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으로

제362회 (2020년 10월)

수상작 7편 · 출품 후보작 70편

← 제361회 → 제363회 협회 원문 ↗

수상작 7편

심사평

이번 36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7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했고 최종 회의를 거쳐 수상작 7편이 선정됐다. 10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선 JTBC가 출품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코로나 시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발생 기사 이후 잇단 후속 보도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의 실태와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이유 등 관련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기사 못지않게 심사위원들 사이에 토론이 길어졌던 출품작은 JTBC와 MBC가 동시 출품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한국 망명> 관련 기사였다. 수상작 선정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사의 속보성과 심층성,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와 개인 인권의 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두 출품작 모두 수상 기준선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가 제출한 <베를린 소녀상 관련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가둬놓지 않고 독일 시민사회 등에 대한 다각적 취재를 통해 전시 여성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의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로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층 피해자들의 증언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도출해 여생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노후자금을 노리는 제반 사례들로 확장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기획 기사의 소구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도 고령화 사회에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분야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한 수작이었다. 코로나 시대 그늘에 가려진 요양병원 인권 문제를 실태 고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원인 분석과 개선책 모색으로 이어갔다. 내 부모의 문제이고 나 또한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인 노인 인권 문제를 꺼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 당국의 사과 및 개선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 실태에 대한 추적 보도 또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증발, 사라진 사람들>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소재 선정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여러 부문의 협업과 그간 익숙했던 틀을 깨는 시도, 언론사의 인적 물적 투자 등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지역보도부문에서 수작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점에 공감했다. 지역 현안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고,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과거사를 다각도로 추적해 복원하며, 지역의 사건사고를 단발성 발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추이를 추적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제민일보의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이 그랬다. 1회성 ‘세상에 이런 일이’ 기사로 그칠 수도 있었을 사안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미혼모 지원 문제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이 수상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수작이었다. 보도한 기자는 부산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그때, 지역 언론으로서 이를 심층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자괴감과 부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3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진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심사위원회는 깊이 공감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2020 유기동물을 부탁해! (온라인 부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심영구·안혜민·배정훈*
살고 싶어서 자해합니다 (온라인 부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SBS 뉴미디어콘텐츠팀 이혜미*·장선이
국감 중 ‘또 게임 삼매경’에 빠진 국회의원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더팩트 사진영상기획부 이새롬
털어봤다! 동네의회 – 재산 분석 편 (온라인 부문)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SBS 뉴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심영구·배여운·배정훈*
디지털,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 (온라인 부문)
