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19년 10월 초,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을 두고 한국 사회는 둘로 쪼개졌습니다.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양측은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일 수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현장에서 취재를 하며 만난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본 동아일보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하나의 의문을 가졌습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 생각을 들어보고 대화해볼 순 없을까?”
사실 우리 사회에선 언젠가부터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웃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일이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끼리만 얘기를 나누고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보면서 기존 생각을 굳히는 ‘확증편향’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치사회 성향뿐 아니라 세대, 지역, 학력 갈등으로 찢어진 한국의 모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년마다 측정하는 사회통합지수에서 매번 최하위권이라는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기획은 이런 생생한 취재 현장의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기획 이름은 ‘끝’을 의미하는 ‘극(極)’과 무대에 올라 대화 형태로 이어지는 예술 작품인 ‘극(劇)’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형태로 지었습니다. 끝과 끝에 있는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한 편의 연극처럼 좋은 대화를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담았습니다.
“세대, 성별, 학력, 지역, 생각 등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하는 자리를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입견 등을 조금씩 깨뜨리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취재팀은 이러한 목표 의식을 갖고 국내외 주요 언론의 사례를 찾아 연구하며 시민이 일대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취재팀은 ‘대화의 장’에 함께 할 참여자를 선입견 없이 선정하기 위한 장치를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다양한 학계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팀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한 교수 팀과는 대화에 참여할 시민 2명의 정치사회 성향이 서로 반대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조사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스웨덴 비영리기구 ‘세계 가치관 조사(WVS)’의 설문을 기본 틀로 하되 한국적 상황에 맞게 문항을 추가한 뒤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만 19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한국 사회가 1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참여자의 정치사회 성향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완성해 외부에 공개했습니다. 성향조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결과 값을 확인한 뒤 ‘극과 극이 만나다’에 참여를 원할 경우 별도의 의견도 남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화에 참여할 시민들을 과학적이면서 객관적으로 선정하기 위한 작업에만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 2명을 초대해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취재팀은 한 교수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한국 사회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면서도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제 4가지를 먼저 선정했습니다. 민간기업 지방인재 의무채용(지역),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세대), 코로나19 확진자 정보 공개(인권), 기업 여성이사 의무할당제(젠더) 등입니다. 사회적으로 혐오를 조장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은 제외했습니다. 총 5회로 기획했지만 마지막 주제는 취재팀이 미리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시민이 직접 제안하는 한국 사회 현안을 주제로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취재팀은 대화에 참여할 시민들을 섭외하기 전에 크게 3가지 원칙을 정했습니다. 첫 번째는 참여자의 실명과 얼굴 공개해 대화의 신뢰성을 높일 것. 두 번째는 정치인 등 공인(公人)보다는 일반 시민을 우선적으로 초대할 것. 세 번째는 연령, 지역, 직업 등을 고려해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
섭외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상태에서 예민한 사회 현안을 주제로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취재팀은 “한국 사회의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데 이바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설득을 이어갔습니다. 노력 끝에 총 30명의 시민이 본인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기획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연령대는 10대 청소년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지역도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제주 의정부 증평 전주 익산 강릉 평창 구미 베를린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이 가운데 4명은 외부에 공개한 ‘극과 극이 만나다’의 성향조사 프로그램 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시민들을 초대했습니다.
참여 의사를 취재팀에 직접 밝힌 시민 중에서도 정진숙 씨는 “대학 입시 제도 등 교육 이슈를 주제로 생각이 다른 시민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의견을 먼저 제안했습니다. 취재팀은 정 씨의 제안대로 마지막 5회의 주제를 ‘대입 정시 비중 확대(교육)’로 확정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시민 참여형 ‘소통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을 엿봤습니다.
취재팀은 특정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눌 2명의 시민이 직접 만나기 전에 1명씩 40~50분 간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주제에 대한 평소 생각, 개인적인 느낌과 경험 등을 기자가 통화로 질문해 답을 받았습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한 시민 2명은 직접 만나 1시간30분~2시간 동안 대화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 만나기 어려운 시민들의 경우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뤄지도록 현장에서 취재팀의 개입은 최소화했습니다.
