슷한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시민단체에서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이 문제 제기한 이슈를 그대로 기자회견과 실태조사를 통해 공개하면서 사회적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라이더유니온은 11월3일 서울 중구 사무금융노조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업체의 알고리즘 자동배차시스템이 라이더들의 노동조건을 악화하고 있는지 고발했습니다. 이때 공개된 내용이 10월30일치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 1부2회에서 다룬 내용을 그대로 반복됐습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는 11월26일 웹툰ㆍ웹소설 작가 등 디지털 창작자들이 수익의 최대 90%를 플랫폼 등에 수수료로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웹툰ㆍ웹소설ㆍ일러스트 등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청년 노동자 285명에 대한 조사 결과인데, 이 역시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 2부에서 다룬 문제 의식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켰으며 현재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황입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는 지난 10~11월의 좋은 기사로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 기획을 1순위로 선정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습니다. (2020년 12월7일 기준)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