후보 10-05 전문보도부문 비즈니스워치 산업2부 이유미*·김동훈*·백유진
유튜브 영화제 25th BIFF ‘쏴라있네’ (온라인 부문)
후보 10-06 전문보도부문 부산MBC 정치부 민성빈·송광모
살아남은 형제들 (온라인 부문)
후보 10-07 전문보도부문 부산일보 디지털센터 이대진·이승훈*
北 조성길 한국 망명확인...내외신 '북한 보도' 검증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JTBC 스포트라이트팀 강신후*·유요한
강경화 장관 배우자, ‘코로나’에도 미국 여행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KBS 통일외교부 최영윤*·김경진·강푸른
정부 낙태죄 개정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이보라·이하늬*·이주영*
윤상현-함바왕 총선공작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중앙일보 사회2팀 김민중*·심석용
조성길 한국행 경위 및 아내 북송 요구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MBC 통외국제팀 나세웅·손령
전주교도소 7사의 비밀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일요시사 사회부 장지선·김정수*
‘라임’ 김봉현 “현직 검사·야당 유력 정치인 상대 수억원대 로비했다” 등 4편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서울신문 사회부 오세진*·이혜리*
김경수 지사-드루킹 비밀대화방 기록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동아일보 문화부 정성택·김동혁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및 검찰 부실 수사 의혹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SBS 법조팀 임찬종·강청완·배준우*·원종진*·이현영
Biden vows not to extort S. Korea with troop withdrawal threats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연합뉴스 영문북한뉴스부 변덕근
원전 주변은 정말 안전한가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CBS 사회부 김태헌*
학교, 국회 등 공공기관 대기오염물질 배출 실태 및 문제점
후보 2-04 취재보도2부문 SBS 보도본부 김희남·류희준·노동규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인터뷰
후보 2-05 취재보도2부문 한겨레신문 디지털콘첸츠부 최우리·김지은*
회장님 댁 전시장··불합리한 ‘고급주택’ 기준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MBC 기획취재팀 백승우*·남재현*·김세로·장슬기*
MBN, 종편 요건 ‘최소 자본금’ 편법 충당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유희곤
AI를 위해 일한다, 데이터 노동의 등장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국민일보 탐사2팀 권기석·김유나*·권중혁·방극렬*
돈 급한 서민 앞에…대형금융사 앞세워 연쇄 대출사기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JTBC 탐사기획2팀 정해성·강희연·신승규·김영선*
네이버, CJ대한통운 지분이수 추진...2대주주 된다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머니투데이 증권부 반준환·임동욱*·정인지·최석환*·김은령
2030 자낳세 보고서
후보 3-07 경제보도부문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최미랑·김유진*·박광연·심윤지·권도현*
금품 수수에 갑질까지…KT 자회사의 횡포·을의 고통
후보 3-08 경제보도부문 YTN 경제부 김현우*·백종규
2020 노인빈곤 보고서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정치경제부 김지영*·김하늬·윤기쁨
고시촌에 갇힌 중년보고서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오마이뉴스 뉴스본부 이종호*·신상호·이희훈·류승연
화상병 대응, 이대론 안된다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농민신문 산업부 김다정*·오은정·김서진
코로나 블랙 – 발달장애인 가족의 눈물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안동환·송수연·고혜지
금의 배신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안용성·윤지로·배민영
#그날의 총성을 찾아…실미도 50년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사회2팀 김민중*·심석용
<증발 사라진 사람들> 기획 및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
2020 고시원 탐사기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고희진·오경민
'장애인 울리는 장애인 주차장', 관공서에도 많다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더팩트 사진영상기획부 이효균·남윤호*·임세준·이동률*
값싼 쓰레기 정책의 역습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탐사1팀 전웅빈·문동성·임주언·박세원*
로또세대 자화상
후보 4-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정치경제부 김지영*
차별금지법을 위하여
후보 4-1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한겨레21부 조일준·김규남·방준호·이승준*
윤상현 의원·함바왕 선거공작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KBS 사회부 이슈팀
수상한 신약 허가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탐사보도부 정명원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실태’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TBS 지역뉴스팀 이예진*
행복도시 내 집 마련의 비밀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보도부 박현*·김성수*·박상욱*
가장 기본의 교육권 – 기초학력 안전망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교육뉴스부 서현아·서진석
비리 복마전 서울시태권도협회
후보 5-07 기획보도 방송부문 TBS 특별취재팀 이용철*·국윤진
고3 현장실습 성추행·폭행 의혹 논란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도일보 경제사회부 이현제
