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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회 (2020년 11월)

수상작 7편 · 출품 후보작 5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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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7편

심사평

이번 제36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6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5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회의를 거쳐 7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이 특정 진영에 서서 편향되지 않고 절제된 자세로 감찰 규정의 편법 개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될 경우, 정치적으로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중심을 잡은 용기있는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선 SBS의 <‘눈먼 돈’ 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바우처플랫폼 예산>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산 관련 기사는 자칫 보도자료에 의존하기 쉬운데 이를 파고들어 낭비성 예산의 삭감까지 이끌어낸 ‘결과 있는 보도’였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수조사라는 사후 대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보도 기능에 충실한 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보도와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보도가 공동 수상했다. <비공개 내규> 보도의 경우, 검찰의 각종 규정은 존재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함구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러한 검찰 비밀주의를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함의도 잘 짚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소년범> 보도도 엄벌주의가 과연 능사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던져준 것으로 심층성 높은 보도를 통해 현재의 문제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잘 짚어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동아일보의 <극과 극이 만나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상대의 얘기를 듣지 않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얘기’를 흥미롭게 대비시키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역지사지라는 울림을 만들어내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국산둔갑 軍 CCTV 문제점> 보도는 기자가 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군 장비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에 그치지 않고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 중국산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충격적 내용의 군사보안문제까지 두루 살펴냄으로써 기자의 감시 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인천일보의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보도는 상업적 시설에만 집중돼 선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근대 건축물 보도를 ‘전수조사’ 방식으로 접근, 전체에 대한 조망력이 돋보였다. 또 이를 통해 근대 건축물 재생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시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향성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춘천이 출품한 <70년 비극의 씨앗…그리고 2880> 보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등 해외 지뢰 제거 사업에도 나서는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에 지뢰 피해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가 팔짱을 끼고 방치해온 영역을 집중 조명 형태로 잘 드러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휠체어 재판' 이만희, 집 앞에선 깜짝 '직립 보행' 포착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더팩트 사진영상기획부 이선화*
‘라임’ 김봉현, 체포前 통화녹취록 입수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시사저널 취재3팀 유지만·조해수*
육군 22사단, 강풍·동물에 출동 안 하려 꼼수 쓰다 북한 남성에 뚫려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아주경제 사회부 김정래
“의원님, 이스타항공은 누구 겁니까?”..이스타항공 실소유주 확인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MBC 기획취재팀 백승우*·남재현*·김세로·장슬기*
대형 트럭이 중앙선 침범․불법 좌회전…‘위험천만’ 스쿨존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TBS 지역뉴스팀 이예진*
학교 밖 청소년 교육·방역 실태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이투데이 사회경제부 김소희*·손현경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 운전기사 故김모씨 갑질 의혹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JTBC 탐사기획2팀 강희연·채윤경*·정해성·이완근·박수민
옵티머스 로비스트 추적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김청윤*·이창훈*
죽음의 미래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시사IN 미디어랩팀 장일호·김영화*·나경희
사찰 문건 공개 등 국정원 투명성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MBC 통일외교팀 나세웅
공정경제 3법 1일 1법 파고들기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홍석재·송채경화·이재연*
삼성전자 반도체 특허침해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송채경화
대한항공,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外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헤럴드경제 증권부 김성미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시너지 기대’ 등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이현정*·홍경표·최진우
‘지대추구’ 덫에 빠진 한국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자본시장부 구성헌·오예린·이인아·유혜림*
中, 삼성 전세기 전면 차단…한중 '패스트트랙' 끝났다 外
후보 3-06 경제보도부문 머니투데이 산업1부 이정혁
한국타이어 3세들의 전쟁, 그리고 대기업 지배구조의 실태
후보 3-07 경제보도부문 MBC 스트레이트팀 박진준*
헬릭스미스, 부실 사모펀드 투자 논란
후보 3-08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박종오*
회장님의 상속법
후보 3-09 경제보도부문 KBS 시사제작2부 서재희·김태석
옵티머스 사기 방조한 하나은행
후보 3-10 경제보도부문 CBS 경제부 홍영선·박성완*·윤준호*·정다운*·김재완
장애인 건강권 강화 시급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내일신문 정책팀 김규철*