취재팀은 시민 2명의 사전 인터뷰와 일대일 대화의 녹취록을 작성해 한 교수팀에게 ‘투 모드(two-mode)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이를 통해 각자 시민 2명이 사전인터뷰에서 사용한 ‘공통 단어’의 수가 직접 만나 나눈 일대일 대화에선 얼마나 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공통 단어의 수는 사전 인터뷰 때보다 일대일 대화에서 1.5~2.8배 늘었습니다. 실제 대입 정시 비중 확대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던 고등학생 2명은 ‘꿈’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고, 기업 여성이사 의무할당제를 두고 다른 주장을 했던 시민 2명은 ‘육성’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자 의견 차이를 좁히기 시작했습니다. 한 교수는 “생각이 다른 시민들이 직접 만나 대화하며 ‘사고의 프레임’이 겹치는 지점이 늘어나는 양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취재팀은 기사 형식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독백, 3인칭 시점, 극본, 일기장, 편지, 온라인 채팅 등 기획에 참여한 시민의 발언을 왜곡 없이 전달하면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방식을 여러 형태로 활용했습니다.
기사에 실리는 사진 역시 일반적인 틀을 벗어나 참여한 시민의 특성과 생각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촬영했습니다. 구미 청년이 KTX를 타는 모습과 서울 청년이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모습을 대비시켜 지방 격차 문제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사진이 대표적입니다. 기업 여성이사 의무할당제를 주제로 독일 베를린 유학생과 서울 대학생이 대화를 나눌 때는 ‘브이로그(영상일기)’ 형태로 찍은 ‘셀카’를 활용 했습니다.
또 편집국 내 디지털뉴스팀과 함께 기획에 참여한 30명의 시민, 15회의 일대일 대화를 모두 영상으로 촬영한 뒤 독자들이 알기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해 여러 플랫폼에 올려 공유했습니다. 동아일보 홈페이지 내 별도 기획 페이지도 만들어 참여한 시민들의 대화 전(前) 주장과 대화 후에 바뀐 의견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5회의 일대일 대화가 모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던 것은 아닙니다. 민간기업 지방인재 의무채용을 주제로 시민 2명이 대화를 진행할 때는 고성이 오갔고,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를 이슈로 청년과 노인이 이야기를 나눌 때는 서로 감정이 격해지면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민 30명 모두 대화가 끝난 뒤에는 거짓말처럼 똑같은 소감을 전했습니다. “나와 다른 시민과 만나보길 잘한 것 같아요.” 상대방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의견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웠을지라도 만나서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30명의 시민이 참여한 사전 인터뷰와 일대일 대화 녹취록은 A4용지 320장, 총 56만 자 분량입니다. 사회 현안에 대해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깊게 청취한 언론 보도나 학계 연구 사례가 많지 않은 탓인지,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는 기획 기사를 보고 “연구에 활용하고 싶다”며 대화 전문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을 한 적도 있습니다.
취재팀은 현재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역 의뢰를 맡겼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생각하는 ‘갈등’과 ‘공감’의 밑바탕에는 어떤 ‘키워드’가 있는지 파악해 더 발전된 형태의 기획 기사를 추진하는 기초 자료로 삼을 계획입니다.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들이 건강한 공론의 장으로 나와 상호 소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에 참여한 30명의 시민 모두 본인의 동의를 받고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기사가 보도된 뒤 며칠 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익명을 요청한 시민 1명만 본인의 뜻을 존중해 온라인 기사에서 가명으로 표기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기획에 참여한 30명의 시민과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먼저 취재를 요청했습니다. 이 중 4명의 시민은 ‘극과 극이 만나다’ 성향조사 페이지를 통해 본인이 직접 참여 신청을 했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든 취재와 기사 작성은 ‘극과 극이 만나다’ 취재팀이 직접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언론들이 특정 사회 현안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을 청취하고자 정치인이나 전문가 등 이른바 ‘유명인’을 섭외하곤 합니다. 반면 일반 시민의 생각과 주장은 ‘A 씨’ 또는 ‘지모 씨’ 등 익명으로 기사에 짤막하게 언급되는 정도로만 소비돼 왔습니다. 취재팀처럼 체계적인 설계와 기획 과정을 거쳐 일반 시민들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 보도는 이전에 없었습니다.
