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법조기자들은 취재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로부터 “절차대로 했다. 그 절차는 비공개라 알려드릴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듣습니다. 검찰은 ‘수사의 밀행성’을 핑계로 수사와 관계없는 행정업무 영역까지, 법무부는 ‘업무의 현저한 지장’을 핑계로 기본권과 관련된 수많은 내규를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초 보도일 기준 대검과 법무부를 합쳐 비공개 내규는 66개입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국민의 알권리, 국정에 대한 국민 참여,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럼에도 검찰과 법무부는 자의적 판단으로 내규를 비공개하며 비공개 사유는 물론이고 비공개하는 내규가 무엇인지도 시민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검찰에 대한 감시 역할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데, 그 이유 중에도 방대한 비공개 지침이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검찰·법무부 개혁은 이들의 행정 및 수사 절차가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되고 이를 외부에서 감시,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향신문은 검찰에 출입하면서 비공개 내규를 꾸준히 확보했습니다.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검찰과 법무부 비공개 내규 중 대검의 내규 4개를 전문 그대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침 내용의 합리성, 정당성과 비공개 적절성을 시민에게 묻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사건배당지침의 경우 이미 같은 기자가 지난해 일부 내용을 발췌하는 형식으로 단독 보도했으나 1년여간 검찰에서 아무런 시정 노력이 없어, 전문 공개와 같은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전문 공개는 법률 자문과 검토를 거친 뒤 사내 승인을 거쳐 진행됐습니다.
11월3일자 1회차 기획 단독기사에서는 비공개 대검 내규 중 4개(사건배당지침, 인권수사자문관 운영에 관한 지침, 검찰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지휘·지시 내용 기록에 관한 지침, 검사 평가자료 수집·관리에 관한 지침)를 선정해 공개했습니다. 여러 법조계 전문가에게 해당 내규들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검찰 외부 전문가뿐 아니라 검찰 내부 관계자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사건배당지침은 검찰청의 장에게 사실상 무제한의 재량권을 주고 있어 검찰의 전관예우 원인으로 꼽혀왔는데도 수년째 내용이 그대로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인권수사자문관은 검찰이 자체 개혁의 일환으로 홍보하며 도입했지만 비공개 지침에서는 인권수사자문관의 자문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 조건이 폭넓게 두며 사실상 제대로 이행될 수 없도록 설계됐습니다. 의사기록 제도는 ‘검사동일체’ 문화를 깨기 위해 검찰 내부의 의사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도록 한 장치지만 검찰 내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들어 지침을 공개해 제도를 널리 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대검 기획조정부가 수집하는 검사 평가자료는 그간 검찰이 어ᄄᅠᆫ 기준으로 개별 검사를 평가하고, 인사하는지를 알리기 위해 공개했습니다.
전문을 공개한 1회 기사가 나간 직후 대검 측으로부터 “기사를 내려달라”는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경향신문은 대검 측이 주장하는 ‘업무의 지장’보다 ‘언론의 자유’와 ‘시민의 알권리’가 우선이라고 판단해 기사를 삭제하지 않고 후속 보도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11월6일자 2회차 기획기사에서는 검찰이 공개하지 않았던 검찰 관련 비공개 훈령과 예규 목록 전부를 공개했습니다. 이 목록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이 비공개인지를 시민에게 알려, 비공개 적절성을 논의하기 위함입니다. 비공개 내규 목록을 확인해보니 헌법상 보장된 방어권과 국민의 권익과 관련된 것이 포함됐습니다. 예를 들어 ‘성폭력 사건 처리 및 피해자 보호 지원에 관한 지침’은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규정인데도 비공개여서 피해자가 검찰이 절차를 지키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11월11일자 3회차 기획기사에서는 법무부의 비공개 내규 16개의 목록을 공개하고 특히 수형인·난민·이주민의 인권과 직결된 내용이 숨겨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법무부의 내규들은 사람의 권리를 담고 있고, 법무부가 내규를 숨기는 것은 사람의 권리를 숨기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오랫동안 수형인의 권리 침해를 감시해온 천주교인권위원회를 통해 법무부의 비공개 훈령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과 비공개 예규 ‘수용구분 및 이송·기록에 관한 지침’ 일부 내용을 구했습니다. 수형인은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돼 내규도 인간 기본권의 최소한만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와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서 이 내규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를 취재해 기사에 담았습니다. 특히 ‘공안사범’의 특별한 관리가 비공개 내규를 근거로 계속되고 있다는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이주민과 난민은 한국 국민이 아니기에 더욱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불법체류 신분 이주민은 외국인보호소에서 무기징역처럼 사실상 무제한 구금이 가능한데도 법무부 예규 ‘외국인 장기보호 심의위원회 운영지침’이 비공개라 제대로 항의할 수 없었습니다. 난민 심사의 기준을 담고 있는 ‘난민 인정 심사·처우·체류지침’은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 이후 법무부가 개정해 다시 비공개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외국인보호소에 갇혔다가 2년6개월만에 이유도 모르고 풀려난 이주민의 사례를 취재해 담았습니다.