끝나지 않은 고용참사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정치경제부 곽도흔·서병곤·김지영*·노승길*·이해곤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한겨레신문 ‘그 후 50년, 여기 다시 전태일들’ 기획팀
극과 극이 만나다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지민구*·이소연*·신지환
코로나 세대, 잃어버린 1학년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사회2팀 위문희·권혜림·정진호·이우림·편광현*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안동환·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그 후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모바일팀 송윤경·이효상·정대연·윤기은
디지털성범죄끝장프로젝트 너머n
후보 4-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장수경·고한솔·방준호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불붙은 비혼출산 논의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사회부 조지현*·신지수·박찬·황종원·류재현
이상직 공천의 비밀... 민주당은 왜 그를 공천했나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곽승규
21대 국회의원 보유 주식과 이해충돌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보도부 정성호*·하누리*·정새배·석혜원·박상욱*
코로나 장발장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내셔널팀 김도훈*·봉지욱*·배승주·고승혁*
트라우마에 우는 탈북민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정치부 정광재·이수아·배준우*
가파도 프로젝트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주MBC 취재부 김찬년*·김승범*
‘민선 체육회장 민낯’ 흉기폭행·비위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맹대환*·류형근*·신대희*
한빛 5호기 원자로 헤드 부실 공사 파문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 장덕종*
돈 받고 판 교단, 평택 사학 태광학원 채용비리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사회부 강현숙·양휘모·이연우
이상직 의원 '수상한 선물'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북CBS 보도제작국 김용완·이균형·남승현*·송승민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뉴스취재부 이상원*·손은민
육아휴직 이유로 기초생활급여 받은 공무원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MBN 전국부 윤길환
전직 구의원 업체에 20억 일감 몰아준 대전 동구청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CBS 보도제작국 김미성
묻힐 뻔한 30대 경찰의 죽음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사회부 이경훈*
방역 수칙 무시한 공직자·기초의원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YTN 전국부 이상곤·장영한
‘코로나 기강해이’ 경찰서장, 민간인 성추행 논란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c광주방송 보도국 이준호*·이형길*·김형수*
‘이재명 vs 조광한’ 보복감사 논란 촉발한 채용 비리와 개발사업 특혜 의혹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CBS 경인센터 고무성
부산은 왜 가야를 버렸나?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이도은*·류석민
예술랜드 불법 자연훼손 및 돌산 난개발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여수MBC 보도센터 강서영*·박광수*
나노마스크 위해성
후보 6-15 지역 취재보도부문 오마이뉴스 전국부 조정훈
해운대 바닷가 고층 주거단지 건립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공웅조·최위지·정운호*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들 ‘주소만 대구’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영남일보 경제부 임성수*
지속가능은 가능한가?-지속가능한 한국사회를 위한 제언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전남일보 사회부 노병하*
생태환경 리포트-‘생태계 보고’ 신안갯벌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경제부 김옥경
잊힌 군인들 국민방위군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경제부 신지영·김태성*·김성주
혈세 148억 들인 ‘가파도 프로젝트’ 겉은 ‘화려’ 속은 ‘참담’ 등
후보 8-06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제주취재본부 박지호
수도권 신도시 탈교통지옥 해법은
후보 8-07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일보 경제부 박다예*·양효원·김희민
도박장 된 이색술집
후보 8-08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 천정인*
남양군도의 기억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경남 보도부 정영민·강건구
내 차 정보가 샌다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충북 보도국 조미애·이채연·신석호*
‘문재인 정부 1호 도시재생사업’ 침몰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경남 시사기획팀 박종웅·장영*·장성욱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7편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경향신문
추미애, 법무부 감찰규정 '기습' 개정 경향신문 사회부 허진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상황을 지나며 자신이 법조기자인지 정치부 기자인지 혼란스러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촛불 정부의 지지를 받아 지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던 특수통 검사들은 청산해야 할 적폐가 됐고, 대통령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불렀던 윤 총장은 헌정사상 최초로 징계를 받은 현직 검찰총장이 됐습니다. 검찰에 대한 말들이 너무 많고 쉽게 바뀌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회부 법조팀에 지난해 3월 발령받아 법무부와 검찰을 취재했지만 지금도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아마도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퇴진이 검찰개혁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윤 총장을 감찰할 만하다면 감찰해야 하고, 징계할 만하다면 징계해야 합니다. 다만 대통령이 말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는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취재팀은 정의로운 결과를 실현하려는 과정이 공정했는지 따져 보도했습니다. 윤 총장의 감찰과 징계를 보도하면서 누구의 편이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결국 너는 누구의 편이라고 공격을 당했습니다. 차라리 누구의 편이 되면 편하겠다는 유혹에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거는 말들이 과연 들리기는 하는지 의심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달의 기자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 편도 아니라고 아무도 듣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위로와 격려가 됐습니다. 말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기자가 되려고 합니다. 믿음직한 동료인 정희완 선배와 이보라 기자와 함께 취재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열심히 취재하겠습니다.