특히 참여자를 취재팀의 선입견 없이 선정할 수 있는 장치인 성향조사 프로그램 개발, 시민 2명의 사전 인터뷰와 일대일 대화에서의 언어 추이를 비교해 살피는 투모드 기법 분석 등은 동아일보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시도한 방식입니다.
‘극과 극이 만나다’ 기사를 접한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에 직접 칼럼을 보내와 “갈등을 외면하거나 덮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획 취지에 크게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조윤정 고려대 의대 교수도 취재팀에 e메일을 보내 “이번 기획 기사를 보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서로 이해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단 희망을 보았다”고 평을 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극과 극이 만나다’에는 많은 독자들이 호응해줬습니다. 한규섭 교수팀과 개발해 구성한 정치사회 성향조사 프로그램 페이지의 페이지뷰(PV)는 5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이 중 320여 명이 기획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며 직접 의견을 남겼고 4명이 초대 받았습니다. 언론이 플랫폼 역할을 하며 건전한 공론의 장, 소통의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입니다.
주목을 끌 수 있는 유명인 없이 일반 시민들을 중심으로 기획한 기사였지만 11월 말 기준으로 5회 시리즈의 포털(네이버, 다음) 기준 합산 페이지뷰(PV)는 154만 회를 넘었습니다.
특히 ‘극과 극이 만나다’ 기획 취지에 공감하는 일반 시민들의 의견이 다양한 형태로 전달됐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정보 공개를 주제로 보도된 기사를 본 독자는 “확진자들도 피해자라는 것과 함께 우리 모두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고 취재팀에 e메일을 보냈습니다.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한 온라인 페이지에는 “한 쪽 의견에 매몰되지 않고 계속해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인 만큼 꼭 참여해보고 싶다.” “눈을 가린다고 갈등이 없어지는 게 아닌 만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어떻게 대화하는지를 배워보고 싶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서울대 등에선 공식 강의시간에 ‘극과 극이 만나다’ 기획 기사를 강의시간에 보조교재 형태로 활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기획 보도의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극과 극이 만나다’는 전통적인 취재, 보도 방식에서 탈피해 동아일보 안팎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한규섭 교수팀은 물론이고 편집국 내부의 여러 부서와 함께 텍스트, 영상, 사진 등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동아일보 내부에선 ‘극과 극이 만나다’가 갈등을 방치 또는 외면하거나 오히려 부추기기도 하는 한국 사회에서 일반 시민들이 함께 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극과 극이 만나다’가 한국 사회의 극심한 갈등 해소를 위해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합니다.
동아일보는 ‘극과 극이 만나다’ 기획의 중요도를 고려해 지면 기준으로는 매회 1면 스트레이트 기사, 2개면 전면 기사로 비중 있게 배치했습니다. ‘극과 극이 만나다’ 기획은 연말 사내 포상 심사에 상신할 예정입니다.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위반한 사실은 없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팀은 올 4월 ‘극과 극이 만나다’ 기획안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취재지원사업’에 지원해 총 2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습니다. 예산은 사전 여론조사를 포함한 성향조사 프로그램 개발, 시민 대화록 분석 등을 위한 연구용역비로 사용했습니다. 기타 비용은 동아일보 자체적으로 충당했고 추가 외부 지원을 받은 일은 없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등은 모두 해당사항 없습니다.
성향조사 프로그램 및 디지털 페이지 URL 등은 별도로 제출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