상무 육상부 내 가혹행위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신문 사회부 유연석*·박한솔·배덕훈·오재우
울산 주상복합화재 10시간 실시간 생방송, 그 이후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130억 날린 가스公, 계약 기본도 안지켰다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사회부 한현호*·이상호*
20대 꿈 앗아간 카셰어링 불법 대여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보도국 김호*·김정대*·신한비·정현덕*
소상공인 옥죄는 주류대출, 전국 최초로 경기도가 나섰다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정치부 이호준*·여승구*·정민훈*
‘휠 고의 훼손’ 타이어뱅크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보도국 김호*·김정대*·손준수*·조민웅*·지종익
간호사 임금체불에 병상 반토막…의료수익 수도권으로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사건팀 정재훈*·유민철
‘10년 환경영향평가 조작 확인’ 등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경남본부 최한솔*·정창욱
중기부 세종이전 논란… 지역사회 반발 및 문제점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일보 취재2부 문승현·김용언
100억 대 교육청 ‘신기술 특혜 수주’ 추적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창원 취재부 이대완*·조형수
윤상현-함바브로커, 선거 공작의혹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시사저널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울산화재 최초 화재 실증실험 등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JTBC 내셔널팀 구석찬·윤두열·유미혜*·안태훈*
8살배기 손에 쥐여준 녹음기와 ‘그 선생 목소리’
후보 6-15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취재부 오정현*·조선우·한문현
버려지는 노숙인들... '구멍난' 보호제도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사회부 김현우*·최인규*·김철빈
비정규직 노동자 배성도입니다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남도민일보 시민사회부 이창언·김연수*·문정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년…950일의 기록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디지털미디어부 유지호
태풍에 멈춰 선 원전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편성제작국 홍상순
장인의 기록- 궁시장 양태현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충북 보도국 김대웅·김병수*
‘문재인 정부 1호 도시재생사업’ 좌초 위기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경남 시사기획팀 박종웅·장영*·장성욱
국회 국감 이끈 춘천 레고랜드 밀실 임대수익 축소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박정민*·진유정*
‘공공성’ 사라진 공공임대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순천 보도국 곽선정·김선오
10대 성매매 기획 – 늪에 빠진 아이들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JB대전방송 영상제작팀 김경한*·조혜원·최은호·김철진
여순 너머의 여순
후보 9-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순천 보도국 양창희·곽선정·김종윤*·김선오
무너지는 재난 약자
후보 9-08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부산 KBS부 공웅조·최진백·장준영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7편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 JTBC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 JTBC 기동이슈팀 박준우 기자 집에 샴푸가 떨어졌다. 나가서 사오자니 귀찮다.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몇 번 ‘띡띡’ 누르니 이틀 뒤 샴푸가 집에 왔단다. 간단한 손가락 운동 한 번으로 찬바람을 맞으며 마트를 오가는 수고로움을 덜었다. 하지만 샴푸가 나에게 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숨 쉬는 공기처럼 누리는 그 ‘2500원의 행복’ 뒤에는 사람의 죽음이 있었다. 새벽 6시 반부터 분류작업을 시작해 오후 2시에야 첫 배송 시작, 하루에 적게는 200개, 많게는 400개의 물량을 소화하며 늦은 밤까지 중노동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의 삶을 몰랐다. 그들이 과로 끝에 숨졌는데 산재도 받지 못할 형편에 처해 있었다는 건 더더욱 알았을 리 없다. 택배사-대리점-택배노동자로 이어지는 ‘하청의 재하청’ 고용 구조는 대형 택배사들에 면죄부를 줬다. 과로사가 발생하면 택배사는 책임의 주체는 자신이 아니라며 슬그머니 한발 물러났다. 대리점과 택배노동자 즉, 을과 병 둘 사이의 문제라는 프레임을 짜고 손을 놓고 있다는 점도 부끄럽게 이번에 취재하면서 알았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도하고 상을 받는다는 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그래도 이 기사로 택배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조금이나마 개선됐다면 그걸로 위안을 삼고 싶다. 모든 편의 뒤에는 사람이 있다. 언론은 편의를 누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봐야 한다. 오늘도 현장을 뛰고 있을 택배노동자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
베를린 소녀상 관련 연합뉴스