국산 둔갑 軍 CCTV 문제점 YTN
국산 둔갑 軍 CCTV 문제점 YTN 사회부 김우준 기자 자료 하나 받기 쉽지 않았습니다. 국방 경계를 담당하는 CCTV인 만큼 군은 보안 유지를 내세우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육군 측에 납품된 CCTV 부품 자료를 얻기 위해 수 개월간 국회를 들락거렸고, CCTV에 들어간 중국산 부품을 찾기 위해 중국 CCTV 업체 사이트를 매일 같이 뒤졌습니다. 국산 CCTV 업체가 받은 KC 인증을 하나하나 살펴본 결과, 국내 업체가 유독 특정 중국 업체에서 부품 수입을 많이 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 중국 업체를 추적해 국내 업체가 국산이라고 주장한 카메라와 똑같이 생긴 중국산 제품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YTN 보도 이후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산 둔갑 문제’는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방부 장관은 부품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며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한 달간 조사 끝에 ‘중국발 악성코드 통로가 발견됐다’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이 중국 부품을 사용해선 안 된다며 경고한 일이 실제로 펼쳐진 겁니다. ‘중국발 악성코드’로 놀란 군은 들여오는 장비에 대한 부품도 검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는 내년 예산에 군 장비 속에 들어 있는 중국발 악성코드를 찾아내기 위한 예산을 따로 배정했습니다. 자료 하나 얻기 어려웠던 만큼 손에 들어온 팩트 하나, 하나 소중히 다뤘습니다. 팩트를 짊어진 무게감이 느껴질 때쯤 권력을 겨냥한 기사도 그만큼 묵직해졌음을 몸소 배웠습니다. 여름에 시작한 취재가 한겨울이 돼서야 빛을 발했습니다. 긴 시간 비판의 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벼려준 사회부장, 데스크, 캡 그리고 사건팀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눈먼 돈' 된 중기부 비대면 바우처 플랫폼 예산 SB…
'눈먼 돈' 된 중기부 비대면 바우처 플랫폼 예산 SBS 경제부 노동규 기자 야구에 비유하자면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는 보도자료는 일종의 ‘무관심 도루’다.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서 주자는 전력 질주하지만 배터리는 굳이 견제할 필요를 못 느끼는 상황. 출입기자로서 받아드는 중기부 보도자료가 딱 그렇다. 부처는 뭔가 거창하게 일 벌리고 있다는 걸 드러내고자 뛰는데(배포), 기자가 견제구(기사화)를 던지기엔 허탈한 경우가 많다. 가령 이런 식이다. 간단히 ‘○○ 회의 개최’라고 제목 달고 개최 이유와 요지를 설명하면 될 것을 굳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나선다!”고 쓴다. 기실 내용은 당장 기사화하기 애매한 미래 사업 방침이나 장관·부처의 단순 동정 소개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양도 압도적이어서, 대개 기자들의 ‘기획’을 거치지 못 하고 그저 인터넷용 단신이나 귀퉁이 1단 기사 정도로 소화되는 게 보통이다. 나 역시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꼼꼼히 뜯어보지 않고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보도는 이런 반성에서 나왔다. 그간 ‘무관심 도루’로 여겼던 것들을 한 번쯤은 꼭 따져보자는 생각이었다. “비대면 바우처 신청기업 4만 곳 돌파!”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한 정부 보도자료에 견제구를 던져본 것이다. 직접 현장을 찾고 이해관계자 목소리를 들으니 명확해졌고 운 좋게 귀한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직업적 진리도 다시금 깨달았다. 늘 부족한 후배를 믿고 지지해주는 박진호 경제부장이 없었다면 이 기사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정호선 팀장과 사랑하는 내 가족, 그리고 평생을 함께할 약혼자 이경언에게 이 상을 바친다.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경향신문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경향신문 사회부 윤지원 기자 “무슨 배짱으로 그걸 공개해. 무슨 권한으로!” 기사가 나간 뒤 대검찰청 모 간부가 전화로 벼락같은 화를 냈다. 대검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비공개해 온 내부 예규를 전문 그대로 공개한 기사를 놓고 그는 ‘권한’을 언급했다. 대검과 법무부의 비공개 예규가 비정상적으로 많고, 그 내용이 국민 알권리·인권 보장 차원에서 비공개가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 공개 취지는 기사에 충분히 녹아있었다. 16분간 통화는 주로 그가 말하다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식으로 끝났다. 복수 취재원으로부터 검찰의 비공개 지침을 꾸준히 확보했다. 이후 어떤 지침은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전문 공개를 결정한 것은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전관예우를 야기하는 ‘사건배당 지침’은 이미 1년 전 일부 내용을 발췌해 문제를 지적했지만, 그간 검찰의 시정 노력이 없었다. 논의를 더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여러 법조인들이 전문 공개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 검토해줬고, 응원해줬다. 감사한 일이다. 법무부의 성 소수자 수용방안에서는 소수자를 향한 정부의 차별적 시선을 발견했다. 후배인 허진무 기자가 발굴한 것인데, 인권감수성이 둔한 내가 먼저 봤다면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을 부분이다. 기사를 쓰면서 허 기자에게 많이 배웠다. 대검 간부가 ‘무슨 권한이 있느냐’고 다그쳤을 당시 난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좀 쫄았다. 기자협회에서 상을 주니 이제야 어깨를 활짝 편다.
