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지난 4월 한국과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아 '한-중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 절차 간소화 제도) 도입을 합의하고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5월부터 한국 기업인 수백여 명을 태운 중국행 전세기가 속속 떠나기 시작했지만 10월 중순쯤 '중국 입국이 갑자기 힘들어진 탓에 패스트트랙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현지 기업인의 하소연을 듣고 취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우리 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중국입니다. 삼성전자는 시안 반도체 공장에만 18조원을 투자해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소 인력조차 제때 파견하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기업이 떠안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출입처인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를 중심으로 본격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기업 상당수는 전세기 여부 자체를 일절 함구했고 경영진급에서는 중국과 관계를 의식한 피상적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주요 기업의 함구령 속 1~2차 협력사 전·현직 임직원까지 찾아다니며 열흘 가까이 묻고 또 물었습니다. 티타임 때 외면한 여러 명이 익명 보도를 전제로 "삼성전자 전세기 몇 대가 돌연 취소됐다"는 기초적인 사실을 전해왔습니다.
이들의 얘기만 듣고 바로 기사화할 수는 없었습니다. 외교부에 공식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최종 확인을 거듭 요청했지만 "아직 들은 바 없다"는 답변 이후 아무런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입수한 중국행 전세기 출국 날짜(11월13일)와 인원(200명), 도착지(시안, 톈진) 등을 익명의 관계자들과 복수의 기업, 외교부 외 정부 관계자에 확인 또 확인했습니다. 중국 정부 중 어느 기관(중국 민항국)에서 이를 일방 취소했는지 철저히 사실 확인 작업 끝에 삼성전자 전세기 출국 예정 하루 전날 단독 보도했습니다. (온라인 11월12일 [단독]中, 삼성 전세기 전면 차단…한중 '패스트트랙' 끝났다)
11월12일 오전 본지 단독 보도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외교부는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패스트트랙이 중단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짧은 해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전자 전세기 2대가 왜 취소됐는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본지 보도 이후 중국행 전세기를 띄운 한국 기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한국 기업의 중국행 전세기 신청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달에는 후속보도가 이어질 것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한-중 기업인 패스트트랙'은 한국과 중국의 외교 문제가 걸려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평소 취재 때보다 '팩트 체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정파성 보도 대신 정말 드라이하게 스트레이트 기사로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최종 기사 표출 전 고심도 거듭했습니다. 단순하게 국내 업계의 파장 차원을 넘어 기사화 이후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충분히 예상 가능해서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큰 위기에 한국 기업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 끝에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중 경제협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했다는 사내 평가를 받았습니다.
외교부는 LG디스플레이 전세기가 출국한 점을 들어 "한중 패스트트랙은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발표했습니다. 11월14일 종합성 온라인 기사를 통해 'LG디스플레이 전세기가 출국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와 달리 중국이 패스트트랙 종료하기 전 신청했다'는 사실을 추가했습니다. 그 이후 외교부는 별다른 입장을 전달해오지 않았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최초 단독 보도인 만큼 다른 매체를 참고하거나 표절한 바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종합면 톱과 함께 사설까지 할애했고 매일경제와 서울경제 등 경제지 상당수는 1면에 추종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를 비롯한 종합지는 물론 통신사, 방송3사, 종편 등 전 매체가 본지 단독 내용인 △전세기 2대 출국 예정 날짜 △인원 규모 △행선지 △중국 민항국 일방 취소 등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매체 특성에 따라 정파적 시각을 담은 언론사도 있었습니다만 팩트 자체는 기본적으로 받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친 4월부터 논의된 기업인 패스트트랙은 당초 한국과 중국 정부의 성공적인 국제협력 모델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일방적인 취소로 종료된 것으로 이번에 처음 확인됐습니다.
머니투데이 단독 보도 이후 한-중 기업인 패스트트랙 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크게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중국 외교부(대변인 "한국과의 관계는 문제 없다")와 주한 중국대사의 원론적이나마 공식 입장도 이끌어 냈습니다.
본지 기사가 나간 지 약 일주일 만인 11월19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패스트트랙은 계속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액션은 없는 상황입니다. 2016년 이른바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을 비롯해 한-중 관계를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 의미 있는 보도였다고 평가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보도 과정에서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 및 요강을 준수했습니다. 머니투데이 편집국 내 '이달의 기자상' 후보이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사실 관련 외교부와 삼성전자 등 당사자들의 반론 요청 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피신청된 사실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