베를린 소녀상 관련 연합뉴스 국제뉴스부 이광빈 기자 베를린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지난 1월이다.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미테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는 과정을 몇 개월간 지켜봤다. 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설치가 끝난 뒤에야 기사화할 생각이었다. 그 전에 보도하는 것은 일본 측에 ‘방해 공작을 하라’고 광고하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설치 보도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미테구청이 철거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공문 내용을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을 달라는 시민단체의 요청에 잠시 보류했다가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 이후 본격적인 ‘소녀상 지키기’가 전개됐다. ‘즐거운 집회’에는 분노의 일성도, 반일 구호도 나오지 않았다. 베를린 시민사회는 일본이 쳐놓은 ‘반일 민족주의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고, 전시 여성 성폭력 피해의 보편성을 강조했다. 시민단체, 학계 등을 취재한 결과 일본이 아니라 독일 당국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점이 명확했다. 베를린 시민사회에는 일본 측의 논리가 통용되지 않아 왔다. 지난해 소녀상을 전시한 갤러리의 독일인 관장은 주독 일본대사관이 전달해온 철회 압박 공문에 콧방귀를 뀌며 공문을 아예 기자에게 전해줘 보도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독일식 지역정치, 정당정치 요소도 소녀상 지키기에 작용하고 있다. 이런 종합적인 모습을 소녀상 ‘베를린 모델’로 전달했다. 소녀상 ‘베를린 모델’이 해외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운동과 관련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서울신문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서울신문 경제부 유대근 기자 올해 나이 일흔 다섯인 유혜경 할머니는 NH투자증권 본사와 청와대, 국회, 대검찰청 등을 돌며 5개월째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옵티머스 사모펀드 피해자입니다. “노인에게 딱 어울리는 보수적 상품”이라는 PB의 말을 믿고 노후자금을 부었다가 환매 중단됐습니다. 할머니는 “살날이 얼마나 남지 않은 노인에게 한국 사회는 왜 독기를 품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탄식했습니다. 유 할머니는 취재팀이 지난 4개월간 만난 수많은 노후자금 착취 피해자 중 한명입니다. 취재팀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 범죄집단 등이 황혼 자금을 어떻게 탐하는지 취재해 고령 피해자의 이야기를 6회에 걸쳐 연재했습니다. 자식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노후자금을 운용하려다 기만당해 좌절하는 노인들의 이야기는 비극적이게도 흔했습니다. 보도를 통해 사건 해결에 터럭만큼의 기여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건도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았습니다. 허탈함도 있지만 계속 지켜보고, 기록해 사건이 잊히지 않게 하는 게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기 어려운 사연까지 털어놔 실태를 알리는 데 도움 주신 피해자 단체들을 부르는 것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대신증권 라임자산 피해자 대책위원회, DLF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하나은행 피해자모임,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모임, 신한금융그룹 사모펀드 피해자 연합(라임·젠투·아름드리펀드·독일 헤리티지펀드), 한국투자 자비스·헤이스팅스 환매 대책위원회,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증발 사라진 사람들 동아일보
증발 사라진 사람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 유성열 기자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히어로콘텐츠팀을 출범시켰다. 동아미디어그룹의 뉴스룸 혁신 전략 보고서 ‘레거시플러스’ 내용을 현실화시킨 조직이다. 팀이 구성되고 가장 먼저 시작한 고민은 ‘히어로콘텐츠’의 개념이다. 깊이 있는 취재, 참신한 그래픽, 영상 등은 필수였다. 출입처에서 발굴한 대형 단독기사는 물론이고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도 역시 히어로콘텐츠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이템을 선정하기까지 가장 중점을 둔 건 ‘공감’이다. 동료 기자들과 언론 전문가의 인정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의 공감까지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구현하고 싶었다. 특히 내러티브 기사가 다양한 그래픽과 영상에 녹아드는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려고 했다. 그것이 동아일보 같은 ‘레거시미디어’의 미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정된 아이템이 ‘증발’이다. 증발이란 행위와 증발자들의 공간은 이 사회가 미처 조명하지 못한 삶이 응축돼 있으리라 생각했고, ‘실종’이나 ‘가출’과는 전혀 다른 맥락과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누구나 한번쯤 ‘증발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만큼 공감하는 독자도 많을 거라 봤다. “증발자들을 조명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응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달의 기자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히어로콘텐츠팀은 갈 길이 더 멀다. 