지면 분량의 한계 때문에 미처 담지 못한 부분은 인터넷판 기사에 담았습니다. 비공개 내규 16개의 각 소관부서에 모두 질의를 보내 비공개 사유를 받았습니다. 검찰국 검찰과, 출입국본부 출입국심사과, 출입국본부 이민조사과는 사유를 회신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판 기사에 ‘법무부 비공개 훈령·예규·지침 목록과 법무부가 밝힌 비공개 사유’를 이미지로 만들어 실었습니다. 법무부가 밝힌 비공개 사유를 공개한 이유는 취재 대상(법무부)의 반론권 보장과 함께 그 사유가 타당한지를 시민이 직접 판단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1월12일에는 법무부가 비공개 예규 ‘검사의 석순 기준’ ‘검사복무상황표 작성지침’을 폐지했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비공개 내규에 대한 취재를 이어가던 중 법무부 내부 취재원으로부터 1회차 기획기사가 보도됐던 11월3일 법무부가 이 내규들을 폐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검사 석순은 검찰의 ‘군대식 서열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던 내규라 폐지 소식을 별도의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루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1월24일에는 법무부 내부 지침인 ‘성소수자 수용·관리 방안’의 내용을 공개하고 부적절한 부분을 지적하는 단독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지침상 “성소수자의 성정체성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기본원칙과 실제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법무부는 성전환수술을 ‘진짜 트랜스젠더’의 기준으로 보고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은 ‘여장남자’, 트랜스 남성은 ‘남장여자’라고 규정했습니다. 성소수자를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격리’하려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 교정시설 안에서는 ‘지침’으로 만들어져 실무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이상의 연속보도 이후에도 검찰과 법무부의 비공개 내규 취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 자료의 출처는 취재원의 동의를 받아 기사에 밝혔습니다. 모든 취재원의 말을 인용할 때는 실명·익명 여부를 확인해 기재했습니다. 검찰 비공개 내규 전문의 출처는 취재원이 당할 피해 등을 고려해 밝히지 않았습니다. 1·2회차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은 검찰 측 입장을 반영하는 대검 연구관과 지침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가진 검찰 내부 검사입니다. 검찰 내부에서 비판적 입장을 지닌 검사는 익명으로 처리해 취재원을 보호했습니다. 취재와 보도에 법률 자문을 거쳐 진행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익명 취재원이나 제보자와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바이라인을 적은 기자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그 외 취재와 보도 과정에 문제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대검 예규 ‘사건배당지침’은 경향신문이 지난해 10월 <[단독]검찰 전관예우·상명하복 원인 된 '사건배당지침' 보니…지휘부 입맛대로 검사 배당>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한 뒤 이번에 그 전문을 다른 지침들과 함께 공개했습니다. 타 매체는 지난해 경향신문 보도 이후 배당의 문제점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법무부 예규 ‘검사 석순 기준’ 폐지 보도는 경향신문 보도 이후 동아일보, 파이낸셜뉴스, 뉴시스, 뉴스1, 법률방송뉴스 등이 후속 보도했습니다.
법무부 내부 지침 ‘성소수자 수용·관리 방안’ 공개 보도는 경향신문 보도 이후 한겨레가 후속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배당과 관련한 경향신문의 지난해 10월 보도 이후에도 검찰은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국회에서는 관련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지난 9월 법무부 국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사건 배당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의원 질의에 문제점을 의식하고 있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무부 지침이 경향신문 기사를 통해 공개된 뒤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성소수자 수용 없는 법무부 성소수자 수용방안 규탄한다>는 논평을 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의 이번 기획 기사는 검찰의 비공개 내규 전문을 공개한 최초 보도입니다. 현재까지 내규 일부 내용을 발췌해 문제점을 지적한 보도는 있었지만 전문을 공개한 것은 경향신문 보도가 처음입니다. 보도를 통해 검찰과 법무부에 대한 시민의 건강한 감시와 비판에 기여했다고 자평합니다.
경향신문은 기획기사를 보도한 뒤 <검찰, 내규 공개 확대해 시민의 알권리 적극 보호해야(11월5일)>라는 제목의 사설과 <[아침을 열며]추미애와 윤석열, 싸워라 더 치열하게(11월23일)>란 칼럼에서 검찰 비공개 내규의 문제점을 동일하게 지적하는 등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취재원으로부터 사적인 특혜나 편의를 받지 않았고 기록과 자료를 조작하지 않았습니다. 취재한 정보를 보도 목적에만 사용했으며, 취재원을 보호했습니다. 취재 대상의 반론은 지면 분량의 한계를 넘어 인터넷판 기사에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이밖에 모든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 당사자(법제처)가 3회차 기획기사 보도 직후 “법제처가 최근 부처별 비공개 내규의 공개여부를 재판단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부처 반대로 무산됐다”는 부분에 대해 “무산되지 않았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와 즉시 인터넷판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취재 과정, 취재 이후 모든 반론을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보도 당사자(대검찰청)가 ‘기사를 내려달라’ ‘소송을 검토 중이다’라고 항의 전화를 했지만 현재까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