70년 비극의 씨앗… 그리고 2880 KBS춘천
70년 비극의 씨앗… 그리고 2880 KBS춘천 보도국 박상용 기자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지뢰와 폭발물 피해자가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기존 피해자 600여명을 포함한 지뢰, 불발탄 피해자는 2880여명! 3000명은 훌쩍 넘기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전쟁 이후 지뢰 피해자는 반세기 넘게 국가로부터 지원은커녕 어떠한 혜택이나 보살핌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전쟁 65년이 지난 2015년에야 비로소 지뢰 피해자 지원법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지원 금액이 산정돼 오래전 사고일수록 지원금이 낮아지는 ‘역진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50~60년대에 피해를 당한 분들은 계산해보니 보상금이 몇십만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 외국의 지뢰 제거에 코이카 등을 통해 수백 억원의 원조금을 지원하는 우리나라가 자국의 지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은 소극적이었습니다. 알리고 싶었던 건 지뢰피해자보다 2배나 많은 불발탄 피해자는 2000명에 가까웠는데 이들에 대한 정부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방송 이후 많은 제보와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결같은 말은 ‘억울하다’였습니다. 반세기 넘게 국가의 부실 관리로 발생한 사고를 본인의 실수로 자책하며 살았던 겁니다.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도 크고 작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보니 대부분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관련법을 즉시 개정해 이들의 억울했던 삶과 인생을 조금이라도 보듬어줘야 합니다. 송승룡 취재부장과 보도국 구성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부족한 통계 작성 실력을 끊임없이 보완해준 아내 김수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인천일보
근대건축물 수난사, 210동의 기록 인천일보 정치부 기자 취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어쩌면 구상 단계에서 묻힐 수도 있었다.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을 들고 무작정 주소지로 향했다. 지레짐작만으로 출발했다. 인천에서 근대건축물 철거 기사가 끊임없이 보도됐던 까닭이다. 사라진 것들의 숫자가 모여야 진전될 수 있는 기획이었다. 고백하자면, 제자리를 지킨 근대건축물을 보고 싶은 마음과 기획기사로 경종을 울리고 싶은 욕심이 충돌했다. 내면의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달여에 걸쳐 골목길을 돌고, 배를 타고, 산을 오르며 현장 취재하는 동안 46개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철거’라고 썼다. 근대건축물 210동의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으며 지자체 철거 사례도 쌓였다.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과 행정 자료에 이미 허물어진 근대문화유산이 보존 대상에 오른 사실도 확인했다. ‘민간 소유라서 어쩔 수 없다’는 상투적 해명과 ‘근대건축물 가치 재창출’이라는 진부한 업무 계획의 이면이다. 취재 내내 한마디라도 더 들어보려고 했던 김신영 기자의 질문이 고민의 지점을 넓혔다. 한 장만 고르기엔 아쉬웠던 이상훈 기자의 사진이 잊힌 역사를 담았다. 한 걸음 더 다가가서 현장을 들여다본 이창욱 기자의 발품이 행정의 한계를 짚었다. 인천 근대건축물에 관심을 기울여온 전문가와 지역사회 활동가, 지역언론 동료 기자들에게도 신세를 졌다.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며 사라지는 것을 접할 때가 많다. 기록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뿌듯함보다는 무력감에 휩싸이는 순간이 대부분이다. 이번 수상으로 다시 기록할 힘을 얻었다.
소년범 - 죄의 기록 서울신문
소년범 - 죄의 기록 서울신문 정치부 이근아 기자 ‘왜 하필 소년범의 이야기를 들어?’ 취재팀이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그간 소년범 이야기는 아무도 정면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사회는 그들의 삶을 자극적으로 ‘소비’ 합니다. 그들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사회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재범을 막고, 성인범으로 진화하지 않도록 막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폭력의 피해를 입고 회복하지 못해 학교 밖 가출 청소년이 돼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 또래의 협박으로 조건만남의 미끼로 범죄에 휘말렸다가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뛰어들었다는 아이…. 소년범들은 ‘어리면서 큰 죄를 저지른 범죄자’ 정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 속에는 빠짐없이 이런 아이들의 삶을 외면하고 이들을 정상성의 범주에서 내치려고만 한 어른들이 있었습니다. 소년범들의 죄를 무조건 감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년범들이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는 것 또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도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저희 보도가 소년범들에게만 책임을 지워온 어른들과 사회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들춰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취재에 임했습니다. 자신의 과거, 아픈 상처까지도 솔직하게 말해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