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 수천 억 원의 아버지 주식을 둘러싼 비밀작전
지난 6월.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이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타이어 그룹 주식 2100백만 주를 매각했습니다. 전체 그룹 지분의 23%, 2천4백억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매수자는 막내아들 조현범 사장입니다. 이 거래가 공개되자 조 회장이 후계 구도를 결정했다며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이 거래는 날치기였다는 제보를 한국타이어 핵심 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취재는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이상하게도 ‘왜 급하게 주식 매각이 결정됐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단순히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라는 이야기만 나돌 뿐이었습니다. 회사의 미래가 달린 결정인데, 회사 사람, 가족, 아무도 모르게 막내아들인 조현범 사장이 하루아침에 아버지 주식을 싹쓸이 해 간 겁니다. 비밀 작전처럼 진행됐던 겁니다.
2) 조현식 부회장의 편지에서 드러난 조현범 사장의 행적
조현범 사장은 회삿돈을 횡령하고, 납품 회사에서 뒷돈을 받아 작년 말 구속 기소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 보석으로 출소했습니다. 그리고 출소한지 두 달이 만인 지난 6월, 아버지 주식을 넘겨받습니다. 이 거래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큰 아들인 조현식 부회장의 편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취재진은 조 부회장이 측근에게 쓴 편지를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조양래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주장은 물론 조현범 사장의 기행도 상세하게 담겼습니다. 구속된 뒤, 구치소에서도 사내 인사를 직접 관여했으며, 회사 제품의 구매와 지출도 다 마음대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여기다 자신이 재판에서 어떤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하고 다니며 위세를 과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3) 지주사의 마법, 기업 지배구조의 심각성
한국타이어 3세들이 회사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지분에 욕심을 내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에 답을 지주회사 제도의 악용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IMF 위기로 대기업들까지 줄도산 하자 기업들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권장해 온 게 지주회사 제도입니다. 2012년 한국타이어는 회사의 인적 분할을 단행합니다. 그룹사를 지주사로 만들고 그 그룹회사가 한국타이어를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했습니다. 그 과정을 살피기 위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취재했습니다. 그런데 조 씨 일가의 회사 지분이 기존에 36%에 74%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조 씨 일가가 주식 매입을 위해 더 쓴 돈도 없었습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어떻게 두 배 이상의 주식을 갖게 됐을까?
여기에 지주회사의 허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분스왑’입니다. 말 그대로 오너 일가가 갖고 있던 주식을 지주회사의 주식과 바꾸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 오너 일가에게 유리하게 주식 가치가 결정되고, 재벌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주식보다 더 많은 양의 회사 주식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그룹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꼴이 되는 겁니다.
한국타이어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공정위가 내놓은 지주회사 통계를 통해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G, SK, 한진중공업 등 재벌들의 배불리기가 버젓이 일어났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공정경제 3법을 대안으로 내놨습니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분산시키고, 투명한 기업 경영을 정착시키자는 취집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또 재벌들이 피해갈 수 있는 방법들이 얼마든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따라서 제도 개선과 함께 꼭 필요한 것은 회사가 창업주, 재벌 오너들의 것이 아니라 Public company라는 소유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조현범이 아버지를 부추겼다” 조희경 이사장의 단독 인터뷰
조양래 회장의 주식을 넘긴 이유는 주식 매각 한 달 뒤,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바로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아버지를 상대로 성년후견인신청 재판을 신청한 겁니다. 어렵게 조 이사장 측에 연락이 닿았습니다. 당시 여러 매체에서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신청을 제기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을 때입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조 이사장 발언은 없었고, 대부분 대리인을 통한 이야기 전달이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대리인을 통한 이야기 전달로는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인터뷰를 부탁했습니다. 역시 거절이었습니다. 한 번도 미디어에 노출된 적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저희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한국타이어 재벌家의 이야기인 만큼 조 이사장의 직접적인 발언이 꼭 담겨야한다며 설득에 나섰습니다. 조 이사장의 인터뷰 없이는 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의 시간이 지났을 겁니다. 조 이사장으로부터 ‘서면 인터뷰’를 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까지 어디에도 나서지 않던 조 이사장이 큰 결심을 한 겁니다.
어렵게 진행된 인터뷰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건강상태가 안 좋은 아버지를 동생 조현범 사장이 부추겨서 주식 매매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또 조현범 사장이 “경영진들에게는 다른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하라”는 함구령까지 내렸다는 겁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신청과 조현범 사장의 주식 매수 관련 보도는 여러 매체에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보도에는 한국타이어 오너일가의 직접적인 설명은 담기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발생 뉴스 수준이었습니다. 조희경 이사장의 실명 인터뷰는 <스트레이트>가 처음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 재벌가의 지주 회사 제도의 꼼수 활용까지 심층 취재해 기획 보도한 것 역시 처음입니다.
한국타이어 재벌가, 부도덕한 경영 지탄
<스트레이트> 보도 후, 장녀 조희경 이사장의 인터뷰는 여러 매체에서 인용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타이어 재벌가의 부도덕한 경영 방식에 대한 지탄도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재벌가의 집안싸움이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1125168600003?input=1195m (연합뉴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112609022062042& (머니투데이)
https://news.joins.com/article/23930571 (중앙일보)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관심 확대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기업의 지배구조와 대기업 오너 일가의 지분 뻥튀기, 그리고 그 속에 벌어지는 다툼을 고발한 뒤 재벌3세들의 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특히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재벌들이 기업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지적에 후속보도가 이어졌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0942761 (KBS)
4. 사회에 끼친 영향
시민단체의 검찰에 진정서 제출
방송 이후 시민사회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방송 직후 인, 11월 13일 김남근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 명이 법원을 찾아 조현범 사장을 엄벌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또 조현범 사장과 한국타이어 그룹을 둘러싼 의혹이 재조명되면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291919?sid=102 (오마이뉴스)
http://news.tf.co.kr/read/economy/1825195.htm (더팩트)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한국타이어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 과정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세계 7위 글로벌 기업에서 비밀작전처럼 벌어진 지분 다툼 과정의 실상을 세밀하게 파헤쳤습니다. 특히 이번 분쟁의 핵심 관계자인 장녀 조희경 이사장을 서면 인터뷰함으로써, 조현범 사장의 상속에 대한 의혹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했습니다. 또한 역시 조현범 사장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장남 조현식 부회장의 편지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역시 후계권 상속을 둘러싼 의혹들을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번 보도는 주요 언론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지 20년이 지난 지주회사 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을 집중 분석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국내 대다수 대기업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상태에서, 전환 이후 오너일가의 지분 소유가 2-3배 더 늘어나는 문제를 구체적 사례와 통계를 통해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오히려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을 집중 고발했습니다. 더 나아가 지주회사 제도의 바람직한 개선방향까지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취재 과정은 기자협회의 윤리강령의 정당한 정보 수집 준칙에 따라 객관성을 유지한 공정 보도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보도 대상자인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의 반론을 담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으며, 충실하게 보도에 반영했습니다. 이에 사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3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