좀 더 깊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레거시미디어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증발 시리즈가 작은 발판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의 취재에 응해준 증발자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우리는 증발자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을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 KBS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 KBS 시사제작2부 홍혜림 기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면회가 금지된 요양병원. KBS에도 피해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5월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한 병실에 나란히 누워있는 노인 7명. 낮인데도 다들 자고 있었습니다. 깨어나서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노인에게 ‘영양제’라 불리는 의문의 수액이 투약됐고, 이후 노인이 조용히 잠드는 장면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공포스러웠습니다. 미국에선 이미 요양시설 노인들에게 투약된 항정신병제가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 환자의 행동을 약물로 통제하는 ‘화학적 구속’(Chemical Restraint)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내역 분석 결과 전국 1500여개 요양병원에서 한 달 평균 233만여개의 약물을 처방하고 있었습니다. 9월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약 먹고 잠자는 노인이 바로 내 부모님이다”라는 호소가 이어졌습니다. 대안을 내 달라는 시청자도 많았습니다. 특별취재팀을 꾸려 10월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 연속보도를 했습니다. KBS 1TV 일요진단에서도 ‘요양병원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관계자들이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11월 시사기획 창 ‘코로나 19 요양병원 그 후, 존엄한 노후’도 방송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문제 약물목록을 올리고, 노인 주의 약물 지표를 만들어 항정신병제를 과다하게 처방하는 요양병원들을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 중고거래사이…
‘제주 36주된 영아 20만원에 입양’ 중고거래사이트 게시글 파장 제민일보 사회부 한권 기자 제주에서 발생한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아이 20만원 입양’ 게시글 사건을 단독 보도하며 사회에 미칠 파장에 걱정이 앞섰다. ‘아이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공분이 커진 상황에서 사건 보도 후 비난으로만 그치지 않을까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글을 알게 됐을 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실관계와 진위를 놓고 혼란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사건은 법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 등 대한민국 한부모가족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사건을 단순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정부와 국회, 지자체의 정책 점검과 제도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심층보도를 이어갔던 이유다. 다행히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법무부·교육부·고용노동부 등 5개 중앙 부처가 합동으로 ‘미혼모 등 한부모가족 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비로소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고립도 모자라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을 견뎌야만 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힘들게 살아간다면 과연 그 여성이 낳은 아이가 사랑받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해본다.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바꿀 수 있다. ‘아이 20만원 입양’ 게시글 사건이 한부모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수면 위로 올린 전환점이 됐다면 이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실화를 이뤄야 할 때다.
살아남은 형제들 부산일보
살아남은 형제들 부산일보 디지털센터 이대진 기자 1987년 봄,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 참상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12년간 공식 사망자만 513명. 이후 33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 사회는 진상 규명을 향해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살아서 나왔지만, 사는 게 아니었다. 부산일보는 ‘살아남은 형제들’ 영상 구술사 프로젝트를 통해 피해생존자 33인의 증언을 들었다. 힘겹게 길어 올린 기억들을 맞춰 ‘한국판 아우슈비츠’의 실체를 밝히려 했다. 반년 넘게 이어진 인터뷰는 취재진에게도 견디기 힘든 과정이었다. 총 인터뷰 분량만 60시간, 반복된 편집 과정까지 더하면 200~300시간 동안 피해자들의 ‘끔찍한 상처’를 마주해야 했다. 고비 때마다 힘이 됐던 건 독자들의 ‘댓글 응원’이다. 총 10만건 가량, 분노를 넘어 공감, 연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대충 하다가 말 줄 알았는데 부산일보 대단하다!’ 같은 댓글을 보고 마음을 다잡으며, 10개월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을 부랑인으로 낙인찍고 무자비하게 잡아 가둔 공권력과 박인근 일가. 그 주변에는 무관심 혹은 방조했던 어제의 우리, ‘그땐 그런 시대였다’고 치부해온 오늘의 우리가 있다. 모두 형제복지원 사건의 ‘공모자’인 셈이다. 애써 묻어둔 기억들을 떠올리며 입을 열어주신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달의 기자상’ 주인공은 취재진이 아니라 피해생존자분들이다. 부산일보는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넘어 책·다큐까지... 진상 규명과 피해 치유의 ‘다음 걸음’에 함께할 것이다.